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28 13:33:30
Name seed
Subject 오늘치룬 전투..테란vs테란
-
정찰조에서 최후의 수신이 도착했다.  흑백의 스크린에선 비명과 절규 하는듯한 고함
소리 터져나왔다. 이어서 선명한 핏물이 렌즈를 뒤덮는다.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화면이 끊어지기 직전, 스크린 귀퉁이에서 거대한 미네랄 덩어리가 잠깐 모습을 드러
내고 사라졌다.


자원줄... 재고의 여유따위를 가질만한 상황이 아니다. 어떻게든 저 지역을 탈환해야
한다. 본진의 미네랄 보급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령부는 재빨리  커맨드센터에 지령을 내렸다. 컴셋 스테이션이 아군이 진출해야
하는 지역을 스캔했다. 호출된 스크린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시즈된 탱크들과 
호위하는 대규모 골리앗 부대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나타났다.
보병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절망적이다.

어느새, 아군의 진로에 적의 기계화 사단이 이미 포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면돌파는 절대 무리. 저 병력에 비춰볼때 아군의 기갑전력은 본진을 지켜
내기에 급급할 정도로 열약한 수준이었다. 이쪽의 주력 병력은 마린과 파뱃등의
다수 보병전력들뿐.. 아주 좁은 우회로가 있긴 했지만 그나마도 적은숫자의 탱크
를 전선에서 빼면 순식간에 저 병력들에의해 돌파당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사령부에서 내려온 지령은 우리들을 경악 시키기에 충분했다.


'전 병력의 화력을 집중해서 뚫는다. 일거에 적을 섬멸시키자.'


사실 가만히 틀어박혀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파멸의 시간이 점점 목을 죄어
오고 있었다. 시간이 좀더 흐르면 배틀 크루저 부대가 공습을 감행하여 아군을
유린할것임이 틀림없으니까.


이 한방만...수뇌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다행이 전황이 압도적으로
불리한것은 아니다.  이미 수차례 드랍쉽을 타고 파견된 게릴라 보병들의 분전으로,
적의 자원수급에 커다란 타격을 주며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수뇌부는 희생을 감수
하고 사지를 누빈 그들 덕분에, 적이 당장 체제전환을 할 정도로 많은 자원지역을 확보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음이 분명하다. 또 사실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게릴라는
게릴라...
아군이 섬멸 당하는 시간이 잠시 늦춰진 것 뿐이다.  그래서 이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아직 활로가 뚫린것은 아니다. 진을 치고 있는 저 저주스러운 기갑부대를 몰아
내고 새로운 미네랄 필드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아군은 처절하게 전멸할 것이다.  


강행돌파에 앞서 수뇌부는 약간의 포석을 깔아 두기로 했다.


곧 특공 벌쳐부대가 편성되고 보병 게릴라들이 드랍쉽에 탑승했다. 빠른 스피드로
우회로를 통해 달려나간 벌쳐들은, 아군의 본진앞에 진을 치고 있는 적 병력의
퇴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그후 적이 세번째로 확보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네랄
필드에 난입해서 자원을 캐는 scv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출발한 드랍쉽은, 적이 게릴라에 시달린 탓인지 빼곡하게 매설해놓은 미사일
터렛때문에 귀환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수뇌부의 강맹한 명령이 떨어졌다.

곧, 레이스와 드랍쉽의 편대가 새로 짜여졌다.

목숨을 내놓고 방공 미사일을  기체로 받으며 산화한 레이스 조종사를 뒤로하고,  
드랍쉽의 게릴라 병력이 낙하하며 분노의 가우스 소총을 난사했다. 드랍쉽에서
마지막 마린이 내리자 마자 터렛의 집중공격을 받은 드랍쉽은 견디지 못하고 폭파해
버렸다. 그들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다. 스팀팩을 주사한 마린들의 소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퍼펑!


적의 지휘관도 흔들렸다. 진을 치고 있던 적의 골리앗 중 다수가 귀환하다가 아군이
매설해 놓은 지뢰와 함께 폭사한것이다.

