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2/01 22:53:40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유로파의 바다에서 생명체가 발견되면 안 되는 이유 (수정됨)
그레이트 필터(Great Filter) 가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왜 우리 우주에 3형(Type III) 문명이 보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나온 것이 이 가설입니다. 3형 문명은 하나의 은하 단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전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한 문명을 가리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문명이 우주에 존재한다면 우리도 벌써 포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3형 문명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rRUnKlp_d.jpg?maxwidth=520&shape=thumb&fidelity=high

그레이트 필터는 3형 문명으로 진화해 나가는 데 있어서 극복하기 극도로 어려운, 혹은 극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장벽을 일컫습니다. 이 필터는 생명의 탄생 지점부터 3형 문명의 달성 사이의 어느 위치에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필터와 관련해서 우리는 인류문명이 과연 이 필터를 통과했는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 정도의 문명이 매우 희귀하고 정말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필터는 분명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어느 시점에 존재했을 것입니다. 단세포 생명체에서 다세포 생명체로 넘어가는 과정에 필터가 있었다면 우리은하에는 단세포 생명체들은 넘쳐나겠지만 다세포 생명체는 아주 드물 것입니다.

만약 필터가 지금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가까운 과거에 형성되어 지적 생명체와 그렇지 않은 생명체의 진화과정 사이에 존재한다면 우리은하에는 다양한 종류의 외계 생명체들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지능을 갖춘 생명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생명의 탄생 자체가 필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가 우주에서 거의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간에 이미 우리가 필터를 넘었다면 이제 우리 앞에는 3형 문명으로 가는 탄탄대로만이 펼쳐져 있을 것입니다.

rgz19uL_d.jpg?maxwidth=520&shape=thumb&fidelity=high

그렇다면 필터가 반대로 우리 앞에 존재하고 아직 인류가 그 필터를 넘어가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면 이 필터는 아직 우리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어떤 것이든 가능할 것입니다. 필터가 될 만한 것은 많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 인공지능이나 바이오기술 또는 나노기술이 필터가 될 수 있습니다. 전 지구적 핵전쟁이나 악화 일로를 걷는 기후변화, 또는 어떤 국가에서 의도적으로 살포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생화학 무기가 필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지구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들어 오는 직경 100km의 소행성도 필터로서의 자격이 충분합니다. 감마선 폭발은 또 어떻습니까? 우리가 인류의 절멸을 부를 수 있는 치명적인 감마선이 곧장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고 한들 빛의 속도로 날아오는 감마선을 막을 수 있을까요?

4N7GLYk_d.jpg?maxwidth=520&shape=thumb&fidelity=high

그러므로 지구 이외의 장소에서 외계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발견된 그 외계 생명체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더 나쁜 소식입니다. 화성의 토양 깊숙한 곳에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는 것은 생명 탄생 차체가 필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로파의 얼음 밑 바다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복잡한 다세포 생물로의 진화가 필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이제는 사라져 버린 고대 문명의 유적을 발견했다는 뉴스는 우리에게 절망적입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지적인 생명체의 탄생 역시 필터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슨 스피어를 발견하는 것은 항성의 에너지를 전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2형(Type II) 문명도 우리가 찾던 필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결국 이런 발견이 이루어질 때마다 그레이트 필터가 우리의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올 미래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는 우리네 속담은 우주와 문명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짚어낸 낸 통찰력 있는 경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사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앞으로 있을 유로파 생명체 탐사 미션은 반드시 실패해야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2/01 22:58
수정 아이콘
그냥 인간이 앞으로 우주에서 생겨날 수많은 문명 중 선두에 위치한다는 대답도 가능하죠
23/12/01 22:58
수정 아이콘
제발 우리가 1등이여라
다용도테이프
23/12/01 23:15
수정 아이콘
어...난가~!?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3/12/01 23:17
수정 아이콘
인류가 엔지니어고 젤나가다
똥진국
23/12/01 23:23
수정 아이콘
관련 etf있나요?
발견 된다에 몰빵하는 etf, 발견 안된다에 몰빵하는 etf
있다면 10만원씩 배팅하고 싶습니다
호러아니
23/12/02 00:30
수정 아이콘
우린 그걸 내기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23/12/02 13:44
수정 아이콘
ETF가 그런게 아니지않나요? 배팅사이트를 가셔야죠
차라리꽉눌러붙을
23/12/01 23:23
수정 아이콘
Intensive한 필터의 존재가 필연적인지, 필터가 하나 밖에 없는 지...
소독용 에탄올
23/12/01 23:24
수정 아이콘
50억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30억년전쯤 타입3문명이 태어났어도 우리는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거리와 시간이 적절한 범위라면 우주론적 사건지평 때문에 타입3문명이 있다는 사실을 영원히 모를수도 있죠.....
이른취침
23/12/01 23:35
수정 아이콘
작성자님의 주장에서 타입3문명은 광속이라는 한계를 벗어났을 거라는 전제가 있는 듯 합니다.
가능한지는 몰루?
랜슬롯
23/12/01 23:35
수정 아이콘
최소한 전 이미 여러가지는 우리가 알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1.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 (가능하다면 시간여행자들을 우리가 만났어야했기에) 따라서 시간여행은 먼미래의 과학기술로도 불가능 - 멀티버스같은 가능성이 존재하는게 아니면
2. 성간여행은 현재의 과학기술로써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 막연한 과거에 현재의 과학 이론이 아작날정도의 혁명이 일어나는게 아니면 모를까 인류는 태양계를 못 벗어날 가능성이 꽤나 높다
3. 우주의 나이를 고려했을때 인류는 젤나가 - 소위 최초의 과학기술이 이렇게 발전한, 혹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첫 지성생명체일 가능성이 있다.

