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같이 하고 놀자는 여자친구 때문에 입문하게 된 게임이 있습니다.
한게임 테트리스요.
억지로 한 두판 하다보니 넘나 재밌어서 저는 순식간에 빠져들고,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고인물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 당시 한게임 테트리스는 기본적으로 mmr 기반 변동 점수+누적이 중요한 형태의 랭크시스템이었는데,
가장 높은 랭크인 '절대신'등급이 7만점인가 9만점 부터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대략 26만점 정도 ....
맵전 노맵전을 가리지 않고 공방을 폭격하고 다니다가
비슷한 점수대 분들과 매칭이 힘들어 지니까 연습채널가서 채팅이나 하고 아이템전하고 놀고 그랬었죠.

그러다 한게임 테트리스가 불현듯 서비스 종료를 했고, 몇년 뒤 리뉴얼 되서 재출시 됐다가 다시 서비스 종료했습니다.
테트리스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국내에 서비스 하는 곳이 없어 이리저리 헤메었지요.
페이스북 테트리스를 했지만 사람이 아닌 AI와 하다 보니 멍때리면서 해도 도저히 질 수가 없어 금방 접었고,
폴란드 테트리스라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했지만 매칭이 잘 안되서 접었구요.

그렇게 제 머릿속에서 테트리스라는 존재가 지워졌었는데....얼마전 우연히 뿌요뿌요테트리스라는 게임이 스팀에 출시됐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뿌요뿌요와 테트리스를 둘다 할 수 있고 스토리 모드도 있고 어쩌구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건 테트리스 온라인 대전 뿐이었고,
구매하자말자 싱글모드에서 감도 10초정도 확인해보고 바로 랭크게임으로 들어갔지요.

ㅜㅜㅜ
저는 제 자신이 테트리스에 있어서 만큼은 고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고이다 못해 썩은 물 분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뿌요뿌요와 테트리스를 가리지 않고 시작하자 말자 사정없이 몰아 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2승 5패 mmr 2100이라는 성적만 남았습니다...
철권이나 리듬게임과는 비교도 안되게 고인물들만 있다는 스팀 리뷰는 괜한말이 아니었어요...

30대가 되면서 피지컬이 많이 떨어졌나 생각도 하긴 했는데,
그냥 제가 청정수인걸로 할래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