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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30 17:04
으아... 지난 글도 좋았는데, 이번 건 개인적으로 그걸 뛰어넘네요.
시간/자유.. 둘다 엄청 좋아하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니.. 왜 추천이 하나밖에 안 박혀.. 추천수에도 자유도 좀...
15/01/30 17:36
선택지가 많은것을 자유도가 높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를 압도당한다 라고 하더군요. 적은 선택지안에서 유저가 누릴수있는 자유가 충분하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15/01/30 17:37
사실 어느 정도의 메인 뼈대 자체는 존재하지만 이런저런 할 게 많은게 좋지 무작정 오픈월드에 던지면 재밌어 할 사람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좀만 선형적이면 풍부한 서브퀘가 있어도 일단 까는 그런 경우도 개인 블로그 등에선 간간히 보이던데 사실 자유자유 하면서 뭐가 자유로운거냐 하면 말 못하는 사람도 많죠...
15/01/30 18:11
지난번 시간글도 그렇고 이번 자유도 글도 그렇고 재미있게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고 즐기던 게임이라는 장르의 발전을 흥미롭게 풀어주시는것 같아 읽는동안 머리가 즐겁습니다. 언젠가 학부에서 게임의 서사구조와 사회문화의 관계에 대한 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 내용이 떠오르네요. 다음 소재는 무엇이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자유도에 관한 얘기를 하니 최적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개발자의 입장에서 자유도를 높이는 것도 유저가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또 유저의 입장에서 높은 자유도 속에서 찾아낸 최적화라는 것도 희열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최적화 된 선택지만 추구하면 물론 획일적인 게임양상으로 번지므로 높은 자유도가 실제로 구현되려면 최적화가 존재하되 그 보상이 다른 선택지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아야 하고 그것이 게임 밸런스라고 보고 게임밸런스가 좋으면 나름대로의 명작 소리를 듣는것 같습니다.
15/01/30 18:14
전 개인적으로 오픈월드나 샌드박스 같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없는 게임이나 할게 너무 많아버리면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물론 스카이림이나 근래나온 세인츠로우나 뭐 그냥 신나게 때려부수고 이러면서 즐기긴 했지만 정말 딱 그런 수준으로 즐겼습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거나 목표가 아예 없어도 힘들어요;;
15/01/30 19:35
제가 읽어 본 스카이림 리뷰 중에서는 이게 가장 마음에 와닿았고 구구절절 공감이 갔습니다.
http://deadly-dungeon.blogspot.com/2011/11/blog-post.html?showComment=1321972580537#c756408389651583442 ...이건 뭐 게임 시작하자마자 타이버셉팀 급 전설적 영웅이 되어버렸습니다. 폴아웃3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메인퀘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벌써부터 발을 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너는 이제 커다란 사명을 짊어졌으니 당장 회색수염을 만나서 수련을 받으라고 합니다. 이미 세계의 운명을 짊어진 영웅이 되어버렸으니 그걸 팽개쳐놓고 마을에서 노닥거리는 게 이제는 불가능해져버렸습니다. 도대체 인트로의 그 선택은 뭐였죠? 저는 이게 메인퀘인지도 몰랐습니다. 서브퀘부터 하려고 했습니다. 천천히 배경을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 완전히 롤러코스트예요. 한 번 타면 내릴수가 없어요. 목적지조차 내가 정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엔딩을 보고나면 남는 것은 '관광' 뿐입니다. 더 이상 내가 주인공이 될 수가 없어요. 커다란 목적도 없고 숨겨진 계획도 없습니다.] 끝내주는 환경을 만들어 놓으면 뭐합니까. 그걸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줘야죠. ...오블리비언부터 스카이림까지 베데스다 게임들은 사실상 메인퀘가 없는 게임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메인퀘가 그냥 서브퀘나 마찬가지죠. 전체 게임에서 하는 역할로나 분량으로나요. 그렇다고 이 게임들이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을 추구하는것도 아니죠. 부나 명성을 추구하는 데 크게 의미가 있는 게임도 아니니까요. 물론 퀘스트를 하고 여행을 하면서 그 세계 자체를 맛보는 재미는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 더 큰 걸 원해요. [궁극의 목표와 동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제대로 끝내고 싶습니다. 마침표를 딱 찍고 야! 내가 주인공이었다! 내가 해냈다! 이런 상쾌함과 뿌듯함을 얻기를 원합니다.]게임이 단지 즐거움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작품'이 되려면 최소한의 뼈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아래 링크에서는 게임의 자유도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을 행하죠. http://deadly-dungeon.blogspot.kr/2011/09/rpg-rpg.html 위에 따르면 게임에서 의미하는 자유도는 1) 이동의 자유 2)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의 자유 3) 문제 해결 방법의 자유 4) 플롯의 자유 로 나뉘어 지는데, 1번과 2번만 충족된다고 해서 자유도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없으며, 4번까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죠. [게임의 최종 목적은 엔딩이므로 가장 중요한 자유는 엔딩에 도달하기 위한 자유]이다. 하나의 퀘스트가 아무리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한들 그 퀘스트 하나로 엔딩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퀘스트는 엔딩을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을 구성하는 한 부분일 뿐이다. 이 엔딩에 필요한 필수 조건들이 서로 유기적이고 비선형적으로 연결되어 [정해진 한 가지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의 판단에 따라 다른 진행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게임의 목적(엔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자유인것이다. 