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WCG 워크 예선 준비했던 게 바로 얼마전 같은데, 끝난 뒤 한 달 반 동안은 스타2 만 한 것 같네요.


그 동안 솔로 래더를 400게임 넘게 했고 점수가 1600점 가까이 올라가면서 든 생각은

스1, 워3, 스2 할 것 없이 RTS 게임에서 실력을 쌓아올리는 방법은 다 똑같다는 것 이었습니다.

Pgr 유저분들 중 래더 점수가 막혀서 답답해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싶어 연습 방법에 관한 글을 씁니다.




* 스타2 장점, 리플레이를 활용하라


- 블리자드는 스타1 1.07 때부터 리플레이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편리한 기능은 유저들의 급속한 실력 상향 평준화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했고, 스타2에 이르러 편리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클릭한번이면 현재 유닛 정보, 생산중인 건물 유닛 정보, 자원 수급량과 채취 일꾼 수, APM 수치까지 온갖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쓸만한 고수들의 리플레이는 연승전 등에서 매일 쏟아져나오니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죠.


아니 리플레이 보는 법을 누가 모르냐? 라고 반문 하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중요한 건 고수들의 리플레이를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리플레이를 검토하는 겁니다.


자기 리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 간단히 예를 들어보면,


- 800~900 점 대에선 테란의 전진 배럭이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숨김 포인트가 많은 젤나가동굴에서 특히 심했는데 테란이 걸리는 족족 4분도 안 걸려 지는 일이 엄청 많았습니다. 그래서 날빌 당할 때마다 리플레이를 보고 숨기는 위치와 타이밍을 기억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젤나가동굴에서 테란을 만나면 첫 수정탑 이 후 앞마당 미네랄 뒤, 수풀 뒤, 황금미네랄, 본진 언덕 아래 부분 모두 빠르게 체크합니다. 언젠가부턴 맵 상관없이 날빌 시전하는 테란이 고맙기까지 하더군요. 배럭 한 번 날리고 시작하면 아무리 잘하는 분이라도 어지간해선 역전이 힘들기 때문에 편하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다.


- 1000점 초반에 이르자 프프전을 이기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같은 4차관을 하는데 내 본진, 상대 본진 할 것 없이 매번 물량이 딸립니다.
이상하다 싶어 프프전 모아놓고 검토하니 일꾼이 상대 프로토스보다 항상 3기 정도 적었습니다. 상대는 미리 일꾼 적정 수 다 뽑아놓고 병력만 찍어내는데 전 못 캔 자원은 둘째치고 병력 싸움 할때도 탐사정을 찍고 있으니 규모에서 항상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일꾼 수 관리에 신경쓰면서 전략에 따라 가스 일꾼 수도 조절해보고 하다보니 물량에만 밀려 지는 게임은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 1300점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저그전이 고역입니다? 남들은 다 무너졌다는 프저전 밸런스라는 데 어떻게해도 저그를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같이 앞마당먹고 병력싸움하는데 왠놈의 바퀴 + 히드라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추적파수거신 가지고 아무리 컨트롤해도 양에서 계속 밀리더군요. 검토 후엔 저그가 일꾼을 왕창 째는데 압박을 전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꼴랑 저글링 한부대 돌아다니는데 제 병력이 앞마당에 박혀만 있으니 저그는 일벌레만 왕창 찍고 병력을 찍어내서 싸움이 안됐던 것 입니다. 최근 서기수 선수가 연승전에서 포지+멀티 타이밍을 좀 늦추고 일단 3차관 질럿+파수기로 일꾼 못째게 만들면서 천천히 멀티 후 이기는 걸 보고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 뒤론 저그전도 잘 이기기 시작하지는 않았고 아직도 어렵습니다. 뭐야 저그 너무 쎔.. 넵 전 프징징 (-_-)



이 외에도 리플레이 기능의 도움을 받은 일은 다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스1 이나 워크 할 때 부터 그랬으니까요.

어찌보면 옛날부터 실제로 연습한 시간보단 방송이나 리플레이를 돌려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10년 넘게 RTS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생긴 지론은 '무작정 게임만 많이 해서는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 입니다.

물론 게임에 재능이 있는 준프로급 정도가 되면 꼭 따로 분석하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알아채고 고치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 뭔가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이게 문젠가' 하는 정도지 복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확신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자기 플레이를 보고 분석하여 냉정하게 못한 부분을 파악하고 고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알아내고 그 것을 고쳤을 때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세요.

그리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떠올린 이미지대로 플레이하시면 예전과는 정말 다른 편한 느낌으로 게임을 하실 수 있을겁니다.


어디까지나 저한테 해당하는 얘기니 확신은 못하겠지만요 흐흐 :P

오늘도 즐거운 게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