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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14 20:55:19
Name zeros
Subject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나름대로 공부를 하며 재수생활을 했지만, 수능날 조진관계로 삼수를해야되는
한심한놈입니다. 오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시더군요.
제 재수생활을 아버지가 옆에서 지켜보셧을때. 도대체 제가 뭐를 중요하게생각하
는건지 모르시겠다고요. 재수생이라면 당연히 공부가 제 1순위가 되어야할텐데.
별로 죽기살기로 하는것같지도않고. 비단 입시에서만이아니라 사회에나가서
이딴식으로 사는게 도대체 무슨의미가 있겠냐고요.

바보같이. 재수하면서도 가끔 생각을했습니다. 내가 가려는 이 컴퓨터 공학 이라는 과가
내가 정말 원하는데인지. 스스로 물어보면. '글쎄.. 별로..' 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생각을 한것이 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이라서. 할수없다고
대학을 일단가서 생각을 하자고 하고 넘겨버리고 말았지요.
어찌보면 잘됐다는생각이듭니다. 별로 절실히원하지도 않는 과에가서
하다가 재미가들려서 열심히 하면다행이지만, 중간에 아 이건아니다 하고 나와버리면
그만큼의 시간을 또 날려버리는셈이니깐요.

그래서. 고민중입니다. 제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그런데, 찾기가 너무힘드네요. 시간이 그렇게 많은것도 아니고말이죠.
물론 시험공부를하는것과는 비교도 되지않게 이문제가 중요하다는걸 알고있습니다만,
PGR의 인생 선배님들께좀 물어보고싶습니다.
이런 문제의 답을 찾을때는 어떻게하는게 좋을지요.
어쩌면 제가 너무 답을 빨리내려고하는것일수도있습니다.
사회경험도 거의없는제가. 이런 문제의 답을 내려는게 애초에 무리일수도잇죠.
그런데 제가 고3과 재수생활을 돌아봤을때. 정말 하고싶은게생겨서
그런 동기가 생긴다면, 즐겁게 공부를 한다 라는 말도안되는 상황이 생길거같습니다.
도와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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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쇼마루사마
06/02/14 21:10
수정 아이콘
음..그건 제로스님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전 회사다니면서도 이게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것일까??하고 다니는데요.뭘.....^^;;
"진짜로 원하는 것"만큼 중요한게 "진짜로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보고 니 하고 싶은거만 하고 살아라..아무 걱정말고..누가 그런다면
아마 내일 사표를 쓰겠지요..
그러나 내가 해야하는 일을 알고 있기에 내일도 열심히 일할 겁니다.

너무 "하고싶은일"에 집착하진 마세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06/02/14 21:15
수정 아이콘
길고 긴 인생이란 여정의 궁극의 목표를 너무 일찍 찾으실려고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zeros님이 제 친동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너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언지 찾는데 20대 전체를 소비한다고 해도 그건 과소비가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
Radixsort
06/02/14 21:17
수정 아이콘
의학과 물리학과 컴퓨터 공학과 한의학과 4군데 모두 합격 했었죠.

그 중에서 컴퓨터 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후회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일까요?

가끔 너무 답답할 때가 있긴하더군요..

그리고 위에 어 님의 의견 특히 마지막 문장에 100% 동감합니다.
06/02/14 21:22
수정 아이콘
남자라면 서른이 되기 전까진 뭐든지 도전해보세요.
어떤 형태로든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쓰는 거라면 도움이 될 겁니다.
답을 내지 못했다면? 그럼 또 어떻습니까~ 나이가 들면 현실에 맞춰서 살 정도의 여유와 처세는 갖춰지겠죠.
단, 집에서 밀어줄 수 있는 한계까지만....
06/02/14 21:32
수정 아이콘
윗분들은 대단하신 분들이라서 저렇게들 말하시지만... (비꼬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진짜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저냥 대학가서 그냥저냥 취직되는대로' 삽니다.

제 친구중 하나는 부산대 다니다 군대 갔다와서는 재수해서 -취직걱정때문에- 농협대(전문대입니다. 취직은 거의 보장된다더군요.) 지망하고 있고, 다른 친구중 한놈은 재수해놓고 얼렁뚱땅 이상한 대학 갔다가, 군대(해경)가서 얼마 안있으면 제대입니다. 이녀석이 하는 말이, 제대해서는 해경 공무원(10급) 시험이나 쳐서, 그걸로 먹고 살겠다고 하더군요.

