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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3/11 15:58:19
Name unipolar
Subject [응원글공모] 난 남잔데 당신이 너무 좋소. (by unipolar)
최근 <지상 최후의 넥서스>를 불펌당한 일이 있어 미리 말씀드립니다. 링크는 괜찮지만, 절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


<난 남잔데 당신이 너무 좋소.> by unipolar



프롤로그


그때였다.

별안간 젊은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쳤다.

그때까지도 침묵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빙고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멍하니 넋 잃은 사람처럼 차창 밖 멀리 보이는 참나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1
2006년 3월 3일. 날짜까지 기억합니다.
형이 듀얼 2라운드 경기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삼성동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 있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메가스튜디오로 뛰어들어가려다가, 나는 스튜디오 밖 멀티비전에서 형을 봤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불평을 들었습니다. 개척시대가 아니었으면 1경기도 졌을 거다. 플토전은 정말 옛날로 돌아간 거냐. 라고

나한테는 그게 아니었지요.

형은 나 때문에 탈락한 겁니다. 내가 버스 안에서 잠깐이나마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절대로 3경기 전까지는 도착 못 할 테니, 형 얼굴 잠깐만이라도 볼 수 있게 형이 5경기까지 했으면...... 내가 그런 주책맞은 생각을 해서 진 거였단 말입니다.

그까짓 3,4교시 강의가 뭐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 수업을 못 빼서,
그랜드파이널 끝나고 어수선한 숙소에서 쉬지도 못하고 연습했을 사람 경기를 현장에서 봐 주지도 못한 게 너무 미안해서.

그래서 그 앞에 주저앉았던 겁니다. 아쉬워서가 아니예요. 원망하지도 않았어요.


형, 나 군대가요-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었는데.



#2
이게 다 임요환 때문이다. 형이 아니었으면 금요일마다 코엑스에서 쏘다니진 않았을 거고, 그녀를 만나지도 못했을 테니.


메가박스 매표소 앞에서 마주쳤던 예쁘장한 아가씨를  비좁은 메가스튜디오 안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티셔츠를 한 장만 입어서 티......뭐라던 그 남자가 아가씨한테 시비를 건 것도, 나도 모르게 그녀를 위해 화를 냈던 것도 형 경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였을 테고.

덕분에 친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 내쳐 묻지는 않았다. 어차피 들어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학교 다니는, 옷 입는 것도 남다른 그 아가씨가 껴안은 두꺼운 원서를 들어 줄 때마다 나는 기분이 상했다.


난 남잔데 요환이형이 너무 좋았다. 그건 꼭 전투를 하는 것처럼 간절해서, 돈 많은 집 딸의 취미와는 달랐다.

오프를 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루 빼면 그만큼 거친 음식을 먹어야 했다.

게시판에 응원글 쓰면서 쓰지 않아도 될 자기 학벌 얘기를 집어넣는 사람을 보면 그리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아니, 얄미웠다. 내 패배의식을 밟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요환이형 뿐.

형은 나를 대신해서 승리해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형의 신한은행 리그만이라도 보고 입대하기 위해 부모님과 싸워 가며 입대를 연기했다. 남들은 바보같다고 하더군. 사실 틀린 말은 아니야. 내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라고는, 내가 임요환의 팬이라는 것 하나뿐, 정해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었으니까.


난 형의 머릿속이 궁금해. 항상 1등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 말이야.

내가 느껴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그녀는 항상 느껴봤겠지? 그게 싫어서 나는, 계속 걸려오는 그녀의 전화를 무시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입대해 버렸던 거야.


그 무렵엔 이유 없이 화만 냈었다. 사람들이 임요환은 이제 끝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던 2004년 초의 그 기분처럼 말이다. 절대 끝이 아니어야 하는데, 아닐 것도 알고 있는데, 내 입술을 떼면 마땅히 할 말이 없었던......



#3
제대하고 나니까 게임 방송국 하나가 없어져 있었다. 하나 남은 방송국은 다른 게임들만 중계했다. 그리고 형과 우승을 다투었던 선수들 중에 반은 입대하고 난 후였다.

나는 내 발 밑의 흙부터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느꼈다.

