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4/19 21:31:44
Name Wayak
Subject 조금 늦은 관전기] 제우스의 벼락과 아이기스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
조금 늦은 관전기] 제우스의 벼락과 아이기스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



당신은 최고의 가을을 기억하는가?

프로토스를 위한 가을. 그 가을의 정점이 바로 2년 전..

가을시즌에 끝나던 마이큐브, 가을 시즌에 시작하던 한게임배...

4강에 한명 들기도 어렵다는 프로토스끼리 결승을 치른 이 경기들 속에...



그 남자가 있다. 뇌신 Zeus.

그를 상징하는 두가지.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준 벼락과 아이기스.



날라, 신화와 전설마저도 무시하는 그 환상세계의 지배자에게 무너진 이후.. 참 많은 슬럼프를 겪었지만..

어제, 드디어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위용을 드러냈다.




MBC무비스배 서바이버 리그 C조 제 1경기

상대는 CJ 팀에서 새로 발굴해낸 카드, 김성기 선수.
(사담이지만.. 조규남 감독님은 어딘가 공장에서 선수 희망생들을 왕창 집어넣고 팀에 인재가 필요할때쯤 한명씩 꺼내오는게 아닐까 란 생각도 든다... 도대체 어떻게.. 우승시키고 방출하는.. 초창기 한빛같은 플레이를 요즘도... -_-;; 조만간 장육 선수도 한건 크게 터뜨릴거라고 본다.)

여기서.. 뭐랄까, 한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가 품었던 독기가 드러나는 기분?

질럿 두기와 드라군으로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는 동안 그의 선택은 타지역 몰래멀티였다. 개인적으론 여기서 좀 충격을 먹었다.

그저 단순히, 전태규 선수의 전매특허 파일런 배리어이후 방어쪽이.. 앞마당 보다 방어하기 수월해서? 상대 스타팅에서 공격하기엔 거리가 멀어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의 잘 갈아온 칼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벌쳐와 탱크가 감싸듯 퇴각하려는 드라군을 막아서자 방향을 반전하며 탱크를 잡아주는 그의 센서티브한 플레이는 감탄사가 나왔고..

탱크를 잃어가면서까지 내려보낸 벌쳐는 결국 전태규 선수를 상징하는 유닛인 "드라군"의 장벽을 뚫지 못했다.

멀티는 파괴시키겠다며 병력의 핵을 끌고 온 김성기 선수는 전태규 선수의 드라군 쌈싸먹기에 의해 오히려 병력만 잃는 참담한 결과를 보였다.

침착하게 맞서서 북쪽 멀티를 차례차례 먹었지만 멀티 수가 훨씬 앞서고 견제 한번 당한적 없던 전태규 선수는 그 많은 멀티들을 단 한번도 견제 허용하지 않았고... 지상 병력에서도 밀리지 않은채 캐리어 생산 이후 차례로 멀티와 탱크들을 몰아서 잡아주고, 지상 병력이 멀티와 본진을 파괴하며 드디어.. 301일만의 첫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MBC무비스배 서바이버 리그 C조 제 3경기.

상대의 상황은 상관 없다. 나는 질럿 드라군 옵저버 템플러가 나왔다. 고로 나는 러시한다.



전태규 선수는 무난한 더블넥을 시도하고 삼성준 선수는 쌩큐~ 란 느낌으로 요즘 저그들의 대세인 전멀티 체제로 변환하며 게임은 일반적인 "토스가 저그에게 무난하게 발리는 시나리오" 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멀티를 하려던 셔틀을 공중 격추 당하고 참 괴롭게 버티는 싸움이 진행되다가...

멀티 앞을 조여놓은 럴커들을 드라군 네기가 걷어내는것을 시작으로 그의 한방이 터져나왔다.

예측된 스톰앞에 녹아내리는 저글링.. 강력히 밀고 앞으로 전진하는 질럿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주는 드라군들... 하얀 섬광을 뿜어내는 아칸...



