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18 22:25:19
Name 호수청년
Subject 슈퍼스타 박지호
누군가는 무언가를 알면 알수록 즐겁다지만, 적어도 내 경우엔 알면 알수록 지겹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비슷비슷한 맵들, 비슷비슷한 게임양상들... 이름을 가리고 봐도 게이머가 누군지 알 수 있던 시대는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따분하고 지겨워도, 담배보다도 더 끊기 힘든 스타리그를 지겨워도 계속 보는 이유는
오늘 박지호(선수)와 같이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경기를 놓치기 싫기 때문이다.
생방송으로, 경기 결과를 보른채, 경기 시간을 모른채 이 경기를 보는 동안 난 2006년 최고의 희열을 느꼈다.




2:1 ㅡ 영화같은 줄거리.

1경기. 아카디아2에서 저그를 꺽는 최초의 테란 승리자가 탄생했다. 11전 11패가 아닌 1승 10패. 시작부터 드라마틱했다.
2, 3경기. 7드론을 막은 송병구와 랜덤팀플로 나와 승리한 삼성 칸.
히어로엔 대장과 같은 박지호선수가 삼성칸엔 돌격대장같은 신인 이성은선수가 나왔으니,
스타가 탄생하기에 적절히 재미있는 예고편이 만들어진 셈이다.





슈퍼스타 박지호 ㅡ 3번의 위기.

토스에겐 3번의 위기가 있었다. 테란이 빠른 앞마당을 취하는 것으로 착각한 토스는 미네랄까지 먹는 과감한 트리플을 펴지만
테란의 실상은 2팩 조이기였다. 트리플은 취소를, 앞마당 넥서스는 파괴당했으며 설상가상으로 토스의 입구는
서플라이 2개로 막혀버렸다. 입구에 버티고 있는 탱크는 4기나 되었고, 하나 지어진 터렛은 토스의 시야와 이동범위를 더욱 더 좁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박지호의 토스는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위로 날아간 셔틀에선
질롯 1기가 내렸고 그 틈에 리버의 원샷. 또 약간 이동해서 질롯, 리버의 원샷. 이미 이것만으로 기적과 같았다.
입구쪽을 뚫어내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할만큼 경기는 기울어져 있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지호는 2번의 기적을 더 만들어 낸다.



테란은 5시쪽 토스멀티를 타격함과 동시에 전진기지 구축을 시도한다. 토스에겐 속업셔틀 3기가 있었지만
골리앗이 섞인 테란이기에 과연 얼마만큼의 효율을 거둘진 사실 의문이었고...
첫번째의 기적이 리버에 의한 기적이었다면 두번짼 아비터에 의해 만들어 졌다. 홀연히 등장한 아비터는
골리앗의 모든 포화를 자신이 받으며 셔틀 3기에서 질롯 1부대가 무사히 떨어지게 만들었다.
또 한번의 기적이었다. 박지호와 아비터가 만들어낸 두번째 기적.



하지만 중반까지 테란과 토스가 치고 받는다면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업그레이드의 차이가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 경기처럼 초반피해가 극심했던 프로토스였다면 테란의 업그레이드를 따라가기란 정말 힘들다.
업그레이드를 포기했기에 경기를 후반까지 끌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테란은 3-2업, 토스는 공2업.
쉽게 말해 테란은 레벨5인데 토스는 레벨 2인 것이다. 3단계나 테란이 앞서있는것이며, 체감상으론
테란이 더욱 더 유리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는 전투를 2번이나 했지만 마지막 힘을 짜내 조여오는 테란을 걷어내는 것은 쉽지 않아보였다.
토스의 9시 미네랄멀티를 향해 언덕에서부터 서서히 조여오는 테란의 벌쳐, 탱크들.

여기서 박지호를 박지호답게 만들어준 유닛. 바로 질롯. 세번째 기적은 일단 달리고 보는 질롯이 그 주인공이다.
본진 게이트에서 생산된 질롯 1부대 반정도. 위쪽으로 달리며 태산과 같이 자리잡고 있던, 천근바위처럼 무거워 보이는
테란의 병력들을 걷어내며 오늘 마지막 기적인 세번째 기적을 만들어 낸다.



