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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16 15:58:47
Name 레몬커피
Subject 와우와 디아3의 만렙 컨텐츠에 대한 소고
블리자드는 와우랑 디아3에서 자기들이 만든 게임의 만렙 컨텐츠를 크게 '아이템' '레이드' 'pvp'로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동시에 와우 이후로 대세가 된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MMORPG게임에서 키우다 보면 만렙이 나올
수밖에 없고, 만렙을 달성하면 대체 뭘로 유저를 붙잡아 둘건지가 참 중요한데, (몇년전에 나온 모
게임의 경우 만렙 찍고 할 게 너무 없어서 수많은 유저들이 떠나기도 했죠)

와우를 보면 만렙까지는 퀘스트 동선 따라서 찍고, 만렙 이후 평판노가다와 인던 등으로 좋은 아이템
을 먹고 좋은 아이템으로 더 어려운 던전을 가서 더 좋은 아이템을 먹고 그러면서 전장, 투기장 같은
pvp를 뛰는 구조입니다. 물론 제작같은 그 외의 요소들도 있고요


과거의 게임들을 생각해보자면, 넥슨의 클래식 게임인 어둠의 전설이나 바람의 나라같은 경우는
만렙 이후에 공격력과 캐릭터의 체력수치가 비례했습니다. 그리고 만렙 이후 사냥한 경험치로 자
신의 체력을 살 수 있었고, 이렇게 체력을 늘려서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승급을 해서 새로운 스
킬을 배울 수 있었죠. 또 사냥을 해서 체력(마력)을 경험치로 사고의 반복이였습니다. 어둠의 경우
는 나중에 가서 좀 다른 것들을 집어넣긴 했는데...아무튼 10년 넘게 지속되어온 게임답게 개인적으로
유저를 상당히 오랫동안 붙잡아 둘 수 있는 시스템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마비노기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시스템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마비노기는 캐릭터가
생길 때 누구나 같은 스탯으로 시작하고, 레벨업당 하나의 스킬 포인트를 받습니다. 이 스킬 포인트로
스킬을 찍으면 스킬 특성에 맞는 스탯이 올라가죠.

캐릭터 생성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환생'을 할 수 있는데 환생을 하면 다시 레벨1로 시작하고, 다른
부가요소로 올린 스탯은 모두 초기로 돌아가지만 스킬 포인트로 찍은 스킬로 올라간 스탯은 없어
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스킬 랭크 역시 그대로고요. 이걸 반복하고 반복해서 캐릭터의 강
함이 누적되는 시스템이였죠. 수많은 유저들의 지갑을 아주 오랫동안 열게 만든 시스템입니다. 부가
컨텐츠도 상당히 많이 짜놔서 크게 질리지도 않고, 환생 후 사냥해서 레벨 적당히 올리면 딴짓하고
놀면서 다음 환생때까지 기다리면 되고, 또 누적될수록 유저 캐릭터의 강함이 축적된다는 재미가 있
었죠. 타 게임들과는 다른게 레벨이 1~99로 나뉘어서 레벨별로 다른 구간에서 비슷한 레벨대의 사
람들과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은 던전에 누적레벨100인 사람과 누적레벨1000인 사람이 같이
이용하기 때문에(누적레벨 1000이여도 환생 후 초기에는 같은 레벨의 경험치를 적용받으니까요)
자신의 캐릭터의 강함도 정말 직접적으로 드러났었습니다.


레드문같은 게임은 아예 만렙이 어마어마하게 높았죠. 1000인가? 최초1000달성자가 홈페이지에 인터
뷰도 뜨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레벨'이란걸 적용하지 않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대신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숙련도를 적용
해서 육성시킬 수 있도록 했었죠.



다시 돌아와서, 디아3도 크게 보면 와우와 비슷한, 그러니까 '아이템' '보스전' 'pvp'정도가 중요 컨텐
츠가 될 거 같습니다.

RPG게임이란것이 결국 유저의 분신인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인데 이 캐릭터의 '강함'을 만렙 이후에
'더 좋은 아이템'으로 올리라는 것이죠.

디아3과 와우의 차이라면, 아이템 귀속의 여부입니다. 와우는 아이템 귀속 시스템 때문에 만렙 이후
현질을 하거나 해서 고급 아이템을 맞춘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골팟같은것도 있긴 하지
만 일단 평판템도 그렇고 자기가 직접 뛰어서 자기 캐릭터에 쏟은 시간만큼 더 좋은 아이템을 파밍해서
캐릭터가 강해지는 시스템이였죠. 어떻게 보면 위에서 말한 바람의 나라나, 어둠의 전설같이 캐릭터에
쏟은 시간만큼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과 근본적으로는 비슷합니다. 바람의 나라도 골드로 캐릭터의
체력을 살 수는 없었죠.

디아3은 거의 대부분의 아이템에 귀속이 없습니다. 그 말은 만렙 달성 이후 자신의 캐릭터에 들이는 노력에
비례하여 자신의 캐릭터의 강함이 축적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쉽게 강함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
기죠.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캐릭터가 강하면 그 강함으로 얻은 아이템을 바로바로 처분해서 현금(해외
의 현금경매장)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혹은 게임머니로..

