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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1/15 14:13:14
Name 眞 露
Subject 임요환..나에게 있어 그의 의미..
전 26살된..약간은 어리다 할수 있는 주부입니다..
우선 이야기를 시작하자면..1년쯤 전으로 거슬어 올라 가야겠군요..
저의 남편은..스포츠 광입니다..
퇴근후..여름엔..야구중계..겨울엔 농구중계...
남편만 퇴근하면..거실tv는 스포츠 채널로만 밤늦은 시간까지 왕복을 하죠..
그런 남편이 빼먹지 않고 스포츠 중계는 스포츠 뉴스로 결과를 알더라도..
꼭 챙겨 보는게 있었죠..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 이였습니다..
돌겠더군요..참말..
나보다 어려 보이는 남자몇몇이 나와서..컴퓨터을 째려보면서 정신없이 손을 움직여가면서 뭘 하는거 같은데...
그리고 도대체가 모니터를   저렇게 까지 째려보면서 뭘 목숨걸고 하는지
남편은 거기에 왜 저렇게 열광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처녀때 스타가 중계를 처음음 나왔을때 잠깐 배운적은 있지만..재미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터라..
도대체 이해를 할수가 없더군요..
작년 여름쯤 어느날..그날도 못마땅한 시선으로 남편이 보는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보고있었죠..
근데...화면에서..마린 두세명이...저그진영에 들어가서 요리조리 걸어다니며..총기를 난사하고 있더군요..
죽을듯 죽을듯 죽지않으면서 말이죠..
정말 살아있는 사람이..그러는거 처럼 요리조리 피해다니면서 달라드는 저글링이며
드론에게 총질을 다다닥~~
솔직히 그순간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게임이 끝난후 비친 요환선수 얼굴을 보고 아..저사람이 말로만 듣던 임요환이란 사람이구나..
그때부터 요환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팬카페에도 가입을 하구요..
요환선수 경기를 챙겨서 보다 보니..자연스레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가고..
유닛들 이름이며...차츰 저도 모르게 외우게 되더군요..
남편 퇴근시간과 비슷한 시간에 방송되는...스타크래프트 게임중계를 기다리게 되더군요..
뭐니뭐니 해도 남편과 맥주한잔 앞에두고...설명들어가면서...보는게 잼있거든요..
처음엔..요환선수가 이기면 무조건 좋고..지면 무조건 속상해서 채널을 강제로 돌려버리던 입장에서...점차..다른선수들 플레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남편과 스타크래프트라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생기다 보니..남편이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볼때면 혼자 컴퓨터를 하거나 하는 일들이 확 줄어들더군요..
같이 보면서 응원도 하고...무엇보다...대체적으로 30분안에 끝나는 한경기를 몇일씩 밤잠못자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참 이체로우면서도 좋았습니다..
동양 오리온팀이 동양을 떠나서 포유니온 이라는 팀으로 홀로서기를 할때...지켜보면서 같이 안타까워하고 걱정하고...어려운 포유니온 시절 그누구보다 절실하게 힘들었을 그팀이 팀전 우승을 하던날 주훈감독의 눈물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sk라는 대그룹이 스폰서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의 안도감과...편안한 환경에서 좋은경기 보여주길 바랬던 그바램도...잊지 못하죠..
sk t1팀으로 거듭나서 처음 있던 팀전 결승..한빛과의 경기에서..아쉽게 패배했지만..
한빛에게 아무 사심없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빛에게 좋은 계기가 되어 좋은스폰서를 만나거나 혹은 지금 스폰서에게 더좋은 대우를
받을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준우승도 값지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요즘 5살난 우리 딸아이는...테레비에서 스타중계만 나오면 저에게 득달같이 뛰어와서..
엄마..임요환 게임한다..엄마~ 를 불러댑니다..
우리가족의 공통 관심사가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요즘은..종종 제가 보내는 그관심을 아예 접어버리고 싶을때가 있더군요..
자신의...객관적인 생각과...의심만으로...어린선수들에게...씻을수 없는 상처를 입히시는 분들을 볼때면...
임요환의 팬에서..스타크래프트라는 경기자체의 팬이 되어버린 저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특정 다수에게 사실과는 다른 욕설과 비방을 그저 공인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기엔...선수들의 나이가 너무 어리고...몇날 몇일 잠못자고..연습하고..노력하는 선수들의 고생이 너무 크다는 생각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스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볼때면...울분이 터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더군요..
내아이가...커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때문에..누군가들에게 저렇게 인신공격을 당한다면..저는 과감히 내아이에게 그만둘것을 강요할것입니다.
평생을 씻을수 없는 상처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어제 임요환 선수의 부전패...약간은 의아하고 놀라웠지만...교통사고라는 소식에..
팬으로서 결승과...그리고 건강을 먼저 걱정했죠..
그런데..d모 사이트 가니...군대에 곧 면제 당할꺼라는둥...결승전 져도 핑계가 생겼다는둥.. 차라리 죽지 그랬냐는둥..
공인임을 떠나서 한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더군요..
