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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03 22:03:19
Name Timeless
Subject 현실은 허무한 나무
저는 대한민국 서울시에 심어져 있는 평범한 한 '나무'입니다.

우리 '나무'들은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오는 사람은 웃는 얼굴로 가는 사람은 슬픈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들이거나 잡아 둘만한 능력은 없어요.

그렇게 한 곳에 오래 서있다가 느낀 건데요. 현실은 정말 우리 '나무'에게 있어서 너무 허무한 것 같아요.


어제까지 사랑을 속삭이던 그가 오늘은 헤어지자고 합니다.

제가 나무들에게 들은 그 사람들의 이유는 단순해요.

그1:"우리는 성격이 너무 다른 것 같아"
그2:"집에서 반대하는 연애는 너무 힘들다"
그3: 종교차는 극복하기 어렵구나"
그4:"너는 미래가 없어"
그5:"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이렇듯 그들의 이유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격이 나무 다르고, 종교차이도 있고, 집에서도 탐탐치 않아하고, 너는 미래도 없으며, 나 이제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성격이 다른 것은 이런이런 일을 보면 알 수 있고, 집에서는 너의 이런이런 점을 싫어하며,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은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이렇게 이유가 많은데 우리가 계속 사귀어야 하니?"

그들은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결국 나무는 그 짧은 한 마디를 가지고 혼자 생각을 하며 서서히 말라갑니다.

'성격이 다르다고..'

그 동안 잘못했던 일과, 서로 다투었던 일들을 머나먼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어 아쉬워하고, 또 안타까워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들 속 나무들은 결국 웃으며 엔딩 크레딧을 맞이합니다(최근 영화는 상당히 현실에 근접하고 있지만).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은 모양이에요.



얼마전에 제 옆에 있던 아낌 없이 주던 나무 하나는 그에게

"이제 사랑이 식은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어떤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잡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 이유만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네요.



현실은 이런 것인가요?


허무한 나무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들어가는 우리 나무들이 다시 새싹을 피울 수 있도록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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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O렌G
05/07/03 22:07
수정 아이콘
젠장.. 좋아하는데 왜 이유가 필요한거죠.. 제 옆엔 2년동안 헤어져 있으면서 얼굴 딱 한번 보고도 사랑을 지켜가는 사람도 있는데.. 성격차이는 서로 양보해서 맞추면 되고 집안문제는 서로 집안 설득시키면 되고 종교차는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 되는겁니다.. 미래가 없으면 미래를 만들면 되는거고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게 그 사람에게만 마음을 주면 됩니다.. 도대체 왜 사랑하는데 좋아하는 이유가 필요한거죠.. 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네요.. 그래서 제가 사랑의 벽에 부딪힌건지도 모르겠지만요... 사랑은 그 하나로도 충분한데 말이죠..
발그레 아이네
05/07/03 22:15
수정 아이콘
결국 나무는 그 짧은 한 마디를 가지고 혼자 생각을 하며 서서히 말라갑니다.

'성격이 다르다고..'


이 대목이 공감이 가는군요 후... 그러게 말입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믿음은 정녕 없어지는 걸까요?
비도 오는데 점점 우울해지는군요
Timeless
05/07/03 22:31
수정 아이콘
단순한 이유로 헤어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표면상 이유는 '성격차' 그 안에는 아주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사랑'이야기는 아마도 아주 옛날 부터 정답도 없고, 모범답안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요?^^;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을 뛰어넘기에 현실은 참으로 팍팍한가 봅니다.