총 세번의 기적같은 전투를 보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끈 박지호.
왜 그가 박지호인지. 왜 우리가 그의 질롯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하는지.
투명한 도화지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듯 잘 보여준 경기다.

그리고 오늘 달린 그의 질롯엔 마치 승리를 향한 그의 열정과 집념들이 투영되어 있는것 같았다.









P.S 글을 쓰며 이 광고가 떠올랐습니다..

십만이 몰려오면 백만을 벨것이며 태산이 막는다면 천하를 부수겠다! 토스에 대답하라! 질롯!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제갈량군
06/09/18 22:28
수정 아이콘
정말 오랜만에 본 프로토스 대박 역전승이었습니다..

박지호 파이팅~~
06/09/18 22:28
수정 아이콘
수퍼스타 박지호~!!! 심히 와 닿네요~오늘 멋졌습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오던데요~
마요네즈
06/09/18 22:30
수정 아이콘
간만에 모든 게임사이트와 네이버를 동시에 뒤덮는 게임이 나왔네요.
슈퍼스타 박지호.. 공감 백프로입니다..
06/09/18 22:32
수정 아이콘
지난 듀얼에서 고인규 선수에게 아쉽게 산화하더니
오늘 1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역전승으로 보답 해 주시는 군요.
사다드
06/09/18 22:33
수정 아이콘
리버로 탱크라인 뚫을때 정말 시원하더군요.
박지호선수 정말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블러디샤인
06/09/18 22:33
수정 아이콘
셔틀 3기가 테란 병력을 회군시킨게.. 정말 대박이었죠..
감동.. ㅠ_ ㅠ
피클져아
06/09/18 22:33
수정 아이콘
손발이 오그라들었지요...
06/09/18 22:34
수정 아이콘
ㅠㅁㅠ감동의 토스 박지호선수 감동입니다
06/09/18 22:35
수정 아이콘
오늘의 승리요인중 가장 크다고 생각한것은 셔틀리버 플레이가 아니라

초반 배럭스의 파괴 ← 이게 정말 대박이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플토 앞마당 조이기가 테란이 앞마당먹고도

병력충원이 투팩에서 생산돼는정도밖에 안됐고

그걸 박지호선수의 환상의 리버컨트롤로 쭗어낸것이 대단하다고 봅니다
물량테란
06/09/18 22:38
수정 아이콘
오늘 pgr 최고 평점 깨지는 날인가요?!
나하나로충분
06/09/18 22:40
수정 아이콘
역시 박지호!!! 정말 시원 시원한 물량~ 전투~ 센스!!
듀얼 대 고인규전의 아쉬움을 털어 내는군요.. 그때도 박죠 엄청 응원 했었는데.. 오늘 완전 대박 이네요 ^^;
성추니
06/09/18 22:40
수정 아이콘
지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덜덜덜..
프리랜서
06/09/18 22:40
수정 아이콘
스타를 보고 이렇게 전율을 느낀게 얼마만인지...박지호 선수의, 그리고 엠비씨게임 히어로의 팬이라는게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체념토스
06/09/18 22:44
수정 아이콘
으아!! 이글 제가 쓰고 싶었어요!! 진짜 리버 와 셔틀 그리고 질럿 ㅠㅠ/
호수청년님 글 오랜만에 보는데.. 역시 좋네요!!
체념토스
06/09/18 22:46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생각해도 이경기는 고인규선수와 경기에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잘짜여진 쓰리즈물을 보는듯한...
06/09/18 22:52
수정 아이콘
고인규선수와의 경기때는 그래도 막판까지 할만했었죠..
저는 오늘 입구막혔을때 100% 졌다고 봤었습니다;
My name is J
06/09/18 22:56
수정 아이콘
이성은 선수가 안쓰럽다가도 짜릿한 토스의 승리에 전율하는...
(난 토스팬이 아닌데...아닌데...아닌데에....ㅠ.ㅠ)

