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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7 20:33:23
Name Port
Subject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Prologue & # 1회]
  
안녕하세요..^^ Port입니다.

작년 10월부터 구상한 장편(?)의 픽션을 졸필이지만 PGR에 감히 올려볼까 합니다.

『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기본사양 : 스타크래프트와 e-sport의 스타리그를 좋아하시는 분.

권장사양 : 스타크래프트 시나리오 스토리를 완벽히 이해하시는 분, 그리고 레더시절부터 질렛트배때까지의 흐름을 완벽히 숙지하고 계시는 분.

에.. 권장사양을 말씀드리자면.. 권장사양에 해당되시는 분들은 Reconquista를 좀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몰론 모르셔도 상관 없습니다.

이 소설을 쓰기위해 모든 스타크 시나리오를 무려 4번이나 노치트, 한스타를 돌려가면서 깼습니다. 그리고.. 온갖 프로게임계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탐독중입니다.

이 소설의 구상을 대충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소설의 베이스는 "스타크래프트 시나리오"입니다.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브루드 워 끝나는 시점부터는 질레트배때까지의 스토리를 삽입하여 시나리오를 연장하게 됩니다.
즉, 슬레이어즈_박서는 듀걸제독 이후에 파견되는 테란군의 총사령관,
가림토와 리치 등등은 제라툴이 떠난 후, 계속계속 아이어를 위해 싸우는 프로토스의 용사들..로 등장합니다.

참 재미없고 지루한 픽션이 되겠지만 혹시 기대하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있다면, 그 한분을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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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Prologue -

없다.
프로토스의 미래는 없다. 프로토스의 희망은 없다.

짐 레이너(Jim Raynor)의 기함 하이퍼리온(Hyperion)의 자그마한 선실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 잠을 억지로 취해본다. 다음날 눈을 뜨면 내 고향 아이어(Aiur) 리치(Reach)마을 나의 집 침대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평범한, 그저 평범한 일상이기를······.

하지만 현실은 반대이다. 눈을 뜨면 보이는 광경ㅡ우주의 암흑이 우주선의 싸늘한 창문에 비치고, 날카로운 우주선의 금속만이 내 마음을 더욱 침울하게 만든다.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고향 아이어에 대한 긍지로 똘똘 뭉치고, 용기로 똘똘 뭉친 우리 프로토스가 왜 우리 고향땅에서 살지 못하는가?
프로토스의 어머니 젤-나가(Xel' Naga)를 우리 손으로 쫓아낸 죗값을 치루는 것인가? 이미 죗값이라면 수천 년간의 영원한 투쟁으로 치루지 아니했던가?
그들의 또 다른 피조물인 저그(Zerg)에게 우리는 왜 아이어에서 쫓겨났는가? 젤-나가는 우리가 영원히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살아가라고 저주를 퍼붓는 것인가?

어린나이에 못 볼 것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다. 평상시의 아이어라면 내 나이엔 대지의 자연과 더불어 즐겨야 할 때인데······.
심신이 지쳐 금방이라도 쓰러진다. 침대에 바로 엎어진다. 그리고 상상한다.

* * *

이젠 상상도 할 수 없는가? 나의 고향을 생각도 할 수 없는가?
억지로 생각이란 걸 해보려고 해도, 머릿속은 우주벌판과 같이 새까맣게, 그저 새까맣기만 할 뿐.
떠오르지 않는 고향생각. 하늘의 별을 만지려고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지 않는 것. 내 고향은 하이퍼리온에서 바라보면 보일 듯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아슬아슬한 한 점의 흐린 별이다. 손을 뻗어도 이젠 닿지도 않아.
한 번 더 상상해보자. 나의 고향을. 온 정신을 집중하여 고향을 떠올리려 하니, 금세 머리에 격렬한 통증을 느끼며 손으로 머리를 쥐어 싸매고 침대에 얼굴을 파묻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놀란 레이너는 방문을 똑똑 두들기며 살며시 들어와 격한 슬픔에 젖어있는 나를 위로한다.


