마누엘 대제와 같은 해에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뭇 사람들로부터 문무 양면에 뛰어난 인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려한 외모, 일찍이 고대 그리스 문법과 수사학에 정통할 만큼 뛰어난 지성, 투르크인들로부터 배운 무예와 기마술 등.
안드로니코스는 어린 시절부터 은연중에 마누엘과 자신을 비교하는 버릇이 있었다.
당시 로마의 주요 인사들이 황실의 기재가 누구인지를 논할 때면 늘 자신과 마누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고는 했으니까.
이 생각이
'나라면 보다 더 잘할 수 있을텐데.', '나만이 해낼 수 있을텐데.', '내가...', 내가...'로 변질되는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으리라.
결국 안드로니코스는 삼십 대 초반, 젊은 나이에 제국의 서북방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되면서 위험한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조부 알렉시오스 선황 폐하 시절부터 원수였던 서방과 헤헤거리기 바쁜, 나약하기만 한 마누엘로는 로마를 다시금 영광스럽게 할 수 없다.
따라서 내가, 마누엘과 마찬가지로 고귀한 혈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로마를 되살릴 대계를 품고 있는 나 안드로니코스가 황제가 되어야 해.
그것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로마가 다시 위대해지기 위한 단 하나 뿐인 길이다.'
결단을 내린 안드로니코스의 행동은 과감했다.
신성 로마 제국, 헝가리 왕국의 주요 인사들과 은밀하게 내통, 마누엘을 암살하고 정권을 장악할 계획을 수립하였으니까.
처음 암살을 시도하다가 발각되었을 때, 안드로니코스는 마누엘의 용서를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그는 재차 마누엘의 암살을 꾀했고, 결국 이후 수십 년 가까이 로마 밖을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후 60이 넘은 노인이 되어서야 죽음의 문턱에 이른 마누엘의 용서를 받고 로마로 돌아올 수 있었던 안드로니코스.
죽기 직전까지 어린 아들, 알렉시오스 2세의 앞날을 걱정했던 마누엘은 인생의 황혼을 맞이한 안드로니코스가 야심을 버렸으리라 믿었다.
당시에 60대의 나이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여전히 덧없는 야망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으리라 여겼다.
그렇지만 기나긴 시련의 세월을 보낸 안드로니코스의 불타오르는 욕망은 식어버리는 일 없이,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더 강하게 타올랐다.
마침내 안드로니코스는 마누엘 사후, 알렉시오스 2세를 보위하는 섭정단과 황가의 갈등이 준 내전으로 고조되는 틈을 노려 황위를 찬탈했다.
알렉시오스 2세를 대신해 섭정을 맡았던 태후 마리아, 차후 화근이 될지도 모를 마누엘의 자녀들을 모조리 참살한 뒤에 오른 피의 자리였다.
그러나, 그리하여 오른 황제의 자리에서 그는 지금까지의 총명함과 기민함, 지도력을 모조리 잃어버린 듯,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말았다.
황제로서 그가 펼친 모든 정책은 자신의 온 생애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마누엘 대제의 발자취를 지우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했다.
서방의 라틴 인들과 동방의 투르크 인들, 이 모두를 적으로 돌리지 않기 위한 마누엘 대제의 유연한 외교 기조는 삽시간에 폐기되었다.
오히려 안드로니코스는, 즉위 과정에서 수 만에 달하는 라틴 인을 부패의 원흉으로 몰아 학살함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마누엘 대제가 투르크 인들을 저지하기 위해 준비해놓았던 요새화, 레반트 십자군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 또한 허물어졌다.
마누엘 대제 당시에 활약했던 능력 있는 장군들은 숙청되었고, 안티오키아 공국의 공녀였던 태후 마리아를 살해함으로 인해 동맹도 깨어졌다.
내정 면에 있어서도,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미명하에 기존의 관료들을 학살한 뒤의 행정 공백을 메울 방책이 안드로니코스에게는 없었다.
이로 인해 내, 외정 양면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인심을 잃어가던 안드로니코스는 최후의 도박으로, 전 군을 동원해 투르크 인들을 공격했다.
역대 로마 황제들 중 군사적인 성공을 통해 정세를 반전시킨 이들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자신도 그와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적병이 휘두른 창에 자신의 얼굴 살가죽이 뜯겨져 나가는 중상을 입으며 대패하고 만 뒤로는, 정말이지 모든 것이 끝장나고야 말았으니.