제경우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내가 하고싶은게 뭐가 있나..'하고 생각하며, '혹시라도 가고싶은곳 생기면 갈만한 성적은 만들어두자'...이래놓고 살다가 결국은 성적되는대로 의대 아무데나 들어가서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 스물넷인데, 아직도 별로 딱히 하고싶은게 있는지는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이왕 이길로 들어선거, 좋은 의사나 되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삽니다.

반드시 자신에게 맞는 딱 하나의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런 사람은 드물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흘러가는 주변 상황을 보고, 그 중에 대충 자기한테 맞겠다 싶은걸 선택해서 삽니다.

...좀 횡설수설 했는데... 결론은, '정 모르겠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대충 되는대로 간 다음, 공무원 시험 치는 식의 인생 -소위 말하는 남들 사는대로 사는 인생-도 한가지 방법'이란 얘기죠.
글루미선데이
06/02/14 22:09
수정 아이콘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은데요
무조건 열심히 하세요
뭐를 하든지 꿈을 찾는 일이던 아님 꿈을 향한 일이던
혼란스러울때에도 열심히만 살면 됩니다
결국 길이란 열리는 법이니까요
06/02/14 22:12
수정 아이콘
진짜 원하는게 뭔지 몰라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공부안하고 성적 나쁘게 받아서 1년 더하는 것 보다는 아무 생각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단 성적 받아놓고 공부하는게 훨 낫습니다.
Go2Universe
06/02/14 22:21
수정 아이콘
3년전에 만났다가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냥 뭐 갑자기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하더라구요. 연락은 비교적 자주 해왔기에 별다른 껄끄러움은 없었습니다. (물론 연락은 항상 만취 상태에서 했었죠...)

3년간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자신의 길을 찾을려고 공부를 한답니다. 28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그 녀석이 참 대단하더군요. 굉장히 안전한 것들을 좋아하고 집안의 성향때문인지 열심히 살던 애였거든요.

어쨌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전화를 끊으면서 이런말을 하더랍니다. 2가 3으로 바뀌기전에 뭐든 결정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고. 누구나 그런 고민하고 누구나 방황하는 거니까 특별한거 아니다라고 말이죠.

그 말이 맞는거 같습니다. 누구나 다 그런것들이니 30이 되기전에 가슴속에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찾으면 되는 것 같네요
날라보아요~
06/02/14 22:41
수정 아이콘
저도 "어.."님과 "Go2Universe" 님의 말에 동감..
20대 전체(20~29) 뿐만이 아니라 "20대까지의 모든" 삶(1~29)은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만 찾으면 헛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그거 찾을려고 노력중입니다...
포켓토이
06/02/14 23:34
수정 아이콘
흠.. 시간나시면 만화 한번 봐보세요. [최강입시전설 꼴찌 동경대 가다]라는 만화인데, zeros님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웹이즘
06/02/14 23:48
수정 아이콘
관점을 "무엇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 합니다.
사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라 넘이 늘 변하고,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이라는 것이 그런 것을 발견하도록 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물론 재수하고, 대학 진학해서 전공까지 한 번 바꾸고, 지금은 사회 나와 전공과 별로 관계 없는 듯한 일을 하는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무엇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면 조금은 여유있게 삶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현재 가장 땡기는 과와 가능한 대학보다 조금 점수 높은 대학을 목표하시고,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합격하세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한 것 자체에서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면 살아가게 될지는 몰라도 이런 경험 하나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70 꺽인 나이에 맨날 눈팅만 하다가 그 시절 고민하던 생각이 나서 적어 봅니다.
플토대동단결
06/02/15 00:07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크래쉬 노래를 생각한 ;;;
마리아
06/02/15 00:48
수정 아이콘
경영학과를 지원해서 지금 다니고 있지만..
이걸 왜 배워야하는지 의문을 가질때가 많습니다.

