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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2/25 15:20:57 |
Name |
헐렁이 |
Subject |
이영호 선수와 이제동 선수의 8강 3경기에 대해 |
이영호 선수와 이제동 선수의 3번째 경기.
이영호의 테란이 처음으로 생각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이제동의 무탈을 어떻게 제압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제동 선수나 다른 저그 플레이어의 무탈 컨트롤을 보면서 마린메딕 조합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앞마당 멀티을 가져갈 때, 기본적으로 터렛을 5~6개 짓고, 여기에 마린 메딕 한 부대 가까이를 배치해야 합니다. 이래도 계속 시달립니다. 이 배치가 끝나도 무탈이 나온 저그에게 한 방 타이밍이 나오느냐? 그렇지 않죠. 이레디를 갖춘 베슬 1~2기는 꼭 필요합니다. 마린 메딕 베슬 조합이 완성되면 어김없이 럴커 4기가 테란 진출로에 버로우 되어 있죠. 이미 풍부하게 자원을 먹고 있는 저그와 소모전을 택할 수 없는 것이 테란의 운명입니다. 탱크 기다려야 하죠. 그러면 디파일러까지 나옵니다. 무탈(컨트롤)은 테란의 병력을 본진과 앞마당에 쑤셔 박아 넣고 맵의 나머지 모든 곳을 저그가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젠 테란의 마린메딕 조합은 더블커맨드를 하는 이상, 주도권을 쥔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 방 타이밍이 미더운가? 절대 아니죠. 쉼없는 병력 생산, 관리. 멀티태스킹과 순간반응이 매우 좋아야 하는데 베슬은 스커지2기에 떨어지고, 마린메딕은 다크스웜,플레이그와 저그의 상성병력들을 정면상대해야 합니다. 주도권을 갖기 위해 더블커맨드를 포기하면? 반드시 초반에 저그에 심대한 타격을 줘야 합니다. 후반 운영에 의한 승부를 도모하기 힘들다는 건 곧 자주 써먹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죠.
글이 좀 길어졌네요.
결국 선택은 공방 풀업 골리앗. 잘 아시다시피 골리앗은 원래 사정거리가 긴데다, 사정거리가 업그레이드 되면 무탈 뭉치기가 의미가 없게 됩니다. 지상의 대공 공격은 모든 유닛이 화력을 집중할 수 없는, 어찌보면 무탈컨트롤에는 치명적이기까지 한 단점을 지니는데, 골리앗은 바로 이 점이 해결되는 겁니다.
여기에 이제동 선수의 선택은 무탈주력에 히드라를 섞는 것.
만약 무탈+가디언의 단순 조합이면 테란은 골리앗만 추가해도 되고, 더욱이 베슬을 뽑을 자원적 여유가 됩니다. 이걸 막기 위해 탱크를 강제하게 만든 겁니다. 탱크가 먼저고 히드라가 나중인 것은 절대 아니죠.
테란의 진출 타이밍은 메카닉 공방3업이 되는 시점으로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이 없는데, 이제동 선수는 이미 그 풀업200병력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승산을 머릿 속에 두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테란이 뒷마당마저 괴롭힘 당할 때, 저그가 4군데서 걱정없이 자원채취를 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당연하겠죠.
유닛200의 대규모 전투를 전제로 전장터의 지형을 어디로 선택할지 살피면 실제 전투가 벌어진 그 곳 밖엔 달리 답이 없습니다. 가디언은 언덕지형에 배치하고, 히드라는 정면, 무탈은 가디언 엄호. 저그가 선택할 수 있는 정답이고, 테란 또한 저그의 멀티로 병력이 뭉쳐서 갈 수 있는 크고 짧은 길은 그 곳 뿐이니까요.
문제는 압도적 자원을 가지고 병력을 200 규모로 환산한 저그가 테란의 33풀업 메카닉에 속절없이 무너졌다는 것이겠죠.
'테란의 33 풀업 메카닉에 대해 저그는 무탈 컨트롤 이후 단순 무탈 가디언 조합의 주력으로 한방 싸움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압도적 자원 격차에도 다시 한 번 입증되며 해설처럼 저그는 새로운 해답을 내놓아야만 하는 거죠.
테란이 마린메딕조합과 컨트롤로 주도권을 놓치 않으며 저그를 압박하자, 저그는 무탈 컨트롤로 주도권을 완전히 뺏어왔습니다. 무탈의 카드에 주도권이 필요없는 공방 풀업 골리앗 주력이 카드로 나온 셈인데, 여기에 대한 해법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네요.
저그가 전술적으로 한방 싸움을 회피, 가디언과 무탈이 지속적으로 테란 뒷쪽 진영을 교란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이건 뒷 맛은 그리 좋지는 않지요. 아예 테란이 방어를 포기하고 엘리전 양상으로 나올 경우가 그겁니다. 저그가 이제까지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자원도 압도적인데 테란(메카닉200풀업)과의 엘리전 싸움을 해야한다? 테란은 환영할 만 하지만 저그도 그럴까요?
아예 디파일러를 몇 기 추가해서 럴커 + 다크스웜으로 진출 자체를 저지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결국 해답이 이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가스 먹은 테란이 베슬을 다량 찍기는 힘들죠. 최소 4가스 이상을 확보한 저그가 디파일러 3기정도 찍는게 힘들까요. 히드라 소수를 보여줘 탱크를 강제하며 가스를 낭비하게 하고, 히드라를 부대단위로 보유할 자원으로 럴커 생산해서 다크스웜과 함께 진출로를 봉쇄해서 엘리전을 막고, 테란이 앞마당 이상의 자원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며 소모전 양상으로 끌어가면 답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기적 운영이 싫다면 아예 초반에 저글링 무탈로 뚫어버리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타이밍에 따라선 탱크 이전에 히드라를 넣어 급습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단기 운영은 선수 역량에 달린 것이겠죠. 오늘도 경기에서도 이런 장면이 몇 번 나왔으나 이영호 선수가 잘 막았고, 공격 자체도 승부를 건다기 보다는 견제라고 봐야 할 것이라 단기 운영의 해법은 두고 봐야 할 겁니다.
종합하면 결국 3경기는 이제동 선수의 방심 아닌 방심을 이끌어낸 이영호 선수의 전략적 승리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해법은 다른 테란 플레이어들에게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니, 앞으로의 테란-저그 전의 변화가 불가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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