대 저그전의 한방은 이런것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그의 플레이에 넋을 잃어버렸다. 저거야 말로 플토의 로망..

질럿 소수와 다크 한두기는 멀티 이곳저곳을 견제해주고.. 지치지 않고 이어지는 한방 병력의 행진 끝에...

앞마당마저 유린당한 삼성준 선수는 결국 GG를 선언했다.




아직 본선은 아니다. 이제 겨우 서바이버 1라운드를 통과했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졌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그 무력한 전태규가 아니었다.

토스대 토스전은 아직 물음표지만.. 토스의 악몽, 저그를 상대로 여전히 강력한 그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힌다.




뇌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의 벼락도, 아이기스도 꺾이지 않았다.

그에게 칼을 들이밀 전사여 기억하라.

그의 아이기스는 쉽게 꺾일 방패가 아니란 것을.

무심히 그를 방치해 뒀다간.. 벼락이 언젠간 자신의 머리를 칠 것임을..










덧 :


요즘 들어 문득 생각하는 거지만.. 스타리그에서는 데뷔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메이저에 올라온 시기가 중요한 듯 싶다.


데뷔 시기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의 이름이 스타리그 판도에 처음 등장한것은 99PKO 8강이었다. 즉..

상당한 올드 게이머란 이야기..

전태규. 그의 나이 이제 겨우 스물 셋. 무려 최연성보다도 어리다. 임요환 홍진호 선수등이 아직 활동하는걸로 보아...



그의 부활은 기대해 봄직 하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쇼크였던건.. 이처럼 "프로토스 of 프로토스 유저스" 스러운 선수를... 꽤나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안전제일 토스란 닉네임. 결승에서 강민의 희생양이 되었던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단 사실이었다.


--


블로그에 써둔 글을 그대로 복사해 와서 독백형 반말체입니다. 그러고 보니 첫 Write 버튼이네요.

어제 전태규 선수에 관한 글이 없어보여서 하나 올려봅니다. 꽤 뒷북이긴 하지만..


덧2 : 차재욱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 안녕하세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21 22:0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핏빛파도
06/04/19 21:38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긴한데.. 아이기스는 아테나여신꺼죠; 죄송합니다; 하여튼! 전태규선수도 부활했음 좋겠어요~ 조지명식의 재미를 극대화시켜주실+_+
06/04/19 21:42
수정 아이콘
뭐 아이기스가 아테나의 것이긴 했어도 바로 그 아이기스를 준건 제우스였으니까요...ㅡㅡ)a
김사무엘
06/04/19 21:49
수정 아이콘
전태규선수..... 알다가도 모를 선수죠--;;;;; 코믹스럽거나 안전제일스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사실 그건 예전에 깨졌었죠--;; 조정현 선수가 건담러쉬로 한참 플토를 압살하던 시절한 경기가 생각나네요.
로템에서.... 그날도 나왔다 대나무류! 였는데.... 세상에.... 드라군 두세기가 나와서 슬슬 밀려나는 초반에, 물러나면서 따라오는 벌쳐가 박는 마인을 족족 일점사로 잡아줬죠. 초반에 마인은 걍 낭비되었고.. 건담러쉬도 무효로..... 참.. 뭔가 찬물 뒤집어쓴 기분이었죠..
06/04/19 22:11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경기 봤는데 전태규 선수 정말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더군요.

상대선수 박성준 선수가 해처리를 전멀티 가까이 가져가는 상황을 일부 멀티는 적절한 견제로 일부멀티는 주병력으로 깨뜨려나가는 모습은 일품이었습니다.

하이템플러의 적절한 활용으로 전투에서 결코 패하지 않는 모습 역시 돋보였습니다.

어제 경기를 보고 전태규선수의 새로운 기량에 감탄했습니다. 프로토스로 대저그전 이정도 전력이면 충분히 향후 메이저까지 올라와서 팬들이 환호할만한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그 경기보고 이 좋은 경기에 왜 아무도 글 올리는 분이 없나?.... 하고 잠깐 생각하기도 했는데 오늘에야 올려주시네요.

