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5/01 23:58:24
Name EndLEss_MAy
Subject 우리, 왜 헤어졌어?
2004년 5월 1일은 제가 그녀를 세번째 만났던 날입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오늘, 그녀와 함께 술 한잔을 나누었습니다.



(연애상담글은 절대 아니구요.그저 한 사람과 한사람의 만남이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하며 쓰는 글입니다.)



그녀와 제가 사귀기로 한 날은 2004년 5월 15일이었고, 헤어진 날은 2004년 7월 13일입니다. 정확히 60일이었죠.

헤어진 다음날은 정말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괴로웠던 날이 아닐까하네요. 아침부터 밥한숟갈 못먹고 눈물을 펑펑쏟으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힘들었었죠. 결국 저녁엔 친구녀석과 만취해서까지 눈물을 쏟아냈었습니다.

아마 한 달 간은 소주를 물보다 더 많이 마셨던 것 같습니다.

자연히 운동엔 신경을 못 쓰게 되었고 후일 친구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하기를 '그녀와 사귄건 단 두달이었지만 헤어지고 나서 내 기량은 2년을 퇴보했다' 고 우스갯소리를 했었죠.

근데 그게 우스갯소리가 아닌것이 일주일만에 체중이 51킬로까지 빠지면서(정상컨디션일때는 176에 61정도를 유지했었습니다.) 스케이트를 탈 때 다섯바퀴이상을 타지를 못했을 정도로 컨디션 난조가 심각했었습니다.

그런날이 지나고, 그 후로도 가끔 연락만 하며 지내다 헤어진 후 처음으로 그녀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사람마음이 참 이상합니다. 한때는 그 사람생각만해도 눈물이 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 사람앞에서 힘들었던 얘기를 하며 웃음지을 수 있다는 것이 말예요.

술자리에서 그녀가 헤어진 이유를 얘기하는데 가슴이 쬐에~~끔 아프긴 하더군요.

처음에 절 너무 사랑했고 좋아했는데, 시간이 가며 갈수록 무뚝뚝해지고 연락도 자주 안하길래, '버림받을꺼면 내가 먼저 차자' 라고 마음먹고 이별을 말했다고 합니다.

그후에 술에 쩔어 지내는 제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도 엄청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수백번을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었답니다. 그녀 왈, "나는 못되먹고 나쁜여자라서, 착한 너한테 두번 상처줄것 같아서 말 안했어. 지금 생각하면 잘한건지도 몰라'.

자기가 못되먹고 나쁜여자인줄을 알기는 알더군요.;;;

