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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15 20:39:00
Name 몽땅패하는랜
Subject (졸작패러디)WAR OF MEMORIS
안녕하세요. 길기만 하고 내용은 없는 공갈빵같은 글을 올리던 몽땅패하는 랜덤입니다. 한동안 피지알에 접속하기가 두려워서(출연거부문제, 이윤열 선수 문제등등 많은 일들이 있기도 했지만) 그냥 로그인 안하고 글만 읽다가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피지알을 화려하게 수놓은 많은 작품들을 읽다가 불현듯 떠오른 질투심과 오기로 덜커덕 글을 한편 쓰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려드리자면 은하영웅전설 외전4편의 내용을 페러디(사실 카피에 가깝다는 ㅠ.ㅠ)한 내용입니다. 프로게이머의 이름을 실명으로 다룬다는 것은 저같은 초보에겐 미친 짓(?)에 가까운 일이고 딴에는 이런 저런 생각끝에 글을 올리지만 역시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ㅠ.ㅠ
오늘 올린 부분은 프롤로그에 가까운 부분입니다. 혹 피지알 회원분들의 혜안이 알아서 비켜가신다면 다행이지만 읽으신 분들은 너무 노여워 마시고 칼같은 비판과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쓸려면  그만 두시기를 바랍니다, 라는 지적도 당연히 나올 것 같다는 ㅠ.ㅠ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한번 이상한 짓 했구나, 라는 애교로 보아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타영웅전설외전

비운의 천재- 엔트 중장

슬레이즈는 촉망받는 사관생도와는 다소 거리가 먼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동급생은 물론 상,하급생도와 심지어 사관학교 교장인 가구 우리사베 교장에게도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었다. 다만, 스스로가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지금 그는 교장의 호출을 받아 문턱 낮은 상담실이라는 별칭이 붙은 교장 집무실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둥그런 얼굴에 호감있는 미소. 하지만 벽력같은 목소리로 벽력호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교장은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문관 스타일이었지만 그가 사관학교 교장을 맡은 이후, 지구연합은 부국강병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을 얻은 형국이었다. 다소 문란하고 실망스러운 정치인들을 대신해 지구연합의 진정한 수호자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전선과 후방에서 격무와 격전에 시달리는 군인들이 맡고 있는 것이었다.
대통령이길 거부하는 대통령. 입 빠른 언론이 어느틈엔가 가구 우리사베 교장에게 붙인 별명이기도 했다. 같은 뜻으로 차려준 밥상을 걷어찬 무골호인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말이다.
ꡐ나를 왜 찾는 것일까?ꡑ
슬레이즈는 유달리 가라앉아 있었던 교장의 호출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과연 나라는 존재가 사관학교 교장이 독대를 요구할만큼 중요한 사람이던가. 열 다섯 번 생각해도 아니었다. 그는 사관학교의 꽃이라는 전략전술분과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일선에서 대병력을 지휘하는 일선지휘분과 소속도 아니었다. 흔히 노가다 드랍이라고 불리우는 군수지원분과 소속의 수송선 조종사 수업을 받고 있는 일개 생도였다.
현재 사관생도 전체수석을 달리고 있는 엔나인 생도도 일대 일로 만나본 적이 없다는 교장이 자신을 찾다니.....
ꡒ완전히 저그족이 지구연합에게 항복한다는 것보다 어이없는 일이군…… ꡓ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느틈엔가 그는 교장 집무실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집무실은 최소한의 격식만을 갖추고 있었다. 슬레이즈가 HDTV를 통해 바라본 사회지도자급 인사들의 집무실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차림새였다. 일체의 장식물이라는 것은 없었다. 유달리 덩치가 좋은 교장에 비하면 좁아보일 정도의 사무책상과 대여섯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테이블(심지어 테이블 위에도 화병이나 상패같은 것은 없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다만 출입문이 있는 벽면만을 제외한 벽에 가득한 책꽃이에 가득한 서적들만이 너무 많이 아는 노인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은 가구 교장의 지적편련을 묵변해 주고 있었다.
ꡒ수송지원분과 슬레이즈 생도 교장님의 호출을 받고 왔습니다.ꡓ
3년째 하는 것이지만 그는 여전히 경례나 신고가 서툴렀다.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 되어야 할 지구연합 사관학교의 유니폼도 그에게는 어색해 보였다. 마치 그것은 수줍은 문학도가 짓궂은 장난에 어쩔줄 몰라하는 난감함과도 비슷했다.
ꡒ앉게ꡓ
간 교장은 두터운 안경 너머로 슬레이즈를 바라보며 말했다. 얼핏,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스치는 듯도 했다.
슬레이즈가 엉거주춤 테이블 앞에 놓인 의자에 앉자 교장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한순간, 슬레이즈는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ꡒ마실 것은 무엇으로 하겠나?ꡓ
ꡒ전 시원한 물이면 좋습니다.ꡓ
슬레이즈는 화들짝 놀라서 대답하고는 살짝 혀를 빼물며 웃었다. 어째 면담이 길어질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주변의 풍문이기에 불확실한 것이기는 했지만 교장과 생도의 면담시간은 길어야 5분 정도라는 것이 일반적인 소문이었다. 육하원칙에 철저한 명령과 당연히 따라오는 예, 아니오 만의 대답. 아니면 단도직입적인 질문과 대답으로 끝나는 것이 간 교장의 면담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마실 것을 묻는다는 것은 5분이라는 데드라인을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ꡒ내가 자네를 찾은 이유는...ꡓ
교장집무실에 근무하는 부관이 별일도 다 있다는 듯 신기해하며 슬레이즈의 앞에는 물이 담긴 크리스탈 컵을, 간 교장의 앞에는 커피잔을 놓고 나서자마자 교장이 입을 열었다.
한 순간 슬레이즈는 온 몸에 긴장감을 팽팽히 불어넣었다. 무언지는 몰라도 앞으로 자신에게 뭔가 중요한 일이 생길 것이라는 불길함에 가까운 예감 때문이었다.

