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6/11 19:31:38
Name 데브레첸
Subject [일반] 코로나시국 대학원 첫학기를 마쳤습니다. (수정됨)
1. 시험+과제는 토요일에 모두 끝났고, 조교 채점과제는 월요일에 마쳤고 성적이 오늘 전부 발표됐습니다.
한 학기가 정식으로 끝났군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학기가 끝났으니 허무합니다.

2. 제가 대학원 올라와서 놀랐던 게, 코로나시국 특수성도 있으니 졸업할 때까지 이러진 않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한가하다는 겁니다. 
소속된 랩실도 없이(사회과학 전공이라 랩실 개념이 희박합니다) 
필수 코스웍 2과목 + 논문작성 필수 선수과목 하나만 들었더니 진짜 하는게 없네요. 
실험은 고사하고, 읽어야 하는 논문들도 없고, 과제는 조금밖에 없는 순이론 과목이고
거기에 과목 난이도가 학부 심화 수준이라 아주 어렵지도 않습니다. 
(학부생 시절에도 들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한 코스웍 과목은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대학원 생활 썰들만 듣고는 "매일같이 밤새고 스트레스에 쩔어사는" 생활을 상상했는데
(제 주변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바쁩니다)
현실은 차라리 학부때가 더 바빴을 정도로 여유로운 생활입니다. 
시험 2.5주 전에 3.5회독(처음엔 대충보고 1,2,3회독때 제대로 보기)을 목표로 시험공부해도 
며칠 시간이 남아 띵까띵까하는 기적이 가능합니다!

지금이야 여유롭지만 계속 여유롭게 살 수는 없을텐데,
아무것도 안하고 편히 살아도 되는지 불안감이 음습해오네요.

2-1. 논문자격시험에 필요한 기초 코스웍 3개는 이번 학기에 다 들었습니다. 
이젠 응용과목들만 남았네요. 
본격적으로 논문을 읽어야하고, 기말레포트도 작성하는 과목들을 위주로 듣는 날이 곧 옵니다.
졸업과 연결된 과목을 마쳤다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제가 석사논문까지 잘 쓸 수 있을까 생각이 드네요.
 

3. 하나는 BK조교, 다른 하나는 장학금조건 조교 해서 총 두 조교를 맡았습니다. 
처음엔 조교 두 개 맡아서 잔뜩 쫄았습니다. 학생들 질문 받느라 머리 쥐어터지고 바빠지지 않을까...

근데 이상할 정도로 일이 없네요.
장학금조건 조교는 중간 기말 채점하는 게 전부고(그마저도 20여명 수업입니다),
BK조교는 수업 2과목을 시험때 온라인 감독하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나마도 중간은 과제대체였습니다) 
장학금 받는 조건으로 중간기말에 시험감독 하나씩 추가로 보는 게 유일한 추가사항이고. 

BK에 학교장학금까지 있다보니 등록금 전액을 넘어 용돈 받으면서 학교 다니게 됐는데, 
대학원생의 권리입니다만 하는 일이 없어서 학교 날로 다닌다는 생각만 듭니다.
다음 학기땐 좀 바빠지려나요? 


4. 코로나시국이라 그런지 사람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듣는 수업은 동시송출도 아닌 녹화강의 뿐이라 
학교에 꼭 가야했던 건 오프라인으로 시험볼 때, 교수님께 서명받아야 하는 서류가 있었을 때, 
수업때 직접 못 본다는 아쉬움에 교수가 따로 개별적 면담시간 가졌을 때 뿐입니다. 

그래서 아는 대학원생이 두 명밖에 없습니다. 
교수님과 면담 같이했던 동기와 
같은 교수님 밑에서 BK조교맡은 선배 둘 뿐이에요.
대학원생들의 갑질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데, 
코로나로 사람 만날 기회가 없어 갑질을 안 당하는건 뭐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저는 외로워서 다음 학기엔 사람 많이 만났으면 합니다.
대학원 올라와서 이런걸 기대(?)해봤는데, 코로나 시국의 한계는 참으로 크군요. 

5. 코로나 시국도 있고(코로나 자체는 내년 안으로 다 정리되겠지만 그동안 학사계획 꼬인 게 앞으로도 영향가겠죠), 
제 세부전공이 제 학교 국내박사로도 승산있는 쪽이라 
박사를 국내로 갈까 해외로 갈까 고민중입니다. 

