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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7/16 01:37:23
Name forgotteness
Subject KTF의 무뎌진 칼날 그리고 신중함의 결여와 평범함...
KTF의 포스트시즌에서의 패배는 언제나 많은 이슈를 몰고 옵니다...
어제 경기도 총체적인 문제점을 들어내면서 4:0 완패...
KTF가 가진 경기력과 선수 네임 밸류를 생각해봤을때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엔트리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들 하십니다...
'KTF는 예측하기 쉽다...'
'5명 제외하면 남는 사람 누구냐...'
'신인 발굴 도대체 언제하냐...'

이런 식의 글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어제 패배의 원인은 엔트리의 문제가 아닌 경기력의 문제였습니다...
KTF의 어제 경기의 공통점은 '초반의 유리함을 모든 경기에서 가지고 있었다' 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유리함을 경기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방심과 마인드, 그리고 신중하지 못한 대응방식이 문제였습니다...
큰 경기일 수록 경험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건 상대가 예상치 못한 어떤 무언가를 했을때...
그 대처방법을 어떻게 찾고 빠르게 경기중에 표출할 수 있는가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KTF는 큰 경기에서 이런 측면들이 부족했고...
유연함이 아닌 딱딱함과 평범함으로 경기를 일관해 왔습니다...
여기에 순간 순간의 방심은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는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1경기에서의 강민선수는 분명히 유리한 어떤 지점을 선점했고...
충분히 할만한 상황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박성준 선수의 진영에 템플러 드랍이 떨어지면서 많은 이득을 보았고 로 드론이 20여기 잡혔습니다...
그리고 플토는 멀티가 2개인 상황...
거기에 강민선수는 박성준 선수가 오버로드 드랍업과 스피드업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본진에 드론을 입은 저그가 한방 역전을 위한 카드는 도대체 얼마나 있을까요...
답은 그렇게 많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선택의 여지수가 적은 가운데 박성준 선수는 본진에 폭탄드랍을 가합니다...
여기서 문제점들이 들어납니다...

강민선수는 본진에 오버로드가 떨어질때까지 그 의도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대응방법 역시 좋지 못했습니다...
물론 박성준 선수의 몰래 드랍이 성공적이었고 잘한 측면도 있지만...
강민 선수의 대처 방안이 좋지 못한게 더 큰것 같습니다...
프로브 정찰등으로 시야를 여러군데 확보해놓던가 아니면 본진에 최소 수비병력은 있어야만 했습니다...

평소 경기에서 꼼꼼한 모습을 보여주는 강민 선수 답지 않은 모습이었고...
왠지 경기가 말리는 그런 느낌을 받더군요...

그리고 박성준 선수의 벌린 틈 더 벌리기가 가동되면서 박성준 선수의 승리...


2경기는 더욱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김윤환 선수는 초반에 염보성 선수의 기습적인 전진배럭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저지하면서 약간의 유리함을 가지고 옵니다...
여기서 약간의 유리함이라는건 주도권을 가지고 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SCV가 잡힌것, 그만큼 신경 쓸곳이 많다라는 측면을 상쇠시키는 주도권을 가지고 온다는건...
같은종족 싸움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김윤환 선수는 그 주도권을 잘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벌쳐로 여기저기를 찔러보고 상대본진의 SCV를 잡게되지만 염보성 선수는 별달리 타격줄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에 먼저 가져가는 멀티시도는 염보성 선수가 더욱 성급해 질 수 있는 경기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병력의 전환까지 이루어지는 상황...