“내 고향별은 지구라는 별이라고 하더군. 난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어떤 곳일지 상상을 해 보아도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는 그런 곳이 내 고향이야. 우리 테란도 너희 프로토스처럼 고향에 대한 애착심은 대단하지만, 만리이역에 홀로 떨어져있어도 살아남는 것. 우리 테란의 다른 면이기도 해······.”

나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레이너의 말을 경청한다.

매일매일 울컥하는 심정 때문에 그렇게 호기심 많고 활발했던 나는 갈수록 침울해진다. 별거 아닌 일에도 신경질을 자주 부려 짐 레이너를 자주 당혹스럽게 한다.

* * *

테란들이란······.
우리보다 생명도 무척 짧은 종족. 게다가 허약한 종족. 하지만 몇 년간 같이 지내다보니 참 존경스럽다.
그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도 끈기와 희망을 끝까지 잃지 않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극복해낸다. 우리보다 잘난 것은 하나도 없는 종족인데, 왜 그들은 저그와의 계속된 전투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여 싸울 수 있을까? 우리 프로토스는 번번이 저그에게 패배의 고배를 마시기만 하는데, 왜 테란은 저그상대로 우위를 점해가며 싸울 수 있는 것일까?
해답은 우리에게 없는 것이 테란에겐 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그들의 강인한 정신력이다.
우리종족이 강인한 체력과 용기, 고향에 대한 엄청난 긍지를 가졌음에도 테란이 해내는 것을 우리가 못한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며, 그 불가사의한 것은 정신력이다.

10년 전, 슬레이어즈_박서라는 테란의 고향별 지구에서 파견된 사령관을 생각해본다. 호리호리하고 키 크고 얼굴이 꽤 하얀 그 테란의 사령관은 아무 망설임 없이 우리 프로토스와 연합전선을 맺어 발할라의 전장에서 우주의 지배자, 캐리건(Kerrigan)을 대패시켰다.
그 뛰어난 상황판단능력과 결단력, 불리한 상황에서도 항상 기죽지 않고 긍정적인 그를 보며 느낀 것이 무척 많다.
박서라는 테란은 항상 불리하고 절망적인 전투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 점으로 하여금 자기네들의 거점이었던 코푸룰루 섹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해 우리는 어떠한가. 나는 테사다(Tassadar)를 무척 존경하지만 제라툴(Zeratul)은 존경하지 않는다. 테사다는 남아있는 희망을 믿었다. 기꺼이 그 희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오버마인드(OverMind) 제거하였다. 하지만 제라툴은 무엇을 했는가? 그저 자기들의 고향 사쿠러스(Sacurus)에서 항쟁하다가 갑자기 떠나버리지 아니하였던가. 가림토(Garimto)가 제라툴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에 의해 분통을 터트리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 * *

[[ 제라툴은 잠시 어느 행성의 상공에서 멈추었다. 그 행성에서 프로토스의 기운이 느껴져 제라툴과 소수의 병력이 상륙한 것이다.
얼마 후, 제라툴은 멍한 표정으로 함대로 귀환했다.

제라툴은 한동안 넋이 나간 듯 우주 저편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함대는 하염없이 우주 저편을 향해 유랑하기 시작했다.
모든 프로토스 전사들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긴장된 공기 속에서 서로 약속한 듯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제라툴,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는가. 거기에 듀란이 있었지? 그에게 무슨 말을 들었나. “

가림토의 질문에도 그저 제라툴은 그저 침묵을 즐길 뿐이었다.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가!"

참다못한 가림토가 제라툴에게 따지듯 물었다.
전사들은 가림토와 함께 제라툴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제라툴은 대답대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버렸다.
모든 프로토스 전사들은 제라툴을 주시하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항쟁을 포기한다.……."

  제라툴의 무거운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뜻밖이었다. 이 한마디에 분위기가 크게 험악해졌다.
인상을 쓰는 질럿, 노골적으로 화를 내는 템플러들, 그 누구보다도 화를 참지 못한 전사는 가림토였다.

