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거꾸로 달아서 수정했습니다..)

안그래도 개인리그(OSL, MSL)와 프로리그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싸움도 많은데 구태여 나까지 끼어들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리고 친구와 약속하고 '우리 이제 스타 끊고 pgr도 끊자'라고 했지만,

한가지 계속 의문이 드는것은, '왜 사람들이 스타리그를 프로리그보다 좋아할까?'라는 점입니다.

"피지알의 2000명이 대답했다, 충분히 표본집단으로 인정할 만 하다" "아니다 웃기지 마라, 피지알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무슨 소리냐" "리그 확대하면 선수 잡는다" "그게 프로의식이 부족해서 그런다"... 등등의 온갖 주장이 난무하는데, 그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은 "개인리그가 프로리그보다 훨씬 재밌다" "개인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프로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의 현상적인 기술이더군요.

그런데 개인리그의 어떤 특성이 프로리그보다 더 선호하게 만든다라는 점은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혹시 못보고 넘어갔을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논쟁의 대상은 개인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숫자와 프로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머무르고 있더군요.

뭐 말싸움을 하더라도 왜 내가 이것을 좋아하고 저것을 덜 좋아하는지, 어떤 리그의 어떤 면이 그 리그를 선호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끝없는 소모적인 논쟁의 순환이 아닌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향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naive한 생각이 듭니다.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개인리그는 1년에 3-4회정도가 치뤄지고 또한 양 방송사에서 독립적으로 진행시키고 있으므로 최대 7-8회를 치뤄낼 수 있는 반면에 프로리그는 1년에 전/후기 2회로 나뉘어서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 loose하다고 느껴져서 그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개인리그는 말그대로 미니시리즈처럼 스피디하게 진행되고 프로리그는 일일연속극/주말드라마처럼 끝도 없이 천년만년 진행될 것 같고 뭐 그런 차이때문인가요?

혹시 프로리그를 덜 좋아하는 이유가 시작부터 끝나기까지 루즈한 진행때문이라면 프로리그를 개인리그처럼 혹은 지금의 운영방식 이전의 년 3회로 진행시키거나 혹은 4회로 회차를 늘려간다던가.. 뭐 이러면 루즈한 진행으로부터 오는 비호감도는 어느정도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협회가 추구하는 프로리그의 확대에도 어느정도 부합할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각 회차에 따른 팀별 부담감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을 것 같고 말이죠. 현재와 같은 5판 3선승제가 아닌 3판 2선승제로도 운영이 가능하고 뭐.. 이런 실제적인 방침은 말그대로 협회가 알아서 할 부분일테고. 한회차가 운영되는 cycle이 짧기 때문에 프로리그도 개인리그 만큼이나 어떤 스토리의 전개도 좀 더 스피디하게 진행될 수 있을테죠. 그리고 절대강자에 대한 개념도 어느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 같고 말이죠.. 물론 문제는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와같은 환경에서의 각 회차에 대한 우승이 현재 전기/후기리그의 우승만큼의 무게감을 가질지는 확신이 안듭니다. 뭐.. 확신이야 워낙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인만큼 논외로 한다 하고 말이죠. 선수가 혹사당한다구요? 그럼 선수층을 더욱 두텁게 하면 되죠. 질이 떨어진다구요? 어차피 시장/판이 커지는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질적 하락은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그럴거면 랭킹으로 16명씩 잘라서 리그를 운영하던가 말이죠. 그리고 신예이기 때문에 인기의 하락은 있을 수 있을지언정 질적인 하락도 반드시 보장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덩달아 개인리그는 개인리그대로 진행시키고 시청자와 팬에게 좀 더 많은 선택을 제공한다면 뭐 개인리그는 개인리그대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볼것이고 프로리그는 프로리그대로 사람들이 보겠죠. 뭐 진행되는 과정속에서 어떤 리그가 다른 리그보다 더 상위의 개념이다 아니다 동등하다 뭐 이런 말싸움이야 계속 진행되겠지만.. 프로리그와 개인리그가 동일한 스케쥴로 동일하게 진행되어 간다면 구태여 누군가의 입을 빌지 않아도 "선택과 집중"이 저절로 나뉠 것이고 그에 따라서 어쩔수 없이 신예들이 계속 보충되어야 할 것이고.. 프로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프로리그 전담이 될 수도 있을거고 아니면 개인리그로 옮겨서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뭐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만도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뭐 문제야 늘 존재하겠지만요. 물론 현재 S급 선수들이 지금만큼 각 리그에서 자주 모습을 보일것이냐에 대한 문제는 존재하겠으나 어차피 새로운 선수들이 그 자리를 또한 메꿔나갈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을겁니다. 내가 올드 게이머의 팬이기 때문에 신예선수들을 백안시하면서 볼 필요는 없을테니 말이죠.

아무튼..

왜 사람들이 너도나도 나는 개인리그 너는 프로리그 이런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간만에 끄적대봤습니다.
여러분은 왜 XX리그를 좋아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