그래도 라임O렌G 님 지인처럼 그런 '사랑'도 있으니 쉽게 또 포기해 버릴 수도 없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기 보단 차라리 '마약'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없나요 어디^^;
EclipseSDK
05/07/03 22:47
수정 아이콘
Timeless Time님 // 그 복잡한 이유를 다른사람에게 설명하기 힘드니까 성격차이라고밖에 말 못하는거일수도 있겠죠...(본인이 경험자^^)

라임오렌지님같은 마인드도 좋긴한데, 막상 그런 사랑을 하게되면 그런 마인드를 유지하기가 좀 힘이들거든요...
한살한살 나이먹으면서 느끼는건 사랑 하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거...
(사실 기본적으로 어느정도는 서로 맞아야 더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죠...)
심장마비
05/07/03 23:10
수정 아이콘
성격차때문에 헤어져봤는데..
실은 시작이 성격차라도 자꾸 싸우고 감정 쌓이면 사랑이 지쳐서 식어
버리게 마련이더라구요.. 싸우고 화해하고 뒤끝이 없으면 차라리
괜찮은데.. 같은일이 반복되니깐 없던 뒤끝도 생기더군요
그러고보면 성격차로 헤어지는거 근본적으로 가능합니다
세이시로
05/07/03 23:30
수정 아이콘
사랑에 대한 좋은 영화라도 한편 보시면서 마음을 달래시길.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영화인데 상당히 괜찮았던 영화인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혹시 안보셨다면 이번 기회에 보세요.
완전완전
05/07/03 23:32
수정 아이콘
성격,집안반대,미래,다른사람,,이런건 다 핑계아닐까요. 가장큰이유는 역시 아주많이 사랑하지 않는다는것.. 그냥 망구 제생각입니다
Timeless
05/07/03 23:49
수정 아이콘
아! 참고로 글 제목이 '허무한 나무'인 이유는 제가 MC 한새의 랩송 '허무한 나무 Part II'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가사를 들으면 들을 수록 좋습니다.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보려고 항상 생각중이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어서ㅠㅠ 전 현실성은 없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정말 괜찮게 봤습니다.

세이시로님도 꼭 봐보세요^^ 저도 조만간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봐야겠네요~
그믐달
05/07/04 00:06
수정 아이콘
...사랑이 허상인거죠..자가최면...허허허...;;;
05/07/04 00:08
수정 아이콘
사랑이란 것 또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감정 중 하나이니, 위에 열거해주신 이유들로 충분히 식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저라면 사랑이 식고 우정만 남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았나보군요.
05/07/04 00:11
수정 아이콘
오히려 사랑만 있으면 뭐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타임리스님의 접근방식이 좀 더 사랑을 유지하는데 위험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사랑도 다른 모든 감정들 처럼 계속 주의해서 지키고 유지하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Timeless
05/07/04 01:41
수정 아이콘
헉~ OrBef님^^; 저는 사랑으로 뭐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말 안했어요~
굳이 정의 내리자면 감정의 총체라고나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힘든 고난도 사랑으로 극복할 수는 있겠지만 보통은 만만치 않죠.

크라잉넛의 '말달리자' 가사가 생각나네요.

"사랑은 어려운거야. 복잡하고 예쁜거지"

정말 그런것 같죠?
허졉유져^^
05/07/04 09:24
수정 아이콘
흠,,,저는 지금 나름대로 많이(?!) 이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성격차이,,,진짜 가슴에 와 닿는 말이네요.
저도 많이 싸우지는 않고 -_-;;
여자친구의 화를 많이 받아주는데요,
훔,,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녀의 화도 제가 다 받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꾹 꾹 꾹 참고,,살고 있고,,,,그래서 여자친구도 저를 무지 잘 따라요~
흠,,간단할것 같으면서 복잡하고,,쉬울꺼 같으면서 어려운게 사랑인가봐요.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중에 하나가 "사랑" 아닐까용,,ㅎ
다들 즐거운 하루되세요 ^^;
05/07/04 10:20
수정 아이콘
Timeless님/헉 첫번째 리플을 본문의 일부로 읽는 실수를 범했었군요. 죄송합니다. ㅠㅠ;; 행운을 빕니다.
LogicPowerII
05/07/04 12:31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_~ 결혼식장에서 보자꾸나...
Timeless
05/07/04 18:06
수정 아이콘
네 로직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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