"당신 미쳤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우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들과 싸웠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더 이상 제라툴의 굳은 입은 열리지 않았다. 이에 무척 화가 난 가림토와 대다수의 전사들은 제라툴의 함대에서 나와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제라툴이 그 행성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본인만이 알고 있다. 그 용기가 넘치던 위대한 전사 제라툴이 멍하게 있을 정도였다니, 도대체 무엇을 보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제라툴은 떠나는 가림토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했다.

"앞으로는 눈을 감아라. 귀를 기울이지 마라. 마음을 닫아라. 아무것도 보고 듣고 느끼지 마라. 나처럼 보고 듣고 느낀다면 절망과 탄식만이 있을 것이다. 가림토, 그대가 아이우를 되찾고자 한다면 내 말을 명심하게."

"후후후. 제라툴······. 그대처럼 위대한 용기를 지닌 자가 절망에 빠질 정도의 것을 보고 듣고 느꼈다? 젤-나가가 또 다른 피조물을 창조하던 것이라도 보았나? 아니면 저그와 프로토스를 융합하여 괴 생명체를 만드는 모습이라도 보았나? 우주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라도 들었나? 당신이 무엇을 보았고 들었고 느꼈는지 간에,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설령 내가 그것을 알게 되더라도 나는 아이우를 위해 싸운다. 충고 고맙다……."

"엔 타로 테사다. 가림토, 그대의 용기로 아이우를 되찾길 기원한다.……." ]
]


* * *

그때의 가림토의 모습을 회상하였다. 지금은 그렇게 용기 있던 가림토도 없다. 제라툴에게 일격을 날리던 가림토 본인도 우주 저편으로 사라졌단 말이다.
허탈하게 침대에 털썩 앉았다. “그 날”부터 지금까지 쭉 생각해보았다.

[[ 내가 태어난 지 10년이 되던 해에 아이어엔 잔혹한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졌고…….
5년 후 우리는 테란과 연합하여 캐리건에게 통쾌한 일격을 날렸다.
2년 후, 어제의 동지였던 테란과 갈등이 생겼으나 가림토는 철저히 인큐버스의 전장에서 박서를 괴멸시켜 남아있는 프로토스의 전사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주었다.
3년 후, 리치(Reach)의 대규모 함대는 아이어까지 진격하였으나 저그의 일격에 무너져 내렸고······.
4년 후, 킹덤(Kingdom), 날라(Nal_rA), 제우스(Zeus), 리치(Reach)등의 프로토스 연합함대는 아이어를 재탈환하였다.
기쁨도 잠시. 1년 후, 다시 쫓겨났다. ]
]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나를 잘 보살펴주던 리치(Reach)와도 연락이 두절되었다. 혼자 표류하던 나를 구해준 건 끝까지 우리의 친구로 남아준 짐 레이너였다.

내가 태어난 지 30년. 아직 전사가 되려면 20년 더 기다려야한다. 생각 같아선 지금이라도 양손에 검을 들고 저그, 테란을 모두 쓸어버리고 싶지만······. 규칙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로토스라서 리치는 내게 검을 쥐게 한 적이 없다.

내 방 침대 옆엔 테란의 마린들이 사용하는 가우스 총이 놓여있다. 내게 검을 쥐지 못하게 한 프로토스 전사들은 이제 없다. 레이너가 위급에 빠지면 나는 바로 테란의 총을 들고나가 싸울 것이다.

우주 저편으로 정한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하이퍼리온······.
매일매일 따분한 일상이다.
따분하여 이것저것 생각을 해보면 끝없는 절망의 낭떠러지로 고꾸라질 뿐.
이에 궁리하여 결심을 하였다.

비록 내가 변변찮은 글 솜씨를 지녔지만 프로토스가 아이어에서 쫓겨나면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기록해볼까 한다.
프로토스는 그 특유의 자신감과 자존심 때문에 자기종족이 비극일 때에는 역사라는 걸 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영원한 투쟁시대의 역사기록이 전무한 것이다.