멋진 경기는 늘 이만큼의 힘을 가진 것이죠. 종족 맵, 다 필요 없죠 사실..으하하하-
네버마인
06/09/18 22:56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박지호는 결코 죽지 않아!!!
프토초보
06/09/18 23:03
수정 아이콘
그나자나 이재호 선수 불쌍하군요..
정말 이병민 선수 포스가 나올지도...
이재호 선수만 생각하면 안습..
벨로시렙터
06/09/18 23:15
수정 아이콘
박지호선수, pgr평점, 최고점을 달리는군요, 9.7점. 역대 최고의 점수를 갱신할것 같습니다.
김연우
06/09/18 23:16
수정 아이콘
생방으로 못봤다는게 정말 아쉽네요-_-

솔직히 막힌 입구, 리버로 뚫어내는것 자체도 전율이었습니다. 경기 결과 대충 알고 '어라, 저 조이기를 어떻게 뚫어내지?' 생각하다가 '아아, 셔틀로 리버 날라서 역공했나보구나'했는데 그걸 뚫더라구요-_-

알고봐도 햇갈리게 만드는 진짜 대단한 선수입니다.
미나무
06/09/18 23:18
수정 아이콘
박지호 선수, 오랜만에 호수청념 님 까지 불러냈군요.:) 아슬아슬하지만, 불끈 하게 만드는 그런 결과. 오늘 박지호 스리핏은 말 그대로 프로토스의 로망이었죠.
GutsGundam
06/09/18 23:26
수정 아이콘
엄청난 힘을 보여준 박지호 선수..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는데.. 이제 부진 탈출인가요? 덜덜덜...
사고뭉치
06/09/19 00:26
수정 아이콘
오늘같은 날이 있어서 스타를 계속 볼수 밖에 없는거겠죠? ㅠ_ㅠ
멋진 경기를 보여준 박지호, 이성은 선수에게 감사드립니다. (__)
넨네론도
06/09/19 01:00
수정 아이콘
박지호 선수 화이팅입니다!!!!
06/09/19 02:00
수정 아이콘
저번 고인규 선수와의 경기때 누군가 그런 댓글을 다셨던게 기억이 납니다... 아름다운 경기. 네, 오늘 박지호 선수의 경기는 전율을 넘어선 예술이었습니다. -_-;
06/09/19 07:02
수정 아이콘
이거 물량이 적당히 나와야지원.. 이성은 선수가 못 하지도 않았는데.. 오늘 정말 전율이더군요. 전술+전투+물량의 극을 보여준듯
목동저그
06/09/19 07:27
수정 아이콘
이게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이유죠. 저야 뭐 모든 경기를 재미있게 보는 스타팬이지만 특히나 이런 경기는 정말^^;;
그러려니
06/09/19 07:50
수정 아이콘
누구의 경기든 이렇게 즐겁게 본 적이 언제였나 싶네요. 마지막에 깊은 숨 몰아쉬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 또한 압권이었습니다.
멋있어요 박지호 선수.
글루미선데이
06/09/19 09:12
수정 아이콘
아 재방 생각에 두근거리는군요 하필이면 이걸 못봐서 -_-
06/09/19 09:38
수정 아이콘
아이구 그렇게나 대단한 경기였나요?
저도 출장이라 방송을 못 봐서...쳇
아름다운달
06/09/19 10:27
수정 아이콘
정말 두고 두고 명경기로 회자될듯 한...박지호선수 최고였습니다. 이성은 선수도 얼굴에 흐르는 땀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 하신 경기였어요!
06/09/19 11:17
수정 아이콘
초반 배럭스가 파괴된 것은 이성은 선수의 입장에선 정말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SCV동원에 있어서 약간 매끄럽지 못했다고 할까요.. 2게이트로 압박하는 프로토스가 드라군이 3기에서 5기로.. 이후 추가2드라군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2기의 SCV만을 대동한 건 상당히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성은 선수도 후에 정말 잘했고 박지호 선수는 물론 말할 것도 없겠죠;; 경기가 끝나고 그동안의 부진을 이 한방에 씻어버린 듯한 박지호 선수의 환한 얼굴과 너무도 아쉬워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던 이성은 선수의 얼굴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물빛구름
06/09/19 12:46
수정 아이콘
지호선수, 어제 경기 너무 멋졌다죠! 거기다가 재호선수의 산뜻한 출발과 박성준선수의 깔끔한 마무리까지~ 팬으로서 정말 기운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06/09/19 14:05