한 네시간정도를 소주를 기울였어요. 그런데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의 모습은 2년전과 똑같은데. 머리스타일 말고는 바뀐게 없는데. 사랑이란 감정은 저 멀리 가있고 10년을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하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이 경우없는 아줌마는 자기가 닭갈비 집에서 쏜다며 2만원을 내더니 다시 저한테 바에가서 밀러를 먹고싶다고 하는겁니다.;;;그래서 그냥 사줬습니다. 욕이란 욕은 다 하면서요. 예쁜 처자하나 소개시켜 달라고 윽박지르며 헤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기분이 참 좋네요. 뭔가 마음에 있던 짐을 좀 덜은 것 같기도 하구요. 저의 스물 한살때를 정말 기분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자신하지는 못하겠지만, 다음번에 다른 누군가와 사랑하다 헤어져도 그때처럼은 아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다크악한
06/05/02 00:15
수정 아이콘
후회없는 사랑을 하셨군요..부럽습니다..하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지는 않던가요?가슴한구석이 아리진 않던가요? 마지막 말엔 동감하네요 이별도 익숙해지죠 아프던 시간도 짧아지고..또 사랑하고..이별하고..제 리플도 역시 두서 없네요 ^^
아자뷰
06/05/02 00:17
수정 아이콘
저도 아무렇지 않게, 편히 보고, 웃을수 있는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06/05/02 00:18
수정 아이콘
다크악한님// 사랑을 말하는데 두서가 있으면 그게 사랑이겠습니까 ^^;;
06/05/02 00:3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때만큼 아프진 않지만....아프긴 아프군요..^^:
06/05/02 00:47
수정 아이콘
사랑했었어 후회없는 사랑을 했어 한때는 전부였지만 우워어~~
역시 그렇죠 사랑이란 그때는 전부인줄만 알았는데.....지나고 나면 후
다만 그게 후회없는 사랑이었으면 합니다.
마그너스
06/05/02 00:48
수정 아이콘
제가 이상한지는 몰라도..저는 몇번을 아파도 이별은 아프더군요..
응암동번철이
06/05/02 01:29
수정 아이콘
60일 만나고 무슨.. 사귄것도 아니구만..
EndLEss_MAy
06/05/02 01:34
수정 아이콘
응암동번철이님//말이 좀 심하시네요.
투신아
06/05/02 01:40
수정 아이콘
말을 해도;;;
사람이 좋으면 30일 사귀고도 결혼 할 수도 있는겁니다..
정말 윗분 처럼 말이 넘 심하시군요;;
관리자
06/05/02 01:47
수정 아이콘
응암동번철이님//댓글을 달 때 주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고드립니다.
묵향짱이얌
06/05/02 02:25
수정 아이콘
이별의 아픔도 한번 격을때마다 항체같은게 생기면 좋으련만..
Love&Hate
06/05/02 02:35
수정 아이콘
심한말이지만 틀린말도 아닙니다.
lightkwang
06/05/02 03:22
수정 아이콘
그냥 댓글 달지들 마셔요. 악플 다실꺼면..
T1팬_이상윤
06/05/02 04:42
수정 아이콘
응암동번철이//그냥 조용히 계시는게 더 낫겠네요.
06/05/02 09:33
수정 아이콘
응암동번철이님// 그런 악플 다는 이유가 머죠?
그냥 욕 먹고 싶어서 안달난사람같군요.
06/05/02 09:42
수정 아이콘
응암동번철이 님이 하신말씀이 공감이가는데요; 솔직히 몇년사귄사람혹은 결혼한사람한테 60일은 별거아닐지도. 근데 잘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그런톤은 분명 잘못은있네요.
파이어볼
06/05/02 09:52
수정 아이콘
60일...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죠
응암동번철이 님 말처럼 사귄것도 아니라고 말할수 있을지 모르죠
근데 그 만큼 그 사람을 사랑했다면... 얼마나 사귀었는가가... 중요할까요?
저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악플은 무시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벨
06/05/02 09:57
수정 아이콘
사귄 시간이 길다고 그게 사랑인 것만은 아니죠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라는 소설에도 주인공들이 만난 기간이 단 며칠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죽을 때까지 서로를 못 잊은 거구요.
오히려, 짧기 때문에 더 아픈게 아닐까요?
아직 그 사람을 다 알지 못하고, 내 마음을 다 주지도 못한 상태에서 보내댜하는 거기 때문에...
06/05/02 09:58
수정 아이콘
사귐이란 것을 시간으로 잴 수 있나요? 하루를 뜨겁게 사랑했다면 그것도 사랑한 것이고, 5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 사람을 생각했다면 그 또한 사랑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 시간의 장단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단 1시간, 10분, 1초라도 그 사람에게 진심을 품고 열정을 쏟았다면 그 또한 사랑인 거니까요. 50일 사귄 거면 그냥 연애, 1년 넘게 사긴 거면 사랑, 이런 공식이 존재하나요?
60일이어도 그 시간이 내겐 1년 같을 수 있고, 10년이어도 그 시간이 내겐 3년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기간의 장단으로 사귐을 재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개월 만나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커플들도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사랑이 아닐까요?
제발 남의 아픈 감정에 손톱으로 긁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위로해 주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입 다물고 모른 척하는 게 더 낫습니다.

(사랑은 감기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앓고 난 후라 할지라도 면역력은 절대 생기지 않죠. 이별 역시 마찬가지...)
06/05/02 10:03
수정 아이콘
멋진 분의 멋진 글 이군요. 악플은 무시모드... 덧붙여 사랑이 절대 시간에 비례한 것은 아니죠. 오히려 반비례한 경우가 훨씬 더 많죠. 사랑이란 건 참 오묘한 것...
Luxury Nobless
06/05/02 10:26
수정 아이콘
저는 짧기 때문에 그런게 정말 한순간에 불타오르는
일생 한번 만나는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사랑을 시간으로 잴 수는 없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한 기간,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
비포선라이즈의 제시와 셀린느,
그리고 앞에서도 말씀하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와 프란체스카,
물론, 픽션이고 영화입니다만,
짧았던 사랑이라고 해서 이건 '사랑'이 아니다 라고 부정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Untamed Heart
06/05/02 11:06
수정 아이콘
오히려 짧은 시간안에 사랑에 빠지고 이별을 겪는 경우가 더 잊혀지지않고 애절하죠. 사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뭐랄까..
설레임보다는 편안함과 정이 훨씬 더 많아지기 때문에..
06/05/02 11:36
수정 아이콘
누군가가 말했죠 연애를 시작하고 세달? 인가가 지나면 연애감정은 사라진다고.
그후에 남는것은 책임감과 '정' 이랍니다.

연애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짧은 연애가 아닌
진지하게 사랑을 생각했던 사람의 짧고 굵은 연애끝의 헤어짐은
그만큼 깊고 아팠을거라고 생각해요....