나 또한 이 비참한 현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 비참하고 가여운 프로토스의 현 상황을 역사로 남기려 무거운 붓을 들기로 했다.

두 번 다시 특유의 오만함과 자존심, 쓸데없는 긍지로 말미암아 절망에 빠지지 말기를······.


빼앗긴 땅을 다시 찾는 것을 테란의 말로 무엇이라고 하는지 레이너에게 물어보았다.
나를 보살펴 주는 레이너에 대한 경의의 뜻으로 이 역사서의 제목을 테란의 언어로 꾸밀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레이너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해준 단어.

[[ Reconquista. 국토회복운동. 지구라는 별에서 벌어졌던 역사적인 일. 스페인이라는 지구의 한 나라가 이베리아라는 곳에서 눌러 살던 다른 지구인들을 몰아내어 자신의 나라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 일련의 과정을 레콘키스타. 즉 국토회복운동 혹은 실지회복운동 이라고 지구에선 말한다고 한다. ]]

사족을 덧붙이자면, 지구에서도 프로토스의 영원한 투쟁같이 동족끼리 싸움을 했던 적이 있었나보다. 다른 지구인들을 몰아내다니······.

아무튼, 무거운 붓으로 이 일련의 비참한 과정들을 서술하는 것을 내 사명으로 여기며······.



* * *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나는 폴트(Folt)라고 불리는 어린 질럿이다.
서부 아이어(West Aiur) 안티오크(Antiok)지역 리치(Reach)마을에서 태어났다.

······

······

······



- Prologue 終 -






1회 - 아이어에서의 일상


0. 序

나는 폴트(Folt)라고 불리는 어린 질럿이다.
서부 아이어(West Aiur) 안티오크(Antiok)지역 리치(Reach)마을에서 태어났다.

파란 물감을 물에 진하게 탄 듯, 오묘한 아이우의 광활한 하늘에 몇 조각 하얀 구름. 그 사이사이로 눈부신 얼굴을 내미는 해.
살짝 구름을 건드리는 살랑 바람이 내 얼굴을 가볍게 스쳐지나간다.

높은 언덕에서 바라보는 아이우의 대지는 울창한 숲들과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는 푸른 호수의 절묘한 조화.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숲과 하늘은 저 멀리 지평선에서 수렴한다. 초록색과 푸른색의 절묘 호사한 만남.

위대한 어머니 젤-나가(Xel' Naga)는 험난한 아이어의 대지라고 일컬으며, 오히려 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 종족의 놀라운 체격과 적응력에 찬사를 보냈었으나, 우리의 고향을 우리가 평가하기엔 정말 우주의 최고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광대한 아이어의 대지는 크게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의회가 위치한 콘클레이브(Conclave)와 그 바로 옆에 위치한 아이어의 수도, 카시니온(Casinion)을 중심으로 동부 아이어(East Aiur)와 서부 아이어(West Aiur)로 구분된다. 그리고 동부 아이어에 접해있는 대양을 건너면 커다란 대륙이 나오는데 그 지역을 새로운 아이어(New Aiur)라고 부른다.

새로운 아이어지역은 카스(Cas)와 아둔(Adun)시대 사이에 다크 템플러(Dark Templar)라고 불리는 반 카스체제(Anti Casian)들의 땅이었으나, 그들이 아이어를 떠난 후에 콘클레이브의 관리에 들어가면서 새로 편입된 지역이다.

아둔이후의 일부의 친(親)다크 템플러주의자들은 ‘새로운 아이어’라는 지명이름은 차별성을 띄운다 하여 현 동부 아이어 지역을 중부 아이어(Middle Aiur)로 바꾸고 새로운 아이어를 동부 아이어로 부르자는 주장을 펼쳤으나, 번번이 의회에서 묵살 당하곤 했다.
(대표적인 친 다크 템플러주의자로는 새로운 젊은 세대로 대표되는 테사다(Tassadar)를 뽑을 수 있다.)
이렇게 아이우는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지역의 크기는 광대하여 모든 설명을 덧붙일 수 없다.