저는 성간여행이 좀 가능했으면 좋겠네요. 우주가 이렇게 방대한데..
수메르인
23/12/01 23:37
수정 아이콘
45억년 정도인 지구 나이를 생각해볼 때 생명체의 출현은 무척이나 빠른 편이었다죠. 최초 화석이 35억년 전, 그보다 더 이를지도 모르는 화석은 38억년까지 추정한다 합니다. 바꿔 생각하면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조건 자체는 생각보다 빡빡하지도, 까다롭지도 않다 볼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 연구는 심해 열수구가 첫 생명체의 요람이자 출생지라 이야기하는데, 유로파든 엔셀라두스든 열수구의 존재는 확실시되고 얼음표면 위로 간헐천까지 관측된만큼 원시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꽤나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금성, 화성에서도 과거엔 생명체가 있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죠.
우주전쟁
23/12/01 23:41
수정 아이콘
어떤 사람들은 우주에 은하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 빅뱅 후 약 1억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부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당시 은하에 우리 태양과 비슷한 항성들이 있었고 그 항성의 골디락스 존을 돌고 있는 지구와 흡사한 행성들이 있었다면 그런 곳들 중 하나에서 생명 탄생이 지구보다 수십억 년 더 빨리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미드웨이
23/12/04 09:32
수정 아이콘
초기우주는 생명이 탄생하기 용이한 조건이었다는 말도 있던데 과연 그럴지
스위치 메이커
23/12/01 23:39
수정 아이콘
걍 컨텐츠 없는 거 속이려고 뻥맵 만들어둔겁니다?
미메시스
23/12/02 00:31
수정 아이콘
유로파에서 생명이 발견되는것과 3형 문명으로 인류발전 가능성은 큰 연관이 없지않나요 ??
그레이트 필터가 오직 하나일거라는 보장이 없는데요.
23/12/02 00:55
수정 아이콘
다이슨 스피어 라던가 문명의 척도를 규정하는 이론은
그냥 드레이크 방정식 정도의 가설로 봐야할 듯 합니다.
저명한 학자들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SF소설 수준의 이론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위의 가설이 맞다고 해도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과학자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을것입니다. 지적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니까요
인류의 멸망이 언젠가 반드시 일어나는 사실이라고 해도
인류의 과학이 신경써야 할 것은 당장 100년 뒤의 인류입니다.
유로파의 바다에 생명체가 발견되면 안된다는 생각은
너무 인문학적인 관점 같습니다.
지하생활자
23/12/02 01:52
수정 아이콘
글쓴이의 생명이 발견안된다는말씀은 농담이시겠죠 흐흐
최근에 Krug(?) 그 유투브에서 본 내용중 재미있었던게,
빅뱅이일어나고 적절한 시간이지났을때에는 우주전체의 온도가 생명체가 존재할수있는 온도였을거다..(지금은우주배경복사가 10켈빈이하인가요?)
그러면 전우주적으로 생명체가엄청나게 번성했을거고
그 중에 생존하고남아있는게 우리일 수도있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다 공상이지만요
헨나이
23/12/02 12:23
수정 아이콘
인문학적 관점이라..
굉장히 불쾌한 표현이네요
미카엘
23/12/02 07:16
수정 아이콘
굳이 지구의 생명체, 인류가 영속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앙몬드
23/12/02 07:57
수정 아이콘
ufo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요..
블래스트 도저
23/12/02 08: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100억 광년이 넘는 크기의 우주에서 인류는 먼지만한 존재도 아닐텐데
23/12/02 09:03
수정 아이콘
쿠르츠게작트에서 본 내용이네요.. 흥미있게 봤던 기억이.. 죽기전에 바로 옆 항성인 알파 센타우리는 고사하고 화성에 인류가 사는 모습이라도 볼 수 있을지..
정공법
23/12/02 10: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즘 대세는 지구외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건 기정사실 아닌가요?
그걸 인간이 발견하냐 못하냐는 다른문제고,,,
23/12/02 13:42
수정 아이콘
우주의 생명체 탐사라는 관점에서 우리의 공간 스케일과 시간 스케일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지적생명체는 커녕 단세포 생명체도 찾을 확률이 거의 희박하지 않을까 합니다. 태양계 외에서 단세포 생명체를 찾으려고 해도 성간여행이 가능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지구 문명이 그때까지 존재할지 회의적입니다. 있지만 못 찾는다? 그런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아델라이데
23/12/02 13:45
수정 아이콘
거대필터는 우리가 이미 지나왔다고 봅니다. 성간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적 외계문명과 닿지 않을 뿐이지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봐야하는게 우주는 너무 크거든요.. 수천조 개의 별 중에 지구같은게 없을리가 없죠.
23/12/02 13:47
수정 아이콘
서버분리하는 기술대신에 거리를 엄청나게 벌리는 기술로 지구섭 안드로메다섭 오리온섭 등등으로 서비스중인겁니다. 서버이동하려면 기간내 캐시결제하십쇼
23/12/02 17:08
수정 아이콘
지구의 역사에서 이미 그레이트 필터 하나가 관측이 됩니다 바로 진핵생물의 탄생이죠 생명의 탄생은 비교적 얼마 걸리지 않은 반면 진핵생물의 탄생은 10억년 이상 거의 20억년이라는 어마무시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세균은 물리적 한계때문에 다세포 생물이 될 수 없기때문에 문명이 발생하려면 필연적으로 크기를 키울 수 있는 진핵생물의 등장이 필요한데 이 사건이 결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저 10억년 이상 거의 20억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말해 줍니다

