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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09 21:46:02
Name 마에
Subject [lol]게임의 쾌감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살짝 흥분된 상태에서 글을 씁니다.
고작 게임하다 흥분하고 고양되는 게 조금 부끄럽긴 한데 어차피 피지알은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까 괜찮을 거 같아요.


방금 랭겜을 4:5로 이기고 왔습니다.
심해어인데 아주 저질 유저를 만나서 힘들었어요.
카시오페아를 고르고선 시작부터 욕을 난무하더니 2번째 블루를 안 줬다는 이유로 잠수시작.

보통이면 포기하는데 봇에서 제 트리스타나도 흥했고
정글러 피오라 언니도 잘 되서 다들 집중해서 게임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카시오페아는 자기한테 기면 게임을 해주겠다는둥 약을 올리더군요.

도발에 각성해서인지 멤버들이 집중력이 무시무시해져서 바론도 먹고 마치 이길 것 같은 기세를 올렸습니다.
보고 있던 카시오페아가 심심해서인지 캐릭을 슬슬 움직이고 미니언을 먹더니
상대편을 키워주는 방법이 있었다면서 끝까지 가서 죽어주더라구요.
용앞에서 한 번 전멸당하고 나머지 팀원들끼리 이만큼이면 열심히 한 거라고 서로 독려하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해가며
끝내 한타 역전으로 이겼습니다.

끝까지 진상떨더군요.
덕분에 꽁승했다고 고맙다는둥 상대편에서 4:5로 왜 지냐고 약올리는 등.

그런 이들이야 어딜 가나 있는 저질들이니 그냥 무시하고.
정말 짜릿했습니다.

순간순간 플레이들이 너무 좋더라구요.
자르반이 대격변을 쓰면 궁으로 밀어내고 탈론이 붙으면 뛰어 도망가면서 또 딜딜딜

e스포츠에 대해서 그깟 키보드질이 무슨 스포츠냐고 말하는 이들 많지만
이런 느낌은 축구를 하며 어렵게 역전승을 이룬 것과 비슷했습니다.
이 감정을 느끼게 해주기에 비록 육체를 사용하는 경기는 아니지만 분명 게임도 스포츠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포츠의 탄생을 남성의 사냥본능에서 찾던데
사냥에 필요한 요소는 꼭 육체적인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니까요.

P.S. 게임게시판에 글을 처음 써보는데.. 이런 종류의 개인적인 소감(?)은 타박을 받나요?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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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09 21:51
수정 아이콘
그런 놈들은 신고해버려야해요 주민번호를 차단해도 시원치않은놈들이죠 ㅡㅡ
Lol에 특정인대화를 안들리게 하는 단축키는 뭔가요 [m]
Siriuslee
12/03/09 21:53
수정 아이콘
기억에 남는 게임이 몇개 있네요.
내가 장활동을 활발히 했는데 이겼을때(타릭했는데, 봇에서 베인과 함께 6데스 주고 시작...그리고 베인과 싸우기 시작;;)와
도미니언 시작부터 4:5였는데 이겼을때(이건 뭐 완전 저렙때라서...)

그리고 이경기..
https://cdn.pgr21.com/?b=10&n=115056
소문의벽
12/03/09 21:55
수정 아이콘
LOL의 쾌감은 나의 멘붕상태를 상대가 겪고있다는 생각이 들때 가장 즐거운거 같아요
12/03/09 22:00
수정 아이콘
짜릿한 승리에서 오는거죠

누가 그랬던가요.. '이겨야 재밌는거다'

어쩐지 저도 그 카시오페아를 만난적이 있는것 같은데 혹시 소환사이름이...?
바람은미래로
12/03/09 22:03
수정 아이콘
1. 우리팀 플레이 아귀가 정말 척척 맞아들어갈 때

2. 초반불리 -> 멘탈붕괴 -> 다독이고 버텨서 역전 -> 엘리전 끝에 승리

2번은 정말 짜릿하죠.
태연효성수지
12/03/09 22:19
수정 아이콘
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30렙 갓 찍고 저 마이 친구 올라프랑 같이 했는데
팀킬 차이가 한 50대 10? 샤코가 삼신기라고
메자이, 레비아탄, 비술의 검 들고 다녔는데 셋다 풀스택.....
장난치면서 본진 오길래 분노의 백도어를 갔는데 엉겁결에 둘다 실피 남고 넥서스 파괴 엉엉엉
방과후티타임
12/03/09 22:21
수정 아이콘
얼마전 심해에서 베인이 시작하자마자 튕겼는지 어쨋는지 안해서 탑에 신지드(저), 정글 쉔, 미드 갈리오의 튼튼한 조합과 소라카가 봇에서 AP로 어쩔수 없이 경기 했는데
이긴적 있습니다. 상대가 봇에서 들이대다가 쉔하고 소라카한테 2데스 내주고 그 뒤로 시종일관 유리하게 가는데 한타도 저희가 이기더군요. 최근에 제일 짜릿했던 경기.......
근데 아예 안들어오는 것 보다 더한 피딩을 당하셨군요. 진 상대편의 멘탈붕괴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로쏘네리
12/03/09 22:21
수정 아이콘
전 초보이고 일주일에 한 4~5판만 하는편이라.. 소박하게 이그나이트로 킬하는거에서 뭔가 쾌감이 오더라구요.. 어둠속으로 도망가려는 상대에게 이그나이트 걸고 상대가 어둠속으로 사라진 다음 2초정도 있다가 킬했을때.. 짜릿합니다 크크
사신아리
12/03/09 22:31
수정 아이콘
전 지금 3연패 했는데, 2패를 역전 당했습니다.
한번은 바론 스틸에, 한번은 중후반에 안몰려 다니고 따로 노는 팀원들이 잡히면서 장기전가서...
멘탈 회복이 쉽지 않네요ㅜㅜ
그리고 왜 늘 저는 서로 욕하는 팀원만 만나는 걸까요...엉엉엉
가을독백
12/03/09 22:32
수정 아이콘
랭겜은 올려다보지도 못할정도로 낮은 레벨에서 놀고있지만;;
미드에서 탈론으로 cs 베이가한테 다 내주고 있는데 우리편 봇 알리스타가 미친듯한 갱킹력을 보여주면서 대박쳐서 서렌받을때(바로 방금전 게임!!), 아는 사람이 소라카로 마나,체력 힐을 해주는데 그로 인해 내가 잡은 발컨의 무덤형님이 20킬 가까이 올라가면서 피3개를 들고 킬러 역할 제대로 할때, 람머스로 굴러다니는데 상대편 체력 다닳은 원딜이 지나가다 맞아서 잡혀서 한타때 올킬할때..
정도가 제가 제대로 lol하다가 재미있던 경우네요.