한 개의 빛나는 태양을 바라보며 내 온 몸까지 덥혀졌다고 느끼던 내 청춘의 여름은 그렇게 허무하게 사그라졌다. 내가 사회를 떠났었던 그 잠깐 사이에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현실. 모든 여름이 가고 없듯이.


내가 그리고 그 후 요환형이 군대에 가 버리기 전에도 이미 스타는 고전게임이었다. 그래도 이미 스포츠이자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잡았다고 모두가 믿었었는데,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손을 떼면서 다른 게임 리그에 밀려 버렸다. 이젠 형이 제대해도 경기할 무대가 없게 되었다.


유별나게 강렬했던 혹서(酷暑)는 그렇게도 짧았다.


게임이란 게 원래 수명이 짧지 않냐고 사람들은 말했다. 기업들과 방송국은 그렇게 말하고 떠나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와 그것에 젊음을 바쳤던 모든 사람들, 요환이형까지 이렇게 묻혀버린 것을 나는 인정할 수가 없었다. 형이라는 영웅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던 내 자아까지도 짓밟힌 기분이었다.


곧 제대할 형의 눈에 그런 현실이 비치는 게 나는 미치도록 두려웠다. 그가 없는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그는 인정할 수 있을까.



#4
그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우리를 위해 그를 비춰 줄 눈이 없었다.

그래서 요환이형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조용히 제대했다. 사람들이 더이상 스타크래프트를 찾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보다 그 자신에게 더 견디기 힘든 일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렇게 쉽게 현실을 인정해버리는 것도 너무한 거 아냐 형?

형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협회에 들어가 명함뿐인 자리를 하나 할 거라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형은 숨어버렸다.



내가 숨어버렸던 때를 생각했다. 물려받고 태어난 것 하나 없이, 이제는 내놓을 것도 없는 인생이라고 나는 너무 젊은 나이에 그렇게 단정지었었다.

군대 갔다 온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고,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 조차도 없다고. 그녀를 잡아 보려 하지도 않은 나였다.



#5
Name 폴라베어
Subject 긴급뉴스! 내일입니다! 어서 소문내주세요~


KTF 강민 코치가 이번에 낸 [강민님의 아비터닷!] 피씨방 오픈 기념으로
임요환 선수가 와서 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 피씨방이 우리 동네에 생긴건데 현수막 걸린 걸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소리소문없이 제대하고 나서 그동안 거의 잠적수준이었던 임선수를 과연 이번에는 볼 수 있을까요?
모든 게 너무 초라해 진 것 같아 우울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한번 보고 싶네요.
빨리 스타 방송리그가 다시 생겨서 TV에서 봤으면 좋겠는데요.ㅜ.ㅜ

게임 다시 안하고 KeSPA들어가서 일하실 거란 소문도 있어서 괜히 마음이 심란합니다.

저는 퇴근하고 한번 구경하러 가볼까 합니다. 근처 사시는 분들 한번 와보세요~



#6
PC방 벽에 붙인 온라인 게임 포스터들 때문에 눈이 어지러웠다. 글만 보고 소문만 듣고 괜히 일찌감치 왔다가 나는 지하를 가득 메운 담배연기만 실컷 마셨다.

조잡하게 설치한 게임석이 그나마 잘 보이는 곳을 찾아서 엉덩이를 붙였다. 아직 자리는 절반만 차 있다.

너무나 오랜만에 스타를 켰다. 블리자드로부터 패치가 끊긴 지도 오래. 임요환을 모를 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앉아서 구석기 유물을 보듯이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 여행에 빠져 들었다. 스타크래프트는 내겐 꼭 시간 여행의 키 같았다.


정말로 요환이형이 다시는 스타리그에 못 올라갈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를 믿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 듀얼에는 그녀가 내 곁에 서서 함께 보고 있었고, 형은 내가 그녀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돌아왔구나. 우리 요환이형이구나.


그래도 다시 결승에 가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나이에 형의 게임 인생은 전신(戰神)-발키리의 비상과 같은 전기를 맞았다. 모두가 끝났다고 말했을 때 그는 보란듯이 일어섰고 동생같은 아이들 속에서 최고의 자리로 돌아왔다.


꿈에도 잊을 수 없는 4강전. 정말 3:0으로 지는 줄 알았다. 덕분에 난 조그맣고 예쁜 입술을 달싹거리며 기도하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을 수가 있었다.

