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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26 01:14:34
Name 희노애락..
Subject 저에겐 짐이 너무 많습니다..
요즘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마땅히 누군가에게 속시원히 털어놓고 상의할수도 없고.. 그래서 이렇게 피지알에 인생선배분들께 저의 이 답답한 가슴을 털어 놓으려 합니다..  

저는 이제 20세가 됬습니다... 내년초에 군대를 갑니다.

저희집은 아주 가난한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산층이라 보기에도 좀 그렇죠..
서울 남쪽 신도시의 외투리쯤에 살고있습니다..

요즘 저희 집사정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이유지요..

저희집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십니다.
두분의 직업은 말씀드리기 머하지만.. 어머니의 일은 몸적으로 힘드신 일을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매일밤 안마를 해드려 어머니의 피로를 풀어드려야 그다음날 그나마
편하고 가벼운 몸으로 일을 하실수 있으십니다.

아버지는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도 돈을 많이 못벌어 오시죠..

어린나이치고 저는 이런 집안의 돈굴러가는 상황과 부모님의 수입정도를 매우 자세히 알고있습니다..

스스로 봤을때 꽤 일찍 철이 든 편이라.. 두분이 자주 경제적인 이유로 부부싸움을 하실때면 가운데에 서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화해시키는 역활까지 합니다. 제 기억으론 수능을 준비하던 고3무렵쯤부터 이러하였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어머니는 돈에대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나 그러한 것들을 저에게 털어놓으싶니다.. 저는 그럴때마다 안마를 해드리며 여러가지 긍정적인 애기를 해드리고 미래를 밝게 보자고 하며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곤 하죠..

어미니껜 이런애기를 해드리지만.. 저의 가슴속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집안의 경제적 환경을 꿰뚫기 시작한 후로.. 저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잘해드리고 다정하게 대해드리고싶지만.. 단지 돈이라는 문제와.. 아직도 힘들게 일하시는 어머니의 몸을 안마해드리면서 느끼는 감정들때문에.. 가끔 차갑게 대하고있습니다.. 저희아버지.. 저희집을 부자로 만들지는 못하셨지만.. 좋으신분이거든요..

앞에서 말했듯 저는 다른 지역에서 보면 부자들이 꽤 많이 살고 있을듯한 도시의 주변쯤에 살고있습니다.. 그래서 자주어울리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꽤나 부자축에 속하지요.. 그 친구놈들과 어울리다 보면.. 겉으론 웃지만.. 속은 시무룩할때가 많습니다.. 그녀석들.. 잘살기에 방학이 되어도 알바를 어서 구해야할 걱정이없고.. 어디를 마음대로 놀러갈수도있으며.. 사고싶은 비싼물건들을 하도 그리 큰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니까..

저는 방학때가 되면 어서어서 알바를 구하려고 합니다.. 다음 학기에 제 용돈쯤은 벌어쓰기위해서지요.. 힘드시게 일하시는 부모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들이기 위해서입니다.그래서 아직 대학생이 됬는데도 여름에 바닷가를 겨울에 스키장을 놀러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먹거나 호프집을 가도.. 흔히말해 잘 쏘지를 못합니다.. 잘 보태주는편도 아니지요...

요즘 저의 마음을 또 무겁게 하는건 제가 군대간 이후입니다.. 제가 군대를 간후에 또 부모님이 싸우시면 그때는 누가 그두분을 화해시키나.. 어머니 안마를 해드려야 그다음날 안힘드시게 일하실수있을텐데.. 내가 군대를 가버리면 누가 해드리나.. 우리집은 언제쯤 돈문제로 안싸우고 호화스럽게는 아니라도 맘편히 사고싶은거 사고 먹고싶은거 먹는날이오나.. 답답합니다..
참 20살짜리가 생각하는거 치곤.. 돈을 너무 생각하죠..

이모든 복합적인 환경들이 저를 요즘 꽤나 괴롭게 만듭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엄청 고생해오신 어머니..
빌어먹을 돈이라는 것때문에.. 잘해드리지 못하는 아버지..
저와는 경제적인 차이가 나는 거의 대다수의 친구들.. 그들과 어울리며 느끼는것들..(하지만.. 정말 좋은 녀석들입니다..)



어서어서 나이를 먹어 제 직장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돈을 벌면.. 우리집의 경제상황도 금방 좋아지고.. 어머니 더이상 일안하시고 편하게 쉴수 있으며.. 아버지와도 웃으며 같이 밤늦게 술이라도 한잔 하러 갈 수 있을텐데요.. 저에겐 아직 먼 애기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갑갑 한거 같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꽤나 높은 레벨에 속하는 대학을 다닙니다..
저는 제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만 갔다오고 나이가 먹어 대학만 졸업하면..
열심히 살아서.. 금방 저희집을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만들수 있고.. 행복하게 만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이런 현실들이 너무 답답하여.. 제 미래가 제가 원하는 것들이 아직 너무 멀어 보이네요..