물론 멘붕게임은 훨씬 더 많았습니다만..
꼽사리
12/03/09 22:34
수정 아이콘
정말 거지같은 분이네요 덜덜
릴리러쉬.
12/03/09 22:49
수정 아이콘
전 져도 분위기 훈훈할때 참 좋더군요.
블루나인
12/03/09 23:21
수정 아이콘
사실 지는 상황에서 우방하면서 상대편 도발하는 채팅러시도 전략인데... 역전할 때는 멘탈을 무너뜨릴 플레이를 하는게 좋습니다. 우방+백도어라던지...
그리고 정말 어떤 마음가짐으로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역량이 발휘되는게 달라요. 잘 못하는 사람 다독였더니 1인분 충분히 하시는 거 보면 역전하고 싶으면 같은 팀을 아끼는 게 포인트입니다. 누구 못한다 욕하면 잘 하던 같은 편도 멘탈붕괴 시작됨
마음속의빛
12/03/09 23:45
수정 아이콘
이겨도 져도 경기 끝나고 서로 승부의 여운을 남기는 것이 게임의 쾌감이라 생각합니다.
스포츠 경기와 동일하죠.
(경기 끝나고 서로 격려하고, 이 경험을 통해 다음 승부를 기약하는 선의의 경쟁 등등)

그러나 지금의 lol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게임에 이기든 지든 멘탈 붕괴를 유도하는 악의적인 말과
막무가내식으로 자기 주장만 펼치고 게임 나가버리는 사람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
미리부터 멘탈보호를 위해 PVP 게임을 안 하게 되네요.
No.10 梁 神
12/03/10 00:35
수정 아이콘
저는 채팅질 하는 사람은 우리편이든 적이든 다 차단하고 봅니다.
끝나고는 꼭 신고하구요...
모리아스
12/03/10 00:40
수정 아이콘
1단 이겨야 재미있구요
2단 내가 잘해서 이겨야 재미있구요
3단 상대방이 멘붕하게 내가 잘해서 이겨야 재미있구요
4단 우리편이 똥을 싸도 상대방이 멘붕하게 내가 잘해서 이겨야 재미있구요
5단 우리편이 찬양할 수 있도록 우리편이 똥을 싸도 상대방이 멘붕하게 내가 잘해서 이겨야 재미있구요
6단 상대편조차 찬양하고 우리편이 찬양할 수 있도록 우리편이 똥을 싸도 상대방이 멘붕하게 내가 잘해서 이겨야 재미있구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의 쾌감6단계죠
12/03/10 01:28
수정 아이콘
방금 불리한게임 트리로 점프로 트리플킬하고 바론먹고 한타이긴뒤 승리해서 쾌감이 엄청나네요
12/03/10 01:41
수정 아이콘
5연패 10연패 하는중에 지는것도 힘든데 같은편 채팅러쉬에 멘붕을 몇배로 더 겪으면서 '진짜 마지막으로 딱 한판만 더 하고 이번에도 지면 lol 접는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왠일인지 게임이 술술 풀리면서 승리.....그동안에 아픔들을 한번에 날려버릴 기쁨이 찾아오죠.
12/03/10 01:42
수정 아이콘
주로 서포트 위주로 게임을 하는데요. 보이지 않은 노력을 알아줄떄마다 게임을 하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격수의여명
12/03/10 01:56
수정 아이콘
제목에 대한 대답만 하자면, 심리학의 Flow란 개념을 들 수 있겠네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이란 책에서 잘 소개된 개념이지요.
Tristana
12/03/10 09:08
수정 아이콘
전 도미니언 5 : 140 인가... 적 팀의 숫자가 잘 기억안나는데
털리다가 5에서 멈추고 역전한 경기가 기억에 남네요.
12/03/10 11:24
수정 아이콘
친구들이랑 다섯명 꽉채워서 게임하면 그런 감정을 거의 매번 느낍니다.
마치 축구도 모르는 11명이 뛰는것보다 잘하든못하든 반친구들이랑 팀짜서 나가면 재밌는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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