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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2 00:35:35
Name Black_smokE
Subject 스타리그, 낭만을 증명하다를 읽고.
스타리그가 끝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리그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다.

그래도 나름 투니버스에서 요상한 빤짝이 옷을 입고 하던 시절부터 10년 넘게 봐 왔던 리그인데, 끝나기 전 직관은 한 번 더 가야지, 하고 허영무 vs 김명운 4강을 갔다.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스타리그, 그 낭만을 증명했다고. 고작 게임일 뿐이지만. 아니, 오히려 그저 단순한 하나의 게임일 뿐이기 때문에, 낭만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 가치도 없지만 본인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할, 바닷가에서 주워온 동그란 조약돌을 망설이며 건네주는 아이처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처음 배우는 악기를 몇번이고 몇번이고 틀려가며 밤 늦게까지 연습하는 연인처럼.

낭만이란 이렇게 아무 가치도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보다 소중한 것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게 아닐까.

그 나이 먹고서도 아직도 게임을 보러 다니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사람은 낭만을 모르는 사람일꺼다. 왜냐하면 낭만은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사랑이 밥 먹여주냐는 유명한(?) 말처럼 낭만도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편히 쉬게 해 주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체력은 체력대로 다 쓰게 만든다.

하지만 낭만은, 그 이유는 설명할 수 없지만, 나를 살아있게 해 준다.

단순히 먹고, 자고, 숨쉬고 하는 ‘삶’이 아니라, 웃고, 즐기고, 환호활 수 있는 ‘삶’을.

혹은, 안타까워하고, 분해하고, 눈물짓게 하는 ‘삶’을.

허영무, 김명운. 엄재경, 전용준, 김캐리. 그리고 비록 그 뒤에 써 있지는 않지만, 분명 각자의 낭만의 색에 따라 진하게 새겨져 있을 수많은 이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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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_smokE
12/07/12 00:40
수정 아이콘
깜박하고 아래에 추가하는 것을 잊었는데, 제 개인 공간에 쓴 글을 나누고싶어서 가져온 것이라 어체도 그렇고,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_ _)
제리드
12/07/12 00:42
수정 아이콘
낭만시대여....
sad_tears
12/07/12 06:51
수정 아이콘
알면서도 마지막이라는게 너무 아쉽다 못해 슬프고 무기력하기까지 하네요.
마지막 저그는 기억 속 한자리에 각인 되었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그냥 눈이라도 질끈 감고싶네요.
12/07/12 13:30
수정 아이콘
김태형해설이 우는걸보고 마음이 찡했다면 낭만시대를 살았다는거지요...
넫벧ㅡ,ㅡ
12/07/13 02:46
수정 아이콘
낭만이 밥먹여주진 않지만, 낭만에는 먹는거이상의 큰 가치가있죠.. 사람은 단순히 먹기위해 존재하는 생물이 아니니까요.. 저에게 환희, 감사, 분노, 실망 기타등등 살면서 느낄수있는 거의 모든감정을 안겨준 스타리그에 감사하면서,,,,,, 결승이 혹시 허망하게 3:0으로 끝날지라도 이번만은 실망하지 않고 가슴깊이 추억하렵니다.. 코카콜라배부터 10년간 함께해온 스타리그.. 마지막도 함께하겠습니다!! 스타리그 화이팅!!
리니시아
12/07/13 20:33
수정 아이콘
얼마 전까지만해도 '아 스타 이제 끝났구나 어쩔수 없지뭐...'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허영무 김명운의 4강 경기와 김태형 해설의 눈물이 저를 다시 전율하게 만드네요..

약속된 이별이지만 한낱 게임이 사람을 어떻게 까지 감동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첫 시작은 보지 못했지만 마지막은 직접 가서 봐야겠네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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