내가 사는 지역은 서부 아이어(West Aiur)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의회에서도 서쪽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안티오크(Antiok)지역의 리치(Reach)마을이다.


우리 마을의 지정학적 위치를 서술해볼까 한다.
서부 아이어지역은 아이어 중에서도 그 중요성이 무척 대단한 지역이다. 위대한 어머니 젤-나가의 유산인 카다린 크리스탈(Khaydarin Crystal)이 서쪽대양 근처에 위치해 있고, 그 크리스탈의 북동쪽으로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젤-나가의 또 다른 유산인 그들의 신전이 위치해 있다.
이 두 가지는 우리 프로토스의 근원과 같은 위대한 유물이기에 이 지역의 방위는 프로토스의 생사에 직결될 정도로 중요성이 대단하다.

안티오크는 카다린 크리스탈을 사수하기 위한 크리스탈의 서쪽 모든 지역을 포괄하는 군사지역이다. 그 중심도시는 소도시 안티오크이고 대다수의 전사들이 혹시나 모를 반역이나 외계종족의 침입에 항상 불침번을 서고 있다.

그 안티오크 지역 중에서도 크리스탈로부터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을이 우리 리치마을이다.
마을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위치의 중요성에 의해 수많은 역전용사들이 지키고 있다. 가끔씩 의회에서 대법관(Judicator)도 오기도 하며, 아이어에서도 용기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역전의 전사들도 이곳에서 근무경험이 있다고 할 정도이다.

우리 마을을 거쳐 간 용사들의 이름은 모든 아이어를 통틀어 그 무게감이 엄청나다. 최고의 전사이자 모든 질럿의 우상이라 불리는 아둔(Adun)도 젊었을 때에 이곳을 거쳐 갔다. 현재 아이어의 5본창(本槍)이라 불리는 역전용사 중에서도 4명, 가림토(Garimto), 인투더레인(Intotherain), 그르르르(Grrr), 질리아스(Zealias)가 이곳에서 크리스탈을 지켰다. 또 다른 한명인 테사다(Tassadar)만이 이곳엔 오지는 않았지만, 그는 안티오크지역에서 근무를 했었다.

현재 우리 마을엔, 마을이름을 물려받은 앞으로 촉망받는 전사인 리치(Reach)와 그와 절친한 친구이자 훌륭한 용기로 유명한 킹덤(Kingdom)이 크리스탈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다.




마을 북쪽에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있고, 서쪽으로는 자그마한 언덕이, 남쪽으로는 조그마한 호수 두 개가 각각 동서로 위치하여 마을의 입구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동쪽의 호수와 북쪽의 숲은 마을 동쪽에서 만나 호수와 숲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리치마을.

아이어의 푸른 하늘과 대지를 살짝 건드리는 바람. 그리고 뛰어난 절경. 거기에 역전 용사들의 무용담이 어우러지는 곳. 그 곳이 나의 고향, 리치(Reach)마을이다.



1.

“폴트야. 너는 참 이상하다. 다른 애들은 그의 집에 가기를 꺼려하는데 너는 네 집 마냥 자주 들락거리니까······.”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아침에 친구들과 수련장에 가던 중이였다. 어제도 역시 리치(Reach)의 집에서 잠을 자고 그의 집에서 수련장에 가는 길이였는데 도중에 요시(Yoshi)라는 친구를 만났다. 그는 내가 내 집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눈치 채고는, 다짜고짜 내게 말을 했다.

“신(新)아이어 사대천왕이라 불리는 전사 중에 하나가 리치잖아. 다른 애들은 그를 무서워하는데 너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으니까······.”
“너희들 그가 얼마나 자상하고 좋은 전사인지 몰라서 그래. 알게 되면 그런 말은 하지도 않을걸.”
“아니. 내가보기엔 네가 이상한 거 같아. 너도 아둔의 성지에서 배웠듯 우리 프로토스는 엄격하단 말이야. 아직 전사도 아닌 우리가 전사의 집에 드나드는 건 상당히 위험한 문제라고······.”
“또 그 타령하는구나.”