한 시간 뒤 슬레이즈는 낭패한 표정으로 눈이 휘둥그레진 부관(그것은 교장과 생도간의 면담시간 최장기 기록을 경신한 사실에 대한 놀라움이었다)의 얼굴을 뒤로 한 채 교장실을 나섰다.
ꡒ차라리 캐리어를 몰고 말지.ꡓ
교장 집무실 문을 나서자마자 그는 내뱉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사관학교의 유일한 낙오생들의 집합소라는 수송선 조종분과에 속한 자신에게 그런 임무를 맡기다니.

ꡒ좀 어려운 일을 자네에게 맡기겠네. 당연히 거부는 용인하지 않는다.ꡓ
  평소에는 KFC 할아버지라는 호호호 스마일을 입에 붙이는 교장이지만 이럴 때엔 벽력이라는 별명이 어울릴만큼 단호하고 다른 여지를 사전에 제거하는 특유의 어법이 되살아나는 교장이었다. 아이구 하느님, 슬레이즈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걸 핑계로 사관학교 평균을 떨어뜨리는 나를 제적시키려는 것인가.  
ꡒ내일부터 자네는 전사연구소로 보직을 이동하네. 그곳에 가면 블레이드 중장이 자네에게 임무를 하달할걸세. 꽤 장기간의 업무가 될 것이니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네.ꡓ
전사연구소(戰史硏究所). 사관학교 최고의 두뇌들만이 모인다는 곳. 최고의 장소에 최저의 생도를 보낸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슬레이즈는 이런 저런 사고의 방향을 돌려보았지만 결론은 한결같았다. 핑계거리를 만들어 골칫거리를 제거한다. 그는 자신이 희생양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ꡒ그곳엔 저같은....ꡓ
안경 너머 교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웃음의 기미인지, 격노의 시작인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당할 수만은 없다. 슬레이즈는 힘겹게 자신의 내면에서 오기를 불러일으켰다.
ꡒ일개 수송선 조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ꡓ  
ꡒ그렇게 생각하나?ꡓ
ꡒ또한 저는 적어도 제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ꡓ
너 미쳤구나, 생각하면서도 슬레이즈는 뭐에 홀린 듯 계속 말을 쏟아냈다. 좋게 말하면 자기비판이고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명령불복종이었다.
ꡒ솔직히 저는 사관학교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저에게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프로젝트를, 그것도 전사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것을 맡긴다는 것은...ꡓ
계속헤보게......눈으로 다음을 재촉하는 교장의 눈초리에 맞서면서 슬레이즈는 자신이 태어난 후 최고의 배짱을 부리면서 이야기했다.
ꡒ솔직히 말해서 열등생을 퇴출시키겠다는 음모라고 생각합니다.ꡓ
난 죽었다. 슬레이즈는 호기롭게 맺은 말과는 달리 덜덜 떨리는 자신의 무릎을 진정시키기에 노력했다.ꡒ전장에서의 음모는, 승리를 얻기 위해서라면 적극 환영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인간 사이에서의 음모는 가장 경멸한다ꡓ평소 교장의 생활신조가 아니던가. 그런 교장을 슬레이즈는 순식간에 음모가로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곧이어 자신의 머리 위에 쏟아질 벽력을 기다리며 슬레이즈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ꡒ허허허ꡓ
벽력일성대신 가가대소가 이어졌다. 집무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웃음소리. 어쩐지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는 듯 싶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ꡒ역시 자네는 특이한 사람이야.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아직은 정확하군ꡓ