사실 퀘스트라는 단어의 의미부터가 좀 왜곡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퀘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은 퀘스트의 가장 작은 단위를 떠올린다. 심부름하고 돈 몇 푼이나 아이템을 받는 등의 잡일하고 보상받기 말이다. 그런데 퀘스트란 말은 좀더 크고 중요한 일에 어울리는 단어이다. 예전 게임들의 제목을 보면 '퀘스트'가 들어가는게 상당히 많다. 퀘스트RPG의 기틀을 세운 울티마4의 부제도 '퀘스트' 오브 아바타이며 폴리스 퀘스트, 킹스 퀘스트, 퀘스트 포 글로리처럼 제목에 퀘스트가 들어가는 시에라 어드벤쳐 시리즈들도 넘쳐난다. 당연히 이 제목들의 퀘스트는 소소한 잡일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목적, 엔딩을 향한 어떤 중요한 여정]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울티마4의 퀘스트는 아바타가 되는 것이며 킹스 퀘스트의 퀘스트는 왕국을 구하거나 가족을 구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RPG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개별 퀘스트의 질만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것들로 이루어지는 '진짜' 퀘스트는 잊혀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서양RPG에서 '자유도가 높다' 라던 말의 의미는 이동이 자유롭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서브 퀘스트가 많다는 의미도 아니었다. 문제 해결의 다양성을 지칭한것도 아니었다. 바로 엔딩을 향한 플롯의 구조가 비선형적이라는 의미였다....이것이 본인이 현재 서양에서 만들어지는 RPG들이 일본RPG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일본RPG와 서양RPG를 구분하던 유일한 철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먼저 4번이 있었고 1~3번은 4번을 떠받치는 기둥으로서 발전해왔었던 요소였다. 서양 제작자들이 이제 와서 4번을 제거한 이유는 그게 만들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 플레이어의 자율을 존중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의 제작자들이 이상적인 게이머를 상상하고 그들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다면 현재의 제작자들은 현실적인, 아니 현실 이하의 게이머를 위해 만든다. 게이머를 자율성을 포기한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15/01/30 20:52
사실 고갤서 섹시우스 막 까긴 했지만 섹시우스의 말 자체는 어느정도 공감은 가는데, 노골적으로 어그로 끌어대는 것 때문에 싫어하는 경향이 강했죠 크크 옛날 고갤이 원래 좀 츤츤거리는게 심하기도 했고
201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섹시우스 옛날글 퍼와서 이건 맞네 아니네 하면서 지들끼리 싸우기도 하더군요;
15/02/02 11:07
'진짜 퀘스트' 개념에 대해 좋은 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퀘스트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디씨 고갤은 잘 몰랐는데 찾아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15/01/30 22:43
스카이림과 자유도에 관해 한 가지 생각해볼 만한 것이 있습니다.
5편째를 맞이하면서 엘더스크롤 제작진이 대거 교체가 됐었는데요.그러면서 게임 컨셉의 변화가 왔습니다. 이전까지는 D&D에 기초한 플레이의 자유도에 촛점을 맞췄다면 스카이림은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에 촛점을 맞췄죠. 그 결과는 퀘스트 진행의 직선화로 나타나게 되었고, 많은 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습니다. 본문의 개념을 적용해 보자면 선택의 다양성도 줄어들었고, 서사를 스스로 구축하는 상상의 질료성 부분도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브젝트나 NPC와의 상호작용이 증가 되었고, 무엇보다 그럴듯함(핍진성 혹은 리얼리티)이 엄청나게 높아졌죠. 그래픽의 발전이라는 환경을 십분 활용하며 플레이어에게 판타지 속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재밌는 점은 이를 통해 플레이를 하면서 '자유롭다'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점이죠. 이러한 자유로움은 본문에서 말하는 자유도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자유도가 높아졌다기 보다 감각이 확장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물론 PC에서 시청각(가끔 촉각)을 뛰어넘는 감각을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듯함의 증가로 인해 공감각적으로 다른 감각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죠. 스카이림의 노선 변화는 이러한 조금은 다른 변주의 자유로움을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02/02 11:05
저도 스카이림 처음 돌리면서 똑같은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헤드폰을 쓰고 화면을 보고있노라면 확실히 판타지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죠. 저는 심지어 디아블로 2때도 중간에 비오는 소리가 들리면 왠지 밖에 비가 온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당시 놀던 PC방이 어두컴컴 눅눅해서 더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 공감각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에 대해서 좀 정리하고 있는데, 정리가 되면 다시한번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15/01/31 00:49
스카이림을 하다가 황제를 살해할수없다는 걸 알았을때 몰입도가 확 떨어졌었네요 각각의 퀘스트가 유저에게 제공하는 갈등과경험이 스카이림의 장점이라 봅니다. 자유도면에서는 뭐 별거없다고 보구요.사실 폴아웃 베가스가 근래 게임중에서 선택과 결과 라는 '자유도'에서는 가장 만족할만한 답을 내주고 있는게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스 노 로 제한된 문장 선택을 벗어나 실제 플레이어의 행위자체가 게임의 플롯과 결말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라 좀더 납득할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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