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3/03 14:49:39
Name 잠자는숲속의
Subject 듀얼 중계진분들께 보내는 편지... 화이팅!
이글은 절대로 해설진이 우월하다 혹은 열등하다고 비교하자는 글이 절대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논쟁이 붙지 않길 절대적으로 바라며, 항상 좋은 해설과 게임중계를 위해 노력하시는 온게임넷 관계자분들께 힘내시라고 전하고싶습니다.


================================================================================

전 겁쟁이 입니다.

다른 친구들 처럼 남의 밑에서, 저의 가치관과 사회적 가치관에 빗대었을 때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절대로 굽히지 않는 성격 때문에,

대학 졸업 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도피성 유학"을 택했습니다.


저에게 결정적으로 한국을 나올 생각을 하게 만드신 어떤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참 유능하신 분이었습니다. 아니, 현재도 대단히 유능하신 분입니다.

능력으로서는 절대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분입니다.

제가 어떤일을 하게 되면,

"그래, 그렇게 해봐.그건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라고 말씀도 하십니다. 자유의지를 믿으시는 거지요.


허나, 무슨 사고가 발생하거나, 잘못되면,
  .  .  .  .
"그러니까, 그건 하지 말라고 했잔아!!"

라고 역정을 내셨습니다. 심지어 술자리에서 모진 굴욕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네. 전 참을성도 없구요, 제 생각만 하는 이기주의자 일지도 모릅니다.

제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는 소인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혀 아무런 주의나 경고 없이, 막상 일이 벌어지면 그것을

비난의 도구로, 혹은 자아과시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그 모습은,

마치 전근대적인 모습으로 항상 욕을 먹는 군대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그런 모습을 보게되니,

어느새 한국의 직장문화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는 군요.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떠올렸을까요.

중계하시는 분들께 감히 제 조그만 바램을 보낼까 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옵저빙... 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만담분위기... 전 너무나 좋습니다.

그러나, 즐거운 대화와 방송분위기를 전하기 위해서,

경기를 놓치는 그런 일은 조금만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적인 예로, 오늘 (3월 3일) 듀얼 E조 승자전 초반,

임요환 선수는 8배럭 BSB를 선택한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세 해설분들은 대화에 몰입...

임요환 선수의 마린 7기 정도가 중앙을 지나 (프루브가 그것을 보고)

강민선수의 본진에 난입하는 순간, 그제서야

"아~~ 강민선수 위기에요!" 라고 말을 하시더군요.


뛰어난 옵저빙과 뛰어난 중계진, 그리고 좋은 경기...

이 세가지는 따로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설과 진행이 옵저빙을 리드할 수도 있고, 옵저빙이 역시 좋은 해설을 유도할 수 있으며

선수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정말 좋은 경기로서 방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세분을 비난, 혹은 평가절하 하고자 하는 글이 아닙니다.

세분은 이제 온게임넷,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캐스터 그리고 해설이십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하여 정말 많은 지식과 know-how를 지니셨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방송에 대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구요.

하지만, 왠지 아쉬운 점이 있네요.

저는 중계역시 게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흐름이 없이 우왕좌왕하는

것 같이, 중계, 그리고 해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기는 싫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모습 계속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김창선 해설, 엄재경 해설, 그리고 정소림 캐스터.

항상 듀얼에서 세분의 멋진 중계를 기대하겠습니다!