이 상황에서, 안드로니코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당분간 황가 인원들 가운데 명망 있는 누군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바마마."
안드로니코스의 장남이자 긴 유랑의 세월을 함께 했던 황태자, 마누엘 콤네노스가 안드로니코스에게 간언했다.
안드로니코스는 옥좌에 앉아,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감추고자 뒤집어쓴 가면 위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렇게 되면, 감히 황위를 노리고 경거망동을 일삼을 무리들이 틀림없이 나타날게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바마마와 소자에 대한 국내의 여론은 이미 최악에 다다랐습니다. 이럴 때는 굽혀야만 하옵니다."
"...그렇군. 허면, 누굴 내세워야 할지 생각해둔 인사는 있느냐?"
"트레비존드의 스트라테고스, 알렉시오스가 어떠하신지요. 젊지만 나름대로 명성을 갖춘데다가, 직계 황족도 아니라서 써먹을만 합니다."
안드로니쿠스와 마누엘 부자, 이 두 사람은 트레비존드의 알렉시오스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꿈에도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이 대담의 결과로, 트레비존드에 있던 알렉시오스 2세에게는 황제의 친서가 전달되었다.
내용인즉,
[그대, 알렉시오스 콤네노스를 제국의 사켈라리오스(재상, 또는 재무관에 해당하는 직책) 직에 임명하노라.]
"적어도 세바스토크라토르(=부제) 정도는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찬탈자 주제에 배포가 부족하군, 쯧쯧."
서신에서 드러나는 찬탈자의 다급함에, 알렉시오스 2세는 싸늘한 조소를 보낼 뿐이었다.
**********
살라딘과의 일전을 경험한 이래로, 외정으로는 도저히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알렉시오스 2세.
중앙의 정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른 그는 황제의 서신을 계기로 정계에 진출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많은 준비를 했으니 찬탈자가 날 알아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묘한 기분이군. 콘스탄티노플로 돌아간다라.]
이제, 알렉시오스 2세는 트라페주스 성을 나서서 콘스탄티노플로 향합니다.
육로가 단절된 까닭에 배를 타고 시노페(Sinope)를 거쳐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 알렉시오스 2세에게 한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알렉시오스 2세 : 앙카라에서 투르크 인들과 십자군이 회전(會戰)을 벌이고 있다고? 여기서 이기는 편이 최종 승자가 되겠군.]
앙카라에서 아나톨리아 십자군 3만과 룸 술탄군 2만이 맞닥뜨려 거대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알렉시오스 2세는 물론, 안드로니코스 1세 치하에서 쇠락한 로마 또한 현재로서는 동원 불가능한 대병력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알렉시오스 2세가 되찾고 다스리게 될 로마는 저 정도의 병력은 가볍게 일으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증조부 알렉시오스 1세의 위업과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조급해지지 말자. 일단은 눈앞에 놓인 것부터 차근차근 처리해나가는거다.'
알렉시오스 2세는 콘스탄티노플로 향하는 배 위에서 입술을 지긋이 깨뭅니다.
마침내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한 알렉시오스 2세.
사켈라리오스 직책에 임명되어 당분간 국정의 중추를 담당할 그를 바라보는 콘스탄티노플 시민들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과연 그는 안드로니코스와 다른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많은 이들이 그랬듯 그저 기존 정치의 무능을 답습할 것인가.
그리고 사켈라리오스 직책을 달고 처음으로 발을 들인 원로원 상원에서, 알렉시오스 2세는 놀라운 전언을 듣게 됩니다.
[원로원 상원 의원 : 상원 의원 전원은 황태자 요안니스 콤네노스가 차기 황제의 자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현 시간부로 우리 상원은 각하를 차기 황위 계승자로 인정하오니, 각하께서는 부디 저희의 충심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알렉시오스 2세 : 그게 무슨...]
뜬금없이 자신을 차기 황제로 추대하는 상원의 움직임에 알렉시오스 2세는 그만 벙찌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Holy Fury DLC에 도입된 로마 제국의 새로운 계승법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DLC 이전까지, 로마 제국은 장자계승제였고 따라서 계승이 너무 안정적이어서 역사 반영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로마는 왕조가 아무리 길게 가봐야 채 200년을 넘기지 못했었는데, 그런 걸 크킹의 세계에서 보기는 매우 힘들었죠.
