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페이지 전 글의 이 내용에 관한 작은 논란이 있길래 제 생각을 한 번 남겨봅니다.

애초에 저는 무조건 남자 캐릭만 골라서 합니다.
무슨 게임이던간에 캐릭을 고를 때 남자만 고릅니다.
심지어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고 해도 PSP로 골프같은 게임을 해도 여자 캐릭이 더 메리트가 있음에도 남자만 합니다.

왜 그럴까? 한 번 돌이켜봤더니 게임 속의 아바타에 나 자신을 투영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 같더군요.
게임 속의 캐릭터를 '(또다른) 나'라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었던거죠.
그러다보니 여캐를 플레이하면 왠지 내가 여자인 척 하는 것 같고 그런 것에서 파생되는 약간 역겨움? 거부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냥 이건 말 그대로 성향입니다.

여캐를 키우는 사람들은 일종의 육성 시뮬레이션 개념으로 캐릭을 접근하는 것이죠.
이를테면 프린세스 메이커를 할 때 여자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이 여자아이다. 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 여자아이 객체로서 바라보며 잘 키우고 잘 입히고 해서 재미를 느끼는 거죠.

처음엔 저는 이런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 왜 남자가 재수없게(!?) 여자를 골라서 할까? 다른 사람이 본인을 여자로 오해하면 기분 좋은가?
넷카마같이 여자인 척하면서 다른 (가엾은) 남자들에게 뭔가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건가?..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전적으로 제 성향에서 타인을 멋대로 재단하고 규정지은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일종의 이 캐릭터를 내 분신, 온라인 상의 또다른 나 라고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관점을 남들한테까지 확장지어 생각했더랍니다.
하지만 이 캐릭을 나 자체가 아니라, 내가 육성하는, 일종의 펫?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자연스러운거죠.

결론을 말하자면,
남자가 여캐를 하든 뭘 하든 어차피 자기 취향, 성향인거고,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이상하게 여겨질 것도 없다는 겁니다.
온라인 속 자신의 캐릭터가 굳이 본인, 본인의 분신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얼마든지 캐릭터를 객체화 시켜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놓고 여자인 척 하는 분들은.. 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