나는 아직 당신을 그렇게 쉽게 내어줄 생각이 없습니다. 실망과 원망의 바다에서 손을 흔드는 해적들에게 내줄 생각이 없습니다-

형은 결국 역전을 해냈다. 형이 감독을 끌어안는 순간 나는 울어 버렸었다. 게임 보고 울었다는 놈들, 누가 비웃기엔 너무나 그 숫자가 많다는 걸 나는 메가스튜디오를 둘러보고서 새삼 느꼈다.

그리고 부러웠다.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그의 인생이. 형의 등 뒤를 떠나지 않는 발키리가.


그런데도 나는 형을 닮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시 대학 시험을 치거나,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 나설 수도 있었을 텐데. 난 도피해 버렸거든. 게다가 심지어 그녀에게서도...... 나는 버로우해 있던 컴플렉스가 일제히 일어나 기어오는 꼴을 봐야만 했어.


스타를 몇 판 끝내고 나니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모자를 눌러쓴 요환이형이 언제 들어왔는지 손을 풀고 있었다.

인터넷에 퍼져 있는 글에서 읽은 것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형은 와 있었다. 싸인회도 아니고, 그냥 대충 게임만 해주고 가려는 거였나. 친분 때문에 억지로 왔겠지. 어떤 각도에서 봐도 영 내키지 않는 표정이다.


맞아요. 형이 젊음을 바치고 형 손으로 영광을 본 그 무대는 형을 기다려 주지 않았으니 실망한 것도 알아.

하지만 그런 표정은 짓지 마. 형이 나를 닮지는 말란 말이야.



#7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여전했다. 그의 눈을 보지 않으면 모든 시간이 멈춰 버릴 듯이 압도적인 그런 사람이 임요환이다.

어떻게 하면 나란 보잘것없는 사람도 그런 감동을 되돌려 줄 수 있을까? 형한테 받은 게 그렇게 많았는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다시 스타 방송리그가 생길 수 있도록 각 팀이 다시 스폰 받을 수 있도록 같이 시작하면 된다고 말해 주면 될까?

하지만 당장 나조차도 믿지 않을 이야기다. 현실이 이렇게 초라하고 암울한 것을.


"난 임요환이 안쓰러워요. 가끔은 변명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약자로 보이게. 동정받게."


그녀가 했던 얘기가 생각났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들이 형에게 강요했던 부담과 책임감을 나는 다시 들이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형을 다시 스타판으로 불러들이고 싶었다.


이 PC방 주인인 강 코치 그리고 아마추어들과의 몇 판이 끝난 후, 요환이형은 맥빠진 표정으로 일어섰다.

그 사이 꾸역꾸역 모여든 사람들이 지하에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이 신기했지만 형이 늘 보던 세중이며 메가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8
강 코치와 악수를 나누고 혼자 계단을 올라가는 형을 나도 모르게 쫓아갔다. 그를 기다리던 T1밴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형이 돌아가는 모습 끝까지 보고 예전처럼 화이팅을 외쳐 주고 싶었다.

형이 바로 앞에서 PC방 문을 열자 갑작스러운 햇빛에 눈이 부셨다. 한참 후에야 눈을 뜰 수 있었다.


형이 발을 내딛지 않고 있었다.


나는 형의 어깨 너머로 사람들을 보았다. 형처럼 몇 번 눈을 깜빡였다.

이 지하의 PC방 밖에는 그때의 장충체육관 입구 같은 긴 줄이 선 것이다.



말을 하고 싶었는데 목이 막혔다.


그리고 형이 천천히 걸어가는 길을 따라 나는 코엑스에서 늘 보곤 했던 익숙한 얼굴들을 다시 확인했다.

늘 같은 플래카드를 들었던 여고생은 교복을 벗었다. 드랍동에 청첩장을 올렸던 커플은 이제 아기를 업고 나타났다. 요갤에 오프 사진 올리던 분이 목에 맨 카메라는 최신 기종이 되어 있었다.



노란 손수건이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한 남자를 기다리며 커다란 참나무에 매달린 노란 손수건이 되었다.



어디에 흩어져서 수면 아래 잠겼는지 알 수 없던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들었을 줄은 몰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목마르게 기다렸다.