사실 끼가 있거나 정말로 천부적인 능력이 없다면...
성공을 위해, 조금은 편한 삶을 살기 위해 공부하는 것 이죠.
자신이 원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면.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돈을 벌기위해선.. 아쉽고 더럽지만.. 자신의 능력이 중요하죠.

저도 어린 나이이지만.. 선배와 어른들과 술 자리를 가지면..
하고싶어서 일하고 공부하는 사람 없다고 합니다.
다 먹고 살고 좋아하는것을 하기위해 하는것이죠.
06/02/15 01:19
수정 아이콘
누구나가 고민하는 문제 아닐까요.....
정용욱
06/02/15 01:33
수정 아이콘
남자로서 2가 3으로 바뀔 때까지.. 동감합니다.
조급함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오기까진 언제나 두려움에 떠실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내재적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앞으로 뛰쳐나갈 수 있겠죠.

뭐든 한 큐에 해내는 것은 일부 천재들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옳고 내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나는 다르며, 따라서 그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죠.

여러 유저분들 인생에서 각각 적용되는 풀이들을 귀담아 들으시되,
이 곳에서 해답을 구하려 하지는 마시고,
차근차근 깨달아 나가시다보면 언젠가 언덕 꼭대기가 보일 거에요.
무지개를 넘어
06/02/15 12:33
수정 아이콘
뭐든지 생계를 담당해야 되는 일이 되면 그 때부터 100% 즐거워지는 일이라는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100%로 즐거운 일이란 건 취미생활 기타 등등인데 이런 걸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뭐든지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즐거운데 생계까지 유지된다. 이런 걸 정말 세계에서도 몇 프로 안에 드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되고요, 어차피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는 게 세상입니다. 조금 하기 싫은 일을 하지만 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다른 취미를 할 수 있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게 해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좀 더 취미생활 많이 누릴 수 있고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자는 마음가짐으로 하세요.

KISS란 그룹의 한 멤버가 이런 말을 했죠. '행복한 게 뭔지 도저히 모르겠으면 일단 돈을 벌어라. 그럼 돈이 없는 것보다는 행복하다.' 결국 언제 자신의 길을 찾게 되더라도 노자돈없으면 그 길을 떠날 수 없습니다. 노자돈을 버는 가장 첫 번째 길목이 바로 대학입시죠. 딴 생각마시고 그냥 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일 겁니다. 딴 생각이 계속 나면 날수록 공부는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시험 때까지 시험문제만 생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능점수 받은 후에 고민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06/02/15 13:58
수정 아이콘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즐겁지 않을 때도 너무 많답니다.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내가 이 일을 좋아하고는 상관 없이 수익을 내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그러다 보면 거기 끌려갈 수밖에 없거든요.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사회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돈이 많이 벌리는 일이 아니니 가끔 자괴감도 들고...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원하서 하는 일이니까 그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됩니다.

대학을 들어갈 때는... 어차피 점수로 맞춰서 들어가는 거긴 하지만, 제 점수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과 학과 중 그나마 제가 제 적성에 가장 맞는 과, 제 성향에 맞는 대학을 결정했어요. 취직할 때도... 뭐 사실은 어딜 꼭 가야지란 생각보다는 교수님이 졸업하고 뭐할 거냐고 물으시길래, 그냥 제가 지금 어떤 걸 하고 있고 그걸 좋아하니 그쪽으로 갈까 싶어요, 한 게 진짜로 되어버린 케이스고...-_- 이상하게 뱉아놓으니 그게 제 길처럼 느껴져서 그리로 들어오고 또 지금까지 걷고 있는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인생은 먼 미래까지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때로는 당장의 것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하는... 딱히 가고 싶은 길, 정해진 길이 없으면, 지금 내가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쉽게 싫증을 느끼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성향을 좀더 살릴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요. 누구는 아주 먼 미래를 결정해 놓고 그것을 위해 준비하기도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인생의 사소한 계기로 제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들어선 케이스기도 하거든요. 그런 사람도 세상엔 많고요.

진짜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면,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잘하는 일은 무엇이지? 생각해 보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 순간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이 섬광처럼 떠오르기도 할 텐데... 아마 그때 다른 길을 가도 늦지는 않으리라 생각해요. 우리 주변엔 나이 들어서 새 길을 깨닫고 새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고 자신을 갖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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