자신을 바라보는 교장의 눈에 무언가 애틋함이 서리는 듯도 싶었다. 어째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군. 슬레이즈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ꡒ미리 알려두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자네를 선택한 것은 나 혼자만의 독단은 아닐세, 블레이드 중장도 자네를 적임자로 적극 추천했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자네가 적임자라는 것에 별 이견이 없었네.ꡓ
ꡒ하지만.......ꡓ
ꡒ더이상의 반론은 허락하지 않겠네. 열 사람이 찬성하는데 자네 혼자서 반대한다는 것은 더구나 그 열명이 자네보다 상관인데 반대의사를 고집한다는 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잘 알고 있겠지ꡓ
ꡒ네.ꡓ
슬레이즈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젠 눈을 딱 감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적수가 무엇인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설마 젤 나가를 찾아내라는 것은 아니겠지.
ꡒ그렇다면 프로젝트의 내용을 일부라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은, 갖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ꡓ
ꡒ그래, 그 정도의 배려는 해두어야겠지. 어차피 블레이드 중장이 장광설을 늘어놓겠지만 ꡓ
교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어딘지 젖어있는 듯한 물기가 목소리에 묻어났다.
ꡒ엔트 중장에 대한 재평가 프로젝트네. 다만 이것은 아직까지는 자네와 나 그리고 블레이드 중장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네. 또한 어느정도 목표선에 도달하기까지는 일체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것일세.ꡓ
ꡒ엔트 중장이라면?ꡓ
ꡒ그렇지 Rookie 함전대의 전설적인 지휘관이었던 엔트 중장이라네.ꡓ
갑자기 피로감을 느낀 듯 교장은 안경을 벗고 눈가를 손으로 문질렀다. 슬레이즈는 뒷통수를 쇠망치에 맞은 듯 망연히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구연합전사에서 가장 화려한 불꽃이었지만 허무하게 사라져 간, 그리고 이제는 누구도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던 위험인물이 다시금 역사의 전면에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 물빛노을님 복귀하신 것 정말 환영합니다.
-Bar Sur님, 님의 글쓰기에 질투심을 느낀 나머지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저에게 뜨금한 훈수 부탁드립니다.
-그럼 무한 돌팔매러쉬를 맞이하는(덜덜덜~~~~) 프로브의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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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15 21:06
수정 아이콘
음음, 흠흠, 후후후 ^0^
앞으로 드러날 부분이겠지만, 세계관이나 미세한 캐릭터, 및 진영 관계가 밝혀지게 되면 마치 은하영웅전설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네요. 가장 이상적인 우주를 배경으로한 SF라고 생각합니다만. 음음, 한 가지 걱정되는게 있다면, 전쟁이라는 소재가 개인의 내면에서 부각될 수도 있는 반면, 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전쟁이라는 부분을 잡아먹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개가 상당히 기대된다는 +_+;; 게다가 심리적인 부분이 강조되는가, 아니면 그로테스크한 전쟁을 3자적 입장에서 묘사하는가도 상당히 중요할 수 있겠네요. 우와~ 생각해 보니 어렵군요. 전 이런거 못씁니다. 후후 -0-;;

앞으로의 전개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저도 자극받았다는;;
PS : 음음, 전쟁 영화 OST를 들으면서 쓰면 좋지 않을까요. 웅장한 클래식 같은 것두 좋을지도. 그럼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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