지금이다! 지휘부는 총 진격 명령을 내렸다. 자원을 캐는 일부 scv를 제외한 전 병력이
포탄의 세례를 받으며 미친듯이 진격했다. 적의 자원줄에 타격을 주던 특공벌쳐들도
뒤에서 포위공격을 시작했다. 스팀팩을 주사한 마린이 포탄세례를 받으며 달려나가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며 터져나갔다. 그 뒤로 사정거리가 된 탱크들이 시즈모드를 하고
마구잡이로 포격을 감행했다. 다른보병들도 일제히 스팀팩을 주사하고 가우스 소총을
갈기며 달려 나갔다. 격렬한 전투. 소총과 포탄이 불을 뿜고 소음과 비명과 선혈이
낭자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보병병력은 완전히 전멸해 버렸다. 파괴되기 직전의 탱크와 골리앗등 소수 기갑 병력만
이 남았을뿐...간신히 아군은 적을 섬멸할 수 있었다. 실로 엄청난 희생이였지만 자원이
가득있는 미네랄 필드를 확보하고 전진라인을 갖췄다는 것 만으로, 적에게 기울었던
전황을 어느정도 되찾은 것이다. 수뇌부는 한숨을 돌리며 다른 작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때............


































18GG
xxxxxx님이 나가셨습니다.

오늘의 첫 전쟁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찬양자
03/11/28 13:41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하~~~ 너무 웃깁니다~^^
담배는멘솔
03/11/28 13:46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비장미를 느낄수 있을 때 뒤를 잇는 멋진 반전까지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03/11/28 13:52
수정 아이콘
^.^b
03/11/28 14:17
수정 아이콘
18GG xxxxxx님이 나가셨습니다에 올인이요..^^;;
정정당당
03/11/28 15:28
수정 아이콘
최고입니다..^^
03/11/28 16:05
수정 아이콘
^_______________________^
18 만 뺐다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멋진 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Maphacker
03/11/28 17:08
수정 아이콘
xxxxxx님이 나가셨습니다. (x)
xxxxxx has left the game (o)
살라딘
03/11/28 17:44
수정 아이콘
한스타가 아닐까요^^
03/11/28 18:03
수정 아이콘
허미 엄청 웃기네요!!!
03/11/28 18:39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스톰 샤~워
03/11/28 19:08
수정 아이콘
푸하!!! 정말 재밌습니다.
아래 작년 이 맘때쯤 있었던 일과 함께 반전문학의 양대산맥이라 칭해드리겠습니다 |ㅇㅇ/
동동주♡사랑
03/11/28 21:33
수정 아이콘
테테전에 스팀마린이..@0@a 놀랍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5368 [잡담]모레군요. 홍진호 선수. GLGL [37] 식용오이7225 03/11/28 7225
15367 레알 마드리드.... 그들이 원하는 것은? [52] 정태영7053 03/11/28 7053
15361 'Mr.바른말' 조순형 대표의 당선을 축하합니다. [38] antilaw6906 03/11/28 6906
15360 [펌]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논리 오류. [26] 인간6376 03/11/28 6376
15359 지하철 환승시 이용하세요.. [13] 나 돌아갈래6507 03/11/28 6507
15358 [소식]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 두 개의 탑 확장판 극장개봉 일시.. [11] 낭만다크6919 03/11/28 6919
15357 오늘치룬 전투..테란vs테란 [12] seed6685 03/11/28 6685
15356 주머니에 6,500원....ㅠㅠ [16] MastaOfMyself5889 03/11/28 5889
15355 (잡담)올드보이의 감동을 다시한번~~~ [34] 박지완6823 03/11/28 6823
15354 ^^이런글남겨도되는지?^^;; [8] 송상호5577 03/11/28 5577
15353 (잡담)시사회로 본 낭만자객............ [33] 박지완7086 03/11/28 7086
15351 하하...사랑이 아무리 흔한 말이라지만 [2] Ace of Base5944 03/11/28 5944
15350 Fantastic Plastic Machine, 들려지는 무국적성 [9] 마샤™5710 03/11/28 5710
15349 작년 이맘때쯤 있었던일... [37] 세린6182 03/11/28 6182
15344 버그... [12] 스타리그광팬-_6786 03/11/27 6786
15343 [잡담] 여성할당제에 대해 [69] gAzaE7443 03/11/27 7443
15342 11월 29일 KT-KTF 프리미어리그 인터리그 대전지역투어에 관해 [9] 수피아7998 03/11/27 7998
15339 PvsZ의 언벨런스 [48] 김연우8852 03/11/27 8852
15337 [잡담] 가위눌림. [30] 아사6331 03/11/27 6331
15335 [잡담]프로게이머와 혈액형 [31] 노는여우10514 03/11/27 10514
15333 주변에서 전혀 접할 수 없는 스타 혼자 배우기... [15] 블루Y7103 03/11/27 7103
15331 슬럼프를 벗어나는 요령...;; [11] 경락마사지5616 03/11/27 5616
15329 생일 [17] 킬러5002 03/11/27 500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