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1/02 22:34:19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제물 - VKRKO의 오늘의 괴담
[이와테 괴담 기담 진담] 이라고 하는 이와테 현지 신문 이와테 일보가 편찬한 책이 있다.

이 책은 이와테 일보가 수집한 괴담, 기담을 1권의 책으로 집약한 것으로, 그 대부분은 민속학의 고향인 이와테답게 도깨비불을 보았다던가 여우한테 속았다는 옛날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중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하나 발견해서 여기 소개해 보려고 한다.



그 이야기의 체험자(여자)는 이전에 남편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밤에도 27도가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곳.

방범 대책 때문에 철창살을 끼워 둔 창 밖에는 흐릿한 전등이 빛나고 있었다.



한밤 중, 갑자기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에 큰 소리로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뭐야! 누구냐! 거기 있는 놈은! 사라져!]

체험자는 엄청 놀랐다고 한다.



남편을 깨워보니 남편은 [창문과 벽 사이에 흰 여자의 얼굴이 비쳤어.]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날은 그냥 흔한 악몽에 시달린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4, 5일 정도 지난 한밤 중, 남편은 다시 그 흰 얼굴의 여자가 나오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아무래도 그 얼굴은 여자라기보다는 여자 아이의 것이었던 듯 했다.

그것이 며칠이나 계속되었다.



그런 악몽이 계속되던 어느 날, 연구 목적으로 인도네시아에 10년 넘게 살고 있는 한 영국인이 이상한 것을 말해줬다고 한다.

그 영국 신사의 이름은 마이클.

그는 체험자에게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역시 그렇군요.] 라고 수긍하더니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이 나라에는 기둥을 강화한다는 구실로 제물을 넣는 구습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안에 사람을 산 채로 넣어 벽을 발라 버리는 거죠. 지금은 그런 게 쓸모 없다는 것이 알려져 도시에서는 사람 대신 새를 한 마리 넣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사람을 넣는 것 같습니다. 마취를 해서 모르는 아이를 납치한 뒤, 그대로 아이를 생매장 해 버리는 것입니다.]

체험자는 놀라서 물었다.

[설마, 자주 신문에 아이들의 실종 기사가 나오는 건 그것 때문인가요?]



[아마도요. 그래서 가끔 제물이 된 아이의 얼굴이 유령이 되어 나오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상식적인 일이에요. 이 나라에서는 고용인을 해고하고 싶으면 '천장의 구석에 아이의 얼굴이 나왔다.' 고 말한답니다.]

마이클씨의 눈은 계속 온화한 그대로였고, 도저히 거짓말이나 농담을 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체험자도 보이와 메이드를 고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반쯤 농담으로 인도네시아인 메이드에게 [실은 지난 번 남편이 한밤 중에 큰 소리를 질렀던 건, 천장 구석에 여자 아이가 나왔기 때문이야.]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메이드는 [아, 역시 그런가요.] 라고 수긍했다고 한다.

역시라니 무슨 소리냐고 체험자가 묻자, 메이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전에 이 집의 경비를 서던 청년이, 객실에서 2번 정도 여자 아이의 얼굴을 봤었대요. 그리고 페인트 칠을 하러왔던 사람도 같은 얼굴을 봤다고 하구요. 게다가 그 여자 아이의 얼굴은 달걀귀신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저도 어서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저는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일하지 않으면 안 되서...]

며칠 뒤, 그 집에 살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보이가 [사정이 있어 그만두고 싶습니다.] 라고 말해왔다.

체험자는 이제 무슨 사정인지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메이드만은 체험자가 귀국할 때까지 [이 집에는 아이가 있어요.] 라고 웃으면서 계속 일했다고 한다.

목가적인 느낌의 옛날 괴담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이상하게 기분 나쁜 이야기여서 기억에 계속 남는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유리별
12/01/03 16:47
수정 아이콘
...어쩐지.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어버린 기분이.......
처..천장 구석에 아이의 얼굴이 나타나있어, 라는 너무 섬뜩한데요. 아 왜 난 섬뜩한줄 알면서 끊지 못하지..

..그것도 무서운 괴담같네요.
12/01/03 19:13
수정 아이콘
저도 필리핀에서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곳도 귀신이야기가 엄청나게 많고 귀신을 아주 많이 무서워하더라고요.
조금만 이상한 기운이 있으면 현지 메이드나 일꾼들이 그만둔다고 한다거나, 성당의 성수를 뿌 리고 닭피를 뿌린다거나 하는 퇴마의식도 종종 이루어집니다. 인도네시나도 마찬가지네요.
일본이나 영국처럼 섬나라에 특히 더 귀신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Callisto
12/01/05 22:23
수정 아이콘
흐어어..... 흐어어... ㅠㅠ 흐아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6 [번역괴담][2ch괴담]신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269 12/01/13 5269
325 [번역괴담][2ch괴담]사람이 적은 단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288 12/01/11 5288
324 [번역괴담][2ch괴담]속삭이는 목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162 12/01/10 5162
323 [번역괴담][2ch괴담]모르는게 좋은 것도 있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5742 12/01/09 5742
322 [청구야담]귀신에게 곤경을 당한 양반(饋飯卓見困鬼魅)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732 12/01/08 5732
321 [번역괴담][2ch괴담]옥상의 발소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706 12/01/07 5706
320 [번역괴담][2ch괴담]썩은 나무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236 12/01/06 5236
312 [청구야담]우 임금을 만난 포수(問異形洛江逢圃隱)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021 12/01/05 5021
311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화장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318 12/01/04 5318
310 [번역괴담][2ch괴담]간호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498 12/01/03 5498
309 [번역괴담][2ch괴담]제물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495 12/01/02 5495
308 [청구야담]병자호란을 예언한 이인(覘天星深峽逢異人)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792 12/01/01 5792
306 [번역괴담][2ch괴담]안개 낀 밤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5618 11/12/31 5618
305 [청구야담]원한을 풀어준 사또(雪幽寃夫人識朱旂)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5486 11/12/29 5486
304 [번역괴담][2ch괴담]코토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9] VKRKO 5770 11/12/28 5770
303 [실화괴담][한국괴담]내 아들은 안된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300 11/12/27 6300
302 [번역괴담][2ch괴담]칸히모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226 11/12/26 5226
301 북유럽 신화 - 티얄피와 로스크바 [4] 눈시BBver.28885 11/12/25 8885
300 [청구야담]바람을 점친 사또(貸營錢義城倅占風)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263 11/12/20 6263
299 [실화괴담][한국괴담]원피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6658 11/12/19 6658
298 [청구야담]이여송을 훈계한 노인(老翁騎牛犯提督)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6870 11/12/14 6870
297 [번역괴담][2ch괴담]친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309 11/12/13 6309
296 북유럽 신화 - 토르와 알비스 [7] 눈시BBver.27291 11/12/13 729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