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24 11:42:26
Name 낭만토스
Subject 학교라는 갑갑한 울타리




어제 12년간 해온것들을 평가하는 수능시험이 있었죠.

물론 저는 재학생의 자격으로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뭐 시험은 망쳤고, 시험장을 나오면서 정말 수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고등학교도 이제 끝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 갑갑했던 학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것 같고

정말 홀가분 했습니다. 며칠전부터 수능만 끝나봐라. 아주 미친듯이 놀아주마

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모이자 할건 없고 흐지부지 되어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이라면 그냥 3학년이 되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면 되겠죠.

그러나 이젠 곧 졸업이네요. 누가 옆에서 뭐라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땐 너무 짜증이 났는데 막상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네요.

그 전까진 뭘 해야 한다는 목표를 정해줬는데 이젠 없습니다.

나 스스로 목표를 정해야 하고 나 스스로 행해야 합니다.

그 전까진 무언가 잘못을 해도 '학생이니까~' 라며 넘어갈 수 있었지만

혹 사건이 커져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보호해 줬지만 이젠 아닙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참 어색합니다.



어제 몇몇 친한 친구들과 놀다가 새벽늦게 들어와서 아침에 늦게 일어났습니다.

꼬박꼬박 6시에 일어나서 가던 학교도 이젠 부르지 않고 부모님도 깨우지 않으시네요.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지만 할 것이 없네요. 티비를 켰지만 볼 것이 없네요.

이젠 가야할 학원도, 과외도 없고, 갈 학교도 없네요.

제가 뭘 해야 하나요?

........





학교라는 갑갑했던 울타리를 벗어던졌습니다. 그토록 벗고 싶었던 저를 짓누르던 것을요

홀가분 할것 같았지만 오히려 두렵고 불안합니다.

이럴때 술을 마시는 건가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DynamicToss
05/11/24 11:50
수정 아이콘
그 갑갑한 울타리 벗어던지고 대학가면 고등학교 시절 그리워 하는 분들 많죠 저도 그렇구요 다시 돌아 가고 싶습니다
05/11/24 11:52
수정 아이콘
자신이 약할때는 갑갑한 울타리가 아니라 고마운 울타리죠. ^^
자신이 충분히 강한데도 제한하는게 갑갑한 울타리고요.

학교란 울타리는 정말 고마운 곳이란걸 사회생활 2년만 하면 누구나 알게 될껍니다.

하긴. 울타리를 벋어 나야 강해질수 있는거긴 하겠지만.^^
SG원넓이
05/11/24 11:53
수정 아이콘
제가 수능 마쳤을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계시군요^^ 공감합니다.

사람이란 것이 참 주위 모든것이 자기를 속박하고 있다고 느껴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면 그 자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고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사람은 원체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방황하는 대학생들이 참 많습니다. 부디 능동적이고 보람찬 대학생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Lunatic Love
05/11/24 12:06
수정 아이콘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

총 12년간의 수학능력을 학생들의 개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단 하루만의 시험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뭐라 설명하기 힘든 생각이 들죠.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수능의 결과가 좋으면 뭘해도 뜻깊은거고 반대면 뭘해도 허탈한게 현실입니다. -_-

어차피 모든 고3들이 좋은 수능결과를 위해 뛰어왔으니 당연한 것이겠죠. 모든 고3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고 남은 시간을 의미있게 보냈으면 좋겠군요.
The Drizzle
05/11/24 12:10
수정 아이콘
12년간의 수학능력은 아닐듯 합니다. 사실상 1여년의 능력이겠죠. 자신이 떳떳하게 12년간 수학을 했으면 그 결과도 당연히 좋게 나올 것입니다. 더구나 시험이 아닌 다른 마땅한 평가책이 없는것도 사실이지요.

일단.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하나의 고비를 넘기셨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서서히 자기를 만들어 나가셔야죠.

