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1/02 20:50:25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712915827
Subject [일반] 무기력과 무감각했던 휴일의 개인적 단상.
어제는 새해 첫날이었습니다. 주중에 낀 휴일이었기에, 저는 따로 어딜 가거나 무엇을 하진 않았고, 자취방에 있었습니다. '할 것이 없다'는 건 저에게 늘 양가적인 감정을 주곤 합니다. 일종의 여유로움이기도 하지만,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과 불안이 조금 있는 저에게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은 이런 저런 영화를 볼까 했습니다. 조조영화를 볼만한 시간에 일어났지만, 막상 일어나서도 딱히 내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보고싶은 영화는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감각은 무엇인가 얇은 막 너머로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만지고, 보고, 듣고, 하는 것들이 그닥 와닿지 않는다고 해야할까요. 게임도, 영화도, 책도, 음악도 그런 느낌이 적잖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어제는 이런 저런 생각과 계획들이 있었지만,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을 뿐, 실행에 옮기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묘하게 무기력하고 무감각하게 휴일을 보낸 것만 같습니다.

늘 듣는 말이고, 늘 하는 생각이지만, 저는 존재 자체에 대한 긍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저 뭘 하지 않아도, 존재하기만 해도, 그저 '괜찮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저는 지금의 상태보다 훨씬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20여년 보다 30여년이라는 시간대가 가까워지는 굳어진 습관과 버릇이 그만큼 쉬이 나아지긴 않죠.

그래서, 저는 일상이라는 게 미우면서도 고맙습니다. 무너진 하루를 추슬러 다시 일정한 패턴으로 되돌려주는 무엇이면서도, 또 저를 일종의 무력감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어떤 새해의 원대한 계획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어제 하루보다는 좀 나은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이퍼나이프
25/01/02 21:47
수정 아이콘
괜찮아요!
aDayInTheLife
25/01/03 02: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어느새
25/01/02 23:40
수정 아이콘
살면서 한번도 새해목표나 다짐 이라던가 희망찬 출발을 위한 해돋이 의식이라던가 해본적 없습니다만...언제나 일상은 그 자체로 어느 하루가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인데 괜찮은것 같습니다.님도 괜찮은거라 생각합니다
aDayInTheLife
25/01/03 02:51
수정 아이콘
일상은 그자체로 괜찮다… 좋네요, 감사합니다.
25/01/03 08:32
수정 아이콘
저는 근 3년넘게 무기력을 겪어왔는데요, 글쓴이 분처럼 쉴 때조차 뭘 해도 제대로 몰입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보내게 되더라고요. 올해 연말은 원래 읽으려던 책을 꼭 어떻게든 다 읽어보자 해서 다 읽었더니 여러 책을 더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좀 감각이 살아나고 뭔가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잘' 쉰다는게 뭔지 몰랐는데 잘 쉰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제 삶이 좀 나아질지는 봐야겠습니다만은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지만, 그래도 작은 루틴이 필요한 삶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됩니다. 영화 Perfect days 혹시 안 보셨다면 추천드려요. 글쓴이 분도 올해는 보다 나은 한 해가 되도록 바라겠습니다.
aDayInTheLife
25/01/03 09:2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영화 너무 좋게 봤네요 흐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PGR21 2024 결산 게시글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及時雨 24/12/20 2976 0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84841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6602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8043 31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5704 3
103423 [일반] [팝송] 카일리 미노그 새 앨범 "Tension II" [1] 김치찌개733 25/01/05 733 0
103422 [정치] 윤석열에게 천군만마가 된 공수처의 의도된 것 같은 패착 [32] 퍼그6894 25/01/04 6894 0
103421 [정치] 전광훈에 테라포밍되는 국민의힘, 강승규 등 국회의원 8명 탄핵반대집회 참여 [16] 계층방정4147 25/01/04 4147 0
103420 [정치] 윤석열은 내전을 간절히 원하는 것 같습니다. [67] This-Plus8326 25/01/04 8326 0
103419 [정치] 우리는 민주주의 잘 해야 합니다 [17] 슈테판3747 25/01/04 3747 0
103418 수정잠금 댓글잠금 [정치] 소수의 엘리트와 운에 의해 발전한 한국 민주주의 [57] 헝그르르4753 25/01/04 4753 0
103417 [정치] 한 국가 안에 두 나라로다. 통재라. [15] 스폰지뚱3986 25/01/04 3986 0
103416 [일반] 앎, 이해라는 허상과 권력 [3] 다크드래곤1685 25/01/04 1685 0
103415 [정치] [속보] 권성동 "공수처, 채상병도 해결 못하면서 내란죄 수사" 비판 [51] 카린7389 25/01/04 7389 0
103414 [정치] 정치가 아닌 것 같은데요. [24] ForU5253 25/01/04 5253 0
103413 [정치] 계엄군, 실탄 최소 5만7천발 동원…저격총·섬광수류탄 무장 [10] 다크서클팬더4778 25/01/04 4778 0
103412 [정치]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가 흥미롭네요 [159] 고무닦이8343 25/01/04 8343 0
103410 [정치] 레거시 미디어와 유튜브 미디어 지형의 미래는? [31] 휵스4468 25/01/04 4468 0
103409 [정치] 헌법재판관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22] 동지6576 25/01/04 6576 0
103408 [정치] 윤씨측, 계엄전으로 모든 것 회복, 탄핵 불필요 주장 [61] 감모여재9419 25/01/04 9419 0
103407 [정치] 불법 계엄 당일 상황 메모 및 녹취 [8] 빼사스5525 25/01/03 5525 0
103406 [정치] 尹 "공수처 체포영장 있을 수 없는 일…사법 체계 무너진다" [36] 다크서클팬더9827 25/01/03 9827 0
103405 [정치] “국민볼 때 장난같은 계엄·고립된 약자”…尹측 탄핵 심판서 하소연 [55] _L-MSG_8275 25/01/03 827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