내가 그 사람들의 얼굴에서 확인하는 추억처럼 그들은, 어느새 실망감 걷혀진 형의 얼굴에서 아직도 계속되는 여름 햇빛을 느끼는 것 같았다.

형이 한 발짝 걸을 때마다 그 뒤로 사람들이 따라붙어 길이 좁혀졌다. 다들 2년 전 각자가 부르던 이름대로 그를 불러 난장판이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내 두뇌가 들여보낸 소리는 잦아들어 정적만이 남았다.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를 기다린 사람들에게 그는 여전히 같은 이름이었다.

황제-

오랜만에 듣는 별명을 누군가 소리치자 형이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가 키보드 가방을 어깨에 단단히 비끄러매는 것을 보았다. 힘 들어간 그 손이 말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시작할 거라고.


"나는 도저히 떠날 수가 없다는 걸 알잖아요, 여기 사람들이 날 그 이름으로 부르는 한......"


돌아왔구나. 우리 요환이형이구나.



#9
포스트 임요환은 누구도 될 수 없었어. 형은 한 사람뿐이니까. 형이 아니면 우리에겐 그 누구도 아니니까.

난 남자야. 그런데 형이 너무 좋았어. 여자들에게선 환상밖에 찾을 수 없었지만, 형한텐 나 자신을 찾았거든.


자기가 갈 길을 스스로 만드는 사람- 난 얼마나 내 꿈에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람.

그리고 내가 닮고 싶은 사람.


형의 경기를 보면 팬 입장에서조차 왠만하면 GG쳐버리지 하고 생각했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가끔은, 도진광과의 패러독스전이 그랬듯, 이재훈과의 기요틴전이 그랬듯, 그런 경기를 정말로 이겨버리곤 했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 단순 명료한 충고를 형은 게임으로 보여 주었다.


인사를 꾸벅 하고 차에 탄 요환이형이 말해주고 간 건 아니지만, 다시 스타크래프트를 붙들고 밑바닥부터 시작할 거라고 모두가 믿고 있었다. 그 사람들 속에서 나는 기적처럼 그녀를 발견했다. 요환이형이라는 인연으로 묶인 사람들은 이렇게 헤어지기 힘든가 보다.

용기를 줘서 고마워. 나도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정말 고백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녀 앞에서 당당해지기 위해 형보다 더 열심히 살겠어.


형이 지금껏 그리했듯, 사람의 인생은 자신이 불리는 이름을 닮아간다. 이젠 나도 나 자신의 이름을 찾아 나설 수 있겠지.


노란 손수건 같은 사람들의 물결이 흩어진 서울 거리에 여름 햇살이 쏟아졌다. 우리는 혹서가 다시 찾아올 것을 알았다.













제 첫 단편입니다. 여기 나오는 대사들은 제 다른 소설 <지상 최후의 넥서스>와 <왜 그는 임요환부터...?>에서 따온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그 두 소설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_-

응원글 공모 공지에 "형식은 자유"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 단편소설을 하나 생각했습니다. 하필 스타리그 탈락 직후였기 때문에, 저와 독자 사이로 만난 임팬분들이 많이 우울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인공을 임 선수로 정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사실은 다른 선수 팬분중엔 팬픽을 저에게 부탁하신 분들이 없어서 말입니다 우히히) 제목의 홍조가는...... 언젠가 한번 심각 버전으로 승화시켜 보고 싶었던 욕심에.-_-ㅋ

게임을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 대해 써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알았으면 했습니다. 게임에 건 당신의 인생은 결코 소홀히 취급받아선 안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당신 자신에 의해서도.


2006년 3월 11일,

unipolar
[email protected]
blog.naver.com/unipo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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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나
06/03/11 16:09
수정 아이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으흑흑 ㅠㅠ
영웅의물량
06/03/11 16:35
수정 아이콘
전 임선수 팬도 아닌데.. 정말 찡하네요;
이 감동의 필력..ㅠ.ㅠ
기다리다
06/03/11 16:41
수정 아이콘
완전 제 얘기네요.....전 남잔데 요환님이 너무 좋습니다..원래 2월입댄데 요환님 우승하는거한번 더 보고싶어서 부모님몰래 군대연기했죠;;얻어맞아서 군면제 될뻔했습니다-_-;;쨋든...상황이 너무 비슷하네요;;요환이 경기 더 볼라고 알바우겨서 빠지고 하는것들...
06/03/11 17:18
수정 아이콘
역시 unipolar님이라는 말밖에는...
진짜 최곱니다!!
세이시로
06/03/11 17:51
수정 아이콘
아...정말 답이 안나오는군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찡합니다.

