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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2 06:24:20
Name 딥퍼플
Subject 도덕적 해이의 극치... 외환은행 헐값 매각
2003년 8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활기를 띄며 그 동안 뒷말만 무성했던 의혹들이 하나씩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데, 의외로 사람들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아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1910년 경술국치 당시 이완용, 송병국의 매국 행위에 비교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건이며, 그 부폐와 부도덕함의 정도에 있어서는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이나, 재벌들의 편법 상속, 그리고 두산이나 SK그룹의 분식회계 사건조차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최악의 죄질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경제에 있어 막대한 영향을 차지하는 공적 기관인 은행을 해외 투기자본에 헐값에 팔아 넘기는 일에,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방조한 전현직 엘리트 관료들, 당시 외환은행 경영진들은, 중국에서라면 당연히 교수형이나 총살감이겠죠.

뉴스에서 지겹게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2003년 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점을 짧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고의로 하향 조정돼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근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외환은행 매각의 근거로 사용된 BIS 6.2%라는 수치가 “비관적인 최악의 시나리오”로 만들어 보고하라는 당시 금감원 고위 당국자의 지시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것이 감사원 조사로 밝혀짐에 따라, 재경부, 감사원, 금감위 등의 정부관료들이 매각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원래 론스타는 투자전문회사로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실 금융기관 정리 시 은행 주주 승인이 가능하다’는 은행법 8조의 예외조항을 적용하게 되어 론스타로 매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론스타에 넘기기 위해 외환은행을 부실기관으로 만들어야 했고, 부실기관을 만들어야 하니 정부관료들이 나서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9%에서 6.2%로 조작해 대폭 낮추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사건에는 전현직 부총리 3명이 관련있습니다. 경제부총리(2003.2∼2004.2)였던 김진표 현 교육부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2004.2∼2005.3), 진념 전 경제부총리(2000.8∼2002.4)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김진표 부총리는 당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외환은행의 매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매각과정에서 깊숙히 관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론스타로 외환은행이 매각될 당시 론스타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던 법무법인 김&장의 고문으로 있었으며, 김&장은 론스타가  은행법상  대주주 자격 요건이 있는지 등 법률문제를 검토하고 해법도 조언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념 전 부총리도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론스타의 회계법인이었던 삼정회계법인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삼정은 외환은행과 론스타의 자산운용사인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의 외부 감사를 맡고 있었으며,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할 때 실사를 맡은 회사입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감사에서 `핵심 주역 3인'으로 불리는  이강원 투자공사사장(당시 외환은행장),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대표(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등과 학연이나 공직인연 등으로 서로 얽혀 있다고 합니다.

이상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인데, 당시 매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재경부 장관, 론스타의 법률자문과 회계법인의 고문으로 활동한 전직 재경부 장관들이 과연 허수아비처럼 책상에 앉아있다가 꼬박꼬박 월급만 받고 있었을까를 생각했을때..... 왠만큼 순진하거나 정말 순수한 분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심증'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얘기해 어느 선을 통했든 로비의 혐의가 있다고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변양호나 김석동 같은 사람들이 무슨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어딘가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테지요.
론스타의 덩치로 봐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몸통은 과연 정관계 어느 선까지 미칠지 짐작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번 수사가 몸통까지 확대될 것인지.... 꼬리만 손대다 끝낼지... 생각하다보면 어느덧 더더욱 우울해지네요... (희생양 하나 골라서 매장시키고, 꼬리만 손대다 끝날 것 같은  예감...-_-;;)

혹시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KBS스페셜을 보셨나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방송되었는데, 방송 내용중에 2003년 7월15일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재경부차관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 주형환 당시 청와대 행정관 등 고위관료들이 참석한 이른바 `10인 비밀회의'에 "도장값이 비싸야 할 텐데"라는 말이 나왔다길래 저는 '무슨 얘기인가'했습니다. '도장값'이라는 게 정말 리베이트, 스톡옥션 같은 금전적 보상을 의미한다면, 그들은 진짜 송병국, 이완용과 동급의 매국노들입니다.