수정 아이콘
박지호 선수 정말 최고 였습니다. 그리고 프로토스가 있기에
탄성 그리고 감탄이 있다는 것 많은 프로토스 프로게이머 선수들은
잊지 말아야 할겁니다. 그들이 없다면 ... 스타크래프트는 끝~~~
06/09/19 14:48
수정 아이콘
정말 소수종족이지만.. 프로토스의 승리는 항상 감동적이군요. 프로토스의 전술의 극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06/09/19 15:07
수정 아이콘
다시 보니 초반에 박지호 선수 게이트도 두개나 깨져버렸군요. 이런 악조건 속에서 뚫어내는걸 보면 그저 신기하네요. 아니 그걸 뚫었다고 해도 딱히 유리한 면이 없었는데 그걸 이겨버리네요.
김우진
06/09/19 18:51
수정 아이콘
제가 격지는 못했지만 역시 시련 후에는 뭔가 있는것 같기는 하네요.
박지호님 파이팅!
06/09/19 20:09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의 승리는 정말 멋있지요. 소수 종족이기에 '더 스타일리스트가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김경송
06/09/20 22:08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를 봤지만 정말 멋지더군요 ㅠㅠ 최고였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782 가림토스 복귀 준비 중??!? [66] 연아짱8407 06/09/20 8407 0
25780 아카디아2에서 이재호의 승리에 의미. [11] 낙~4315 06/09/20 4315 0
25778 테란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14] Better Than You4029 06/09/20 4029 0
25777 백두대간의 밸런스 논쟁 [6] SEIJI5748 06/09/20 5748 0
25775 <아카디아2> 테란의 첫승 이재호 선수~ [12] mars4011 06/09/20 4011 0
25774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두번째 이야기> [21] 창이♡4396 06/09/19 4396 0
25772 음,, 서바이버 보고 있습니다. [87] 에오스4954 06/09/19 4954 0
25769 아카디아2의 논쟁은 이제 끝이죠? [31] 제로벨은내ideal5316 06/09/19 5316 0
25764 만화 '카페 알파' 를 아시나요? [13] 카페알파6524 06/09/19 6524 0
25763 오렌지의 노래 [2] 연휘군4323 06/09/19 4323 0
25762 리플에 대한 변명 [224] Hand5527 06/09/19 5527 0
25761 e스포츠 최고의 맞수-영원한 라이벌 : 임요환 VS 홍진호 [33] Altair~★7570 06/09/19 7570 0
25760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필기시험을 다녀와서... [6] DNA Killer5667 06/09/19 5667 0
25758 글쓰기, 멘토 [8] 양정현4228 06/09/18 4228 0
25757 대인배저그 [22] Sohyeon6574 06/09/18 6574 0
25756 [yoRR의 토막수필.#28]Nice Dream. [10] 윤여광4571 06/09/18 4571 0
25755 슈퍼스타 박지호 [40] 호수청년8007 06/09/18 8007 0
25754 오랜만에 보는 스타의 축제를 즐깁시다.^^ [14] 석양속으로3894 06/09/18 3894 0
25752 나름대로 일주일간 테저전에 대해 고민해본 결과물. FD Again! [23] 볼텍스4554 06/09/18 4554 0
25751 상담 좀 부탁 드립니다(스타관련글 아닙니다.) [6] 박서날다3929 06/09/18 3929 0
25750 여성부 스타리그(LSC) 개막전 - 놀라움의 연속. [8] BuyLoanFeelBride6833 06/09/18 6833 0
25748 견제? 물량? 박지호 [27] 그래서그대는4731 06/09/18 4731 0
25747 전상욱vs오영종...캐리어에 대한 생각. [30] jyl9kr4407 06/09/18 440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