피지알중에 꽤나 많은 분들이 직장생활을 하시며 가정을 가지신 분들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인생선배로써.. 저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어린나이에.. 돈을 이렇게도 생각하며.. 스스로 마음에 짐을 쌓아버리는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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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05/09/26 01:17
수정 아이콘
.........효자십니다.

글을 읽는 제가 부끄러워지는군요..
양정민
05/09/26 01:40
수정 아이콘
'스스로 마음에 짐을 쌓아버리는 저에게..'
와닿네요.^^
저는 부산에 사는 고3 학생입니다.저희집은 보통 지방에 사는 서민층에 속합니다.
다른게 있다면 저는 재수를 하게 됬습니다.
예대를 희망했었는데, 저희집안 경제력때문에 가지를 못하게 됬네요.
그놈의 돈이 먼지, 대학이 먼지, 날이 갈수록 마음에 짐이 쌓이고 웃으면서도 항상 뭔가 불안하고 초조하고...
하고싶은걸 못한다는게 이런거 같네요. 제법 밴드부 생활을 오래했는데 참 아쉽습니다.
1,2년 전부터 대학문제로 부모님과 많은 갈등이 있었던지라,제법 화목하진 못합니다. 제 성격도 참 무뚝뚝해진거 같구요.

마음같아선 매일매일 어머니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도 전해드리고 싶은데...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제 주위 사람들은 제가 당연히 예대를 갈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친한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울컥해서 울면서 고민을 털어놨던게 기억나네요.
5년넘게 사귄 여자친구에겐 "나 내년에 바로 군대가" 라는 말을 차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힘내야겠죠 뭐...pgr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긍정적으로 살다보면 언젠가 해뜰날이 오겠죠.^^
05/09/26 01:50
수정 아이콘
꽤 높은 대학입니까?
그럼 한두학기 휴학하면서 죽어라 과외를 해 보십시오.
아마도 어머니 아버지 수입 합친거보다 더 많이 버실 수 있을겁니다.
^^ 힘내시기 바랍니다..
05/09/26 01:57
수정 아이콘
전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 IMF로 실직하시고 늘 술드시는 모습..부부싸움뒤에 어머니가 거의 매일 밤 우시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단칸방서 살다가 간신히 마련하신 집...그 소중한 집을 팔려고 하는 모습도 보아왔습니다. 그 뒤로 빚을내서 시작하신 택시.. 건강문제 때문에 그만두시는 모습.. 엄마가 식당나가서 언제나 늦게 들어오시는 모습.. 4년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히도 공부안하던 저를 혼내시다가...
내가 돈이 없어서 다른 놈들처럼 학원애도 못보내고.. 과외도 못시켜서 이러느냐고.. 눈물보이시는 아버지도 봤습니다.


제 주위의 친구들은
한놈은 스키장, 이름있는 음식점 등등을 돌아다니면 지배들이 튀어 나와서 인사하는 놈..
지금 한창 잘나가는 연예인인놈..
어머니 아버지가 모대학 교수인놈..

이런 잘난 친구들도 많습니다.

요즘 님께서 힘드신것은 언젠가 한번 찾아올 위기가 찾아온 것 뿐입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지금의 저처럼 가족들과 웃으면서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자신보다 잘산다고... 높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친구들은 님은 자신보다 낮다고.. 못산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친구로만... 지금 이 pgr에 쓰신 글 같은 이런 고민을 아무런 생각없이 털어 놓을 수 잇는 친구로 생각하세요.

저는 그랬던것 같네요.
05/09/26 02:33
수정 아이콘
길고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쓰다가 지워 버렸습니다.
한참을 써내려간 그글을 마감하려던때 잊었전 기억이 되살아 나 버렸거든요.

사람은 자신혼자서는 스스로조차 될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짐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모든것을 짊어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겹겠지만 뒤돌아 보세요.
당신보다 더큰 짐을 지고도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들도 어렵겠지만 고개를 들어 보세요.
당신을 향해 눈빛으로 손내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젠 당신이 그들의 손을 잡고 그들과 함께 나누며 스스로의 자신을 찾아가야 할때입니다.
체게바라형님
05/09/26 03:4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깐 뭐가 문제라는거죠?^^

열심히 학교생활하다 군대갔다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면 되는겁니다. 지금 님이 가지고 있는 답답함이나 고민은 앞으로 인생에서 겪게될 진짜 고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님또래에 그 이미 진짜 고난을 겪고 있는 이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지금 현실에 감사하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농부SC
05/09/26 03:47
수정 아이콘
일단은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미래를 밝게 보시고 계셔서 넘 좋네요^^

힘내시구 돈벌기라면 과외가 젤 편합니다

약간 뻥을 치고라도 과외 마니 구하세요 진짜 마니 벌 수 있습니다.