로마 하면 내부 정치를 제어하기가 어지간해서는 힘들고 음모와 파벌이 넘나드는 시궁창이어야 맞는데, 그간은 너무 클-린했습니다.
그래서 바뀌었습니다. 이전처럼 편하디 편한 황위 계승은 꿈도 꾸지 말고, 시궁창 속에서 한 번 제대로 굴러보라고요.
황제는 자신의 아들에게 제위를 물려주기가 어렵게 변했고, 반면에 봉신은 황가와 혈연 또는 인척 관계일 경우에 찬탈이 쉬워졌습니다.
위의 스샷을 보면 로마 황제의 차기 계승자가 알렉시오스 2세로 되어 있고, 알렉시오스 2세에게 투표된 선거 파워가 585네요.
그리고 알렉시오스 2세가 이번에 사켈라리오스에 임명되었기 때문에, 투표권이 주어져서 위 스샷처럼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관계로, 여기서는 실제로 투표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증조부님 이래로 우리 콤네노스 가문은 지나치게 번성하였다. 그러니 안드로니코스 같은 자가 나올 수밖에.]
여기서 투표할 수 있는 후보자 자격은,
1) 황제의 가문 소속 내지는 황제의 가문 일원과 결혼을 했을 것
2) 영지를 갖고 있으면서, 신체의 장애 없이 황제의 참사회에 소속되어 있을 것
3) 사령관 직에 임명되어 있을 것
이 1~3 가운데 하나를 충족하고 있으면 됩니다.
콤네노스 가문이 현 시점에서는 전통이 깊은 가문이 되었다보니, 일단 혈족의 수부터가 무지막지하게 많네요.
원래대로라면 아무리 제도가 이렇다고 한들 알렉시오스 2세가 이 투표를 통해 후계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로마 제국 특유의 이 계승제 하에서는 아무리 투표의 형태를 빌렸다고는 하지만 황제에게 주어지는 우선권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현 상황에서 황제는 황위 계승과 관련하여 투표에서 찍소리도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 원본 이미지 분실로 시간 상 나중에 나와야 할 스샷을 설명을 위해 끌어씁니다. 하지만 내용은 차이가 없습니다.
[안드로니코스 1세 : 신하된 자들이 감히 황제의 위를 두고 멋대로 지껄여대다니...! 이 굴욕은 언젠가 반드시 되갚아주겠다!]
안드로니코스의 통치가 개차반이었기 때문이지요.
황제는 투표력을 기본 195를 받고 시작하는데, 포르피로겐네투스(황제와 황후가 즉위 이후 얻은 아들)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15점 감점.
거기다 유능한 장군을 잘라버리고 자기 말만 잘 듣는 예스맨들만을 군대에 박아넣었기 때문에 40점, 60점 감점 당해 도합 100점 감점.
여기에 더해, 룸 술탄과의 전쟁에서 안면이 말 그대로 갈려나갔기 때문에 장애가 있는 황제라는 이유로 추가적으로 50점이 감점당했습니다.
그래서 195-15-100-50 = 35, 안드로니쿠스가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투표력은 고작 35점이 되겠습니다.
하단에 있는 바랑기안 근위대장의 행사 가능한 투표력이 60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안드로니쿠스의 권위가 얼마나 실추되었는지가 보입니다.
공화정이나 추기경 선거가 아닌 이상, 봉건제 왕국의 투표 선출제는 1인 1표라는 점에서, 로마의 이번 투표 계승 시스템은 차이가 큽니다.
이렇게 엉겁결에 차기 황제 계승 1순위의 자리에 오른 알렉시오스 2세.
하지만 그는 알고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힘의 균형에 의해 얻어걸린 자리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얶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요.
한편, 페르시아 북부에서 활동 중이던 벡타쉬 기사단은 조지아가 여전히 쿠만 인들과 전쟁을 이어나가는 걸 보면서 솀하카를 침공합니다.
[벡타쉬 기사단장 : 성전이다! 우리 신앙의 형제들을 핍박하는 압제자들을 몰아내자!]
[조지아의 여왕 타마르 : 골치아프게 되었군요. 초원에 머물러 있는 병력에게 되돌아오라고 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한데...]
그러나 찬탈자가 솀하카 방면으로 군대를 보내준 덕분에, 조지아 왕국은 벡타쉬 기사단의 성전을 별 어려움 없이 막아냅니다.