염보성 선수에게 딱히 방법이 없는 듯 보입니다...
염보성 선수역시 앞마당에 멀티를 가져가기는 하지만 불리함을 극복할려면 무언가 계기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김윤환 선수는 다시 가스멀티에 멀티를 짓는 선택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너무나도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테테전에서 지키기만해도 되는 상황 그것보다 좋은 여건은 없습니다...
가스 멀티하나를 더 돌리면서 병력이 차이만 차츰 벌려놓아도 상대가 극복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여기서 김윤환 선수의 알 수 없는 선택이 이어집니다...
분명 상대는 병력전환타이밍이 느리고 멀티도 느립니다...
단 벌쳐숫자는 자신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거기에 백두대간이란 맵은 여러가지 공격루트가 다양합니다...
염보성 선수의 카드는 벌쳐로 빈집털기 밖에 없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김윤환 선수의 지키기가 아닌 알수없는 전진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경기상황에서 염보성 선수의 센스가 돋보였다기 보다...
이 경기 역시 김윤환 선수의 안일함이 틈을 내주었고 그 틈을 염보성 선수가 놓치지를 않는군요...


4경기 역시 이병민 선수의 대처방안이 아쉬운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3히드라 저글링 러쉬는 새로운 공격방법이고 좋은 전략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되고 있는 사실은 이병민 선수의 대처방법이었습니다...

SCV가 9드론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병민 선수는 2배럭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9드론 이후 테크트리를 올리면서 앞마당 먹고하는 일반적인 패턴도 있지만...
올인 러쉬역시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정찰 못한 탓이 크다라고 볼수도 있지만...
적어도 정찰 못했다면 SCV한두기 정도로 입구 주위에 세워두기라도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 경기가 일반적인 경기였다면 이렇게까지 꼼꼼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건 포스트시즌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경기였고...
반드시 이겨야만하는 경기였다면 그만큼 더 신중할 수 없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군요...


KTF는 항상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히 더 이상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어제 경기 역시 신중하지 못한 경기력과 마인드가 가장 큰 패배의 요인이었습니다...
상대는 KTF라는 거함을 잡기위해서 칼을 뾰족하게 갈고 가슴 깊숙히 숨겨둡니다...
하지만 KTF의 칼날을 많이 무뎌져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 무딘 칼날도 실력으로 감당해내겠지만...
일순간의 기습은 틈을 용납하고야 맙니다...

어제 경기에서 큰 경기에 대비한 선수의 마인드와 신중함 결여는 왜 KTF가 더 이상 높은곳에 오르지 못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였다고 생각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결과론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은 그 조금을 경기에서 실현하고 있고...
그때 이렇게 했다면 하고 후회하는걸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는걸 알아야만 합니다...

어제의 패배로 선수들이 많은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다음 시즌에는 좀 더 나은 KTF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변화하고 또 변화해야하며...
이제는 무뎌진 칼날을 날카롭게 다시 갈고 가슴에 독을 품어야 합니다...


P.S. 1. 글 내용중에 KTF 선수들의 대처방안이 아쉬움을 지적했을 뿐 MBC 선수들이 못했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이보더 더 좋을 순 없다를 보여준 MBC Hero팀을 선전을 기원합니다...

2. 한번실수는 용납되지만 반복된 실수는 더 이상 실수가 아닙니다...
KTF 선수들이 다음시즌까지 실수하는 모습은 보기 싫습니다...

3. 마지막으로 오늘 결승전에서 강민 선수와 마재윤 선수의 좋은 경기를 기대하고...
두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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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toss
06/07/16 01:43
수정 아이콘
맞는 소립니다. KTF는 뭐랄까요. 항상 포스트시즌에서 상대방의 노림수에 당하는 역할이지. 노림수를 성공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06/07/16 01:45
수정 아이콘
1경기는 못보고
2,3,4경기만 봤는데
한숨만 퍽퍽 ㅡ,.ㅡ
06/07/16 01:46
수정 아이콘
이런글이 정말 발전적이죠! 공감!
Cazellnu
06/07/16 01:51
수정 아이콘
4경기는 글쓰신분의 의견대로 입구에 일꾼을 세워 두는 행위 자체를 서경종 선수가 잘 견제 하였다고 봅니다. 6저글링을 이용해서 5저글링으로 입구를 막고 1저글링으로 일꾼을 따라다니며 정창을 봉쇄 해 버렸죠
아쉬운점은 방송해설진들의 말대로 여분의 일꾼은 미네랄에 붙여 놓았어야하는데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흔들리지 않을것 같은 이병민선수가 흔들린것이고 또 이렇게 게임을 끌어온 서경종선수의 전략이 특출난 거라고 봅니다.
yonghowang
06/07/16 02:01
수정 아이콘
1경기 같은경우 강민 선수의 컨디션을 알아보는 경기 였죠..

