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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24 10:28:37
Name 메카닉저그 혼
Subject 첫사랑을 다시 만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ㅡ.ㅜ
제 첫사랑은 2명입니다.
형용모순이지요?
그녀들은 쌍둥이이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2학년 때 과후배 신입생으로 들어온 그녀에게 전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저는 굉장히 이성적인 성격으로 그전에는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영화적 사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정말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완전히 사랑에 눈멀고 귀멀어 24시간 내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펴도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고, 길을 걸어도 온통 거리의 여자들이 그녀 얼굴로만 보였습니다.
(유치한 표현이지요? 네, 정말 그렇습니다. 근데 그때는 정말 그랬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학교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였는데,
그런데 그것도 모잘랐는지 그녀에게는 자신과 똑같은 쌍둥이 자매가 있었습니다.

언니(제 후배)는 A동 K대 법대
동생은 M동 S대 인문학부

언니는 불꽃같은 정열과 미모와 달리 친절하고 맘씨 착한 제주도 아가씨였고,
동생은 눈꽃같은 청초한 외모와 달리 약간 짖궂은 성격의 명랑하고 쾌활한 부산 아가씨였습니다.
(쌍둥이를 동시에 키우는게 어려워서 동생은 어렸을 때 부산 외갓집에 컸다더군요)

암튼, 둘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 학교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와 언니는 과 선후배인지라 금방 친해졌습니다.
동생도 언니 학교 근처에서 같이 하숙하던 관계로 동생하고도 친하게 되었죠.

제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사람은 언니였지만
마음이 잘맞아 같이 많이 놀러다녔던 것은 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언니는 제가 두사람 사이에 양다리를 걸쳤다고 오해를 한 것입니다.
그렇게 제 첫사랑은 대학교 2학년 가을에 끝났습니다.

그리고 둘다 보지 못했습니다.

그 뒤 언니는 4학년때 로마법 수업에서 마지막으로 봤고
동생은 4학년 때 중도관 지하 매점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물건 사는 그녀와 마주친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저는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군대 갔다온 후에 지금은 사법고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동생은 2년 전 쯤에 결혼했다더군요.
언니는 대형로펌에 변호사가 되어 다음달(3월)에 결혼한답니다.

이제까지 여자를 사귀어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던 것은 그녀가 유일하기에
그녀의 결혼소식에 저는 마음 한편이 아련해졌습니다.

그.래.서
절.대.해.서.는.안.되.는.짓.을.하.고.만.것.입.니.다!!!

싸이로 그녀의 홈피를 방문하고야 말았습니다!
언니는 여전히 아름답더군요.
(신랑은 약간 뚱뚱하고 아저씨 같아 보였지만, 돈이 많다니 뭐...)

그렇지만 10년 전의 그 불꽃같던 미모는 흔적만 남아 있었습니다.
약간 살이 쩌서 그런지 제 추억속의 천사같던 미모와는 달랐습니다.
(그래도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남자들이 넋을 잃고 쳐다볼 미모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언니의 싸이다보니 동생의 사진도 있더군요.
이 동생의 사진을 봤을 때 저는 처음에 이 쌍둥이들의 언니인가 했습니다.
(위로 언니가 한명 있었거든요.)

그런데 글을 보니 동생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나이들어 보이는 것은 10년이 지났으니 그렇다치고
턱이 네모나지고 코가 매부리코가 되어지는 것은 무슨 역변태인지...OTL

물론 제 첫사랑은 언니고
언니는 10년의 세월을 감안하면 제 추억속의 그녀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둘은 똑같았고(쌍둥이니까...)
제 추억속에서는 동생이 좀더 예뻤었기 때문에
동생의 변한 모습은 마치 제 첫사랑이 변한 것처럼 충격입니다.

첫사랑을 6년만에 만나고 후회하였던 후배가 말렸었는데...
그 말을 들을 껄...