전태규선수 화이링입니다. ^^
06/04/19 22:18
수정 아이콘
아이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제우스에게 선물한 방패입니다. 후일 아테나가 갑옷처럼 입고다녔구요. 소유권은 엄연히 제우스입니다(퍽)
이뿌니사과
06/04/19 22:33
수정 아이콘
나는 질럿 드라군 옵저버 템플러가 나왔다. 고로 나는 러시한다. <-- 아주 맘에 듭니다.+_+!!!
Sulla-Felix
06/04/19 22:35
수정 아이콘
어제의 플레이가 바로 전태규를 최강자로 만들어준 플레이죠.
남들과 다를바 없는 한방러시.
하지만 차이점은 단 하나. 남들과 똑같은 조합으로 다른 토스는
지지만 전태규는 이긴다.
단지 그것뿐.
사다드
06/04/19 23:40
수정 아이콘
늦었다지만, 너무 반가운 리뷰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전태규 선수의 승리에 대한 글을 적기 주저했는데, 리뷰 감사합니다.
정말 달라졌습니다. 그냥 질것 같은 저그전을 멋지게 역전하더군요. 이승원해설위원이 처음에 전태규선수의 부진에 대해 경솔한 말을 한것 같다고 사과비슷한걸 하시더군요. 저는 더했습니다. 근데 정말 한방맞았습니다. 진정 전태규선수의 부활을 간절히 바랍니다.
제우스 화이팅~!
06/04/20 00:19
수정 아이콘
어제의 플레이가 사실 전태규 선수의 전성기적 저그전 모습이죠. 무난한 더블넥 후 적절한 멀티견제(전태규 선수의 정석적인 플레이는 저그전에서 더욱더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방러쉬. 그와 동시에 동시다발적인 멀티시도...;; 한방 병력으로 게임을 못 끝내더라도 어느새 쏟아져나오는 더블아칸...그리고 끝끝내 저그는 gg 선언...;;-루나에서 한 (마이너 리그 군요. 마이너 리그였던 시절 게임이에요.) 전태규 vs 조용호 선수 게임을 한번 보시면 그의 플레이를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06/04/20 00:47
수정 아이콘
경기 좋았죠.
간만에 전태규 선수 자체가 반가운데.
승리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06/04/20 01:14
수정 아이콘
저그전 승률이 한때 최고조였을땐 60%가 넘었죠.. 토쓰의 악몽이라는 장진남선수도 무난하게 발라버리는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다시 한번 부활해서 우승해야죠!!
06/04/20 02:41
수정 아이콘
조지명식을 위해서도 제발 서바이벌 통과하시길!!!
사상최악
06/04/20 03:06
수정 아이콘
전태규 선수 대프로토스전 8연패 중이네요.
대테란전과 대저그전은 탑클래스라고 생각하는데...
빨리 메이저에서 봤으면 좋겠네요.
이뿌니사과
06/04/20 09:42
수정 아이콘
에휴...경락선수의 저저전, 전태규선수의 토토전;;; 한숨;;;
Peppermint
06/04/20 10:59
수정 아이콘
가장 전태규스러운 승리였던 것 같습니다. 전태규 선수도 약간 노력이 부족한 천재형의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독기품고 연습을 하니 전성기 실력이 회복되는 듯.. 마지막 고비까지 긴장 늦추지 말고 꼭 MSL 복귀하시길!
카이레스
06/04/20 12:48
수정 아이콘
한때 가장 무난히 해서 가장 앞도적으로 테란과 저그를 잡아왔던 선수였죠. 그의 부활을 기대합니다. 예전의 당당한 모습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06/04/20 14:02
수정 아이콘
글도 멋지고 전태규선수의 경기도 상당히 멋졌습니다.^-^
3번째 경기는 전태규선수의 팬인 저로서도 '재경기 가는구나..'싶더군요. 아프리카로 보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간만에 승리를 잡았는데 재경기라면 새로운 CJ의 카드 김성기는 벅차보였거든요. 처음엔 그는 확실히 '건방지고 조바심이 나 있는 것 같은 프로토스'였지요(笑) 언젠가 엠비씨게임 이벤트게임이었는데 3:3으로 전태규,이윤열, 장진남선수가 플레이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승원해설이 '이건 전태규선수 밖에 하지 못해요'란 비슷한 말을 했었어요. 그게 프로토스를 운영해야할 때여서 그랬던 것 같긴 한데 그게 이상하게 제 머리속에 오래 기억되더군요. 전태규밖에 못하는 것. 그게 무엇인지. 그걸 찾아서 잊지말고 끌고 가세요. 전태규선수. 계속 기대하고 있습니다!
You.Sin.Young.
06/04/21 22:55
수정 아이콘
오오~!! 제우스~!!
하얀조약돌
06/04/21 23:29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내일 시험 대비? 를 위해서
일찍 집에 와서 쉴겸 점심때부터 스타리그 경기를 간만에 봤습니다.
생방송으로 본 스타리그보다
재방송으로 본 전태규선수의 경기가 더 기억에 남는 군요^^
제우스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어서 다시 세레모니도 보여 주세요!!!!
06/04/22 08:19
수정 아이콘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전태규 선수 항상 생각하면 말이죠..
플플전의 최강자로 만들어주었던 듀얼토너먼트 VS 나도현 노스텔지어 전이 생각납니다.(...)

