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06 00:05:12
Name elecviva
Subject format 홍진호: /q
1.

홍진호 선수가 졌다.
나의 '홍진호'는 또 다시 패배했다.
조금씩 느끼던 불안감이 드디어 가시화되었고,
그의 경기에 대해 갖고 있던 의문부호는 강력한 느낌표로 대체됐다.

'경기력 저하'.

누가 뭐래도 그의 전성기는 지나갔다.
2004년의 홍진호와 2006년의 홍진호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정말 2006년의 홍진호가 이길 수 있을까......


2.

2006년 11월 5일,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한 홍진호는
올림푸스의 원수인 서지훈에게 패배했다.
올림푸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마지막 경기처럼 가난하게 말라죽었다.
생각해보면 홍진호의 경기는 자원이 말라서 패배하는 경기가 많다.
전 맵의 자원을 다 먹고 장기전을 펼치는 모습을 본 기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의 경기 스타일상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더욱 좌절하게 된다.

가난과 패배는 모두 비극을 연상하게 하기 때문일까?
1시 멀티를 저지하는 레이스 1기와 마린 1기가 그렇게 비수를 꽂을 수 없었다.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3.

하지만 나는,

그의 표정에서 나는 절실함을 읽을 수 없었다.
그의 우클릭에서 전성기의 반응속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얼굴에서 읽은 것은 익숙함이었다.
또 다시 테란을, 서지훈을, 최근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에서
기대했던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안타까움을 볼 수 없었다.

혹시 벙어리 냉 가슴이라도 앓았을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지만,
인간의 표정은 정말 많은 정보를 내포한다.


5.

올드 유저로서 너무 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과부하가 걸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것이 트렌드를 따라오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보인다.

요즘의 경기 양상은 그에게 익숙한 방법을 선택하지 못하게 한다.
새로운 전략과 그에 못지 않은 전술을 학습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과거의 영광에 수반된 경험은 지워야만 한다.
충분한 과잉학습만이 두 손에 남겨진 영광을 애써 씻어낼 수 있다.

박성준이 2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재윤이 저그로서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경기력를 바라보며......

그대가 꿈꾸는 것은 무엇인가?

임요환이 1년에 한 번씩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홍진호는 그렇게 살아왔나,
홍진호는 최선을 다했을까?

임요환은 임요환이고, 홍진호는 홍진호일까?


6.

모든 프로게이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
홍진호에게는 더욱 휴식이 필요해보인다.

그의 휴식은 정서적인 환기가 목적이 아니다.
두 손에 담겨진 기억들의 휴식이다.

결정적인 순간의 패배도,
빛나던 영광의 전술적인 움직임도,

모두 그대의 두 손에 담겼다.
그대는 무엇을 택할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잃고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무엇이 되었든 그대가 무대위에 설 날도 어린 선수들처럼 길지는 않다.
그리고 어차피 시계는 돌아간다.