아직 만렙 달성자도 없다시피하고(해외에서 한 명인가 있나요?)게임 오픈 겨우 1,2일차니 뭐라 말하긴 어렵
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최고 난이도로 간 이후에는 디아3의 게임 내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갈지도 잘 모르
겠고요. 다만 디아3은 크게 보면 와우와 비슷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와우와는 상당히 다른 시스
템을 채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아3의 게임 내 생태계(?)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합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비교적 최근의 게임들에 비해 옛 게임들을 보면 요즘처럼 게임이 친절하지 않았었죠. 요즘
에야 만렙까지 퀘스트 동선 쫙 깔아놓는게 기본이지만 옛날 게임들에는 그런 거 없었습니다. 퀘스트 수는
적었고 그냥 사용자가 레벨1부터 어디 사냥터 가서 열심히 사냥해야 했죠. 공략집 같은거 사서 레벨 몇부터
몇까지는 어디서 사냥하는것이 좋다...뭐 이런 거 보면서 따라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가 엉뚱한 데 들어가서
비명객사하기도 하고...요즘처럼 게임이 친절하지 않았으니까요. 사냥터가 어디 붙어있는지 알려주는 전체맵
같은것도 없는게 다반사였고, 퀘스트를 받아도 맵에 표시도 안 되고 밑도끝도없으니 공략 찾아서 깨 나가고,
이러던 것도 요즘 게임에선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듭니다. 그런 느낌 들어서 옛
게임 좀 해 보려 하면 한 절반정도는 서비스종료, 절반정도는 거의 고사상태라 언제 서비스종료할지 궁금한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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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16 16:05
수정 아이콘
추억은 미화되고 옛날의 불편했던 시스템이 그 옛날에는 재밌었지만 다시 하라면 때려죽어도 못할만큼 귀찮아지는게 또 간사한 유저인것 같기도 합니다. 울티마4 다시 해볼려고 10번넘게 깔았다가 그 불편함에 매번 지웠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어디 구석에 깔려 있는것 같기도 한데..
mmorpg도 처음 3D 나올때는 (EQ) 맵따위가 어디 있었고, 그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요소가 많았지만... 요즘 그렇게 냈다간 사내테스트도 통과 못하겠죠.
12/05/16 16:2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제가 울티마를 못잊습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에피소드로 채워저가던 그맛이 잊혀지질않네요

오더카오스 간의 싸움도 좋았고 은행위에 유명한길마 머리를 잘라놓고 과시하던 길드간의전쟁의 기억;; 같은것들이 잊혀지질않네요

아무리시간이지났어도 저에겐 울온이최고입니다 [m]
12/05/16 16:34
수정 아이콘
해외에선 그런 불친절한 게임(좀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네요)을 만들어달라고 모금운동을 했고, 300만달러나 모아서 지금 제작중입니다.
rechtmacht
12/05/16 16:51
수정 아이콘
과거 게임들의 불친절(사실은 능력&노하우 부족에서 기인한 무성의함)에 대한 추억은 사실 시간에 의해 미화된 것이지요. 그리고 정말 나쁜 의미의 '불친절함'과 게임 자체의 '어려움'이 구분되어야 한다고 봐요. 전자는 역시 한국의 예전 온라인 게임들이고, 후자라면 90년대 히트했던 서양쪽 물건들이구요.
The xian
12/05/16 18:09
수정 아이콘
디아블로 1 50레벨도 해봤고 디아블로 2도 당연히(?) 99레벨 해본 입장에서.

만일 디아블로 3의 만레벨을 디아블로 1의 만레벨처럼 만들어 놓았다면 과연 어땠을까 하는 끔찍한 상상을 해 봤습니다.
12롯데우승
12/05/16 22:55
수정 아이콘
바람의나라 구버전은 레알이었습니다.
레드문도 정말 재미있었구요.

무언가 새로운 사냥터의 벽의 난이도가 급하게 높은게임은 도전할 맛이 나더군요.
몽유도원
12/05/16 23:06
수정 아이콘
MMORPG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울티마 온라인이 정말 RPG다운 MMORPG였습니다.
레벨개념은 없지만, 700으로 한정된 스킬수치를 배분해서 7개 스킬 만랩찍고(사실 말이 만랩이지 개나소나 다 만랩...크크크크크) 노는데, 울티마 온라인의 최고 강점은 유저가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인거 같습니다. 딱히 던전들어가서 최고 몬스터를 잡아야 할일도 없고, 배타고 나가 낚시나하고, 단칸방 집 하나 사서 인테리어 하는맛이 일품이었죠.

요즘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느긋함의 미학이 있던 게임이었습니다. 어떻게 울티마 온라인 다시 대대적으로 한국서비스는 안될까 아쉽습니다(물론 르네상스이전기준으로.... 지금이라면 르네상스라도 상관없으니 정식서비스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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