[안드로니코스 : 이렇게라도 짐의 위엄을 회복해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노라. 요안네스가 다시 황위 계승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이 와중에 새 생명은 태어나니...
[조지아의 여왕 타마르 : ...부군이시어.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당신을 처음 만난 날, 당신에 대한 제 인상이 건방진 꼬맹이였음을?
하지만 이렇게 장성하여, 어느덧 제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으니 당시를 돌이켜보면 참 믿기 힘든 일입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알렉시오스 2세 : 크흠, 여기 전하의 순산을 기원하는 물건을 갖고 왔으니 받고 힘내주시길.]
위에서 두 번째 스샷에 나온 이벤트는 이번 Holy Fury DLC로 추가된 이벤트입니다.
랜덤하게 발생되는데, 출산의 어려움을 겪는 부인에게 비용을 들여 도움을 주면 부인의 건강이 0.75 늘어납니다.
만약 부인의 능력치가 좋아서 부부 관계를 오래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싶으시면 이때 과감하게 투자를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한때는 알렉시오스 2세의 약혼녀였던 아녜스도 찬탈자의 늦둥이 아들, 가브리엘을 낳습니다.
그런데 영문을 알 수 없게도, 알렉시오스 2세에게 가브리엘의 대부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네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로마의 황후 아녜스 : 이 아이, 가브리엘의 대부가 되어주세요, 사켈라리오스.]
[알렉시오스 2세 : 알겠습니다. 황후마마. (갑자기 왜 나에게...? 혹시...?)]
비록 지금은 찬탈자의 아내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녜스는 한때 자신과의 결혼이 약속된, 어렸을 적부터 소꿉친구로 지냈던 이.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배아파 낳은 아들의 대부가 되어 달라고 하니, 알렉시오스 2세로서는 그저 혼란스럽기만 할 따름입니다.
혹시라도 아녜스만큼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위의 이벤트도 마찬가지로 Holy Fury에서 추가된 이벤트입니다.
기독교 계열 군주가 자식을 낳으면 참사회의 일원이 대부가 되어주던가, 성직자가 세례를 한다던가 하는 내용인데요.
이 이벤트가 뜬 아이는 화면에서와 같은 트레잇이 형성되고, 신앙심 획득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알렉시오스가 콘스탄티노플에서 사켈라리오스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이, 동방의 정세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우선, 여태껏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게임 시작 직후부터 압바스 칼리프의 지하드를 정면으로 두들겨 맞고 있던 예루살렘 왕국은...
[수니파 칼리프 아즈-자히르 : 이럴 수가... 어떻게 우리가 이 싸움에서 질 수가 있단 말인가?! 상대는 고작해야 젖먹이에 불과하거늘...!]
아이유브의 술탄 살라딘 이외에도 숱한 수니파 군주들의 지원에 힘입은 칼리프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성지를 지켜냅니다.
이는 지금껏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가히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의 여왕 시빌라 : 아들아... 오오, 내 아들아...! 이 어미가 널 놓고 먼저 떠나가야 하다니 어찌 이런 일이...!]
전쟁이 한창이던 와중에 영화 킹덤 오브 헤븐으로도 유명한 시빌라 여왕이 그만 시아파 하사신에 의해 암살당하고 말았기 때문이죠.
이와는 반대로 아나톨리아 십자군을 맞이하여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던 룸 술탄국의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집니다.
[룸 술탄국의 술탄 '정화자' 킬리지 아르슬란 2세 : 마누엘을 이겨낸 짐이... 여기서 그만 무너지는가...]
앙카라 회전에서 패한 킬리지 아르슬란 2세가 발진티푸스에 걸려 급사한 것을 시작으로,
[룸 술탄국의 술탄 마흐무드 : 커헉...!]
그 뒤를 이어받은 아들, 마흐무드가 술탄의 자리에 오른 지 불과 반 년도 채 못되어 십자군과의 교전에서 전사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마흐무드의 뒤를 이어 룸 술탄국을 다스려야 할 장남 아이딘에게는 성년이 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이 정세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루살렘 왕국은 위축되었기는 하지만 살아남았고, 반대로 룸 술탄국은 아나톨리아 십자군을 맞아 최대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과연 알렉시오스 2세는, 그리고 로마는 아나톨리아 십자군에 성공한 서유럽 국가들을 이웃으로 맞이하게 될까요?
다음 화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