그 때 매너파일런 하고 좋게 시작하다가 어이없게 진 걸로 기억.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77 내맘속의 해태 - 최연성 [25] 글레디에이터8310 06/04/22 8310
176 舊4대토스, 新4대토스 비교하기 [17] ROSSA10989 06/04/21 10989
175 프로토스의 한(恨), 그리고 Nal_ra [35] Zera_10568 06/04/21 10568
174 이영표선수 이야기... [14] 이의용8825 06/04/21 8825
172 조금 늦은 관전기] 제우스의 벼락과 아이기스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 [20] Wayak8820 06/04/19 8820
169 YANG..의 맵 시리즈 (5) - Blue Diamond Final [9] Yang8493 06/04/19 8493
168 맵의 새로운 패러다임... 백두대간(白頭大幹) [30] 라구요12349 06/04/16 12349
167 바둑과 스타크래프트 - 위기십결 (圍棋十訣) [14] netgo8354 06/04/15 8354
166 자신이 한말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것. [8] 제네식10203 06/04/13 10203
164 스타크래프트 esports 팀 운영방안에 대한 제언 [11] netgo8202 06/04/12 8202
163 사형제도에 관하여... [76] IntiFadA8316 06/04/11 8316
162 미국 실리콘 밸리 - 첫 이야기 - 정리해고, 퇴직 [11] netgo9474 06/04/11 9474
161 이번 신규맵을 해보고.. [11] 하늘하늘9869 06/04/11 9869
158 [잡담]스틸 드래프트가 만들어지기까지. [36] Davi4ever9514 06/04/08 9514
156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61편(BGM) [29] unipolar8470 06/04/07 8470
153 최연성의 스포츠서울 스타고백 모음집 + 최연성 선수에 대한 나의 생각 [57] 말코비치20094 06/04/03 20094
150 온게임넷 스타리그 24강 대진방식 정리(베타버전) [66] http12652 06/04/01 12652
149 프로토스로 저그를 이기는 법. [71] 4thrace16218 06/04/01 16218
147 "이윤열, 개선이 아닌 개혁으로" [31] Frank Lampard14616 06/03/29 14616
146 하드코어 질럿 [17] legend9466 06/03/29 9466
145 #유즈맵세팅 개론, 그리고 생산과컨트롤 [15] Ase_Pain11961 06/03/28 11961
144 [yoRR의 토막수필.#19]일상다반사. [18] 윤여광7792 06/03/28 7792
143 동네 오락실 격투게임의 고수들과 박지호 스피릿!! [20] 마음속의빛11085 06/03/26 1108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