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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24 11:15:21
Name 배려
Subject [디아3] 경매장이 앗아간 재미
0.
나름 라이트 유저 '야만전사'로 아직 55렙에 지옥 1막에서 놀고있습니다.


1.
디아3를 온라인에서 하는 싱글플레이, 즉 혼자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게 맞는 거에요. 그런 게임입니다.'라고 강요하려는게 아니라
저는 온라인 요소를 부수적인 것으로 본다는 걸 이야기하려는겁니다.
그렇다는 말은 저에게 디아3이란 혼자서 엔딩을 봐야하는 게임이라는 뜻도 되지요.
실제로 어떤식의 개념으로 디자인했은지 모르겠지만 아주 다르진 않을꺼라 믿고 있습니다.


2.
일반난이도는 재미있게 했습니다. 악몽가니까 좀 버겁더군요. 잘 잡히지도 않고 죽긴 잘죽고.
그래서 경매장을 슬쩍 가봤습니다. 돈도 없는데 꽤 비싸네요. 그래서 일단 무기만이라도 적당한걸 찾아서 쓰기 시작하니
악몽도 일반과 별로 다를 바 없었습니다. 나도 잘 죽지만 몹이 훨씬 잘죽어요. 내가 죽기전에 널 죽인다라는 마음으로
극공형 스킬에 극공형 지속효과를 박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때마다 무기만 업글하면서하니 오히려 악몽을 일반보다
빨리넘어가는 느낌이더군요.


3.
그렇게 지옥을 왔습니다. 레벨은 40대 후반이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렙이 만렙에 가까워지면서 비싸기도 엄청 비싸서 쓸만한 건 살 수가 없네요.
그래서 그냥 쉬엄쉬엄 키우다가 안되면 다른 캐릭키우고 놀지뭐는 마음가짐으로
외부 영향없이 저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55렙에 지옥 1막에서 놀고있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아실겁니다.
정예몹 뜨면 과장 조금 보태서 '죽었습니다' 화면을 플레이 화면보다 더 많이 본 것 같네요.
심지어는 스킬사이클 한 번돌리고 죽고를 반복해서 깬적도 많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그 전까지는 하지도 않던 스킬을 다 뒤져가며 조합도해보고
정예몹때만 따로 스킬을 빼서 사용도 해보고 안되면 다시 그 전 퀘스트가서 레벨 노가다하고
렙업하면 다시 또 가보고.... 운좋게 뭐라도 먹으면 약간이나마 스펙업하고.
그렇게 지금 이틀째인데 오히려 지금이 일반 악몽때보다 재밌습니다. 이제야 rpg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제 렙에 맞는 아이템이 안나와서 사실 스펙업은 별로되지 않습니다만 스킬배치 고민하고 자잘하게
스펙업하면 확실히 체감되는게 다릅니다. 그렇게 효과를 보면 또 퀘스트하나 넘어가는 거고요.


4.
이렇게 하다가 생각해보니 경매장은 저같은 사람에겐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애초에 의도가 실패든 아니든, 제대로 구현이 되었은 아니든, 분명 차근히 스텝을 밟아나가도록 디자인된 게임일텐데
무지막지한 템들을 손쉽게 구비할 수 있게되면서 무쌍말곤 남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거죠.
무쌍도 물론 엄청나게 중요한 재미요소중에 하나긴하지만 무쌍만으로 재미를 느끼다가
그게 막혀버리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게되고 결국 게임에 흥미를 잃게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5.
결국 난이도 곡선 자체가 경매장으로 심하게 왜곡되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지옥을 마친 건 아니지만 아마도 경매장에서 제 렙에 맞는 템(아주 좋지 않더라도) 둘둘 두르고 하면
일반-악몽-지옥 이 세 난이도는 약간 더 조심을 한다 안한다뿐이지 비슷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템을 두르는 과정이 난이도 별로 확실히 어려워졌겠죠.
그래서 각 난이도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고 유저들은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해야했을테고요.
근데 경매장은 그 시간을 날려버렸고 결과적으로 그 과정의 재미 또한 함께 날려버렸습니다.


