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까지는 좀 불안불안하지만 어떻게든 수습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봤는데 6화에서 아예 망쳐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진짜로...
드라마 <호크아이>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독 영화가 없었던 호크아이가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두 번째는 2대 호크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케이트 비숍이 어떤 캐릭터인지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 러닝타임이 4시간에 불과한 만큼 [호크아이]는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둘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간신히 풀어 나갈까말까한 이 드라마에는 조연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일단 [에코] 드라마화가 확정된 마야가 등장합니다. 근데 이 캐릭터도 이 작품이 첫 등장이라 기본적인 배경 설명 하는데 시간 잡아먹습니다.
거기에 거의 궁금하지도 않은 케이트의 가족 이야기가 또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근데 여기에 호크아이를 쫓아온 블랙 위도우 옐레나까지 등장합니다.
불과 4시간짜리 드라마에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가 둘(마야, 케이트)인데 여기에 옐레나까지 출동하니 이미 드라마가 산으로 가기 직전입니다. 그런데 5화 마지막에 드라마 [데어데블]에 등장했던 킹핀까지 등장합니다. 그 이후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엎어지기 시작합니다
호크아이가 돋보여야 할 드라마에 호크아이는 없고, 심지어 그게 2대 호크아이가 될 케이트 비숍도 아니고 옐레나, 마야, 킹핀이 나와서 휘젓고 다닙니다. 그렇다고 저 캐릭터들이 뭔가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마야는 아버지가 로닌에게 살해당했다는 게 범죄에 빠져든 동기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호크아이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던 캐릭터는 호크아이 말 한마디에 갑자기 혼란을 겪고는 범죄를 그만둡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친구랑 싸우는데...어... 친구에게 범죄 그만두자고 하자 친구는 "마피아가 나의 길" 어쩌구 하면서 죽습니다?(???) 근데 그 다음에는 아빠를 함정에 빠트린 최종보스 킹핀에게 가서 총을 쏩니다(???????????)
아니 호크아이랑 반목하는 캐릭터성을 보여주다가, 말 한마디에 갑자기 범죄에서 손 털고... 캐릭터가 너무 순식간에 돌변합니다. 안 그래도 러닝타임이 짧아서 보고 나면 "얘 왜 이래?"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옐레나는 더 어이없습니다.
옐레나는 무슨 흑막 같은 사람에게 호크아이가 나타샤를 죽였다는 제보를 받습니다. 이후 호크아이의 가족과 본인을 죽이겠다는 목표 하에 뒷조사를 실시하죠. 그 과정에서 케이트랑 엮입니다. 근데 케이트랑 연신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장난스런 모습만 보여줍니다. 드라마만 보면 얘 진짜 호크아이 죽이러 온 거 맞나? 뭐야 싶습니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호크아이랑 1대1로 붙는 상황까지 옵니다. 호크아이야 나타샤 여동생이니 제대로 안 싸우죠. 하지만 옐레나는 호크아이가 나타샤를 죽였다고 믿으니 온 힘을 다해 싸웁니다. 그리고 싸울 의지가 없던 호크아이가 점점 밀립니다.
그러다가 호크아이가 휘파람을 붑니다. 그러자 옐레나가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크흑...너는 나타샤의 진정한 친구였구나"이러면서 갑자기 호크아이를 껴앉습니다.
...아니 이 드라마에서 저 휘파람 어쩌구는 나온 적도 없어요. 저 휘파람이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나온 건데 그걸 기억하고 있어야 이 드라마의 감정선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까먹었다구요? 그럼 뭐 이해가 안 되죠. 안 봤다구요? 그럼 왜 저러나 싶겠죠
뜬금포로 등장한 옐레나는 뜬금포 휘파람을 맞고 호크아이 착한 놈이었어... 이러면서 갑니다.
킹핀은 크크크크크 할 말이 없습니다.
뉴욕을 쥐락펴락하는 특급 거물 범죄자에서 그냥 몸집 큰 아저씨가 됐습니다.
배우의 연기력은 빛나는데, 대사나 연출이 그를 정준하로 만들고 있습니다.
퇴장까지 허무합니다. [데어데블]을 이끌었던 빌런 킹핀은 마야한테 총 맞는 장면으로 리타이어합니다.
물론 진짜 죽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그래도 [데어데블]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성은 다 날려먹고 그냥 정준하가 된 건... 진짜 너무하잖아요
러닝타임 4시간 밖에 안 되는 드라마에 캐릭터가 이렇게 많이 등장합니다. 드라마 주인공인 호크아이는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케이트 비숍이 매력이 있긴 하지만 드라마가 워낙 산으로 가다 보니 스토리가 너무 급전개 되서 공감이 안 갑니다. 막판에 엄마 감옥 보내는 씬에서는 실소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불안불안해도 5화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봤는데, 6화에서 호크아이의 활약도 잘 안 나오고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캐릭터는 동기가 전혀 이해가 안 가는 의문스러운 행보만 보여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팔콘 드라마는 그래도 팔콘이 왜 캡아가 됐는지는 알겠다 느낌이었는데
호크아이는... 이거 어벤져스 원년 멤버 맞냐? 라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로 아쉬웠습니다. 진짜....
심지어 끝나자마자 바로 시즌2 알린 로키와 다르게 여기는 다음 시즌 소식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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