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6/14 20:46:54
Name 논두렁질럿
Subject [기타] 고스톱치는 나...그리고 공돌리기...(스토어링 플레이)
재미삼아 써봤습니다.

<--월드컵은 점당 100원하는 명절놀이용이나 친구끼리 하는 친선고스톱이 아닙니다
그냥 동네고스톱판이라면 못먹어도 go 합니다. 그냥 재미로 치는 거니까요.>

하지만 월드컵은 친선고스톱이 아니라 집한채값을 걸고 하는 프로도박장과 같습니다.

제가 이런 큰 판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는데 우리동네에선(홈경기) 몇판 먹어봣는데
다른 동네에 가서는 20판 가까이 패를 돌렸는데도 한번도 못먹습니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원정경기 도전史-------)

근데 이번판에 3점을 냈습니다. 스톱할까  고 할까? 고민합니다.
(이기고 있는데 잠굴까.....계속 몰아부칠까...)

일단 스톱하고 다음판 패 돌리기로 합니다.
(일단 잠궈서 1승하고 프랑스, 스위스 전 대비)
왜? 남의 동네와서는 한번도 못먹어봤거든요. 무조건 고스톱은 先 잡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옆에서 훈수 두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계속 go하라고 합니다.
왜? 훈수두는 사람들이야 go 해서 판커지는게 재밌거든요.
(경기장의 관중들과 일반팬들이 빡시게 싸우라고 하는거죠.)

저도 그냥 친구끼리 재미삼아 고스톱치는거면 go 하고 싶습니다.
(몰아 부쳐서 추가골 넣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고스톱판은 제가 집한채를 걸고 치는 중이거든요..ㅠㅠ..

전 스톱을 외칩니다.
갑자기 훈수두는 사람들이 ]
" 야 디게 쪼잖하네....뭐냐....이렇게 큰 판에서 뭐그리 시시하게 치냐"고 합니다.

전 일단 이번판에 몇점 더나느니 先을 한번 잡고 다음패 돌려서 유리하게
고스톱 치고 싶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전 20판이 넘도록 한번도!!!!!못먹어봤고
先을 한번도 못잡아 봤거든요.

훈수두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 저 go go 했다가 독박(2:3 역전)쓰거나 나가리(2:2무승부) 되면
  대신 판돈 물어 주실건가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미쳤다고 훈수두는 사람들이 제 판돈을 물어주겠습니까?ㅠㅠ...
=================================

고스톱칠때 돈 딴 사람한테 사람들이 실실 웃으면서 술한잔 얻어 먹을려고
몰리는 거지 돈 털린 사람에게 절대로 몰리지 않습니다.
게임중에야 go 하라고 하면서 관심을 주지 돈 털린 다음은 주위에 아무도 없어요.

어제 축구경기에서 야유하던 팬들은 고스톱칠때 훈수두는 사람들하고 심정이 같습니다.
" 1 이 점점 커지네~~~~~" 같은 웃찾사 개그맨의 유머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되면 옆사람 훈수에 귀 기울여야 하는것이 아니라
정말 최선을 다해서 나에게 어떤것이 유리하고 현명한 선택인지 머리를 싸메고
고민해야 합니다. 하물며 친선도박이 아니라 자신의 전부를 건 도박장에서라면요...

내가 돈을 따야(이겨야) 훈수두던 사람들이 "야 대단해!!" 하는거지
무조건 패돌릴때마다 go go하면서 훈수두는 사람들 신나게 해봤자
돈 털리고(지고) 나면 겉으론 " 멋진베팅이었어.아쉽지만"하면서 속으론
"바보 " 소리 합니다.

제가 고수타짜여서 확실하게 go go해서 크게 먹을 수 있다면
(브라질, 프랑스, 체코같은 팀처럼 말이죠)
훈수두는 사람도 즐겁고 나도 돈을 따는 게임을 하겟지만
전 고수타짜가 아니라 20판 가까이 한번도 돈을 먹어보지도 못한
독이 바짝 오른 중수타짜라서 안전하게 스톱을 선택했습니다.
나가리(무승부), 독박(역전)의 압박을 견디기엔 수가 모잘라서요...ㅠㅠ..

하지만 몇번 패 돌아가고 제가 몇판 쓸어담고( 승수를 계속 올리고)
해서 고수의 길로 접어들면 과감한 베팅도 선보여 드리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Ninomiya Ami~♡
06/06/14 20:50
수정 아이콘
비유가 재미있네요^^ 대략 공감~
IntiFadA
06/06/14 20:56
수정 아이콘
아마추어리즘은 아마추어 경기에서 추구하면 된다... 는게 이번 경기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승부는 말처럼 쉬운게 아니죠...
영웅의물량
06/06/14 21:17
수정 아이콘
친절한 해설까지-_-;;;;
공돌리기, 보는 입장에서는 좀 아쉬웠지만.. 사실 현실적으론 나쁘지 않았던거 같네요.
The Drizzle
06/06/14 21:20
수정 아이콘
멋진 비유네요!
가루비
06/06/14 21:20
수정 아이콘
큭큭큭큭 아, 비유때문에 한참 웃었습니다. :) 데굴데굴~
동감합니다!
06/06/14 22:04
수정 아이콘
하지만 몇번 패 돌아가고 제가 몇판 쓸어담고( 승수를 계속 올리고)
해서 고수의 길로 접어들면 과감한 베팅도 선보여 드리겠습니다.....!!!!