그 다음으로 진핵세포의 출현에서 다세포 생물의 출현, 다세포 생물의 출현에서 문명의 발생에 걸린 시간도 거의 10억년이라 다른 그레이트 필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을보고올게
23/12/03 22:38
수정 아이콘
인류가 과학기술이라고 부를만한걸 쌓아온지 몇백년 안됐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395 [일반] 달리기 복귀 7개월 러닝화 7켤레 산겸 뛰어본 러닝화 후기.JPG [36] insane11101 23/12/04 11101 5
100394 [일반] 애플워치9 레드 컬러 발표 [22] SAS Tony Parker 10979 23/12/04 10979 1
100393 [일반] 이스라엘 신문사 Haaretz 10월 7일의 진실(아기 참수설) [51] 타카이10874 23/12/04 10874 8
100391 [정치] 한국은 사라지는가 ? Is South Korea Disappearing? [40] KOZE15401 23/12/03 15401 0
100390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10) 자살수 [6] 후추통7183 23/12/03 7183 20
100389 [일반] 서면 NC백화점 내년 5월까지 영업하고 폐점 [30] 알칸타라16111 23/12/03 16111 1
100388 [일반] [팝송] 빅토리아 모네 새 앨범 "JAGUAR II" 김치찌개6176 23/12/03 6176 1
100387 [일반] 커피를 마시면 똥이 마렵다? [36] 피우피우11485 23/12/02 11485 18
100386 [일반] <나폴레옹> - 재현과 재구축 사이에서 길을 잃다.(노스포) [16] aDayInTheLife7198 23/12/02 7198 2
100385 [정치] 정부, COP28 ‘재생에너지 3배' 서약 동참 [109] 크레토스13301 23/12/02 13301 0
100384 [정치] 정부에 로비 중이니까 걱정마셈 [23] 인간흑인대머리남캐11282 23/12/02 11282 0
100383 [일반] 리디북스 역대급 이벤트, 2023 메가 마크다운 [37] 렌야11721 23/12/02 11721 2
100382 [일반] [책후기] 그가 돌아왔다, 의학박사 이라부 이치로 [14] v.Serum8390 23/12/02 8390 3
100381 [일반] 구글 픽셀 5년차 사용기(스압, 데이터 주의) [37] 천둥10146 23/12/02 10146 11
100380 [정치] 함정몰카취재 + 김건희 여사 + 디올 백 = ? [96] 덴드로븀15492 23/12/02 15492 0
100379 [일반] <괴물> -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며 감정적인 영화를 만들기. (스포) [4] aDayInTheLife6351 23/12/02 6351 6
100378 [일반] 유로파의 바다에서 생명체가 발견되면 안 되는 이유 [29] 우주전쟁11490 23/12/01 11490 9
100377 [일반] 나 스스로 명백한 잘못을 행한다고 판단할 알고리즘이 있을까? [21] 칭찬합시다.8034 23/12/01 8034 6
100376 [정치] 윤 대통령 세 번째 거부권 행사, 검사 두 명 탄핵 소추 통과, 이동관 자진 사퇴 [155] 빼사스16081 23/12/01 16081 0
100375 [일반] 플레이리스트 2023 [1] Charli6486 23/12/01 6486 1
100374 [정치] 추구할 가치, 여유를 잃은 사회. 그리고 저출산 [75] 사람되고싶다11991 23/12/01 11991 0
100373 [일반] RTX 3060:단종 X. 저렴한 가격으로 AMD RX 6750과 경쟁 [35] SAS Tony Parker 8099 23/12/01 8099 2
100372 [일반] 오래된 농담의 최신 과학 버전판 [5] 닉언급금지8014 23/12/01 801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