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8/21 08:35:11
Name
Subject 너의 gg와 우리가 고개 떨구는 사이에 있던, 그 느낌표 하나.
가장 마지막으로 본, 스타리그의 어느 준결승을 기억한다.

개척시대. 백두대간. 당시로선 저그에게 그닥 좋을 것 하나 없는 맵의 조합이었지만

5경기 내내, 폭풍이 불어닥쳤다.

전성기의 옐로우, 폭풍저그 홍진호의 부활에 모두 이번에는 설마 하는 기대를 걸었다.

상대는 테란, 고비마다 자신의 발목을 붙들었던 테란의 바이오닉 황태자 한동욱.

3연속 벙커링에 무너졌던 지난 4강전의 악몽에서 이제는 벗어난 듯이

그는 12풀, 12앞마당, 9오버풀로 자유로운 빌드와 특유의 몰아치는 공격적 운영을 보여주며

모두가 경악한 4경기 원햇 러커 상대로의 한동욱의 칼타이밍 바이오닉 역공격을 저지해내며

마지막 5경기, 신 개척시대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앞만을 보고 내달렸다.

9오버풀 후 4햇 러커 올인러쉬를 선택하는 홍진호, 멀티를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최종테크까지 본진에서 올라가는 테란의 한동욱.

4개의 성큰 콜로니를 돌파하려는 바이오닉 부대의 압박을 막아내고,

4해처리를 돌리며 저글링 러커로 테란의 한방조합과 계속해서 교전을 벌이던 홍진호.

그러나 결국 베슬이 확보되고, 2기의 탱크가 추가된 테란의 주병력에 앞마당이 파괴되고,

본진의 드론이 전멸하고, 마지막 저글링이 전사하고.

그는 느낌표를 달아 GG!를 치고는, 4강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8강에서, 누구보다 홍진호를 존경해 ID마저 Yellow로 달았던 신예, 박명수가 탈락했다.

4강. 본선 100승째를 기록하며 올라온 홍진호가, 다시 한번 테란에게 패배하며 탈락했다.


홍진호의 경기 VOD를 보다 보면, 눈가를 붉힌 팬들의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잡힌다.

그는 이제 예전처럼, 아주 많이 이기지도, 아주 압도적으로 이기지도, 아주 쉽게 이기지도 못한다.

그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이고, 승률이 높은 저그 플레이어는 아마도 이제는 그 수가 꽤나 될 것이다.

그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구시대의 선수로 비난받거나, 혹은 신시대의 부적응자로 비춰지곤 할 때도 있다.

그보다도 화려하고, 그보다도 강력한 선수들이, 이제는 너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옐로우의 팬들은 이제, 그가 이기거나, 혹은 지거나, 항상 그의 경기 후에 밀려드는 눈물을 감추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으며, 여전히 계속되는 그의 싸움에 묵묵히 응원할 줄 안다.


오늘의 4강이 끝난 뒤에도, 다음 시즌의 그에게 설레일 준비가

아직도

그의 우승에 환호할 준비가, 우리는 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팬이라면, 종족을, 소속을 떠나 누구나 옐로우의 우승을 바란다.

이토록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믿음을 받는 플레이어를, 나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8/21 08:36
수정 아이콘
그 4강 마지막 경기 직후 썼었는데 올렸던 글인지...옐로우의 그 4강전이 바로 어제 일인것만 같네요.
CrazyFanta
06/08/21 08:54
수정 아이콘
기억나네요.... 야자중이라 친구가 문자중계해주는데..
'헉 또..또 또했어!'
^^
06/08/21 10:19
수정 아이콘
홍진호 화이팅!!
새로운시작
06/08/21 14:00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저 또한 환호할 준비 되어있습니다..
저번 신한은행리그 들어갈때의 그이상의 독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아자아자 홍진호 화이팅!!!
오리님
06/08/21 15:08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화이팅!!
마술사얀
06/08/21 15:11
수정 아이콘
글쓴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인가 보네요. 제목만 팬시 스럽게 바뀌어서 다시 올라왔군요.
올렸던 글인지 궁금해하시지 마시고. 다시 한번 검색해주시는 센스~
Peppermint
06/08/21 15:58
수정 아이콘
폭풍.. 우승하세요!!
마술사
06/08/21 16:20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의 팬이라면, 종족을, 소속을 떠나 누구나 옐로우의 우승을 바란다.

이토록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믿음을 받는 플레이어를, 나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멋집니다
06/08/22 01:14
수정 아이콘
언제나 정말로 진심가득한 환호를 보내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140 소시적 기억이란게 참 대단합니다. [10] 질롯의힘4324 06/08/22 4324 0
25139 [스포]프리즌 브레이크 시즌2가 나왔네요. [34] dpaxn4794 06/08/22 4794 0
25138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러면 좋을 거 같은데... [14] 우르크하이4435 06/08/22 4435 0
25136 2006 삼성 하우젠 K 리그 후반기가 내일 개막합니다 (2006.08.23) [6] 질럿은깡패다3918 06/08/22 3918 0
25135 無 念 [2] 사랑은어렵다4134 06/08/22 4134 0
25133 [더 게임즈]기사를 보고..스타 발굴 시스템에 대해 [21] 김주인4003 06/08/22 4003 0
25132 마재윤, 더욱 더 마재윤스러워져라.. [34] 이현규5077 06/08/22 5077 0
25131 파랑새는 어디로 갔을까 [6] 비롱투유4376 06/08/22 4376 0
25128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라. [5] 김연우24895 06/08/21 4895 0
25127 슈퍼주니어 팬들에게 습격당했습니다.. [71] 지수냥~♬9540 06/08/21 9540 0
25125 사랑해 [21] 설탕가루인형4461 06/08/21 4461 0
25124 east서버 처음 경험기..19293님 글처럼 너무 황당한 상황들 [14] ☆소다☆3876 06/08/21 3876 0
25122 삼성 & MS MP3 player 신제품 & mp3 잡담 [30] 정현준4710 06/08/21 4710 0
25121 내가 좋아하는 한국가요 [45] 그래서그대는5158 06/08/21 5158 0
25120 스타 9년 하면서 이런 어이없는 일은 처음이었다! [50] 이카루스테란7211 06/08/21 7211 0
25119 저에게 있어 스타크래프트의 의미 [5] Apple_BloG4126 06/08/21 4126 0
25116 행복했던순간... [4] 사랑은어렵다4422 06/08/21 4422 0
25115 너의 gg와 우리가 고개 떨구는 사이에 있던, 그 느낌표 하나. [9] 4139 06/08/21 4139 0
25114 한동욱VS박경락 리플레이를 보고나서...(수정) [12] skynoa5913 06/08/21 5913 0
25112 하반기 가장 기대하는 영화있으세요? [57] aSlLeR6284 06/08/21 6284 0
25111 재미있던 영화들 [68] 그래서그대는5590 06/08/20 5590 0
25110 [잡담] 가볍게 읽는 PGR의 일주일 (8월 13일- 8월 19일) [8] My name is J4418 06/08/20 4418 0
25109 2006년, 8월 20일 두가지목표가 날라가버렸습니다 [6] 그녀를 기억하3778 06/08/20 377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