[그냥 잡담 & 결론]

저는 디아3에서 목표를 지옥난이도 정복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충 만렙과도 맞아떨어지는 시점즈음의 컨텐츠라 생각하고
적당히 어려움도 있고 말이죠. 더구나 이쯤되면 플레이 시간으도 거의 50시간이 훌쩍 넘을 것 같습니다.
콘솔게임rpg 플레이타임이 50시간 내외인걸보면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물론 난이도를 반복해서 50시간이라 의미가
조금 다르긴합니다만 레벨업/캐릭터의 다양성/궁극적으론 파밍이라는 재미도 있긴하니까요.
디아1,2,3 모두 해본입장에서 디아3은 참 잘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즐기기에 정말 재미있고 잘만든 게임이라고 해야겠지요.
다만 '온라인'이 섞이면서 온갖욕을 다 들어먹고 있는 거 같아요. 어차피 게임성도 2에서 크게 변한 부분이 없을정도로
고수를 했다면 '온라인'부분도 고지식하게 변하지 않고 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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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4 11:18
수정 아이콘
경매장은 저도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돈만 있으면 쉽게 즐길수 있긴 하지만.. 템 모으는 재미가 사라진거 같아서 아쉽더라구요.
디아2 때는 정말 템 모으려고 메피 엄청 잡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매직 아이템이 너무 좋은것도 불만입니다.
유니크 아이템이 매직 아이템 보다 후지다는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활만 봐도 dps가 정말 넘사벽이죠
몽달곰팅
12/05/24 11:18
수정 아이콘
경매장이 난이도 왜곡시킨건 법사, 악사의 버그성 플레이 때문에 고렙에서 쓸 수 있는 무기가 한번에 대량으로 풀리면서 좀 이상하게 되었죠.

그리고 마템, 희귀템의 구분도 애매한 듯 하고...마템이 DPS가 1200인가 나오는 것도 있더군요;;;;;

전설템 줏어도 그닥 기쁘지 않고...ㅠㅠ 그냥 DPS 높은 한손 무기나 저항 높은 방패나 좀 나와주지...ㅠㅠ
제게 그런 운은 없더군요. 여태 전설템 3개 줏었는데...
jagddoga
12/05/24 11:26
수정 아이콘
경매장 자체가 재미있어서 매번 접속하며 기웃거리는 저같은 사람도...
전 빨리 Apps으로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유료라도 좋아요)
안티세라
12/05/24 11:26
수정 아이콘
저랑 똑같은 생각으로 플레이하시는 분이 계시니 반갑군요.
Siriuslee
12/05/24 11:29
수정 아이콘
메직템에 붙는 옵션 모두 희귀에 붙을 수 있습니다. 붙는 옵션 수가 차이가 날뿐, 붙는 옵션은 동일하죠.
메직템에 2~3개 붙을때 희귀에는 4개이상 붙으니까요.

그런데 무기가 아닌 방어구쪽으로 보면, 희귀템에 좋은 옵션 빠방하게 붙을 확률보다 그냥 전설템이 기본 옵션으로 붙는 능력치 조합이 더 쉽게 얻어질수 있습니다. 그런쪽으로 접근해야죠.