-미국에서도 온게임넷 유료 vod를 볼 정도로 온게임넷을 사랑하는 한 게임팬 올림-

================================================================================

p.s.>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이 글이 논쟁의 도구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우열을 논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p.s.s.> 문제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Den_Zang
06/03/03 14:51
수정 아이콘
뼈있는 글이군요.. 여튼 해설진들의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모십사
06/03/03 15:06
수정 아이콘
너무나 조심스럽고 정중한 글이네요.. 정말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에는 두 번 세 번 생각 또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해야하는데 요즘 노소를 막론하고 모두들 너무나 쉽게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말을 합니다. 저도 멋 모를때 윗사람이든 뭐든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 쉽게 지적을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근데 결국 제게 돌아오는 건 '넌 그리 잘났냐, 혹은 니가 감히 내게 그런 말을...' 이란 꾸지람 혹은 반발인 경우가 태반이었죠. 잘못에 대해서 지적하고 충고하는 일은 올바른 일입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직설적인 지적은 지적받는 이의 반발심만 살 뿐입니다.
앞으로 저도 나이가 더 들고 인생에 경험이라는 노하우가 쌓이다 보면 '타인에게 충고하는 법'에 대해서 내공이 쌓이길 바래 봅니다..^^;
잠자는숲속의
06/03/03 15:15
수정 아이콘
모십사님// 참 힘들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동시에 그것을 고친다는 것 말이죠. 타인에게 충고하는 것은 더욱 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경지에 오르려면 정말 아직도 멀었다 생각하기에 이렇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군요.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기만 한것같기도 합니다. 하핫.
못된녀석
06/03/03 15:19
수정 아이콘
저도 자주 들던 생각인데.. 엠겜에서는 별로 못느꼈지만 온겜은 자주 느끼더군요..
빠른 일꾼정찰이라든가... 빠른 배럭이라든가... 이런것들을 보면 뭘할것인지나 작은 의미라도 설명을 해줘야할텐데 잡담하고서 나중에야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더군요.
이젠 그런것을 봐도 전혀 놀랍지 않나봅니다... 전 항상 놀라던데
06/03/03 15:23
수정 아이콘
만담이 재밌기는 재밌는데;
임요환 선수와 강민 선수의 경기같은 집중도 높은 경기에서조차 만담 모드인건 좀.. 그렇더군요.
뭐 상황이 루즈하거나 그럴 때 하는 만담이라면 이해도 가고 재밌지만, 지나친 만담은 자제되었으면 합니다.
잠자는숲속의
06/03/03 15:24
수정 아이콘
못된녀석님// 갑작스런 태클로 죄송합니다. 엠겜과 온겜의 비교글이 아님을 본문에서 밝혔듯이 어느 하나 격하시키거나 우월시 하지 말아주세요. 두 방송국 모두 게임팬에게 소중한 존재 아닐까요 ^^ ?
06/03/03 15:25
수정 아이콘
그 만담 모드가 챌린지 리그에서 그 옛날 신인들의 경기였을때 아마 시작된 해설진분들의 습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게 크게 경기 중계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06/03/03 15:45
수정 아이콘
온겜해설진분들 특히 임요환이나 강민 김동수 선수(?)의 경기에선 초반에 뭔가 있을지 모른다! 하고 긴장해서 봐야죠. 어쨋던 늘 좋은 해설 잘보고 있습니다.
게레로
06/03/03 15:54
수정 아이콘
못된녀석//
듀얼이라서 그렇습니다. 듀얼에서는 초반전략을 해도, 본진에 병력이 들어와도 만담을 합니다...
하지만 스타리그에선 안그러죠...
뭐 스타일이니깐.... 전 온겜을 좋아하니 마음에 들어하고, 또 싫어하시는분은 스타중계에 왠 만담이냐 하시겠죠..
확실한것 하나는 듀얼에서만 그렇다는 겁니다^^
06/03/03 16:17
수정 아이콘
애정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
나도가끔은...
06/03/03 16:27
수정 아이콘
게레로님께서 온겜넷을 좋아하는 이유와 제 이유가 비슷하군요...^^*
전 특히나 엄재경 해설의 만담 너무 좋습니다.
최근 어느경기더라? 아마 최연성 Vs 한동욱 전이었던것 같은데 빈틈을 찌르려고 하니까 금강불괴고
그래서 어찌어찌 독공을 쓰려니까 또 만독불침이네 멘트에 쓰러졌습니다.
박성준 Vs 김근백전에서는 너무너무 배고파서 밥한술 뜨고싶은데...
내가 밥을한술 뜨면 상대가 숟가락으로 때리죠. ← 이 비유 최고라 생각합니다.
M.Laddder
06/03/03 22:33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엄잭영해설 입심은 최고죠
저도 중계보다 중간중간 쓰러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너무 지나치지만 않으면 정말 온겜넷 해설의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407 오영종의 저주?? [9] 수미산3266 06/03/03 3266 0
21406 강민의 스타리그 2년만의 진출, 그리고 임요환의 탈락 [51] SEIJI5691 06/03/03 5691 0
21405 러커 최후의 데미지, 그 진실은? [17] Jnine3511 06/03/03 3511 0
21404 아스트랄 임요환의 진가....+_+(스페셜포스) [33] 못된녀석3594 06/03/03 3594 0
21403 듀얼 중계진분들께 보내는 편지... 화이팅! [12] 잠자는숲속의3489 06/03/03 3489 0
21402 구관이 명관이다?(듀얼 E조) [100] kama4729 06/03/03 4729 0
21400 사랑도 습관이다? [6] 아자뷰3516 06/03/03 3516 0
21397 데이터로 미리보는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전 [30] lotte_giants4138 06/03/03 4138 0
21395 인터넷이 키운 게시판 악플문화...익명성이 문제다. [16] 다크고스트4041 06/03/03 4041 0
21394 이 질럿이 사는 법 [7] legend4101 06/03/03 4101 0
21393 여러분 행복하신가요? [13] Timeless3586 06/03/03 3586 0
21392 골든마우스? 그래, '빼앗으러 왔다' - 박성준 선수 응원 글 [31] Blind3386 06/03/03 3386 0
21389 항상 소외된자 그 이름 투신 [39] 싸늘한웃음3444 06/03/03 3444 0
21387 [잡담]강행군 중의 짧은 휴식 중입니다 [38] Daviforever3968 06/03/02 3968 0
21386 안녕하세요. 글쓰기버튼이 생긴 3해처리땡초글링입니다. [23] 3해처리땡초글3414 06/03/02 3414 0
21384 이것아십니까????(축구관련글입니다.) [103] 농심저글링3942 06/03/02 3942 0
21383 스타크래프트... [9] 기는탱크위에3327 06/03/02 3327 0
21381 ... 최연성 ... 최연성 ... [74] Den_Zang6340 06/03/02 6340 0
21380 그 선수의 가치에 대해, '그 랭킹'의 가치에 대한 소견서 [110] 만달라3849 06/03/02 3849 0
21379 강민이 올라가야만 하는 이유(응원글) [13] 김정재3689 06/03/02 3689 0
21378 죽음의 듀얼 2R 제5,6막......(E,F조) [30] SKY924102 06/03/02 4102 0
21377 호나우도 vs 올리버칸의 맞대결 (d-2) [5] 초보랜덤4064 06/03/02 4064 0
21375 투신 대 괴물 , 역대 최초로 랭킹1위를 가리는 승부 [51] 줄라이4255 06/03/02 425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