요시라는 친구는 나를 볼 때마다 똑같은 잔소리를 한다. 내가 정말 걱정되나보다.


우리 프로토스는 어릴 때에도 혼자 살게끔 되어있다. 태어난 후에 카시니온 혹은 아둔 폴리스(Adun Polis)에서 몇 년간 자라다가 각 마을로 보내져서 그때부터 혼자 산다. 5살 때 집을 배정받아 그곳에서 전사가 될 때까지 수련장에 다니거나 여러 가지를 배우면서, 그리고 아이어의 대지에서 뛰놀면서 살게 된다. 전사가 되면 그때부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근무를 하기 시작한다.
몰론 우리 템플러(Templar)계급에만 해당되는 일이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영원한 투쟁의 종식ㅡ카스의 등장으로 생겨난 카스트(계급)제도.

첫 번째 계급은 법관(Judicator)이고 이들은 콘클레이브에서 아이어의 모든 일을 총괄한다.

두 번째 계급은 칼라이(Khalai)라 불리며 그들은 영원한 투쟁 때, 무척 황폐해진 아이어를 재건 혹은 발전시키는데 주력하는 계급이다. 그들은 전투에 나서지 않으며 오로지 아이어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다. 로버틱스 퍼실리티(Robotics Facility)에서 리버 등을 제작하는 노동자들이나 고대 아이어의 유물, 유적 등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과학자 등, 법관과 전사를 제외한 모든 프로토스들을 일컫는다.

세 번째 계급은 템플러(Templar)이다. 아이어를 수호하는 자 들로써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이 템플러(High Templar). 그들은 고도의 정신력으로 적군을 혼란시키거나 순식간에 괴멸시키는 자들. 위기에 빠졌을 때, 두 하이 템플러는 서로 융합을 함으로써 아콘(Archon)이라는 힘으로 이글이글거리는 막강한 전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전사(Warrior). 그들은 강인한 육체와 뛰어난 용기로 적에게 돌진하는 아이어에서 가장 멋진 자들이다. 법관들은 하이 템플러가 되지 못하거나 전사로 남기로 한 프로토스들, 혹은 정신력 훈련을 더 해야 하는 전사(Warrior)들을 무척 가볍게 여기는 감이 있어, 약간의 갈등이 생기곤 한다. 그 때마다 하이 템플러들이 나서서 갈등을 해소시켜 주었다. 요새의 전사들은 크게는 아이어를 위해, 작게는 하이 템플러들을 위해 싸우지만 결코 법관들을 위해서 싸우지는 않는다.

여기에 일부 템플러들은 다크 템플러의 존재를 인정하자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하지만, 법관들이 들고 나오는 대울(위대한 의무: 카스가 아이어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세운 방편) 때문에 불가능 할 것 같다. 하긴, 그 위대한 전사 아둔(Adun)조차도 그들을 인정했다가 큰 봉변을 당할 뻔 했으니, 어찌됐건 법관들은 여러모로 완고하게 고집스럽다.


템플러 계급은 두 가지로 나뉘긴 하지만 서로가 우월의식, 혹은 열등의식을 느낀 적이 없다. 모두 다 아이어를 위해 싸워야 하는 존재들이기에 서로 질투나 멸시를 할 처지가 아니다. 하이 템플러는 정신력으로 적들을 순식간에 괴멸시키지만 그들은 직접 공격을 못한다. 적을 괴멸시키거나 혼란시킬 정신력을 가지려면 고도의 정신력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육체적 훈련을 받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하이 템플러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위대한 전사 아콘은 그 고도의 정신력이 분노로 표출되면서 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아콘이 되려면 두 하이템플러가 서로 자신이라고 인지하는 자아의 의식세계를 말끔히 포기하여 무(無)가 되어야 한다. 하이 템플러들은 언제든지 아콘이 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어린 질럿인 나로서는 ‘나’라는 존재가 없어진다는 아콘을 보면 소름이 좌르륵 돋기도 한다.
그 대신 아콘으로 희생한 두 하이템플러의 이름은 각 지역의 아둔의 성지마다 영원히 이름이 남는다.

