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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09/15 03:33:23 |
Name |
마치강물처럼 |
Subject |
(허접단편) 오! 필승 코리아 #1 |
2005년 대한민국 정부는 긴급조치 21호라는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발동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스타리그의 전 국민적 호응을 바탕으로 유명 프로게이머들은 어디에서나 존경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이로 인해 산발적으로 대두되던 프로게이머 군 면제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 이에 국방부가 절대 불가 방침을 발표하자 마침내 전 국민적 소요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긴급조치 21호를 발동하여, 전 게임방송사의 폐지와 함께, 프로게이머들의 강제징집 및 프로게이머 협회 폐지, 전국 pc방의 스타cd 압수 및 소각을 단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스타를 즐기는 전국의 수많은 매니아들이 줄어들지 않자 결국은 스타를 하는 사람을 적발하여 구속하고, 신고시에 포상금 지급이라는 초강수까지 서슴치 않았다. 결국 스타크래프트는 2007년 경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세계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들을 외면했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스타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고, 결국에는 전 세계 스포츠 중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자리잡게 된다.
2030년 부터 시작된 월드 스타리그는 이제껏 지구촌 최고의 축제로 자리잡고 있던 월드컵을 뒤로 밀어내며 최고의 축제로 자리잡았고, 월드 스타리그의 성적이 그 국가의 국제적 지위 및 신인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2030년 제 1회 월드 스타리그에서 지역예선 참가자격 미달 국가로 분류된 대한민국은 국제적 고립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이로인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 재야에 숨겨진 스타 고수를 등용하고, 예전의 전략,전술 및 빌드오더 등이 담긴 리플레이를 급구 하였으나, 이미 30년 가까이 스타가 금지되고 말살되어 왔던 대한민국에 숨겨진 고수나 리플레이가 남아있을리 만무했다.
2030년 11월.. 부산의 어느 포장마차..
술에 잔뜩 취한 깡마른 사내가 연신 소주잔을 들이키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내 이럴줄 알았지.. 크크.. 다들 강제로 군대 보내고, 모조리 없애버리고, 나같이 멀쩡한 사람 실업자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다시 찾는다.. 크크 하늘이 웃을 일이지.."
이 때, 백발의 사람좋은 인상을 한 노 신사가 들어와 깡마른 사내 옆에 앉는다.
"어이.. 이 감독! 오늘도 혼자 마시고 있나? 나도 한 잔 줘봐. 이런 안주도 없이 그냥 깡소주네. 아줌마 여기 꼼장어 한 접시 줘요."
뒤에 들어온 백발의 노 신사가 소주잔을 내밀자, 깡마른 사내가 떨리는 손으로 술잔을 채워준다.
"형님 신문에 난 공고 보셨어요? 내 참!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오네요. 이제와서 뭘 어쩌겠다고 저렇게 찾고 난리인지. 다 때려부실땐 언제고... 에잇 망할놈의 대한민국"
"그래 나도 봤어. 정말 기가막힌 노릇이지. 이제와서 이게 뭐란 말인가? 뭘 어쩌겠다고"
"그래도 재경 형님은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하시잖아요. 저나 우리 애들 전부다 30년간 사는게 사는거였습니까 어디? 게임팀 해체되고, 애들 강제로 다 군대 끌려가고, 전 졸지에 실업자 되구요. 거기다 블랙 리스트 명단에 올라 '이 재균' 이름 석 자 가지고선 어디도 취직할 수가 없었죠. 크~~윽! 애들도 마찬가지구요. 전부 제대하고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채 방황하다 잠적해 버렸죠."
"그래 알아. 이 감독 자네가 당한 슬픔이나 고통, 또 프로게이머란 이름을 가지고 있던 모든이들의 고통, 누구보다도 잘 알지.. 그렇지만 우리 다른쪽으로 한 번 생각해보세. 우리가 펼쳐가다가 강압에 의해 사그라졌던 꿈들을 다시 펼칠 기회가 왔다고 말이야. 다시 한번 예전의 열정을 가지고 새롭게 일으켜보지 않겠나? 난 신문에 난 공고를 보면서, 한편으론 화가 치밀고 욕지거리가 올라왔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희망을 봤어. 예전의 열정과 희망을 가진다면 다시 한번 잠실올림픽 스타디움의 함성을 들을 수 있지 않겠나?(2005년 마지막 스타리그 결승전은 잠실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크흐흑~ 예전의 열정을 다시 가지기엔 전 너무 지치고 늙어버렸어요 형님"
"이감독! 아니 재균아! 우리 다시 한번 해보자. 난 내 마지막 정열을 쏟아보고 싶다."
초 겨울에 접어선 쌀쌀한 날씨에 사람들의 발길이 빨라진다.
백발의 노 신사와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깡마른 사내는 코트깃을 여미면서 담배 한개피를 꺼내 물었다.
'이 재균' 지금 그에게선 포장마차에서 술에 취해 떠들어대던 초라한 모습을 찾아 볼수가 없다.
날카로운 눈빛에 겨울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서는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p.s : 후~아~암! 1편을 더 길게 쓸려고 했으나 너무너무 잠이 오는 관계로 그만 쓰려고 합니다. 허접하지만 2편부터는 최선을 다해 더 좋은 내용을 약속드립니다. 기대는 안 하시겠지만 일어나는 대로 2편을 후딱 쓰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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