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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10 19:56:13
Name 채연
Subject [일반]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아빠가 쓰는 글 (수정됨)


안녕하세요 긴 연휴 잘 보내셨나요^^;;


그동안 가끔 영어 관련 글을 올렸었는데 이번에는 오바마님이 쓰신 글 보고 저도 한번 적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제가 아이를 키우는 방법이 다른 분들과 많이 다르더라도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1. why?
오랫동안 사교육 업계에 있다 보니 모든 학생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대학을 위해서 그리고 좋은 직장을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하나..

이런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모두 공부에 올인하는 사회가 그렇게 건강해 보이지도 않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요즘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명문대를 간다 한들 좋은 직장을 보장해주는 시대도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직장이 평생 성공을 의미하지도 않고요~
예전처럼 퇴직할 때까지 평생직장을 가질 수도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평균수명이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최소 100세에서 120세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면 명문대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가봐야 임원까지 못 가는 대부분은 50전에는 나와야 합니다.

그러면 남은 70년은 뭘 하고 살아야 하나 혹은 뭘 먹고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목표를 명문대 - 좋은 직장이라는 일반적인 테크트리를 포기해보자는 생뚱맞은 생각이 이 글의 시발점입니다.
이걸 포기하고 나니 공부 말고도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이 눈에 들어오고

더 많은 여러 가지 기회를 줘보고 싶습니다. 세상을 더 넓게 더 멀리 보면 좋겠다는 마음이죠~
뭔가를 포기하면 뭔가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물론 제가 포기하는 거지 아이들이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이 명문대를 가고 싶어 하고 좋은 직장을 가지고 싶어서 노력한다면 부모 된 도리로서 당연히 밀어줘야겠지요~

이건 아이들 인생이지 제 인생은 아니니까요~



2. what?
그럼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면 어떤 걸 가르쳐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게 됩니다.
여러 가지 책도 보고 스스로 고민도 해본 결과 3가지 정도는 꼭 신경을 써야겠더라고요~

2.1 문제 해결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건 좋게 말하면 창의력쯤 되겠지만 저는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냥 조금의 잔머리? 혹은 좀 더 나아가서 일머리? 정도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두가 창의력이 좋고 모두가 스티브 잡스같이 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겠죠?

2.2 공감능력
다른 사람의 말을 그 사람 눈높이에서 잘 들을 수 있고 그 의도를 잘 파악해 잘 이해하고 잘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하는 학원에 엄마가 한국인이 아닌 아이들이 벌써 여러 명 됩니다.

학원 시작했던 초창기 때만 해도(거의 10년 전) 이런 모습은 보기 힘들었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다른 나라에 살 수도 있는 거고 우리나라에 살아도 여러 가지 문화 종교들을 이해해 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에 공감능력을 두 번째로 넣었습니다

2.3 아이들 잘 관찰하기(재능 찾기)
자기 자식이지만 아이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혹은 부모님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대신 이루려고 하는 걸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재능을 타고났다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아닌 경우가 많아요 ㅜㅡ)

그 재능이 뭔지 잘 관찰하는 게 아이에게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 재능이 부모를 닮은 것이면 찾기 쉽겠지만 부모를 안 닮은 것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아내서 키워주고 싶습니다.

부모가 좋아하고 부모가 잘하는 거 말고요~

근데 그걸 찾기 위해서는 아이랑 보내는 시간이 일단 많아야 할거 같습니다.

그런 시간이 많을수록 아이를 잘 관찰할 수 있거든요~
무조건 이렇게 키워야지라고 처음부터 마음먹는 건 아이도 힘들고 저도 힘들어질 거 같거든요


3. how?
그럼 저런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콘셉트로 키울까 고민하다가 다시 3가지 정도의 콘셉트를 잡아봤습니다.

3.1 자유로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가지는 것

3.2 긍정적임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것

3.3 낯선 환경
여행을 가든 상황을 만들든 자꾸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해주는 것
(특히 문제 해결 능력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4. details
이제 조금 자세하게 제가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걸 적어보겠습니다.