하이 템플러에 반해 전사 계급은, 뛰어난 육체와 강인한 용기로 적에게 돌진한다. 우리 전사들이 있기에 하이템플러들은 뒤에서 안전하게 번개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전투 중에 불구가 되거나 빈사상태가 되는 질럿들은 드라군(Dragoon)이라는 딱딱한 로봇의 껍질 속에 정신이 담겨져 다시 전투에 나설 수 있다. 모든 전사들은 다시 드라군으로 재탄생되어 아이어를 위해 다시 싸우려고 한다.

여담으로 나는 드라군이 되는 게 싫다. 육체훈련을 열심히 하여 절대로 드라군이 되지 않고 아둔처럼 용감한 질럿으로 남고 싶다.


이렇듯 전투 중엔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인정한다. 그래서 아이어를 위해 싸우는 모든 전사들을 구별 없이 한 계급(템플러계급)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렇게 길게 프로토스의 각 계급을 서술하는 이유는, 나와 요시의 대화중에 문제가 되었던 ‘그 타령’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 두 번째 계급인 칼라이와 세 번째인 템플러와는 별 문제가 없으나 항상 사사건건 문제가 되는 건 법관과 템플러이다.

그들 법관은 템플러들을 자신들의 충실한 부하로밖에 안보며 우리들의 의견을 묵살하기 일쑤다. 인망 높은 아이어5본창(本槍)은 물론이고 템플러에게 있어 최고의 존재인 아둔(Adun)조차도 그의 뜻을 스스로 꺾을 정도였다.
전투에 직접 참여한 적이 거의 전무한 법관들이 템플러들의 상황을 잘 모르면서 사사건건 간섭을 들려하니 의견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항상 이기는 건 법관들이다.

테사다나 가림토, 인투더레인 등 젊은 세대로 대표되는 템플러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자 급기야 의회와 법관은 템플러들을 아예 자기들의 손안에 넣고자 전사 예비자들(나처럼 어린 질럿들)이 전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어버리고 철저하게 자기네들의 사고와 방식을 주입시킨다.  ]
]



요시는 법관들에게 놀아난 그 가르침 때문에 내가 전사들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 위험하게 생각하고 자주 나를 볼 때마다 그 이야기를 꺼낸다. 위의 이야기들을 요시에게 설명해주어도 요시는 요지부동이다. 흔히 말하는 모범생이다.

아니지······. 법관에게 놀아난, 즉 교육자의 의도대로 키워지는 전사인 셈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어린 전사들은 나를 포함 극소수이다. 내 친구들 중에서 나와 폴리(Poli), 그리고 포트(Port)뿐이다.


나는 요시를 포함한 진실을 잘 모르는 친구들과 같이 대화하는 것이 썩 즐겁지만은 않다. 우선 대화부터 통하지 않기 때문에 꼭 다른 세계에 있는 자들과 같이 있는 것 같다.
우리들은 아이어를 위해 같이 싸울 전우이기에 서로 싫어하지는 않지만, 재미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요시와 같이 수련장에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대충 나누다보니 저기서 폴리(Poli)가 걸어온다. 곧바로 손을 흔들었다.

“어이, 폴리!”

폴리는 나를 알아보고는 대번 뛰어왔다.

“폴트. 너 또 리치의 집에서 잤냐? 아침 일찍 네 집에 갔더니 없어서 지금 허탈하게 걸어오는 중이였어.”
“리치의 방에서 책을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단 말이지. 책을 보다 잠깐 눈만 감으면 아침이라니까. 하하하.”

폴리를 만나니 약간 씁쓸했던 기분이 대번 풀어졌다. 폴리는 요시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수련장에 갔다.



저 멀리 리치마을의 아둔의 성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바로 옆에 수련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수련장에서 무슨 재밌는 일들이 일어날까?

