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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02/05 22:11:42 |
Name |
불멸의황제 |
Subject |
스타판의 마지막 테란..화려한 범재 이신형 |
이신형 선수..
저는 골수 토스빠에 김택용 선수 팬입니다.
1.08 패치 이후 저그전이 극도로 암울해진 프로토스라는 하등종족으로 스타판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던 마모씨를 3:0 으로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이후 김택용 선수의 경기는 빠짐없이 챙겨보는 극성 팬이 되었죠
제가 무슨 얘길 하려는지 아시겠죠..
2008년 잠깐의 침체기 이후에 클럽데이 우승으로 다시 정점에 올라 프로리그에서는 운 빌드 종족 상대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던 김택용 선수였습니다.
특히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저그전에서의 테크니컬하고 화려한 플레이는 프로토스가 저그전에서도 포스를 내뿜을수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비록 아발론에서 노련미의 변형태 선수를 만나 아쉬운 경기력으로 8강에서 멈췄지만 네이트배 때만 해도 김택용 선수는 택뱅리쌍의 핵이고
정점이라고 생각했죠.(객관적으로는 4회 우승자였던 이제동 선수였지만,,토스빠였기에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김승현 선수와의 경기에서 어이없는 셔틀조공으로 경기를 내준뒤 패자전에서 마모씨를 이기고 최종전..상대는 토스전의 검증된 데이터가
없던 신인 테란..김택용 선수가 무난히 올라갈것으로 생각했는데 공식전 몇전되지않는 신인선수가 감히 몰래 2팩..
스타판 최고스타의 어이없는 최종전탈락..
이신형 선수가 원망스러웠죠. 그냥 그때 생각을 솔직하게 그냥 옮겨적으면 상대가 뭐 이영호도 아니고 얼마 크지도 못할 테란의
날빌에 김택용이 탈락하다니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상 테란은 몇년동안 인재가 하도 못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요..
그래도 상대가 김택용이고 리그 첫출전인 자신에겐 진출이냐 탈락이냐가 단 한경기로 결정이 나는 최종전인데 저렇게 뒤도없는
날빌을 지른거 보고 16강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까 궁금하기도 해서 경기를 챙겨봣죠
결승진출경험까지도 있었던 노련한 한상봉 선수의 판짜기에 허무하게 패배하더군요..
롱런할 테란 플레이어로서는 제일 중요한 극후반의 생산력이나 컨트롤 같은 피지컬적인 요소는 어느정도 갖춘것 같지만 플레이 자체가
굉장히 수동적이고 액션이 없었습니다..중반이후 상대의 공세에 수비만 하다가 경기를 놓치는 모습이었죠
나중에는 경기도 별로 재미도 없고 답답해서 챙겨보지도 않았습니다.
실력은 둘째치고 뭔가 신인다운 과감한 패기와 근성도 없다고까지 생각했었죠..더구나 너무나 순하고 착하게 생긴것처럼 보이는
이신형 선수의 외모에서는 답답한 플레이스타일을 반영하듯 지독하고 끈질긴 승부사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계속 져서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신형 선수를 다르게 본건 0910 플옵때 매치포인트에서의 정명훈전부터 였죠.
이영호 선수가 너무 잘해서 가려져 있었지만 누구랑 붙어도 지지 않을것같은 느낌을 풍기던 정명훈이라 테테전이 원래 약하고 공식전 승리가
없는 이신형 선수가 무난히 패배할걸로 생각했었는데 자신을 극복하고 초반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주도권을 놓지않던 이신형 선수의
압승으로 끝난 경기였습니다.
그러다가 1011 시즌 프로리그 개막하고 7전제로 바뀌자마자 매경기마다 투입되더라구요..
제가 처음 본 경기는 김대엽 선수와의 태양의 제국 경기였습니다.(양선수간의 첫 충돌이었죠)
끊임없이 치고박는 공방전 속에서 토스의 멀티를 테란이 저지하지 못해 결국 테란이 멀티를 치기위해 갈라진 병력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지는듯한 그림이었는데 자원이 없어서 멀티 하나를 돌릴랑 말랑하는 상황에서도 교전에서 끝까지 이엠피와
마인활용과 끝없는 병력추가로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이신형 선수가 역전을 해내더군요.
이후에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가운데서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극후반전에서의 지독한 뒷심과 끈기로 놀라울정도의
경기력을 여러번 보여주었죠.
하루에 에결까지 두번 출전하여 구성훈 이제동 선수를 잡아내기도 하고 KT전에서 3:0 의 상황에서 대장으로 출전해서 이영호 선수를
불러내거나 상승세였던 신동원과 CJ토스들을 격침시키는 등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서 대활약을 펼칩니다.