4.1. 여행 및 체험
국내여행 최소 년 4회 해외여행 최소 년 2회 이렇게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물론 계획대로 안된적도 많네요 ㅜㅡ)
다른 데는 돈을 아껴도 여행 가는 건 돈이 아깝지 않더라고요.
제가 술 담배를 안 하니 그 돈 아껴서 간다고 생각하면 괜찮습니다^^;;

그리고 굳이 여행을 안 가더라도 잘 찾아보면 각종 다양한 키즈카페나 테마파크들 전시회들.. 주변에 많습니다.

이런 곳도 낯선 곳 낯선 체험이 충분히 되더라고요

4.2. 경제 개념
우리나라는 돈에 대해서 어릴 때부터 아는 걸 터부시하는 경향이 많은데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공부는 못해도 먹고사는 문제는 중요하니까요 ㅜㅡ

예를 들면 용돈은 거의 안 줍니다.

세상 모두가 공짜를 좋아하지만 반대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일찍 가르쳐 주고 싶어요~

돈이 필요하면 뭔가를 해야 합니다. 방 청소하기 신발정리하기 개똥 치우기 책 읽기 등

그리고 마트 갈 때마다 자기 돈을 가지고 갑니다.

가끔 비싼 거 사달라고 조를 때는 "네가 돈 모아서 사면 되잖아~" 한마디면 깨끗하게 포기합니다(이거 진짜 꿀 팁이에요~)

5세 때 : 아빠 나 이거 살 수 있어? (숫자를 가르쳐주며 살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6세 때 : 지갑이 빈털터리 될 때까지 삽니다. (지난번에 너 돈 다 썼잖아? 하면 포기합니다.)
7세 때 : 돈 아낄 거야~ (10만 원 있어도 2900원짜리 달랑 하나 골라서 옵니다.)

장난감 가게에서 조르면서 눕는 애들 있는데 우리 애들은 조른 적이 거의 없어요
단 이방법은 처음부터 절대로 공짜로는 안 사줘야 합니다.

특히 이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도와주셔야 해요~

4.3. 책 읽기(하루에 최소한 5권)
공부를 포기하는 대신 책 읽기 하나만은 포기 안하려고 합니다.

책만 많이 읽어도 스스로 길을 찾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부도 최소한 중간은 하겠죠~
하지만 하루에 5권씩 읽어주는 게 엄청 엄청 귀찮은 일입니다ㅜㅡ

4.4 영어(영상은 영어로 책은 한글로)
영어 관련해서는 제가 많이 적어서 찾아보시면 많습니다.
영어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귀가 들리는 걸 가장 중요시해서이고
책은 어휘력을 중요시해서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된 책은 웬만하면 잘 안 읽어줍니다.

영어유치원 다니는 애들 중에 어휘력이 딸려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 못하는 아이도 많이 봤고
유학시절에 한글도 영어도 잘하는 거 같지만 결국 둘 다 못하는 유학생들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 애들은 깊이가 없고 더 나아가서 일머리가 없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영어로만 영상을 본지 첫째는 3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웬만한 애니메이션 혹은 유튜브 채널들은

어느정도 이해하면서 즐기면서 볼 정도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영화 보러 가더라도 일부러 더빙된 건 안 보여주는데도 2시간 동안 재미있게 보더라고요~

4.5 미술학원 보내기
학원은 미술학원 하나 보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건 일단 하나씩 시켜보려고요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최소 1~2년은 시켜보고 질려 하면 또 어떤 걸 좋아하는지 찾아봐야겠지요~

이제 pgr도 나이를 먹어 부모님들도 많을 거 같은데 다들 아이들 어떻게 키우시나요?^^;;
저도 이렇게 쭉 적어봤지만 아직도 안개 속입니다. 좋은 방법 있으면 서로 공유도 해봐요~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의 밝은(?) 모습 하나씩 첨부해 봅니다^^
참고로 딸딸이 아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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