그래서 해외유학 간담회 가봤는데 진짜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싶네요.
준비하고 도전해야 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못할 것까진 정말 없고, 심심하고 여유로운 저에게 좋은 자극이 되겠지만, 
등록금도 BK로 보장되고 진로도 어느정도 보장된 제가 해외유학 가서 뭐를 얻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그때 면담했던 교수님도 이득이 있긴 하지만 해외 대학원 꼭 안가도 된다는 분위기인지라... 
 

6. 성적은 잘 나오는군요. 두과목 모두 A+이고 논문관련 교양은 P/F에서 P입니다.
대학원은 절대평가라 성적 정말 잘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그렇네요. 


7. 방학동안 할 게 없어서 고민입니다.
일단 해외유학이 아니더라도 졸업요건에도 필요한 토플 공부를 할 거고,
Stata 프로그램을 공부해 볼거고,
헬스도 PT 일단 끊어놨고,
책과 논문들도 좀 읽어볼 생각인데, 더 어떤 걸 해야할지 궁금하네요.

심심한 겸에서라도 연애를 시도해보고 싶은데 기회가 참 나질 않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내의고대장고
21/06/11 19:34
수정 아이콘
한가하시면 안되죠 어서 가서 혹사시켜달라고 하세요
21/06/11 19:45
수정 아이콘
저는 공대쪽이라 그런지 코시국이여도 랩실가서 갈갈하고 있습니다....코스웍 + 논문읽기 + 주제 생각만 하는데도 하루12시간이 벅차네요 흑흑...
21/06/11 19:46
수정 아이콘
문과 대학원은 원래 그래요
해태고향만두
21/06/11 20:16
수정 아이콘
공대 대학원 다니는데 공대대학원은 코로나랑 거의 상관이 없어요,,
건물 입구에서 체온검사도 학부생들 학교오는 학기중에만 하고 방학때는 안합니다 크크
HA클러스터
21/06/11 20:26
수정 아이콘
코로나는 사람만 걸리는 거니까?
해태고향만두
21/06/11 20:35
수정 아이콘
앗..코로나 관련해서 대학원생한테 신경쓰는건 하나도 없지만
대학원생 한명 코로나 걸리니까 그 학생 이름 소속연구실 그리고 일주일동안 동선 다 공개되는거보고 절대 걸리면 안되겠다 생각은했네요
21/06/11 20: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원래 놀려면 고3때가 가장 좋다고 하잖아요. 해야 될 일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걸 찾으면 한가했던 시간들이 아까울 수도 있으니 화이팅입니다.
AaronJudge99
21/06/11 22:04
수정 아이콘
오..
21/06/11 22:28
수정 아이콘
원래 사회과학쪽 대학원은 본인이 스스로 찾아서 공부 안하면 세상 한가해요.
장헌이도
21/06/11 22:41
수정 아이콘
인문 사회 계열은 남이 바쁘게 만들어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부할 거 스스로 찾아서 논문 써야 해요. 그리고 성적도 엥간하면 잘 줍니다.
에이치블루
21/06/11 23:42
수정 아이콘
그래서 사회과학 계열 박사님들은 본인이 본인을 채찍질 하는 것에 무척 익숙하시더라고요.
시간 남으면 인문 사회 뿐만 아니고 어학도 합니다.
21/06/12 00:40
수정 아이콘
원래 문과는 좀 널럴한가요? 이것도 교수바이교수 인가보네요.. 저는 박사과정 첫학기인데 저는 물론이고 세미나 같이 듣는 석사생 원우님들도 무슨 믹서기에 갈려나가는 것 마냥 갈려나가는데.. ㅠ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이요
21/06/12 02:22
수정 아이콘
대학원에서의 코스웤은 최소 과정의 일부이지
학부 때 처럼 수업에서 주어진 것만, 교수님이 알려준 것만 공부하신다고 생각하시면
정말 그저 그런 학위만 있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나 랩 개념 없는 사회과학 쪽은요.
교수님이 쓸 때 없는 일 시키지 않는 것만 해도 상위 20%의 운 좋은 대학원생이시니, 그 시간에 다양한 논문 읽어보시고 몰두할 분야 찾아보세요.
물론 통계야 잘 해두면 좋고... 나중을 위해서는 STATA보다는 R 해두시면 더 좋을거 같아요ㅣ
블리츠크랭크
21/06/12 06:47
수정 아이콘
박사과정 말년이고 8월에 졸업합니다만, 좀 더 바쁘게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만 가득합니다. 너무 꼰대스러울 수 있지만, 학위과정은 바쁠수록 좋은거 같습니다...
방과후티타임
21/06/12 09:41
수정 아이콘
신세계네요. 저는 공대에서 석사를 마쳤는데, 첫학기부터 뭔가 설계하지 않으면 졸업 밀리기 십상이었는데요.....뭐, 분야 특성이긴 하지만....
아이폰12
21/06/12 12:45
수정 아이콘
인문, 사회과학 계열은 거의 다 그래요. 논문 학기나 되야 바쁩니다.
데브레첸