그동안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차려진 밥을 먹었다면, 이제부터는 스스로 밥을 차려서 먹어야 하니까요. 누군가 차려주지는 않습니다. 굶거나, 차려먹거나 해야겠죠. 화이팅입니다! 하나의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으셨다면 앞으로의 행보도 밝으리라 생각합니다^^
동네노는아이
05/11/24 12:13
수정 아이콘
여러번 수능을 쳤던 선배로서 조언하나 하자면

책이나 영화를 많이 보시길..
운동도 많이 하시구요..
여행도 가는것도 좋겠지만 여행을 가려면 돈이 들고..
뭐 가장 빠르게 시간 보내는건 온라인 게임인데..(전 리니지를 열심히 했었죠.) 이건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지 않네요
어쨋든 골똘히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하기 쉬운것들 하고 싶은것들 한두개를 아무거나 시작해 보세요.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요.ㅋ
이성준
05/11/24 12:20
수정 아이콘
윗분말씀에 전적으로동의하구요..책이나영화 최고죠^^
친구들과 우정을 다시한번 확인하는..좋은기회로 만드세요
고3생활로 지친몸을 친구들이랑 운동하면서 보내는것도 좋아요^^
처음처럼
05/11/24 12:23
수정 아이콘
다시는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네요..이대로 자유가 좋습니다..
뺑소니
05/11/24 12:31
수정 아이콘
아 재학생인데 오늘 학교에 가보니 다들 잘봤더군요.. 더군다나 나보다 못하던 녀석들도 나보다 훨씬 높은 점수 받아오고.. 너무 괴롭군요
WizardMo진종
05/11/24 12:40
수정 아이콘
울타리로가고싶어! 울타리로가고싶어! 울타리로가고싶어!

... 때늦은 후회한번 해봤습니다.
Caroline
05/11/24 13:02
수정 아이콘
그 울타리가 정말 눈물겹게 그리워 지실날이 분명 오리라 확신합니다.
05/11/24 13:09
수정 아이콘
교양을 쌓으세요 +_+~
그러려니
05/11/24 13:09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 눈물겹게 그리운 울타리로 누가 고스란히 데려다 놔 준데도 무진장 잘해 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말입니다ㅡ_ㅡ;

어차피 인간은 늘 뒤 돌아보며 적당히 후회하며 살지요..
하루 하루 더 살면서 내 지난 날이 얼마나 소중하고 찬란했었는지 깨닫게 되고.. 결국 남는건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라는 것..
바로 그 오늘이 후에 깨닫게 되는 또 다른 소중하고 찬란했던 날일 것이 분명하니 말입니다..
05/11/24 13:14
수정 아이콘
전 지금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학교 자퇴할것 같습니다;;
05/11/24 13:40
수정 아이콘
흠. 취업하실거라면 취업준비를... 대학가실거라면 정시 준비를~
정시 준비시라면... 제 경험으로는 수능 반, 원서 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케이컴퓨터
05/11/24 14:09
수정 아이콘
제가 다시 나이가 어려질수 있다면 고등학교다니기보다는 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따고 수능을 고1때부터 계속 볼꺼같네요...
Ryu Han Min
05/11/24 14:22
수정 아이콘
젊다는거 그거...... 다~ 한땝니다.... ( ")b~~~
인세인
05/11/24 14:23
수정 아이콘
술은 그럴때 마시는게 아닙니다;
콘토스
05/11/24 14:42
수정 아이콘
저도 고등학교 다닐때 진짜 다니기 싫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은 중고등학교시절이 가장 좋았던것 같네요
쥐마왕
05/11/24 14:45
수정 아이콘
저도 일년전에 그런생각 징하게 했습니다.
졸린 잠 깨어가며 야자를하면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면서, 하물며 컴퓨터로 스타까지하면서 ... 갑갑하고 고된 고3생활속에서도 나름대로 조그만한 기쁨과 재미를 누렸던 칙칙한 교실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아에리
05/11/24 14:52
수정 아이콘
학생이 최곱니다.. 다시 돌아가도 공부는 안할 것 같지만 -_-
05/11/24 15:01
수정 아이콘
제 일생에서 가장 충실하게 보낸 때가 있다면...

고등학교 3학년 야간자율학습입니다.

죽도록 공부라는 것도 해보고, 죽도록 놀러도 다니고,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쓰고, 게임을 안 하면 죽는다는 듯이 게임도 해보고...

야간자율학습 시간... 타인에 의해서 강제로 부여된 시간이지만, 그 틀 안에서 벗어나고자 노력때문인지 제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충실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 생활 하다보면, 자신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가 어렵더군요. 의지도 그렇고, 주변환경도 그렇고...

과거로 돌아가고픈 생각은 없지만,(추억은 추억으로, 후회는 후회로 남겨둬야 맛이죠!) 그 때 그 시절이 그립기는 합니다.
05/11/24 15:13
수정 아이콘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자, 가장 아쉬운 시간이 수능이 끝나고 입학 or something 이 결정되는 그 순간 까지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예체능계열을 제외하면 시간은 무한정 주어지지만, 그 시간은 대부분은 하릴없이 비효율적으로 소비되곤 합니다.