PS : 팬이라는 이름으로 입만 나불거려서 언제나 미안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11/06 00:07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ㅜ_ㅜ 안타깝네요
blackforyou
06/11/06 00:11
수정 아이콘
반드시 부활할거라 믿고서 기다릴겁니다...
홍진호니까요!!! 홍진호 화이팅!
사상최악
06/11/06 00:14
수정 아이콘
오늘의 패배가 그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에게 희망을 건 사람이 아직은 많이 남아있으니.
여기로와
06/11/06 00:26
수정 아이콘
진호선수 맘은 어떨지.. 힘냈으면 좋겠는데..
이카루스
06/11/06 00:47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진짜 부활할 날만 기다리고있습니다ㅠㅠ
꼭 돌아오세요~
06/11/06 01:13
수정 아이콘
format 홍진호: /q 에서 '/q'에 주목이 되는군요... 홍진호선수의 부활!! 빠를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전 홍진호 선수가 자신의 개성이 강해서 그렇지 그다지 실력이 녹슬어 보이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신과 다른 스타일을 흡수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임요환 선수도 한때 물량스타일을 따라가려고 하다가 슬럼프를 겪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때의 슬럼프가 훗날의 밑거름이 됐지요. so1결승 진출 등은 역시 물량의 부족을 극복해 냈기 때문이 아닐까요?
홍진호 선수는 스타에 관한 저그에 관한 좋은 마인드를 가진 선수입니다. 그 장점 녹슬지 않았으니, 힘들고 지겹더라도 자신과 다른 마인드를 흡수하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 주세요. (그리고 요즘 그런 모습을 어느정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06/11/06 01:16
수정 아이콘
항상 '그의 승리를 믿고 기다린다'는 말도 이젠 너무 오랜시간동안 사용한 것 같네요. 응원하고 좋아했던 마음이 적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더욱 많았기 때문에 지쳐버린건지.. 제마음속에 홍진호란 이름은 슬슬 작아지네요.
위처럼 응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받아서 '봤지? 내가 한다면 해' 이런 말 할수 있는 좋은 성적을 내어줬으면 좋겠어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마음은 '제발~~~~~'이란 심정;;)
06/11/06 01:42
수정 아이콘
저는 경기력 저하보다는 자신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홍진호 선수가 승리하는 경기를 보면 예전의 그 날카로움과 시원스런 공격성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다만 시작전의 모습을 보면 무언가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지고 난후의 모습을 보면 내색하진 않지만 그의 깊은 울분이 느껴지기 때문에 '익숙함'에 대해서도 글쓴분과 동의할 수 없네요. 경기력저하니 익숙함이니. 솔직히 100번 얘기해봤자 좋을게 없는 이야기죠. 그런애기 듣고 분노모드로 연습해서 부활해라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을 믿고 격려해줄때 힘이 나지 않습니까. 홍진호 선수에게는 자신감을 북돋아 줄 격려와 응원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홍진호 선수 부디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다시 한번 비상하길 바랍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화이팅~!!
elecviva
06/11/06 02:24
수정 아이콘
elsyddl님 /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력 저하가 일어날 수도, 경기력 저하 때문에 자신감 부족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순환적인 문제겠죠. 제가 봤을 땐 플레이의 날도 많이 죽었고 예전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당대 최고의 저그였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죠. 그리고 당근이 있으려면 채찍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적었습니다.

