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집에서 TV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닙니다.  게임방송은 집중해서 보기 보다는 그냥
틀어놓고 컴퓨터를 하거나 아이랑 놀아주는 편이라 프로그램 이름이나 진행자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요즘 부쩍 MBC 게임 채널에서 게임하는 모습이 아닌
박지호 선수의 모습이 아주 자주 보이더군요.  다른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해설하는 모
습도 보이고, 리포터처럼 자기팀 모습을 취재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왠지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우려가 맞아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결국 몇일 사이에 있었던 듀얼 및 서바이버에서
떨어져 양대 피씨방 예선으로 밀려나 벌렸습니다.  

저야 당연히 빼도박도 못하는 임팬이지만, 요환선수 다음으로 마음에 들고 응원하는 선
수는 박지호 선수입니다.  한참 "꼬 라 박 지 호" 스타일을 보여줄 때부터 뭔가 야 이것이
프로토스다라고 하는 느낌으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았고, 김현진 선수와의 학교
종 장면부터 팬이 되었습니다.  지난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떨리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장면에선 안구에 습기가 돌 정도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박지호 라고 소리
지르다가 중학생 아들한테 핀잔을 좀 받긴 했지만 말입니다.  (아들놈은 워3 유저라...)

이번 시즌, 개인리그 본선에서 박지호 선수를 보지 못한다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마인밭, 럴커밭을 밟으며 진격하는 그의 질럿 군단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왠지 이전의
전태규 선수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런지요.  당시 준우승까지 했던 전태규 선수
가 잩은 방송출연 결과 떨어진 성적으로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면 박지호
선수도 그 전철을 밟을까 정말 안타깝습니다.

MBC 게임 방송 입장에서는 자사 팀의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
다만, 그런 게임 외적 방송보다는 게임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팀에 더 보탬이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프로리그에서의 박지호 선수도 정말정말
멋있었지만 개인리그에서의 그의 '스피릿'은 꼭 보고 싶은것이 팬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박지호 선수.  힘내십시요.  너무 전략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담갖지 말고 화끈한 당신만의 모습을 마음껏 보여주십시요.  당신을 응원
하는 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팬들은 어색한 모습의 해설자인 당신 보다는 쏟아붓는
물량과 불굴의 정신을 가진 당신을 더 바라고 있습니다.  

박지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