디아2에서도 지존으로 꼽히던 아이템은 레어였습니다.(그리고 복사...)
12/05/24 11:30
수정 아이콘
게임 초반이라 내 직업이 아니라 잘 모르겠엉 하고 오묘한 가격에 올라오는 S급 물품들이 살짝 긴장감을 더해주고
2일이라는 해괴한 제약과 흥정불가라는 그런게 또 재미있어서 전 꽤 즐겁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템들의 소모 컨텐츠를 마련해주지 않은거랑 지옥불 후반 액트가 털린것만 없었다면 진짜 재밌었을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물론 본문에서 말하신대로 새로 키우다가(만) 악사한테 10렙 단위로 5천원 이내 무기만 들려줘도 해당맵 잡몹들은 죄다 원킬나더군요 -_-;
아나키
12/05/24 11:30
수정 아이콘
경매장 없었어도 어차피 각종 커뮤니티에 거래게시판이 북적북적 하지 않았을까요?
경매장이 있는 지금도 수수료 떼어먹히기 싫다고 거래게시판이 글이 엄청나게 올라오던데...
포프의대모험
12/05/24 11:33
수정 아이콘
지금 중요한건 매직 희귀 전설중에 뭐가 더 세냐가 아니고 특정 직업에 의해서 강력한 무기가 너무 빨리 풀렸다는거죠
원 빈
12/05/24 11:35
수정 아이콘
저도 약간 그런 생각이 있긴 한데, 인페르노까지 가서 그런지 템세팅을 극강으로 맞추기 좀 더 편하다고 생각들어요.

또 경매장없이 거래를 할려면 지금 시스템으로는 좀 무리구요.

어차피 경매장에 있는 아이템도 내가 좋은 아이템 구해서 팔고
그 능력으로 돈 벌어서 사는거고 거래를 쉽게쉽게 하기 위함으로 보고요.

인페르노 야만용사라 그런지 템세팅을 좀 한다해도 쉽지가 않더군요^^;;;;;;;;;
12/05/24 11:36
수정 아이콘
경매장에서 좋은 옵션 아이템 헐값에 사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크크
루크레티아
12/05/24 11:42
수정 아이콘
경매장은 호불호가 갈려서 단점이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네요.
다만 존재 자체는 좋은데, 경매장 내부 시스템은 좀 병맛끼가 넘치는 것이 확실합니다...
12/05/24 11:44
수정 아이콘
저는 경매장은 좋아요. 다만 안팔리는 건 좀 내릴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부작용도 있다는거 알지만
그래도 없는거보다 있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매장 인플레 같은건 순전히 불지옥 때문에 파생된거라 생각하고
경매장 자체는 상당히 순기능을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무쌍을 즐기고 싶은 사람도 있거든요.
특히 세컨캐부터는 안그래도 똑같은 스토리를 3번 이상 반복해야하는 마당에 시간끌고 싶지도 않거든요. 빨리 만랩달고 싶으니 아이템 구하는게 좋아요 저는.
위원장
12/05/24 11:52
수정 아이콘
이용 안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저도 헬 2막 까진 경매장 안하고 했습니다.
제작템 업글 다하고 그거 썼어요.
근데... 인간적으로 템 너무 안떠요... 그리고 수험생이라 빨리 인페 맛만 보고 관둘거라
경매장 이용하게 되더군요. 경매장은 사실 파는 맛에 한다는...
화이트푸
12/05/24 11:55
수정 아이콘
"디아3를 온라인에서 하는 싱글플레이, 즉 혼자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생각하시는데
굳이 경매장을 이용하여 템을 사고 몹을 쉽게 잡음으로써 게임의 재미를 스스로 떨어트릴 이유가 있는건가요?

그냥 싱글플레이처럼 경매장을 이용하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 싶어서요.
12/05/24 11:58
수정 아이콘
경매장을 안쓰면 되는데요...
디아3 에서 그나마 건질만한게 경매장이라고 생각합니다.
NeVeRDiEDrOnE
12/05/24 12:06
수정 아이콘
여러 유형의 유저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도라고 봅니다 경매장은요.

예전 디아2캠프;;를 같이 하던 형이 있었죠, 저는 배려님과 비슷한 순수한 플레이 유형이고 그형은 효율형 이여서 디아 시작 하자마자 하루종일 트레이드만 하더군요.

당연히 훨씬 빨리 부자가 되었고 여러가지 케릭을 키워볼수 있었으며 많은 정석류를 해볼수 있었습니다.