커세어 리버 구사하는거보면 그날 컨디션이 어떤가 다나옵니다..-_-;

오늘 1경기서 강민선수의 반응은 좀 아니였죠..
06/07/16 02:03
수정 아이콘
뭐랄까..플옵 이후의 케텦 선수들은 좀 평이한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글쓰신 분의 의견대로 어제 1~4경기 모두 초반 상황은 케텦 측에게 불리하지 않게, 유리하게 흘러갔었습니다. (4경기는 테란이 상황 판단만 잘하면 막는거죠.) 하지만 모두 다 상대의 노력하는 플레이에 의해서 뒤집혀 버렸죠. 케텦의 전력은 절대로 약하지는 않은데 중요한 순간에있어서 자신들의능력을 120% 강화 시켜서 나오지를 못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상대방은 투지와 열기를 불살라가면서 강력해져 나오는데 자신은 그냥 평소대로의 강함만을 보여준다면..이건 뭐 만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강력해지기 위해서 밟고 지나가는 적당히 강한 적' 정도로 밖에 안보이는 거죠. 엔트리 짜는 것에서 부터 평이하고..경기력도 평이함을 못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forgotteness
06/07/16 02:04
수정 아이콘
Cazellnu 님//
제가말한 건 이병민 선수 본진의 입구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찰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올인러쉬 가능성을 생각했어야 했습니다...
정찰이 되지 않았다라는건 모든 가능성에 대비했어야만 한다는것을 의미하고...
바꾸어 말하면 그 한 타이밍만 잘 버틴다면 이긴다라는 마인드를 가졌어야 합니다...
앞마당도 없는 저그의 선택수라는게 그리 많지 않다라는걸 왜 이병민 선수는 간과하고 있었을까요...
머린앞에 SCV한기만 있었어도 어처구니 없는 병력 몰살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묵향짱이얌
06/07/16 02:29
수정 아이콘
1경기에서 9시 섬쪽에 저그해처리 파괴용으로 리버셋을 보낸후에, 본진에 히드라 드랍 왔을쯤이 너무 아쉽더군요.. 분명 그타이밍이면 리버 네기정도는 앞마당 투로보틱스에서 생산될 타이밍이었는데 리버는 전혀 생산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자원을 많이 남겼을거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정 급하면 9시 섬에있던 리버라도 셔틀에 태워와서 빨리 본진방어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않았구요..
글구 2경기초반에 염보성선수마린이 김윤환선수 본진을 러쉬할때 김윤환선수가 급하게 일꾼을 동원한다고 팩토리짓고 있던 일꾼까지 동원되는거 같더군요.(실수로 팩토리짓던 일꾼에게 스탑키를 누른거 같다는) 정상적으로 지어졌더라면 벌쳐 두기정도까지 염보성선수본진까지 갈타이밍정도는 됐을것 같던데... 그 뿐아니라 벌쳐반부대정도가 염보성선수빈집을 털어서 일꾼을 좀 잡아줬는데 양선수 본진에 일꾼을 비교해보니 별차이가 없더군요.. 초반에 마린러쉬를 당했다쳐도 뭔가 이해가 안됐습니다..
06/07/16 09:25
수정 아이콘
근데 박성준 선수 본진 드론 털린 건 그 타이밍에서는 큰 일은 아닙니다. 그 전에 9시 멀티를 저지한 게 훨씬 크죠. 드론은 그저 한 번 찍어내면 그만인 상황이었습니다. 해처리도 많았고.

9시 멀티가 한 번 저지당하면서 강민 선수가 유리했던 순간은 없었다고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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