하나둘셋 화이팅-은 언제나 많은 분들이 해주시니까요,
랜덤좋아
06/11/06 06:30
수정 아이콘
진호선수가 재윤선수처럼 되길 바랬는데 말이죠. 이제는 그 인터벌이 더 벌어진건가요? 성준선수가 우승하고 잘 나갈때도 무척 아쉬웠는데 오늘은 좀 더 아쉽군요.
sAdteRraN
06/11/06 09:17
수정 아이콘
추게감이네여
발컨저글링
06/11/06 09:33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의 팬으로서 안따깝기 그지없습니다. ㅠ.ㅠ
다른 선수의 장점을 흡수하려는 노력이 일단 절실히 필요하겠고 자신감을 빨리 찾아서 예전의 경기력이 다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06/11/06 11:00
수정 아이콘
여전히 그를 응원하는 마음엔 변함에 없기에 어제의 패배가 아쉽지만 그래도 늘 응원합니다. 워낙 오랫동안 잘 해왔던 선수 이기에 항상 그의 노력과 선택을 믿습니다만 요즘의 홍진호선수는 지쳐있는 기색이 많이 보인다고 할까요... 글쓴이가 말씀하신것 처럼 휴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가 좀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편히 먹었으면 좋겠네요, 우리의 욕심과 기대만으로 홍진호선수를 자꾸 재촉하고 보채는거 같아서 미안합니다.
홍진호선수가 힘냈으면 좋겠어요. 자신감도 가졌으면 좋겠구요, 예전같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때의 그 눈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진호 화이팅!!!!!!!!!!!!!!!!!!!
화염투척사
06/11/06 12:06
수정 아이콘
2004년의 홍진호와 2006년의 홍진호.. 개인적으로 전 둘이 붙으면 실력이 별 차이 없을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홍진호 선수가 못해진것 보다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하게 된 것이 홍진호 선수 부진의 이유라고 생각하거든요.
06/11/06 12:10
수정 아이콘
항상느끼는거지만 이상하게 홍진호선수와 대결하는 테란들은 초반플레이나 전략적으로 게임을 진행해요.거기서 홍진호선수는 항상 막다가 테란한테 승기가 넘어가고 결국 지는....이런.. 따라서..
홍진호 선수는 뭔가 꼼꼼한 정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초반 조심.
질럿을사랑한
06/11/06 13:07
수정 아이콘
요환선수가 잠시 자리를 비운 지금.. 정말 오랫만에 맘편히 yellow를 응원합니다...
분발합시다
06/11/06 13:44
수정 아이콘
그렇죠... 홍진호선수를 상대로 하는 테란들은 항상 보면 초반부터 전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왜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전략이 실패해도 할만하다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홍진호는 초반에 약하다고 생각하는건지... 어쨋건 홍진호선수는 초반만 무난하게 넘기고 상대에게 기습공격만 안당하면 충분히 좋은승률을 유지할수있을것같습니다.
06/11/06 15:59
수정 아이콘
elecviva님// 저는 홍진호 선수가 임요환 선수와의 4강전에서 벙커링에 3연패한 후로 자신감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경기력이 저하되었구요. 홍진호 선수의 실력이 딱히 줄어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님의 생각에 동의할수 없다고 한 것인데, 님의 댓글을 보니 순환적인 문제라는 점은 저와 생각이 같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어딜가도 '하나둘셋 화이팅' 보다는 '경기력 저하,한물갔네'가 더 많은 거 같은데요? . 홍진호 선수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은 한때 최고의 선수였는데 최근의 부진한 모습에 많은 비판을 받았고 그래서 더욱 부담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한 말입니다. 홍진호 선수도 그렇고 KTF도 그렇구 비판과 채찍은 받을만큼 받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응원과 격려가('하나둘셋 화이팅'이라는 단순한 응원구호일지라도) 더 도움이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804 홍진호선수와 나를 바라보면서. [4] Sohyeon4118 06/11/06 4118 0
26803 프로리그의 기본 단위는 '팀'이 아니었던가요 .. [12] 4001 06/11/06 4001 0
26802 용산전자상가 되살리기? [30] partita5346 06/11/06 5346 0
26801 홍진호...그의 눈빛은 어디로 갔는가... [4] 노게잇더블넥4132 06/11/06 4132 0
26799 그 어느 누구도 몰랐나요? (Sparkyz VS EX Ace결정전) [8] IntotheTime4423 06/11/06 4423 0
26798 이번 비기는 경기의 대한 프로의 관점, 팬의 관점 [106] 체념토스5450 06/11/06 5450 0
26797 2인자에 이상하게 끌리는 나.. (여러분은..?) [25] Kim_toss4127 06/11/06 4127 0
26796 format 홍진호: /q [18] elecviva4881 06/11/06 4881 0
26795 꼭 요즘 대세를 따라갈 필요가 있을까... [16] blackforyou3967 06/11/05 3967 0
26794 학교 축제 공연에 관한 일화, 그리고 그로부터 느낀 어느 자그마한 록키드의 한탄. [20] Knucklez4100 06/11/05 4100 0
26793 PgR21 유감 [30] 포로리5066 06/11/05 5066 0
26792 이 감동을 훼손하기에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56] SKY927110 06/11/05 7110 0
26791 팬을 그만두는게 가능한가요? [51] op Has-4696 06/11/05 4696 0
26787 결국 프로리그로 갈 수 밖에 없다면... [19] Graceful_Iris4199 06/11/05 4199 0
26786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서른번째 이야기> [18] 창이♡4314 06/11/05 4314 0
26785 오늘의 빅매치! KTF VS CJ Entus! [870] SKY9211233 06/11/05 11233 0
26783 스파키즈 VS 팬택 EX 엔트리. [252] SKY925972 06/11/05 5972 0
26778 전상욱,이병민,한동욱선수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17] 최강견신 성제5491 06/11/05 5491 0
26776 옵틱은 왜 안쓰는거죠? [33] 다른남자5280 06/11/05 5280 0
26775 아파트와 대출 광고 [21] 질럿은깡패다4201 06/11/05 4201 0
26774 임요환이 아니니 가을의 전설은 없을것이다 !?! [38] 하수태란6017 06/11/05 6017 0
26772 오늘의 르까프 오즈 vs mbc게임 히어로즈 [16] 달려라4807 06/11/04 4807 0
26770 뭐 같은 인생.... 난 언제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갈까.. [25] 코어챔버4003 06/11/04 400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