수련장에 도착하니 리치마을의 어린 전사들 대다수가 도착해있었다. 리치마을의 어린전사는 총 15명으로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안티오크나 북쪽의 레인보우(Rainbow)마을만 하더라도 100여명의 어린 전사들이 있고, 아둔 폴리스나 가림토 폴리스(Garimto Polis)에는 수백 명의 예비전사들이 있지만, 리치마을은 상당히 외진 곳인지라 그다지 많지 않다.

카다린 크리스탈은 프로토스의 생사가 걸린 유물이라면서 막상 이곳에서 훈련받는 예비전사들의 수는 극소수인 것이다.
알 수 없는 의회의 행정에 대해서 털어놓으려면 한도 끝도 없기에 이정도 에서 마치기로 한다.






2.

프로토스 예비전사들이 훈련받는 수련장. 시간표는 대부분 육체훈련이고 나머지 시간은 역사와 영웅에 대한 담론을 나눈다.
하이 템플러가 되려면 250년 동안 전사로 생활하여야 하며 게다가 정신력도 타고나야 하기 때문에, 되기가 무척 까다로워 손에 꼽을 정도이다.
대다수의 예비전사들은 전사로 남기 때문에 육체훈련이 가장 중시된다.

프로토스는 타고난 체력과 신체조건이 있지만, 전사는 생사가 걸린 전장에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뛰어난 육체적 조건이 필요하다. 칼라이계급이나 법관계급은 따로 육체훈련을 강요받지는 않으나, 필요에 따라서 선택을 할 수는 있다.

오늘도 친구들과 유쾌하게 육체훈련을 받은 뒤에 아둔의 성지에서 강사들과 역사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특히 영원한 투쟁시대의 이야기가 나오면 온몸의 피가 타오르는 느낌을 받곤 한다.
아이어의 역사에서 가장 기억하기 싫은 시대이긴 하지만 그 때의 무용담은 젊은 전사들에겐 흥분의 도가니나 다름없다.

영원한 투쟁시대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항상 언급되는 건 다크 템플러들이다. 그들은 그 시대의 사고방식을 계속 고수하다가 카스이후의 아이어의 체계에 의해 쫓겨난 자들이다.

영원한 투쟁시대의 개인적이고 얽매임 없던 자유분방함이 참 매력적인 다크 템플러. 카스체제에 익숙해져 있고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법관들에겐 다크 템플러는 반체제의 존재들이기에 가르치는 것을 금지시켰지만, 그들의 무용담은 전사들의 피를 끓게 만들기에 강사들의 기량에 따라 몰래몰래 가르치기도 한다.

우리들의 강사이자 새내기전사인 소린(Sorin)은 전사들에게 있어 신체적 조건보다는 용기를 최고덕목으로 삼기에, 번번이 다크 템플러들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문제가 되었던 적도 한두 번 있었다.

한번은 소린이 콘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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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17 20:40
수정 아이콘
추게로~~
미안하다, 사망
05/01/17 20:51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무척 흥미있군요..^^계속 연재해 주세요^^
컨트롤황제
05/01/17 21:03
수정 아이콘
연재 부탁해요~
축복해줄께
05/01/17 22:06
수정 아이콘
잘 보았습니다 ^^
'환상의 테란' , '공상과학대전' 이후 또 한번 중독될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
키쿄우™
05/01/17 22:36
수정 아이콘
스토리가 참 깊군요;; 그런데;; 아이어인가요?
여태까지 아이우로 알고있었다는 -_-;
끝으로 추게로요~
신멘다케조
05/01/18 01:05
수정 아이콘
무척 흥미롭네요...그르르르도 넣어주세요~
그녀는~★
05/01/18 03:14
수정 아이콘
'추천하기' 꾹 눌러주고 싶네요..
기대하고 있을께요..
아케미
05/01/18 07:57
수정 아이콘
앗 여기서도 올라오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계속 기대할게요^^
lovehannah
05/01/18 11:32
수정 아이콘
시간이 없어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정말 대단합니다. 뭐하시는 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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