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많이 하니까 역시 빨라지긴 빨라집니다.

원래 마지막 베타까지 제가 정확히 기억하건데, 최고 100을 넘기지 못하고 평균 50이었습니다. 이때는 정말 괴로웠지요. 더군다나 당시 다이아몬드 리그 없이, 골드리거나 되었으니 보통 같이 붙는 사람과 분당 행동수 차이가 2배 가량이었으니 중후반쯤 넘어가면 이곳 저곳 둘러 보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 초반의 극단적 빌드가 아니면 필패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 분당 행동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하려고 마지막으로 한 리플레이를 본 결과, 평균 90에다가 최고 200까지 늘어났더군요. 역시 하면 늘긴 느나 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잘 하시는 분들과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긴 하는데, 확실히 이제 손이 느려서 게임이 어렵다는 핑계는 대기 어려울 것 같네요.(물론 나름 제 기준에서)

2. 저그가 제일 바쁩니다.

네, 제일 바쁩니다. 오히려 테란을 하면 느려집니다. 왜냐고요? 천천히, 편한 기분으로 하니까요. 이건 뭐, 저그로 하면 1분 1초가 집중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여왕 애벌레 생성할 때 놓쳐서, 대규모 교전 이후 빠르게 병력 충원해줘야 하는데, 3~4개 되는 부화장에서 애벌레가 12개쯤 있으면 저절로 욕이 나옵니다. 진짜 대군주 점막 생성도 대군주 따로따로 퍼뜨리거나, 또 테란이나 프로토스 전진하는 병력 상대로 보호가 어려워서 여왕을 한 10기 정도 뽑아서는 되든 안 되든, 본진부터 중앙까지 있는 마나 전부 점막 생성에 투자합니다. 어차피 각 부화장 당 대충 0.5마리 정도 되는 여왕만 있어도 에벌레 늘리기엔 충분하니까요.

다른 것보다 손이 느리다면 저그가 물량이 제일 안 나오네요. 다시 말해서 어느 정도 손이 빠르지 못하면 저그 전력 자체를 전부 발휘 못 합니다. 애벌레 생성과 종막 생성은 GG가 나오는 시점까지 계속해서 해줘야 합니다. 여왕 마나가 남아 도는 것 자체가 패배하는 지름길이더군요.

3. 여왕이 아니더라도 바쁩니다.

네, 그렇습니다. 여왕이 아니더라도 바쁩니다. 병력 소비가 가장 심한 종족은 저그고, 병력 생산을 위한 절차가 제일 바쁜 것도 저그입니다. 고로 저그를 하려면 누누히 말하지만 손이 빨라야 합니다. 손이 느리면 저그 자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왜 상위권은 저그가 선전, 아니 좋은 성적을 내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우선 대규모 교전시, 이제 감염충은 필수적으로 써줘야 하니 감염충 컨트롤도 해줘야 하고, 맹독충이 제대로 자폭할 수 있게 잘 움직여줘야 하며, 공성 전차나 거신이 섞인 병력 상대로 전력으로 맞붙으면 이겨도 대다수가 전멸하니, 병력 충원이 제대로 안 되면 싸울 수가 없습니다. 차원 관문으로 즉각즉각 소환이 가능한 프로토스(심지어는 부대지정 할 것도 없이 W키 하나로 가능합니다.), 반응로란 존재 때문에 많은 유닛을 생산 가능하고, 병력 생존 기간이 제일 긴 테란은 병력 충원이 상대적으로 늦어도 할만합니다. 이건 뭐 패치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앞으로도 저그는 고수가 아닌 이상,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충 이 정도 적어봤는데, 예전에 댓글로 분당 행동수 50이라서 힘들어요라고 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군요. 90이나 되고로 그리 지고 있었다니... 음 그리고 확실히 팀플레이를 많이 하다 보니까, 손 빠르기가 조금 더 빨라지는 것 같네요. 또 테란을 하면 분당 행동수가 잘 안 늘어나는 것 같아요. 쉬워서 그런가... 프로토스도 차원 관문 어쩌고 이야기했지만, 나름 손이 가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요.(시간 증폭, 다양한 기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