21/06/12 13:44
수정 아이콘
조언주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석사 초기이기도 하니, 우선 어학, 통계프로그램, 관심분야 논문/서적 도서에서 시작해야겠네요.
망개떡
21/06/12 21:31
수정 아이콘
일하면서 석사 밟고 작년 여름에 졸업했습니다.마무리할때 코로나 기간이라 매번 줌 수업+업로드 영상이었고 줌수업이니 매수업마다 발표를 시키시더군요ㅜ 학교 왕래하는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과제까지 더....논문지도도 교수님과 대면으로 못하니 모두함께있는 줌에서 대놓고 여러번 까이고 흐흐,.,코로나때문에 졸업식도 못하고 잔디에서 따로따로 친한 사람들끼리만 시간맞추어 사진찍고 그랬어요.
동기분중에 제일 나이도 많으시면서도 가장 열정적인 분 계셨는데 졸업하면서 책도 내시고 아직도 더 다양하게 많은 길을 뻗어나가시더라구요. 학회 열릴때 참석 많이 하셔서 논문도 다양하게 보시고 교수님들과 인맥 쌓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화이팅하시길!
21/06/13 13:24
수정 아이콘
문과 전문대학원생은 전공 꽉채운 학부 학기를 반복하는 기분입니다...
위너스리그
21/06/14 01:14
수정 아이콘
흑흑 고생하셨습니다 머학원생 같이 파이팅해요 ;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088 [정치] 한국일보/리서치의 여론조사,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보니..... [64] 나주꿀20076 21/06/13 20076 0
92086 [일반]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것들을 다시 쓰게 된다는 것.. [2] 아난11152 21/06/13 11152 4
92085 [일반] 웹소설 완결작 5선(추천) [64] 피를마시는새15978 21/06/13 15978 2
92084 [일반]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말 [38] 구미나18137 21/06/13 18137 27
92082 [일반] [14] 어떤 고인물의 키보드배틀러 pgr生 [12] 烏鳳11913 21/06/13 11913 17
92081 [일반] [팝송] 비비 렉사 새 앨범 "Better Mistakes" 김치찌개8183 21/06/13 8183 1
92080 [일반] 얀센 백신 접종 후기 - 이것도 이상반응(?) [72] 지니팅커벨여행17010 21/06/12 17010 10
92079 [일반] [보건] 부스터 온! [51] 어강됴리13402 21/06/12 13402 15
92078 [일반] 요즘 본 웹소설 10선 [66] 피를마시는새15230 21/06/12 15230 5
92077 [정치] 양성평등진흥원 청와대 청원 결과 + 평택항 사고 이후 [5] 2021반드시합격13917 21/06/12 13917 0
92075 [일반] [임시 완료] 개별 게시판 점검완료 [11] 당근병아리10486 21/06/12 10486 19
92074 [정치] 우리 편의 정체성을 공격할 용기, 이준석과 조국 [167] 나주꿀23555 21/06/11 23555 0
92073 [일반] 코로나시국 대학원 첫학기를 마쳤습니다. [20] 데브레첸12413 21/06/11 12413 6
92072 [일반] 암호화 메신저, Anom에 숨겨진 FBI의 음모 [25] 나주꿀18563 21/06/11 18563 9
92070 [일반] 제이슨 스타뎀, 가이 리치의 <캐시 트럭>을 봤습니다. [14] Rorschach10353 21/06/11 10353 1
92069 [정치]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 [65] 재즈드러머22039 21/06/11 22039 0
92068 [정치] 이준석 당선 후 나온 재밌는 이야기 몇개 [26] 카루오스20306 21/06/11 20306 0
92067 [일반] 퍼즐 [4] ohfree11417 21/06/11 11417 6
92066 [일반] 다이어트를 할때 운동이 중요한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 [22] 랜슬롯13560 21/06/11 13560 5
92065 [정치] 검찰총장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것에 대하여 [100] Aedi18902 21/06/11 18902 0
92064 [일반] [14] 내가 쓴 자게글을 돌아보며... [1] 혼돈8548 21/06/11 8548 2
92063 [일반] [14] 피지알? 엥?거기?! 완전 개념사이트 아니냐? [9] 모르는개 산책39594 21/06/11 39594 4
92062 [일반] 얀센 접종 이후 26시간 경과했습니다. [88] 에잇스17058 21/06/11 170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