거창하게 생각하지마세요. 지금 할 수 있는 것, 그것 하나만 건질수 있어도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실수 있을 겁니다.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낭만토스
05/11/24 16:36
수정 아이콘
나름대로는 공부 한다고 하면서 살이 좀 쪘는데 일단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몸을 만들어야 겠네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것처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많이 보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것 같은... 제 자신에 많은 투자를 해야 겠네요. :) 많은 분들 댓글에 힘을 얻고 갑니다!!
StaR-SeeKrR
05/11/24 16:46
수정 아이콘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간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기간....
학교가 좀 자유로워서 교복말고도 옷 좀 편히 입을 수 있고 머리도 적당히 기르고 안 걸리는 염색 정도도 되고... 잠, 만화책 등에 대한 제약이 약한 선생들도 많았고... 티브이도 보고 등등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뭐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수십명 혹은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고 게임부터 운동 등 뭐든 놀이를 다 할 수도 있고.... 참 좋은 곳이죠 학교는 ^^:
Hendreic
05/11/24 16:54
수정 아이콘
StaR-SeeKrR// 말씀에 동감합니다. 여러가지로 정말 지독하게 힘들었고 한편으로는 재미있었던 고등학교, 아니 학창시절이었지만. 이제는 그립습니다. '자유'라는 것. 구속이 있을 떄 자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 글 쓰신 분께 충고 드리자면 절대로 허송세월 보내지는 마세요. 뭐든지 하세요. 운동도 좋고, 독서도 좋고, 연애도 좋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어떠신가요? 허탈해 하시지 마시고 기운네세요.
InTheDarkness
05/11/24 17:51
수정 아이콘
졸업한지 이제 9개월 됐습니다. 말만 하면 알만한 좋은 대학 다니고 있습니다........그래도 할 수 있다면 고3때로 돌아가고싶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694 겜하다 신기한 경험들 [26] F만피하자3781 05/11/24 3781 0
18692 괜찮습니다...... 영웅을 상대로 그 정도면 잘 싸운겁니다. [15] SKY923639 05/11/24 3639 0
18691 [단편]로열로드 '그'의 탄생 [4] Timeless3774 05/11/24 3774 0
18690 너무나 처절하게 싸웠는데...신이여~~ 이럴 수는 없는겁니다!!! ㅠ.ㅠ [28] 삭제됨4661 05/11/24 4661 0
18689 뮤탈 버그가 아직도 있었군요.. [9] 욱쓰4395 05/11/24 4395 0
18688 [손바닥에 쓰는 소설] 초인종 [2] kikira3547 05/11/24 3547 0
18687 No matter how far the road to my dream colleage [12] 콜라박지호3915 05/11/24 3915 0
18685 이것의 진실여부가 알고 싶습니다만... [29] 임정현4179 05/11/24 4179 0
18684 Reach! [15] jyl9kr3653 05/11/24 3653 0
18683 [펌] 황우석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42] 하늘바다4760 05/11/24 4760 0
18682 . [5] 삭제됨3727 05/11/24 3727 0
18680 헌재에서 각하 결정이 내려졌군요. [55] 함군4833 05/11/24 4833 0
18678 [잡담] 자꾸 그곳 생각이 납니다... [11] 더높은이상3892 05/11/24 3892 0
18676 각 선수의 슬럼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22] SG원넓이3706 05/11/24 3706 0
18675 학교라는 갑갑한 울타리 [27] 낭만토스3762 05/11/24 3762 0
18674 스타 선수의 5-툴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 그리고 해당 선수는? [22] hardyz4053 05/11/23 4053 0
18673 상처를 잊으려면.. [5] 칼릭3635 05/11/24 3635 0
18671 여러분! 희아씨를 아십니까? [12] FlyHigh~!!!3665 05/11/24 3665 0
18670 두번째 수능을 보고나서.. [36] 운혁3485 05/11/24 3485 0
18669 정품 소프트. 참을 수 없는 비참함. [94] 스트라이커5673 05/11/24 5673 0
18668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40편 [30] unipolar6985 05/11/23 6985 0
18667 MSL...... 광주냐? 차기 8차 리그 잔류권이냐? [22] SKY924112 05/11/23 4112 0
18666 여러분 정말... 죽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말... [130] 워크초짜9795 05/11/23 979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