저는 또 차근차근 해나가는 유형이라 옆에서 여러 스킬과 옵션의 효과와 의미에 대해 말해줄 수 있었고 그형은 저에게 아템 공급원;;으로

서로 윈윈인 조합이었죠.


디아2 트레이드 시장이 골드경매장이 되면서 그런 모습이 구체화 되어 지켜보기 흥미롭습니다. 여러 유형을 포용하려고 애쓰는 블쟈의 노력과 그것을 지켜보는 나의 무언의 대화라 할가요, 저는 삶에서 은은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장기적으로 최대량의 재미를 보려는거 같고

어떤 시스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정복하는 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체계화하는 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축구사랑
12/05/24 12:24
수정 아이콘
경매장 가격대 검색은 안되는거죠?
저도 경매장 기웃거리는 재미가 쏠쏠해서 나름 입찰도 하고 판매도 하는데 앱으로도 나오면 참 좋겠네요
12/05/24 12:43
수정 아이콘
경매장으로 템을 수급하고 수급된 템으로 캐릭터를 키워서 유니크를 모으려고 생각중입니다.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템이 인벤에 2칸만 차지하게 된게 정말 좋아요 흐흐
블루드래곤
12/05/24 12:52
수정 아이콘
전 경매장있어서 오히려 너무 편합니다.
물론 적절히 자제도 할 줄 알고 그래야되지만,
예전 디2때는 경매장 없어서 아템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재미가 아니라 고통이었죠
12/05/24 13:39
수정 아이콘
그런 문제라면 않쓰면 그만이죠. 굳이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higher templar
12/05/24 14:15
수정 아이콘
안쓰면 된다라고 하지만...

아이스윈드데일인가 네버윈터 나이츠 인가 게임할때 용한마리 잡으려고 온갖 고생 몇번의 트라이 하다가 힘들게 힘들게 잡았는데,,, 나중에 버그가 있어서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안고나서부터는.... 버그 안쓰면 된다지만... 재미가 없어졌고 쓰게 되더군요 ㅜㅜ

뭔가 어느정도는 제약을 두는게 사실 더 재밌을것 같긴 합니다.
12/05/24 16:39
수정 아이콘
있는 경매장을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용 안하면 그만이지만

아예 없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답답해 하죠. 전 경매장 잘 만들어 넣은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도 트레이드 방 만들어서 일일이 물품 보여주면서 거래하는 시스템은 좀...
네오크로우
12/05/24 20:36
수정 아이콘
저도 경매장 있어서 너무 편합니다. 만렙 전 템들은 어차피 드랍되는 건 현 렙보다 낮은 템들이고 경매장에서 2~3000원 짜리 사서 잘 쓰다가 되파는 것도 좋고.. 혹시 다른 캐릭 키워보겠다고 창고에 낑낑 안 쌓아놔도 되니까 저는 대 만족입니다.

이젠 뭐든지 편한 게 좋은 거 같아요. ㅠ.ㅠ;
Mr.prostate
12/05/25 08:34
수정 아이콘
경매장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템 세팅도 게임의 일부라고나 할까요.
가진 골드의 한계 안에서 내가 원하는 최적의 세팅을 위한 템을 찾고, 구하고, 돈이 부족하면 앵벌을 뛰고,
템을 맞춰서 스펙을 올리면 더 고효율의 앵벌이 가능해져서 더 좋은 템을 빨리 맞추게 되고... 이런 재미죠.

근데 그거랑 별개로 템 소모가 거의 안 되는 지금 상황은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아예 재활용이 100% 되는데요.
제 생각엔 귀속을 시켰어야 한다고 보는데... 나중가면 템이 축적되서 가치가 말도 안되게 내려갈 거예요.
그럼 신규 유입이 템 파밍으로 돈 벌긴 더더욱 힘들어지고... 악순환이죠.
와우도 운영해봤고 야심차게 현금 경매장까지 만들었으면 템 가치 보존시킬 방도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게임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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