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자신을 드러내며 다른사람을 욕하고, 비판하고, 비난하고 등등을 하려면, 많은 준비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대의 반응을 자신이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내가 무얼 해도 내가 하는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엄청 쉬워집니다.
또,
1대1의 대화도 자신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데
1대 다수 혹은 다수와 다수의 대화가 되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혼자 상대하기 보다 자기편이 많은게 편하단 말이 되겠죠.
거기다 익명성과 합해진 '불특정 다수'가 내 편이 되면
최소한 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할 만합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주는 힘이 매우 달콤한가봅니다.
악플러를 까는 사람조차도 자신이 까는 악플러들의 행동을 똑같이 행하는 모습을 보고
그 위선이 나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익명성'이 주는 이로운 점과 나쁜 점을 논하기에는 저의 능력으로는 무리이며
단순히 보고 쉽게 말할 수 없는 분야임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건
'익명성'을 이용한다 한들 내가 숨을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해봤기 때문입니다.
필요가 없는 정보라서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뿐,
필요한 때가 온다면 '익명성'의 방패뒤에서 내가 한일이 만천하에 알려질 때가 올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익명성은 함정이 되어 가는듯 보입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하여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특히 피지알에서의 글은 쉽지 않습니다.
전에 어떤분이 전쟁터에 뛰어들려면 준비를 해야하고 관객들은 팝콘이나 먹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전 이 말에 수긍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뛰어들어봤자 없는게 있을 순 없으니 금방 바닥을 드려내며 패배할것이고,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거라고요.
비겁한 변명일 수 있지만, 그래서 글을 안썼었습니다. 댓글도 그랬고요. 완벽한 익명성, 존재조차 없는 상태라는 거죠.
그런데. 요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글을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거의가 뻘글이고, 왜 올렸지라고 후회 합니다.
감정 섞인 댓글도 올리고 나선 후회합니다.
하지만, 이제 내가 쓴글들은 남아서 언젠가 사람들이 나의 잘못을 찾을때가 왔을때 발견되거니 하겠죠.
'내가 쓴 줄 모르겠지'라고 쓴 글이 나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이미 익명성엔 투명망토도, 벙커도, 방패도 없다는 사실만 다시한번 알게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