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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4/24 22:23:27
Name
Subject [일반] [8]불출 (수정됨)
나른한 봄기운에 점심을 먹고 노곤함이 느껴질 때 쯤

한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라고 표현하기엔 초등학교 고학년이니 반대로 내가 너무 아재인지도 모르겠다



"엄마 그만해~~"

"아니 뭐 어때서.
그래서요 선생님 이번에 저희 아이가 영어로 된 책을 저한테 읽어주는데 머리가 좋은가봐요.
저번에는 반에서 x등 했다더라고요. 운동도 얼마나 잘하는지 어쩌구 저쩌구..."


아이는 연신 쑥스러워하며 엄마의 소매춤을 잡다당겼지만 아이의 엄마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의 자랑을 이어갔다.



속으로 '아니 이런 시골에서 저 정도 하는게 뭐 대수라고' 생각하는데

내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흐른다


나에게도

첫 걸음마가 남들보다 조금 빠른게
한글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깨우친게
7살의 나이로 초등학교 들어가서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던게
중학교 때 공부 좀 한다고 경시반 들어간게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교 간게
졸업하자 마자 직장에 들어간게
심지어는 사귀었던 여자친구들도 잘생겼다고 한 적 없는 내 얼굴을 항상 잘생겼다고 남들한테 자랑하고 다니시던


'엄마'가 있었는데.....





그치만 괜찮아. 엄마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 있으니까.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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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랄드
19/04/24 22:25
수정 아이콘
가벼운 마음으로 눌렀다가 감동 받고 갑니다.
19/04/24 22:29
수정 아이콘
어머님께서 마지막에 고생하시다 가셨나보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컬리
19/04/25 00:14
수정 아이콘
세상사 왔다가 가는것이 정석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일은 항상힘들어요 아빠가 보고싶네요 여운있는 좋은글 읽고 갑니다
19/04/25 00:37
수정 아이콘
마음 끝이 찌잉해집니다. 고통없는 아픔없는 곳에서 평안하게 행복하실 겁니다.
싸이유니
19/04/26 11:08
수정 아이콘
다 읽고나서야 제목이 이해가 가네요. 잘보고 갑니다.
유쾌한보살
19/04/26 19:52
수정 아이콘
어머님께 자랑스런 아들이셨군요. 가장 큰 효도를 하셨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리움은 깊어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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