내가 응원하고 지켜보는 한사람이 그렇게 공격을 당하는게 안타까운데...
그가족들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철없는 발언이라고...무시하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그런 공격을 받는 선수들 또한 어린 사람들입니다..
어디서 보니..너무 안타까워 차라리 은퇴하셨음 좋겠다는 요환선수의 팬도 있더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사랑해주는 사람들도 많지만...저렇게 정도를 넘는 삿대질 까지 감수해가면서..
우리곁에 함께해주길 바라진 않습니다..
스타에 대해 박식하지못해...글을 올리지 못했었는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두서없는 글이였씁니다..
이런식의...특별한 잘못도 없이...정도에 넘는 인신공격을 당하는 한선수의 상황이 안타까운 마음에..이렇게 긴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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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SuhmT]
04/11/15 14:22
수정 아이콘
예.. 이해합니다. 전 글쓰는거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글을 쓰면 ' 너 빠냐? ' 뭐 PGR에서 그런 소릴들을 거란 생각을 안합니다만은.. 글을 쓰는거 자체가 싫어지더군요.
수시아
04/11/15 14:22
수정 아이콘
진로면 소주아닌가요? ^^; 맥주자리에 소주가 올 줄 알았는데.. 글 보니 임요환 선수가 스타시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일정한 몫을 주긴 하나 봅니다.
노란이슬
04/11/15 14:31
수정 아이콘
글 내용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요, 또한 어제 임선수의 사고는 어쩌면 신나게 비난하던 그들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시만 위에서 말하시는 d모 사이트와 파모 사이트에 보면 그 사고를 또 아무생각없이 죄책감없이 연신 비난하고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을 보고 또한 아직도 빌드 논쟁을 하는 pgr 식구들을 보고 있을때 무척이나 답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04/11/15 14:50
수정 아이콘
확실히 임요환선수는 저그전 만큼은 커다란 획을 그어 주는것 같습니다.
이후 일반유저의 테저그전에 어떤영향을 미칠지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방송 경기가 로템에서조차 통한다면 익히 알고있는 저그의 빌드를
송두리채 바꾸어야 할테니깐요.. 그래서 전 적어도 로템에서 만큼은
8베럭 치즈러시가 안통했으면 합니다.. 테란유저 지만요
아줌마메딕
04/11/15 15:01
수정 아이콘
흠..저랑 아주 비슷한 경로로 이세계에 발을 들여 놓으셨군요. 같은 아줌마라 너무나 반갑네요.
저도 요 몇일간 벌어졌던 사태들에 대한 심각성 또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Lenaparkzzang
04/11/15 15:07
수정 아이콘
절대공감
메딕아빠
04/11/15 17:30
수정 아이콘
게임엔 관심도 없던 저를...
티비 앞으로...컴터 앞으로...이끌어 준 것만으로도...
그는 저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인 듯 합니다...^^
가로수
04/11/15 18:2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이번일을 계기로 조금더 성숙된 스타 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고.. 성장의 과정에서는 아파하는 과정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늦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뒤늦게 나마 제재가 이루어 지고 있는것 같은데
이번일로서 익명성의 무서움을 알수 있게 될테고,질책이나, 비판등에 관해서도 어느정도 바른 인식이 자리 잡힐거란 생각입니다.
스타에 관련된 모임이 본래 게임에 관한 곳이었던 만큼, 연령층에 제한이 없고, 제약을 웬만해서는 피하죠.
그래서 판단력이 부족한 저연령층의 무분별한 행동등은 피할수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언젠가는 이런일이 한번쯤 터질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스타 관련 게시판을 여러곳 이용하다보면, 모 사이트에서부터 비롯된 원색적인 욕설및 비난, 악성리플등의 무분별한 사용과 그걸로 인한
상대성 리플등을 봐올때,, 이런일을 예견하지 않을수 없었지요.
게다가 이를 처치해줄 그 무엇도 인터넷상에서나 스타관련 사이트에서는 없었던 상황인지라
더욱 심해질거라고 느꼈습니다.
그나마,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가 비록 임선수 팬이지만 임선수가 화두로 올랐다는점을 저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봅니다. 워낙 팬층이 다양하고 많은 팬을 확보한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좀더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는거죠. 만일 다른 선수였다면( 여타 프로게이머를 무시하는건 아닙니다. 스타크래프트에 관련해서 임선수의 비중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거라 봅니다.^^;)
단순한 비방및 욕설로서 그를 매도 하고, 그냥 평상시 하던대로 자연스레 비난문화를 이어갔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앞서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
저도 역시 스타를 무척 좋아하고 즐깁니다. 그래서 더욱더 발전해가길 바라죠. 게다가 글쓴님과 같이 다양한 세대들이 점점 스타인구에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꾸준히 발전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꾸준히 발전해야지요.
쓰다보니, 넋두리가 길었네요.
개인적인 바램도 어느정도 보태어 두서없이 이어진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현실과 맞지 않을런지도 모르겠지만, 방향은 되도록
좋은쪽으로 보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좀더 희망된 글들을 볼수 있으면 하는 바램도 더해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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