물론 임요환 선수가 실제로 올해에 군대는 가지 말길...!! ㅜ.ㅠ
아크이브
06/03/11 20:26
수정 아이콘
아.. 정말 감동입니다. 특히 마지막줄..
"게임에 건 당신의 인생은 결코 소홀히 취급받아선 안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당신 자신에 의해서도."
몇 번씩이나 되뇌여 지는군요. 선수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06/03/11 23:32
수정 아이콘
홍조가를 이렇게 승화시키시다니요!!!
unipolar님의 필력이 정말 부럽습니다..
unipolar
06/03/11 23:57
수정 아이콘
세츠나//그런 상황과 그런 대사, 그런 주인공을 설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리플에서 감정을 읽는 것은 역시 기분이 좋네요.

영웅의물량//다른 분들을 감동시킬 수 있었다니, 한 문장마다 고생(사실 좀 많이..^^)한 것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기다리다//비록 짧은 단편이지만, 이걸 쓰기 위해서 주변 임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물어보고 듣고 참고했습니다. 그러므로 조각조각들이 많은 팬들의 실제 경험에서 빚진 것입니다.

그리고 님에게도 임 선수가, 이 소설처럼 감동으로 보상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unipolar
06/03/12 00:02
수정 아이콘
koel2//제 닉네임이 신뢰를 줄 수 있는 겁니까.ㅋ 왠지 뿌듯한데요.^^ 지금 연재중인 다른 소설에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세이시로//그렇습니다. 군대 얘기는 왠만하면 안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써버리는군요. 아~(먼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리플로 뵙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군요. 개강하셨습니까? 중간고사 끝나면 오프라도! 7시 등교 11시(30분) 하교 생활을 매일 하다 보니 아주 죽을 지경입니다.ㅠㅠ
NewComet
06/03/12 00:02
수정 아이콘
홍조가의 저런 믓진모습니라뇨... ㅎㄷㄷ
'우리는 혹서가 다시 찾아올 것을 알았다.'
여기 오타있는거 맞죠? [??!?]
unipolar
06/03/12 00:05
수정 아이콘
아크이브//이 단편을 구상하던 시점이 듀얼 직후라 분위기가 너무 우울했죠.

어떤 암울한 상황에서도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 배경이 이 꼴이 됐습니다만, 덕분에 메시지가 더 강해진 것 같아 좋습니다.

권태//개강하고 나서 굳이 무리를 해서 단편을 하나 쓴 건데, 이제 보니 잘한 일 같습니다.

사실 요즘 몸이 너무 힘든 상황인데OTL, 역시 최고의 약은 칭찬인 모양입니다.^^

NewComet//오타는 없습니다. 마지막 줄의 '우리는 혹서가 다시 찾아올 것을 알았다.' 는, #3에 나오는 '유별나게 강렬했던 혹서(酷暑)는 그렇게도 짧았다.'와 대구를 이루는 문장이지요.
NewComet
06/03/12 00:06
수정 아이콘
아앗! 그렇군요.. 대구였군요.. 그저 요환선수 아이디만 떠올렸습니다아 ;; 성급한 판단 ㅎㄷㄷ 죄송합니다ㅜ
가루비
06/03/12 00:25
수정 아이콘
이러실겁니까. 정말...
정말 유니폴라님,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너무많이 힘들어서... 소설챙겨보기 조차도 힘들었었는데.

...
그가 알겠죠?
너무 많이 부족해서, 힘이되어주지 못해 미안한.
이런 마음까지도.... ㅠㅠㅠㅠ

정말, 그는 어찌해야할지 모를 사람입니다.

기다려주고, 함께해주고,
그를 여전히 믿습니다.