국가 경제에 있어 중요한 공적 기관인 은행을 정부관리들이 나서서 해외 투기자본에 헐값에 팔아넘길 수 있는 나라가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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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아나무
06/04/12 06:41
수정 아이콘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지레 겁부터 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건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나라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기업인 외환은행을 정부 고위 관리님(-_-..)들께서 두손 두발 다 벗고 나서서 해외로 헐값에 팔아 넘겼다는 거죠?
이 와중에 고위관리님(-_-...+)들께서 외환은행을 사들인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거?
이런건가요?
06/04/12 07:01
수정 아이콘
도덕적 혜이로 보이는건 결과일 뿐이죠...
그 당시 기준으로 저 일에 관계된 사람들은
론스타 같은 회사를
구세주로 여겼답니다. 한마디로 속았죠..
아니 일반인들만 하더라도 론스타 같은 회사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있었구요..
겨우 월급쟁이 총리들이 꿍짝을 이뤄서
의도적으로 저런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오판이죠......
그들은 실제로 그런 행위들이..
당시엔 선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저 사건에 대해서 예전에 분석하신 분이
참여연대가 가장 악랄한 행위를 한거라고 하더군요..
06/04/12 07:02
수정 아이콘
그리고 론스타 보다 큰게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 문제라고 하더군요
결국 자동차 엔진기술 중국에 갇다 바치는 거라고..
06/04/12 07:05
수정 아이콘
참 FTA 효과에 대한
호도도 있군요...
06/04/12 07:40
수정 아이콘
월급쟁이 총리라도 경제 부총리면 우리나라 관료중에서 가장 특출난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론스타라는 자본그룹이 뭐하는 건지 모를 리가 없죠. 정말 분통 터지는 일입니다.
딥퍼플
06/04/12 07:40
수정 아이콘
예아나무//
평소 경제문제에 관심이 없던 분들은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03년에 하이닉스가 어려웠던 것 아시죠? 그때 하이닉스가 부도 위기까지 갔었는데 하이닉스의 주거래은행이 외환은행이었습니다. 외환은행이 하이닉스에 물린 돈이 많아서 외환은행도 함께 어려워졌습니다. 은행 사정이 어려지면서 정부에서 해외자본으로 매각이 추진되었지요.(우리나라는 산업자본이 은행 같은 금융자본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에는 국내에는 임자가 없었습니다.)
그때 나타난 것이 바로 론스타였는데, 원래 론스타는 금융자본이 아니라 투자자본이었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은행은 금융자본만이 인수할게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당시 론스타가 전방위적인 로비로 관료들을 장악해 각종 규제나 법규를 무력화시키고 외환은행을 1조3천억에 결국 인수했습니다. 그때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하면서 '우리는 투기자본 아니다. 우리는 장기투자자다'라고 선전하고 들어왔던 것인데 3년도 안되어 외환은행을 약 4조6천억 가격으로 매각하면서 세금은 한 푼도 안 내는 사태가 발생하며 난리가 난 거죠.
조폭블루
06/04/12 08:46
수정 아이콘
(``;; 무식해서 그러는데 금융자본이 되었건 투자자본이 되었건 같은 자본으로 인수하는건데 무슨 차이가 있는겁니까?
엘리시카
06/04/12 09:10
수정 아이콘
조폭블루 // 론스타가 인수 2년만에 다시 팔아먹으려 한다는 것이 투기자본임을 보여주는 겁니다. 인수할땐 5년이상 보유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으로 넘어간 것이었죠.
태바리
06/04/12 09:11
수정 아이콘
인수당시부터 공적자금 쏟아부어서 헐값에 파냐고 말이 많았죠.
죽쒀서 개준다고... ㅡ,.ㅡ;
가즈키
06/04/12 09:18
수정 아이콘
뉴스에서 도장값이 머냐고 당사자한테 물어보니까..머 말도 안되는
애기는 하면서 변명을 하더라고요..
누굴 바보로 아나 -_-;;;
06/04/12 09:25
수정 아이콘
kbs에서 예전에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론스타에 관한걸 봤는데...
이건아니라고 생각했는데...
06/04/12 10:42
수정 아이콘
뭐 이미 일이 터지고 나서 후속 조치에 불과합니다만..
장하준 교수같은 분들은 저런 자본의 속성을 잘 아셨죠..
매각 당시의 신문이나 언론들의 사설을 보면...
론스타는 구세주였고,또한 히딩크였죠...
어쨋던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지만..
당시 총리들 입장에서 보면 다른 선택권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투자자본과 금융자본이 분리된 이유가
과거 산업통제를 위해서 우리나라는 산업과 금융을 분리하는 정책을
사용했습니다.
미국에선 GE가 금융을하거나 일본에선 대기업들이 은행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것과는 다르게
일종에 통제수단으로 두 산업을 분리했습니다.
그래서 산업영역에 발을 담그면 금융을 못하게 했습니다.