라고 써봤지만 윗분들과 별로 다를거 없는 리플이네요 후후;;
XoltCounteR
06/05/02 13:30
수정 아이콘
흠흠...
둥이님의 의견에 적극 공감하면서...
저도 사랑이란것에 '시간'이란게 중요하다고는 생각안합니다...완전 배재할순 없는 문제지만...'_';;

흠...저 같은 경우도 둥이님이 언급하신 누군가처럼 연애를 시작하고 세달뒤면 연애감정은 사라지고...
구후에 남는 것은 책임감과 '정'(....그리고 속궁합...-_-;;;)
06/05/02 14:39
수정 아이콘
짧은 사랑일수록 그 사랑에 대한 슬픔은 아주 긴 것 같다
그럴 수 밖에...그 짧은 시간에 모든 걸 쏟아부었으니 . .

이런 말도 있죠....

아무튼 글쓴 님의 마음에 아주 공감이 갑니다..저도 그런 비슷한 적이 있어봐서^^;
타조알
06/05/02 14:50
수정 아이콘
60일..
어찌보면 그리 많지않은 시간이기에
두분이 서로에게 더 성실하고 더 절실하고 더 애틋했던게 아닐까요?
NeVeRDiEDrOnE
06/05/02 15:53
수정 아이콘
두시간이면 충분하죠(후다닥).... ㄴ(-_- )ㄱ =3 =3 =3
다크악한
06/05/02 16:01
수정 아이콘
그녀에게 했던말 다른사람에게도 할까봐 정말 흔한 사랑이 될까봐 두렵습니다.그래서 다른 누군가 다가와도 다가가기도 겁납니다. 글쓴이도 이런 맘이 지나 지금 그러신거 겠지요..2달정도 사귀다 헤어졌다면 정말 아쉬움이 컸을꺼 같네요 누구보다도요..그맘이 전해지네요
이쥴레이
06/05/02 19:0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진실이라는건 언제나 사람을 슬프게 만들죠
LED_nol_ra
06/05/02 20:51
수정 아이콘
어떻게 하면 술마시고 살이 빠질수가 있죠? 부럽습니다.(헉 이런 주제가 아닌데...마냥 부럽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925 교육부의 점점 어이없어지는 입시제도 [62] 신림동팬돌이4491 06/05/02 4491 0
22924 건물을 날려라!! [6] Lunatic Love4246 06/05/02 4246 0
22923 드디어 이번주 24강 맴버들의 운명이 갈린다... 신한은행 OSL 16강 5회차... [20] 초보랜덤3859 06/05/02 3859 0
22920 엠겜에 바라는 몇가지 [68] Debugging...5377 06/05/02 5377 0
22919 Fate/SN에 맞춰본 프로게이머(2)-홍진호 [8] jyl9kr3677 06/05/02 3677 0
22918 잃어버린 시대의 로망 - Ronaldo [10] Mlian_Sheva3593 06/05/02 3593 0
22917 비판과 비난은 다릅니다. (성승헌 캐스터의 목소리에 대해 비판하시는 분들께. ) [44] TicTacToe5094 06/05/02 5094 0
22915 우리, 왜 헤어졌어? [30] EndLEss_MAy4253 06/05/01 4253 0
22914 정소림캐스터에 대해서.. [147] SealBreaker11191 06/05/01 11191 0
22913 PKO 리그를 아시나요? [9] Ssai104053 06/05/01 4053 0
22912 괜찮습니다- 신경쓰지 마요!^_^ [32] My name is J4306 06/05/01 4306 0
22911 동종족 연속출전 금지 조항은 왜 부활하지 않는것인가! [62] 김연우6210 06/05/01 6210 0
22909 영화 "사생결단"을 보고... (스포일러 있음 영화를 본 분들만 봐주세요) [18] 깐따삐야6791 06/05/01 6791 0
22908 일본인은 과거를 모른다..? [18] psycho dynamic3808 06/05/01 3808 0
22907 스타크래프트 맵에 대해서.. [14] 김환영3818 06/05/01 3818 0
22906 대한민국 국방력의 딜레마 그리고 임종인 [10] 김형준3525 06/05/01 3525 0
22905 MBC게임 오프닝이 가져야 할 덕목 [38] SEIJI5802 06/05/01 5802 0
22904 Fate/SN에 맞춰본 프로게이머(1)-임요환(추가!) [13] jyl9kr3793 06/05/01 3793 0
22903 [유럽스타크레프트] kor.soul편 [3] ROSSA3657 06/05/01 3657 0
22901 진정한 팬이란 도대체 뭘까? [10] 체념토스3689 06/05/01 3689 0
22900 수비형은 가고 공격형이 도래하리라~!! [13] 못된놈3701 06/05/01 3701 0
22899 온겜 맵에 관해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25] TRiNiTY3741 06/05/01 3741 0
22897 PGR의 대학생 여러분, 광고공모전에 도전해보세요! [9] 별이될래3693 06/05/01 369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