여러분, 첫사랑이 아름답다면 절.대. 찾지 마세요.
첫사랑의 그녀는 여러분의 추억속에 있을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P.S 1. 글을 쓰다보니 여자 외모지상주의처럼 썼는데 그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첫사랑이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20살때의 모습과 달라졌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2. 저도 또한 그녀들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세월동안 늙었겠지요. 그래서 그녀들이 저를 만난다면 역시 실망하겠지요. 그러니까 안만나는게 최고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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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Sin.Young.
06/02/24 10:37
수정 아이콘
네 ㅜㅜ
저스트겔겔
06/02/24 10:42
수정 아이콘
저도 첫사랑이 두명이였지요
한명은 어쩔 수 없이 서로 이별하게 되었고
한명과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첫사랑중 한명에게 전 아직도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오
FreeSeason
06/02/24 11:04
수정 아이콘
찾아야죠..
혼지너님은 첫사랑을 찾았는데 많이 변해서 실망한듯..
어느 방송사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성인 남자의 70%이상이 첫사랑한테 연락이 오면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더군요..
06/02/24 11: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그 중 60%가 괜히 봤다고 한다더군요...


죄송합니다-_-;;;
이디어트
06/02/24 11:09
수정 아이콘
전 6년만에 만나도 여전히 첫사랑은 첫사랑이던데 말이죠;;
아니신분도 계시네요;;
터치터치
06/02/24 11:11
수정 아이콘
이디어트님// 동감입니다. 저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이더군요..
난다앙마
06/02/24 11:12
수정 아이콘
저도 몇년만에 만나도 아무리 변해도 첫사랑은 첫사랑인대.. 실망의 이유가 외모라..... 저의 실망의 이유는 그녀가 부모님 성화에 못이겨 원치 않는 결혼을 하려는것.
넘팽이
06/02/24 11:13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었습니다. 근데 남자애들은 거의 안 변했는데 여자애들은 엄청 변했더군요.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제가 짝사랑하던 그녀도 있었는데, 나쁜쪽으로 엄청 변했더군요. 10~20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와르르~ 흑.
게레로
06/02/24 11:15
수정 아이콘
전 유학오면서 헤어졌던 짝사랑하던 여자애랑 5년만에 다시만나 사겼다가... 결국 거리(?)땜에 헤어졌는데...
차라리 안만났다면 마음속에 기대라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06/02/24 11:40
수정 아이콘
첫사랑 만큼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요...

환상이라고나 할까?

그런게 있어서 깨질까봐...
06/02/24 11:59
수정 아이콘
흐음...우리 집안이 대대로 동안이라 어렸을때 얼굴이 죽을때까지 그대로 갑니다. 사촌형이나 제 얼굴 역시 어렸을때랑 비교해서 하나도 안 변했죠. -_-;;초등학교 동창들 만났을때도 애들이 저만은 알아보더군요.-살이 상당히 많이 빠져서 그 점은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마리아
06/02/24 12:05
수정 아이콘
첫사랑..

언제 봐도 두근거리는 마음이죠.

하지만 그사람은 그 마음을 몰라주죠..
뽀너스
06/02/24 12:19
수정 아이콘
첫사랑에 대해선 어느 정도 기대감과 신비감, 환상같은게 있는데.. 나이 먹고 세월에 변한 모습을 보면 당연히 실망하게 되는 것도 사실 아닌가요. 16살때 좋아하다 22살즈음 만나 보는거랑 26살때 헤어져서 32살즈음 만나 보는거랑은 천지차이죠-_-;

결론은 만나보지도 찾아보지도 않는게 좋다입니다만;;
06/02/24 12:28
수정 아이콘
헉 저도 갑자기 제 첫사랑을 싸이에서 찾아 보고 싶은건 왜일까요 ㅡㅡ
sometimes
06/02/24 13:06
수정 아이콘
언니의 얼굴이 몹시 궁금하네요.
워낙 예쁜 여자를 좋아해서리..
전 여잡니다;
이데아중독증
06/02/24 14:44
수정 아이콘
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마다 이사람이 첫사랑이구나 하고 느껴지던데..그 이전엔 내가 너무 어렷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06/02/24 15:10
수정 아이콘
괜히 싸이를 가보게 되는군요
언제쯤 다시 열려나 ... ㅡㅡ;;;
ミルク
06/02/24 22:16
수정 아이콘
4년만에 첫사랑의 싸이월드 주소를 알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전하더군요. (...)
letter_Couple™
06/02/24 23:20
수정 아이콘
첫사랑이 누구인지 헷깔리면 어떻하죠?
바다밑
06/02/25 12:48
수정 아이콘
저도 이데아 님 말에 동감
결국은 지나간건 사랑이 아니었던거죠
지금하는것이 사랑!
사랑은 지켜야하고 지켜진것이라는것 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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