뭐 당시 총리들 입장에서는 금융영역 제한때문에
착한 외국 자본을 막는 그런 껄끄러운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걸 해결할수 있게 편의를 봐줬던 거죠..

참 국내 자본은 협상에 핸디캡을 갖게 했구요

뭐 과거에 일은 시간을 지나보면 잘잘못을 가리기 너무 쉽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또 어리석은 짓을....
아직도 하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참 경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장하준 교수님 서적 추천합니다...^^;
06/04/12 10:48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금융,경제,국제적 산업의 스케일...모든것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정,경 유착이 거미줄 처럼 얽혀있으며 학연과 지연 ,인맥 그러한 것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나라...그래서 다들 출세하려고 난리들이지만 그래봐야 우물안 개구리이고 세계적 고립만 깊어 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넓게 넓게 생각하고 깊게 깊게 판단하는 그런 인물들이 나라와 경제를 이끌어 가야 하는것인데...휴..답답한 맘에 횡설수설입니다....;;
아큐브
06/04/12 11:27
수정 아이콘
도대체 대한민국의 역대 경제관련 고위관료중에 검찰에 불려가는 놈이
몇명이나 되는지.... 다 도둑놈,사기꾼

우리나라는 이념이전에 부패와 불공정과의 전투를 끝내야 합니다
You.Sin.Young.
06/04/12 11:28
수정 아이콘
아~ 정치경제는 어차피 맘대로 돌아가는 거니까요~ 하핫~

그래도 월드컵만 잘하면 다들 잊고서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요~ 이러면서 다들 또 일개미보다 더 열심히 살지 않을까요~ 착취당하는 줄 꿈에도 모르고~ 후후
토스희망봉사
06/04/12 11:38
수정 아이콘
지금 생각 하면 어처구니 없지만 당시에 하이닉스와 함께 곧 부도가 나기 일보 직전이라고 판단이 됐으니까요
하이닉스가 멋지게 부활 하면서 외환은행도 팍 살아 났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시에 채권단의 태도나 국제의 플레시 메모리 수용 전망을 보건데 하이닉스가 잠깐 어렵기는 했어도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당장이라도 나라가 제 2의 IMF가 올것 처럼 떠들어 대면서 급하게 팔아 넘겼죠 보통 이런 큰 규모의 기업은 매각 하는데 2 ~3 년은 걸릴텐데 아무래도 당시에 참여 했던 아마추어 사회 단체나 정치인들의 로비가 있었겠지요
원래 정치인들이라는게 어떻게든 돈 많이 해먹고 이나라 뜨는게 목적인 사람들이니까요 제발 정치인들좀 수입개방 하면 좋겠습니다.
물탄푹설
06/04/12 13:04
수정 아이콘
그당시 하이닉스가 어떤상황이었는지
하이닉스를 놔두면 어떻게 되는지
주구장창 각 신문 언론 전문가들이 목에 핏대세우고 떠들던걸
지금와선 싹다 잊어먹었군요
저 3명의 총리가 나라말었는지는 모르지만
하이닉스무너지기 일보직전인데
경제관계자들은 어떻게 할거냐 팔아서라도
해결봐야지 하던 이들의 목청에 나라전체가 그렇구나 했습니다.
눈과 귀와 입을 가린것이 누군인지 이젠 드러나는군요
진짜 하이닉스사태와
외환은행 사태를 과연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당시 그렇게 엄청부풀려 난리를 치르게한 언론 경제단체 전문가들
아닐까요?
그당시는 이런판단을 할수 없는 분위기였는데
딥퍼플
06/04/12 15:30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hotissue/read.php?hotissue_id=1185&hotissue_item_id=18609&office_id=023&article_id=0000180775§ion_id=1

매번 대형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군요. 아, 혈압이...
캔디바
06/04/12 19:59
수정 아이콘
그들의 행태를 보면... 딴나당넘들이나 민주당,열린당... 모두 대동소이 합니다... 아직도 선거 때 그들 중 하나를 찍으실 생각이신가요??
06/04/13 03:30
수정 아이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대국민적 범죄군요.
06/04/13 12:32
수정 아이콘
호 론스타 문제에선 민노당도 대동소이 했죠
정규직 직업연속성 말고는 다른건 신경 안쓰려 했죠

최근 노무현의 난으로 알려진
열린우리당의 고위층의 의식변화를 먼저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들은 일을 잘해서 그 자리를 잡은 존재가 아니라
그건 좀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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