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피셜로 시작해서 뇌피셜로 끝나는 글입니다.

초등학생때 `02년 월드컵을 디씨인사이드와 함께 했고, 지금까지도 디씨를 벗어나지 못한 사이버 망령으로서 항상 느끼는 점은 온라인에 인생을 갈아넣으면서까지 이슈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실에서는 소수자.. 그러니까 찐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불쾌할 지도 모른다. "아니 니가 뭔데 날 찐따라고 하는거야?" 아뇨, 여러분은 찐따가 아닙니다. 진짜 밈을 만드는 양반들은 여기가 아니라 디씨 야갤을 비롯한 다른 곳에 있거든요.

`10년대 초중반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상의 밈은 대부분 남초/여초가 극명하게 갈려서 퍼져나갔는데, 남초의 밈은 통상 디씨인사이드 계열 사이트에서 튀어나왔고, 여초의 밈은 여성시대/쭉빵 등에서 기원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디씨 20년차 눈팅족의 경험에 따르면 통상 저런 밈이 많이 튀어나오는 사이트는 루저 페이스트가 짙은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10~20년대 온라인 밈의 상당수를 생산한 디씨인사이드가 있는데, 애초에 이 동네는 (갤러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너도 병신 나도 병신"이라는 정서를 기반으로 삼고 있고, 대부분 인생 조진걸 자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쭉빵/여성시대 등의 여초 사이트는 저런 정서는 없지만 페미니즘이 들어가면서 나는 차별받았어 잉잉 이런 망상이 지배적이고..

그래서인지 요즘 인터넷을 보면 남초건 여초건 상대에 대한 피해망상만 가득한 현실 찐따들이 온라인에서 과몰입하면서 상대방을 싸잡아서 악마화하는 밈을 생산해내고, 그게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전체적인 갈등이 만들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뭐 본인들이야 내가 이러이러한 차별을 받았고~ 공격을 받았고~ 이건 전쟁이고~ 라고 주장하겠지만 솔직히 30대 초반인데도 그게 뭔 소린지는 이해가 안된다. 아니 그렇게 따지면 양쪽 다 등신짓 하고 있으니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걍 한국인이 문제인거 아님? 이제 한국인 전체한테 미러링을 할 차례인가? 근데 대체 미러링이 뭐지? 갑자기 궁금한건데 미러링이라는 논리에 따르면 혹시 내가 일본제국시절 만행을 미러링한답시고 일본가서 그시절 만행을 재현해도 된다는건가?

아무튼 10대 애들은 더하다고도 하고, 내가 보기에 이 미친 짓이 짧은 시간 안에 끝날 것 같지는 않으니 그냥 조용히 입 닥치고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 우월전략이 아닐까 싶다. 내일도 열심히 다이어트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