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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5 16:49
최소한 개론서+알파 정도는 알아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문제는 읽다보면 끝이 없다는거죠 ㅠㅠ 밥벌이가 해결되셨다면(갓물주라던가 공무원이라던가 전문직이라던가...) 몰라도, 취미로라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들어가는 노력대비 아웃풋이 너무 적어서요.
20/06/15 18:27
감히 저 따위가 주제넘게 이런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꼭 책이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등에 대한 감상을 쓸 때 말씀대로 '넓고 깊은 사유'로 좋은 글을 쓰려면 인문학, 즉 문.사.철 에 대한 기본 소양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책을 골라 힘든 독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서양사, 동양사의 기본 흐름을 개관하는 쉬운 책을 읽으시고 (ex. <종횡무진 서양사, 동양사>) 그 후에 관심이 가는 나라나 시대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이 다루고 있는 책을 찾아 읽으세요.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을 읽다가 더 세부사항이 궁금해지면 <페르시아 전쟁>, <살라미스 해전> 이런 책들 읽으시면 됩니다. 로마사쪽을 보다가 포에니 전쟁에 대해 더 상세히 알고 싶으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2권을 읽고 , 카이사르가 궁금해지면 <로마인 이야기> 4, 5권을 읽으시면 되고요. 그리스 신화와 비극도 서양문화를 읽는데 필수인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그림도 보면서 쉽게 쭉쭉 읽을 수 있는 책과 <그리스 비극 걸작선>, <그리스 비극 깊이 읽기> 정도면 충분합니다. 철학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되는데 <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 같이 서양철학사 흐름을 조감해주는 책을 우선 읽으세요. 아마 외국 유명 서양철학사를 권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번역서 특유의 문체나 어투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어차피 초보를 위한 책이니 그냥 애초에 우리 말로 우리 독자를 위해 쉽게 쓴 책이 더 좋습니다. 그런 다음에 근대이후의 철학은 <철학과 굴뚝청소부> 를 통해 다시 보면 어느 정도는 얼개가 잡힙니다. 그 후에 철학자 개인의 사상을 더 풀어주는 해설서를 읽거나 더 깊이 들어가고 싶으시면 그 해설서에 언급되고 인용되는 원전까지 같이 보시면 됩니다. 동영상 강의를 듣고 싶으시면 아트 앤 스터디 (http://www.artnstudy.com/) 같은 곳을 이용하셔도 좋죠. 이렇게 역사, 철학 공부를 하면서 서양미술사도 훓으시면 정말 좋습니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같이 두껍고 텍스트 많은 책 말고 서점에 가셔서 시대순으로 미술사의 흐름을 서술한 책 중에 빨리 볼 수 있겠다 싶은 걸로 고르세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정말 좋은 책이지만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초보용이 아니고 아는 만큼 이해가 됩니다. 초심자들은 곰브리치가 행간에 담아놓은 의미를 전혀 모르고 지나치게 되거든요. * < > 안은 제가 예전에 봤던 책들이라 예를 들어 써놨을 뿐입니다. 요즘엔 제가 책을 안읽어서 더 좋은 책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0/06/15 18:39
철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파고드는 학문이라 공부를 하다보면 생각을 깊게하는 훈련이 됩니다. 근데 그 문제들은 삶의 문제들이고 삶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은 철학 아닌 학문들이 주고 그 지식 없이는 철학을 잘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역사와 사회과학 공부가 중요합니다. 에릭 홉스봄의 역사서들과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E. M. 번즈의 <서양문명의 역사> 정도는 기본 도서로 갖춰 놓으시고 주류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 포함한 마르크스적 역사사회과학론(역사유물론) 입문해 두시길.. 다 읽고 입문한 다음에야 철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병행은 해야 하고 철학 공부에는 반드시 고전을 발췌 해서라도 직접 읽는 것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출발은 플라톤의 <국가>의 1장과 7장과 10장으로 하시고 이어서 나이절 워버턴의 저작 년도가 오래되지 않은 책들 중 철학사 포함한 두 세권과 스티븐 D. 헤일스의 <이것이 철학이다>로 넘어가고 마지막으로 칸트 철학과 니체 철학의 윤곽을 파악하기에 도전하시길.. <철학과 굴뚝청소부> 같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됩니다. 그 윤곽을 1시간 동안 고등학생이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으면 철학입문이 '일'단락 된 것입니다. 칸트의 저작은 발췌해서라도 읽을 필요 없지만 니체의 <도덕의 계보>는 반드시, 영역본을 대조해서, 직접 읽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본인 하고 싶은 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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