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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7/14 14:19:32
Name LunaseA
File #1 연도별_최저임금_1989~2019.png (25.6 KB), Download : 91
Subject [일반] 최저임금과 물가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었다고 하네요. 11%가 조금 안되는것 같은데, 작년의 16%에 이어 이번에도 상당히 빠릅니다.

최저임금을 아주 빠르게 올릴 수 있는 것은 둘 중 하나 혹은 둘다일 경우라고 봅니다.
1. 시중의 최저수준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많이 높을때
2. 최저임금자체가 너무 많이 낮을때

최저임금이 10000원인데 시중의 최저수준 임금이 12000원쯤 된다면,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한 격차는 계속 유지된다고 기대된다면 최저임금을 상당히 빠르게 인상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12000원으로 올리면 시중의 임금도 자연스럽게 14000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차이가 적절하게 유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혹은 차이는 그다지 많지 않더라도 경제수준 및 중위임금 등에 비해 최저임금의 수준이 너무 많이 낮다면 최저임금 자체를 확 올리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그 경우는 별 문제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임금수준이 대폭 상향될 수 있을듯 합니다.

최근 최저임금의 추이는 2001~2002년 당시를 복사판처럼 재현하고 있는듯 합니다.
90년대 후반 신흥국 경제위기 상황을 반영하여 낮은 인상률을 지속하다가 최악을 지나간 후 2001~2002년에 최저임금이 갑자기 급격하게 올랐고, 최근에도 2013~2016년 시기 경제상황이 90년대 후반과 거의 비스무리하게 돌아갔고 마침 최저임금도 2018~2019년에 갑자기 급격하게 오릅니다.

그러나 당시와는 달리 한국의 최저임금은 이미 상당히 높습니다. GDP나 중위임금을 가지고 본다면 올라도 10% 이상씩 오를 단계는 아닌듯 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올려도 연간으로 7~8%수준을 넘는 것은 무리라고 봐야겠죠.

2000년대 초반 당시는 임금이 낮았던 것 뿐만 아니라 매우 강력한 내수부양이 진행되던 시기입니다. 신용카드 발행, 카드 사용 금액, 현금서비스 금액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여년 조정을 마치고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2001년입니다. 2001년에는 분양시장이 대호황이었고, 2002년에는 집값이 그야말로 대폭등합니다.
그러한 상황이니, 원래 낮았던 임금의 정상화, 빠르게 임금이 오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당시와 비슷한 것은 2001년의 서울집값 하나 뿐이고, 당시에 비할만한 강력한 부양같은 것은 전혀 없는듯 합니다.

최저임금의 절대 수준이 낮기는 커녕 매우 높다할 수 있는 상태에서 시중의 최저수준임금이 최저임금과 차이가 거의 없다면 그건 임금이 빠르게 오를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해석합니다. 그 상태에서 빠르게 올려봐야 최저수준임금은 계속 최저임금과 별 차이가 없게되죠. 그래서 가능하다면 시중의 임금이 빠르게 올라도 문제가 없을만한 상태를 조성해서 미리 최저수준임금을 올려놓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게 타이밍상 좀 늦었다면 상태의 조성과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을 병행해야 임금수준의 빠른 증가가 가능하겠습니다.

최저임금과 고용의 관계에 대해서 경제학을 잘 아는 분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그러나 위와같이 '빠르게 오를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빠르게 인상될때 고용에 악영향이 없다는 연구가 있으리라고는 짐작되지 않습니다. 있다면 그건 거의 사기겠죠.
시중의 임금과 최저임금이 차이가 많이 나거나 최저임금이 너무 낮을때라면 최저임금을 빠르게 올린다고해서 고용에 악영향은 거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 경우에는 임금이 아니라 그 외 다른 변수가 고용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겠죠.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는 아주 뚜렷한 반비례관계가 나오는게 정상일듯 합니다. 그래프 곡선이 어떤 형태가 될지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 아주 급격하게 고용이 줄어드는 방향을 가진것만은 확실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최저임금과 물가가 별 상관이 없다고 하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인건비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부 반영한다해도 상승률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곳이래봐야 50% 가량이고 낮으면 10~20%인 곳들도 있으니 임금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인건비 비중이 10%도 안될 정도로 매우 낮다고 해도 시중의 임금이 오르면 제품가격은 그에 어느정도는 당연히 따라갑니다.
극단적으로는, 인건비 비중이 아예 없더라도 임금이 두배로 오르면 제품가격은 그와 큰 차이는 없을 정도로 충분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시차의 문제는 있을 수 있겠죠. 해당 산업의 경쟁 상황이나 정부의 통제력 여부 등에 따라 지금 당장 임금인상에 빠르게 반응하느냐 아니면 나중에 확 올라가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부의 통제력이라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계속 작용할수는 없습니다. 지금 정부 눈치 때문에 빠르게 못올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해도 그거 나중에는 결국 빠르게 오르죠. 기존에 못올렸던것까지 반영해서.
지금 어떤 업종이 사업자가 포화상태라서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한들, 이대로 계속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결국 남는 자들은 남게되어 경쟁은 완화되고 가격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상태는 결국 조성됩니다. 시장점유율의 변동이 일단락되고 나면 그 다음 일어날 일은 가격인상밖에 없죠.
그런 상황이 아주 많은 업종들에서 동시에 나타나 있게 되는 것이 당장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늦어도 몇년쯤 지나면 거의 그 비슷한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미래의 빠른 물가상승이 예약되어 있는거죠.

그런데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이라는 것은 그러한 물가상승을 필요로 합니다.
물가의 빠른 상승은 시중 임금의 빠른 상승과 같은 말인데, 시중 임금이 빠르게 상승할 수 없다면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성립이 안됩니다.
그래서 이 경우 물가상승은 부작용이 아니라 오히려 목적 내지는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그 시기 내수경기에 관한 모든 지표들은 아마도 아주 좋게 나오겠죠. 기업들은 돈을 엄청나게 잘 벌어들일 것이고, 각종 지표들이 더 추락할 곳이 없으니 모든 것은 다 좋아지기만 할 것이고. 물가가 상승하는건 호황기의 전형적 현상이고.
2001~2002년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 이후 2003~2004 카드 대란. 그리고 그 이후 '더 나빠지는게 불가능한 상태에서' 회복이 진행되었는데, 그것과 좀 비슷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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