이 말 매우 공감갑니다. 원정 간 월드컵에서의 첫 승리를 맛봤으니... 다음 월드컵 혹은 그 이후의 경기에서는 좀 더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조용히 응원이나 할렵니다.
06/06/14 23:25
수정 아이콘
글쓰시는 재주가 대단하십니다. 명쾌한 비유에 상세한 해설까지 흐흐흐...
저도 데굴데굴 글 읽다가 굴렀습니다 원츄 =+=)b
정정당당
06/06/15 00:33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만, 고스톱처럼 내가 스톱한다고 해서 경기가 끝난다고 하면 저는 잘했다고 백번이라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왕 끝까지 해야 한다면 어제의 잠그기는 잠그는 모습도 그렇고, 뒷마무리가 깔끔치 못했던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이긴걸로 만족하라고요? 만족하지요...

그나저나 스페인은 극강의 공격력을 보여주는군요....
논두렁질럿
06/06/15 07:11
수정 아이콘
정정당당님처럼 스토어링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질책하시는분을 전 절대로 비판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그런 비판은 할 수 있죠. 하지만 전술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술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언제나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고스톱의 스톱이 게임의 끝을 의미하지만 그저 비유로 그 상황에서의 선택의 비슷함을 고려한 것 뿐입니다.
Shiftair~★
06/06/15 10:16
수정 아이콘
제생각대로 한 번 고스톱으로 비유해보자면,
전반전 폭탄을 사용한 토고 앞서나갑니다.(선취골)
후반전 토고 배설(표준어로 순화된 표현)합니다. (프리킥 허용)
대한민국 바로 배설한 패를 획득 (이천수 동점골)
다음턴에서 바로 대한민국 싹쓸이~ (안정환 역전골)
대한민국 났습니다.
전반전 폭탄을 날린 토고(좀 어거지지만 퇴장을 의미) 손에든 패가 없습니다.
후반전 역전에 성공한 대한민국 손에 알짜배기 패(이를테면 쌍피)를 쥐고 있네요.
경기막판 대한민국의 배설(수비진의 결정적 실수)이 있고 그 패를 토고가 뒤집기 만으로 얻어야만(체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토고 선수들) 나가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Go할까요? Stop할까요?

물론 상황자체를 다르게 판단하신 분들도 많았겠지만 상황을 판단하기에 따라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43 [기타] 어제 경기 외신 반응 [29] 버관위_스타워4746 06/06/14 4746
742 [기타] 이영표선수, 그리고 토고 [18] 황제의마린3493 06/06/14 3493
741 [기타] 구디 바르셀로나로 이적 !!! [18] 레로베2912 06/06/14 2912
738 [기타] [펌]공돌리는 동영상 [54] gog3432 06/06/14 3432
734 [기타] 고스톱치는 나...그리고 공돌리기...(스토어링 플레이) [10] 논두렁질럿2985 06/06/14 2985
732 [기타] 믿음에 따른 감동을 줄줄 아는 사람 혹은 사람들. [2] 가루비2119 06/06/14 2119
731 [기타] [사커월드펌]1998년 프랑스월드컵E조와 2006년 독일월드컵G조 비교 [6] 김군이라네3192 06/06/14 3192
730 [기타] 일본의 마지막 희망... [8] CoralEyez3492 06/06/14 3492
729 [기타] 지겨우시겠지만 또 조삼모사^^;; [7] 재벌2세4189 06/06/14 4189
728 [기타] 승부는 승부다. [4] 일찍좀자자2259 06/06/14 2259
727 [기타] 월드컵 게시판을 이러저리 둘러보며 떠오른 말.. [25] 둥이2646 06/06/14 2646
726 [기타] 조별예선 첫 경기 결과에 따른 16강 진출 확률 [7] lotte_giants2720 06/06/14 2720
725 [기타] 일본 너무 브라질 전에만 열올리지 말자 [11] 토스희망봉사3356 06/06/14 3356
724 [기타] 어제의 공돌리기 [59] 김석동3881 06/06/14 3881
723 [기타] 어제 토고전 포착! [8] 바닷내음3385 06/06/14 3385
722 [기타] 제가 생각하는 어제 경기의 컨셉 [19] 깡~2879 06/06/14 2879
721 [기타] 나를 씨익 웃음짓게 만드는 토고전 후반 MBC의 해설 [1] The xian3857 06/06/14 3857
720 [기타] 어제 토고전에서 아쉬웠던 점.. [8] 레지엔2516 06/06/14 2516
719 [기타] [불펌글] 공돌리기가 왜 작전인가요? [21] 아마돌이3436 06/06/14 3436
718 [기타] [펌] 골방환상곡 - 안하면 안될 것 같은 월드컵 특집 [4] The xian3773 06/06/14 3773
717 [기타] 프랑스:스위스 관전평 - 전가의 보도를 쓸 줄 모르는 도메니크 감독 [16] 휀 라디엔트4731 06/06/14 4731
716 [기타] [유머]일본 월드컵선수들 아직 절망할 때는 아닙니다. [5] 미아3605 06/06/14 3605
715 [기타]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 운영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군요. [11] LSY3052 06/06/14 305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