... ㅠㅠ 잉, 너무 감동이잖아요.
이카르트
06/03/12 00:30
수정 아이콘
지금껏 보았던 unipolar님 글 중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글이군요, 건필하시길(싱긋).
unipolar
06/03/12 00:36
수정 아이콘
NewComet//죄송할 게 뭐가 있습니까.^^ㅋ 저도 쓰면서 이거 Boxer의 오타로 생각하시는 분들 꽤 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3의 혹서 뒤에 한자를 붙여서 강조를 했었죠.

가루비//ㅎㅎㅎ 요즘 제 소설에 님 리플이 안 보여서 무슨 힘든 일 있으신가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차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이 올라가면 반드시 리플이 보일 것 같았습니다.(우하하핫)

지금 <왜 그는 임요환부터...?>는 58-59편에 이어지는 스릴에 호러 분위기-_-로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에서 오랜만에 훈훈한 감동 모드로 변신하니 제가 다 흐뭇합니다.

이카르트//소설을 통해 여러 선수들의 팬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소설의 소재를 위해 인터뷰처럼 여러 가지를 묻고 수집하기도 합니다.

판타지였던 지상 최후의 넥서스, 살이 떨리는 왜 그는 임요환부터...?와는 달리, 이번에는 팬을 주인공으로 해서 팬들에게 "내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단편은 그런 인터뷰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홍승식
06/03/12 00:39
수정 아이콘
아~ 무어라고 해야 하나요.
나는 남자인데 unipolar님이 너무 좋소.
아크이브
06/03/12 01:16
수정 아이콘
홍승식님의 애정표현에 피식.ㅋ
06/03/12 01:51
수정 아이콘
그저 너무너무 감사드릴 뿐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ㅠ_ㅠbb
06/03/12 08:14
수정 아이콘
정상이지만 정상이 아닌, 최고이지만 최고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떨어지지도 않는, 약하기 때문에 강한.
그리고 더욱더 강해지는, 힘들때마다 강해지는. 당신만이 지금 모든것을 표현 할 수 있습니다. 박서 화이팅 ^-^
저도 unipolar님이 너무 좋아요 /ㅁ/(...)
쪽빛하늘
06/03/12 10:06
수정 아이콘
울어버렸어요...
제가 이렇게 눈물이 흔한 사람이었던가요?
글을 다읽고 이렇게 리플을 달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계속나네요. unipolar님 책임지세요~~~
지니쏠
06/03/12 10:30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ㅜㅜ 저도 임요환선수가 너무 좋답니다~
unipolar
06/03/12 10:43
수정 아이콘
홍승식//ㅋㅋ저는 욕도 먹지만 사랑도 많이 받으니 행복한 사람입니다.ㅋㅋ

아크이브//저는 사실 그런 것을 즐기(?)기 때문에...ㅋ

Teferry//사실 저야 뭐 읽어주신 분들께 더 감사하죠. 단편소설은 처음 쓰는 거였고 제가 보통 여러 선수들을 등장시켜 써 왔기 때문에 이번엔 자신이 없었는데...... 좋은 반응을 보니까 자신감이 생깁니다.
unipolar
06/03/12 10:46
수정 아이콘
spin//멋져요. 운영진분들이 응원글 모아서 해당 팀에 보낼 생각도 있다고 하셨는데 리플까지 보내도 좋겠네요.

쪽빛하늘//요갤에서도 울었다는 분들의 댓글이 적지 않은데..... 이거 정말 제가 책임져야 하는 겁니까?ㅎ 아니면 그분이 책임져야 하는 겁니까?ㅎㅎ