거기다가 플옵에서는 자신이 지면 팀이 탈락하는 벼랑끝의 상황에서 출전하여 승원좌 말처럼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피나는 수비 끝에
김대엽 선수를 제압하면서 실력뿐만 아니라 팀의 에이스로서의 멘탈까지도 갖춘 stx의 에이스고 이영호 정명훈에 이어 차세대 테란이
될것이다 라는 얘기까지도 나왔습니다.
공식전 승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로리그의 테란1,2,3위가 고정된지도 벌써 몇년째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신형 선수에게 기대를 걸었죠.
32승 21패, 포스트시즌 2승이라는 성적표보다도 더욱 기대와 주목을 많이 받게 만든건 바로 이신형 선수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사실 제 생각에 이신형 선수에게서 이영호 정명훈 선수나 더 오래전에는 염보성 선수에게서 볼수있었던
탄성이 날 정도의 재기있는 화려한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타일만 보면 그냥 단순양산형에 가깝다는 느낌..그러나 보고있으면..
굉장히 경기를 잘합니다...무엇보다도 게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실수라는 게 적습니다.
운영과 최적화라는 게 보편화되고부터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기본기는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사소한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만큼의 기본기 차이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확실히 있습니다.
바로 이 기본기라는건 초반 소중규모유닛의 수비력부터 시작해서 경기 내내 상대의 예측된 범위를 벗어나면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유닛움직임, 극후반의 아비터 리콜이나 산발적인 교전에 대응하는 느린 메카닉병력의 기민한 대처,
끊임없는 유닛의 추가생산, 교전시의 시즈모드 타이밍과 베슬의 움직임 같은 단련으로 올릴수있는 마이크로 메크로 컨트롤능력이 뿌리이고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점수를 딸수있을까를 빠르게 생각해내서 상대가 파악하기전에 속행해내는 신속한 판단, 불리한 상황이나 자신이
지면 팀도 무너지는 위기상황에서 승패를 생각하지않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실수없이 제 플레이를 하는것, 무난한 플레이만을 지향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긴장시키고 배를 함부로 못 째게만드는 모습 역시도 아주 넓은 범위에서의 프로게이머로서 승부사로서의
기본기라고 할수있겠죠.
이 넓은 범위의 기본기에서 정말 미세하고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릅니다..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 자신의 기본기는 완벽하다고 믿고 있겠지만..그렇지는 않죠. 방송경기에서는 끝도 없이 실수하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무너지며 판단미스도 나옵니다.
그 어떠한 테란보다도 이신형 선수는 이러한 자신의 기본기를 거의 극한에 까지 단련했고 경기에서도 기본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여 많은 승수를 챙겨온 선수입니다.
조금 불리해진다고 해도 먼저 수비하고 지킨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반반인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는 수는 던지지 않는다.
초중반이건 극후반 난전이 되던 생산력과 컨트롤 그리고 극후반에 다다를때의 뒷심까지 기본기는 내가 테란 최고이니
제일 중요한건 실수를 하지 않는 가운데 주도권을 잡을수있다면 내가 이긴다 라는게 이신형 선수의 경기 테마입니다.
실제 이신형 선수의 저력은 초반이 약간 불리하게 시작하는 가운데 테란 플레이어로서는 실수하기가 가장 쉽고
플레이하기 힘든 극후반의 토스전 난전에서 보여집니다. 절대로 흐트러지지 않습니다..패배 직전에 몰리더라도 끝도 없는 단련으로
익혀진 피지컬이 퍼붓는 저력 앞에서 결국 상대는 패기를 잃어버리고 전세가 뒤집히기도 합니다.
일단 자신에게 운용이 가능한 수준의 병력과 최소한의 멀티가 주어지기만 하면 한눈에 봐도 다른 테란들과 차이가 나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대규모 회전에서의 전투력은 이제는 이신형 선수의 전매특허와도 같죠.
그러나 상대 선수가 나의 이런 테마를 파악하고 베짱을 부린다면 단방에 배를 째겠다고 거침없이 타이밍을 들고 나옴으로서
드러내놓고 배를 대놓고 못 드러내게 만드는 술책까지..
스타판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이젠 엠겜처럼 소리소문없이 끝나버릴지도 모르게 축소되어버린 스타판이지만 stx경기 날이면
이신형 선수의 경기를 기대하면서 챙겨보고 실시간으로 포모스나 스갤에서 반응까지도 살펴봅니다.
김택용 선수 이기고 올라갔다고 원망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스스로 끊임없이 칼을 갈고 실수 한번에 죽고 사는 실전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면서 타고난 자신조차
극복하는 화려한 범재 이신형..스타판이 끝나기전까지 천재를 따라잡기위한 그의 분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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