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왕국2 개봉이 이틀 남았습니다. 겨울왕국1 전세계적으로 인기였고, 또 한국에서도 인기여서 그런지 벌써 사전예매로만 75만명의 관객수를 확보했습니다. '
'님들 여긴 아이맥스관인데 영화는 그런 거 아님요'란 안내는 더이상 필요없이 제대로된 IMAX 포맷으로 개봉하고
'M2관(현 MX관)이 돌비 ATMOS 포맷의 영화를 틀 수 있긴 한데 한국엔 안 들어왔어요'란 안내에 일본까지 가서 기어이 돌비 ATMOS 포맷의 영화를 보지 않아도 이제는 한국에서도 ATMOS 포맷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개봉 후 한참 뒤에 나왔던 LP판이나 통장이나 발매 전부터 사람들의 지갑을 털기 위해 여기저기서 많은 굿즈들을 만들고 떠들석 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오래 기다려왔지요. 솔직히 저에겐 영화가 재밌냐 안 재밌냐는 둘째치고 일단 2가 나와서 개봉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이 겨울왕국만 아니였으면 제가 1년에 영화를 한 번 볼까 말까한 사람이 되었을테고, 당연히 MCU는 무관심이어서 캡틴의 멋있음을 무시했겠지요. '인사이드 르윈',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라이프오브파이', '서칭' 등의 영화는 들어본 적도 없었을 겁니다. 이때 덕질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으면 오마이걸의 바나나 원숭이 맨투맨 티셔츠도 없었을테고, 수리 망토 담요, 잠자는 이상해씨 인형, 가슴은 아프더라도 후회는 없는 아이오아이부터 아이즈원까지 모조리 없었을 거였습니다.
그래서 겨울왕국2 기념으로 겨울왕국1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써볼까 합니다.
01. 겨울왕국팬들을 환장하게 만든 동영상
팬심이란 것에 딱히 순위를 매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동영상을 보시고 '어? 나는 팬인데 왜 몰랐지?' 하실 수 있는 데 모르실 수 있지요. 다 알수가 있나요. 팬심이란 것도 어떻게 발휘가 될 지 모릅니다. 저도 '컵홀더' 같은 것은 관심이 있는 데 '뱃지'류 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카와이 마블인가 하는 귀여운 캡틴 그림 굿즈는 구매욕구가 생기지만 그외 마블 코믹스 캡틴 그림 굿즈들은 전혀 안 당기죠. 그래서 이 동영상을 보신 분도 계시고, 안 보신 분들고 계실 겁니다.
겨울왕국 OST를 살펴보면 CD가 2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첫 번째 CD에는 우리가 극장에서 들었던 노래와 음악들이 들어있고, 두 번째 CD에는 일명 '삭제곡'이 들어있습니다. 겨울왕국은 제작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 데 이 두 번째 CD에는 지금 스토리와는 다른 스토리가 들어있죠. 작사, 작곡가 부부들이 친절하게 설명도 곁들여서 삭제된 곡들을 설명하고 부르고 있습니다.(역시 노래도 잘 부르는...) 소개할 동영상은 두 번째 CD에 있는 노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가사해석은 꺼라위키를 추천드립니다. 해석이 잘 되어있다 이런게 아니라 reprise 영상과 가사해석도 있으니까요.)
'내가 너같은 자매를 품기엔 내 인생이 짧다.'
이 영상에 팬들이 환장한 이유는
바뀌기 전 스토리의 콘티버전을 볼 수 있으며 또한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벨이 직접 녹음한 영상이기 때문입니다.
흥분할 수밖에 없었죠.
성우가 직접 녹음 한 바뀌기 전 스토리의 노래를
그것도 Life's too short은 이미 삭제된 곡들 중에서 인기가 많았거든요.
그 듣기 좋은 노래를 성우들이 직접 녹음했다니
이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의 심정이란.....
(중국 쪽 유출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강연에서 이걸 푼 사람도 참.... 한국에 제작진들 강연하러 왔을 땐 이런것도 없었는데...)
○ 엘사의 성격
겨울왕국 삭제곡들을 듣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 영상을 보시고 가장 이질감을 느끼셨을 건 바로 '엘사의 성격'입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엘사의 성격과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라프만 보고도 어렸을 적 안나를 다치게한 트라우마가 생각나는 두부멘탈을 가진 지금의 엘사와는 다르게 'Life's too short'에서의 엘사는 비꼬기의 달인입니다. 안나가 하는 말에 '라라라라라라'하며 '응 안들려'를 시전하고 있죠.
문을 열지 않았단 엘사가 아니라 안나를 문전박대하던 엘사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성격이 마음에 드시나요?
○ 예언과 한스
다른 삭제곡에도 언급이 되었는데 안나의 가사 중에 'prophecy's you'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삭제되기 전 스토리에서는 아렌델에 어떠한 '예언'이라는 것이 있었고, 아마도 엘사의 마법이 그 '예언'과 관련되어 엘사가 자신의 마법을 숨기지 않았을까로 추측이 됩니다.
또 엘사가 안나보고 '넌 처음 보는 사람이랑 결혼하는 멍청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한스의 존재도 여전히 바뀌기 전 스토리에 있었습니다. 현 스토리에선 이제 막 처음 본 한스와 결혼하려 했다가 안나가 '방구석에만 박혔으면서 진정한 사랑을 알아?' 란 말에 두부멘탈이 발동되어 마법이 드러났는데, 위에 말한 바뀌기 전 엘사의 성격으로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 많이 엎었구나.
겨울왕국은 어떻게 보면 가장 긴 제작기간이고 어떻게 보면 짧은 제작기간입니다. 애초에 월트 디즈니가 '눈의 여왕' 애니메이션화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치면 가장 길지만, 공동 감독인 제니퍼 리의 참여시점으로 보면 2년 조차 안되거든요. 스토리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전 제작자가 한국에 와서 강연했을 때인지 어디서 들었는지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인상 깊은 후일담 중 하나가 '우리는 누가 엘사와 안나를 자매로 만들자고 말했는지 모른다.' 였습니다. 즉, 이 영화의 초기 프로젝트로 가면 엘사와 안나는 자매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제안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죠. 일본판 개봉명인 '안나와 눈의 여왕' 전혀 쌩둥맞은 제목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삭제곡에서 아실 수 있듯이 이미 안나와 엘사는 자매이고,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벨이 직접 녹음했다는 사실을 조합하면,
정말 급박하게 영화의 스토리를 갈아 엎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다들 이 노래에서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노래를 눈치 채셨겠지요? Life's Too Short(reprise)의 경우 아예 대놓고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의 멜로디를 들을 수 있습니다.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 알려진 바 영화 개봉 6개월 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해보아 열심히 Life's Too Short 노래 만들고 성우들이 녹음까지 하고 콘티도 만들었지만 내부이유로 스토리를 엎게 되면서 이 멜로디를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으로 흡수시키지 않았나 추측이 됩니다.
엘사가 눈의 여왕 포지션이고 안나가 게르다 포지션이었으니.(지금의 엘사는 눈의 여왕과 카이가 합쳐졌다고 봐야겠죠.) let it go가 나오고 나서 자매가 된 건지, 자매가 되고 나서 let it go가 나온 건지 너무 궁금한 데 알 방법은 디즈니 하드를 털어야 할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