지니쏠//팬을 주인공으로 하는 팬픽이다 보니 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사다드
06/03/12 11:12
수정 아이콘
감동...감사합니다. 진정으로 건필하세요.
06/03/12 12:17
수정 아이콘
unipolar / 뭐 유니님 덕분에 글도 쓴 [타탕]
아케미
06/03/12 12:22
수정 아이콘
아아 그렇군요. 생각해 보니 이 소설은 홍조가를 모티브로 한 것이었군요. 그런데 왜 원문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감동적인 겁니까?
지니쏠
06/03/12 13:36
수정 아이콘
헉!!홍조가가 비교도안된다니!! ㅜㅜ 최연성선수가 들으면 슬퍼하겠어요
06/03/12 14:46
수정 아이콘
와우..
정말 최곱니다.ㅠ
06/03/12 16:35
수정 아이콘
아~~~ 좋네요. 좋은 소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 화이팅입니다.
몽땅연필
06/03/12 23:14
수정 아이콘
감동했어요....
아마 진짜로 이런 날이 오겠지만.. 다시 일어서겠죠?
unipolar
06/03/12 23:17
수정 아이콘
사다드//앞으로도 계속 써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spin//내가 본의아니게 정말 여러 사람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ㅋ
아케미//주인공이 "후로게이"지만..... 좀 다른 측면에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다 보니.ㅋ
지니쏠//어허. 아직 홍조가의 작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네!
누트//고맙습니다.^^
open//'아' 뒤에 붙은 물결표시 세 개가 너무 정겹게 느껴집니다.^^a
몽땅연필//2-3년 후이건 그보다 늦건 간에 반드시 그런 날이 오겠죠. 하지만 팬들이 있는 한 쉽게 끝날 일은 없을 겁니다!
지니쏠
06/03/12 23:42
수정 아이콘
홍조가의 진짜 원작자가 자기가 원작자라는 완벽한 증거와함께 피지알공모란에 원본을 올린다면 과연 대상은누구에게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응원글(?) Vs ??
가루비
06/03/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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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지켜보고 있지 않던건 아니었는데,
항상 그래도 꼬박꼬박 왜 그는... 도 보고 있답니다.

저도 스핀님처럼
-_- 덕분에 염치불구 응원글을 남긴... [ 탕! 탕! 탕! ]

... :) 감사합니다.
임요환이라는 사람을 내가 아직도 이렇게
따뜻하게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셔서요.
히라키안
06/03/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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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polar
06/03/14 00:02
수정 아이콘
지니쏠//홍조가는 절대로, 절대로 응원글이 아닙니다!!-_-ㅋ

가루비//제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여러 사람들에게 미친 것 같습니다. 요갤을 봐도...... 계속 써야 할 이유가 되겠습니다.

히라키안//링크는 해 놨지만 안 보실 줄 알았는데. 이모티콘의 뜻은 안부글로 얘기해주시겠죠?^^ㅋ
메딕아빠
06/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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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퍼가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글이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애시드라임
06/03/15 11:22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seraphim
06/03/15 13:11
수정 아이콘
사실 요세 피지알에는 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요겔에서 보고 감동받아서 꼭 원문글에 덧글을 달아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 따위가 엄습해 오더군요-_-;; 진짜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ㅜ_ㅜ
두툼이
06/03/15 13:23
수정 아이콘
점심 먹은 것이 목에 걸렸습니다. 눈물이나네요 ...
요환선수가 이글을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unipolar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unipolar
06/03/16 00:28
수정 아이콘
메딕아빠//PGR에서 공모전을 할 때마다 그게 어떤 종류건 간에 저에게는 굉장한 도전이자 기회가 됩니다. 자극이 오지 않는 한 유니폴라 뉴런은 전도할 것이 없습니다.^^

(매번 소설을 Ace게시판에 옮겨 주시는 수고 해 주시는 것이야말로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애시드라임//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seraphum//하긴 요즘 벌어진 각종 일들 때문에 주변에는 최근 PGR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제 글이 다시 따뜻한 감정을 채우는 계기가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두툼이//제 욕심인지도 모르지만 저도 한번쯤 임 선수에게 제 글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세 번째 팬픽이자 첫 번째 단편인 이 소설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06/03/18 23:31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울뻔했습니다. 안구가 습해진다는 걸 간만에 느껴봅니다.
오랜만에 pgr에 왔더니 좋은 글을 보네요. unipolar님 잘 보았습니다.
06/03/20 10:52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제가 읽은 임선수에 대한 응원글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unipolar
06/03/22 18:33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반응이 정말 엄청나네요.@_@
사토무라
06/03/23 20:42
수정 아이콘
가슴이 뭉클~
06/03/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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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갑니다...^ㅡ^
06/04/13 21:23
수정 아이콘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상을 씁니다.
저 장면이 상상이 되어서...저 기다란 줄에 저도 껴 있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나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unipolar
06/04/14 11:4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이거 인쇄해서 가져 가든지 해야겠습니다!
ddaddang
06/07/06 09:15
수정 아이콘
늦었지만 좋은 글에 감사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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