노력대비 시간대비 최고로 마니 벌껄요.

다만 과외 준비도 철저하게 하시구요~

여튼 힘내십쇼~~

자 다 달립시다~
글루미선데이
05/09/26 10:44
수정 아이콘
먼저 참..효자이시고 생각이 깊으시네요
멋있으십니다 나이와 어울리네 마네 이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그런 생각 나이 먹고도 못하는 인간들이 널린 게 현실인데요 뭐
글을 읽으니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네요^-^

근데 하나 옥의 티
다 좋으신데 친구분들과 비교하는 거!
그건 그만두시는 게 좋을 거에요^_^;;

세상 사람이 공평한건 맞지만 경제적인 면은 열외입니다
이부분에서는 불만을 갖지 마세요
그냥 인정하고 뭐 재는 재대로 사는거고 나는 나대로 간다로 그냥 흘려 생각하세요
질투는 나의 발전에 하등 도움이 안됩니다
친구들이 100만원 쓰고 행복해 하면
님은 만원쓰고도 행복할 일을 하며 살면 그만인 겁니다
어차피 행복한건 백만원이나 만원이나 똑같거든요 :)
05/09/26 10:58
수정 아이콘
금방입니다. 지금은 막막해 보이시겠지만... 저도 1,2학년 때는 그런 생각 많이 하면서 답답해하고 그랬는데, 어느새 졸업반이군요. 부모님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희노애락..님을 믿으니까 약한 모습을 보이시는 거지, 사실 누구보다 강하실 테니까요.
다만 금전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다면, 차라리 학자금 대출을 이용해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당장은 큰 금액이지만, 취업하시면 갚을 수 있으니까요. 용돈 정도는 과외 아르바이트 2개만 뛰셔도 편안하게 쓰실 수 있는데...
희노애락..
05/09/26 11:53
수정 아이콘
감사하네요.. 힘이되는 댓글들.. 고맙습니다.

댓글들에서 공통점을 유추하자면 과외네요 ;

몰랐습니다.. 과외.. 한번 알아봐야겠네요. 사실 장래 꿈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싶었었는데 아직 과외를 하기엔 제가 너무 부족한거 같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지금 하는 알바를 하다가 군대를 갔다온후에는 학업과 과외를 병행해야겠네요.. 그땐 정말 더 열심히 살 생각입니다.. 꽉찬 생활을 할려고요.. 요즘 생각이 많아 스스로 봐도 죽어버린 시간들이 많았는데.. 반성해야겠습니다.
WizardMo진종
05/09/26 12:52
수정 아이콘
대충 거여나 마천쪽 사나보시네요... 힘내십시오
난폭토끼
05/09/26 12:54
수정 아이콘
희노애락.. 님...

음, 제가 보기엔 님 정도도 꽤 괜찮아 보이는것 같군요.

구구절절이 써내려가던글을 지워버렸는데, 대충 말해서 희노애락님은 글쎄요... 혹, 고교시절부터 자신의 힘으로 학교 공납금을 내고, 쌀이 없어서 뒤주를 긁어 마지막 밥을 해먹고 울어보신적은 벼로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전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부모님이 계시기에 행복하다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진정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가르쳐준것에 대해 가장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무사 공부를 할적에도 학원에서 근로를 해서 학원비를 충당했고, 기타 필요한 비용은 과외로 충당했습니다. 대학 생활도 뭐, 제가 충당했고...

지금은 세무사로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중입니다. 앞으로는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모님들과 미래의 제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구요.

저도 희노애락님과 비슷한 생각을 할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일 도움이 되어준건 역시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친구들과 좋은 형님들이었죠. 좋은 얘기 많이 듣고,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보단 앞으로 나아가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은 나이가 들어도 더 많이 해야할테니까요^^
희노애락..
05/09/26 14:16
수정 아이콘
요 몇일사이 더욱더 심해졌던 저의 답답한 마음.. 이곳 pgr에 털어놓길 잘한거 같습니다..

자신이 어렵고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이 될땐 자신보다 더 어렵고 더 힘든상황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봐야한다는걸 알게됬습니다. 스스로 철이 들었다.. 어른이 되었다 생각했었지만 저는 아직 투정만을 부리는 어린아이였던것 같습니다..

힘을 내야겠습니다.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할것 같습니다.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정지어버리고.. 밝게만 생각하는 미래가 너무 늦게 온다고 투정부리지 않고 현시점의 제 인생, 제환경에 행복을 찾아내며 미래를 단지 밝겠지라고 생각하지않고.. 그미래 밝게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더욱더 힘차게 살겠습니다..

끝으로.. 정말 감사드립니다..
심장마비
05/09/26 20:55
수정 아이콘
해드리고 싶은말 많고, 무척이나 공감가는 상황입니다만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잘되실거예요. 정말입니다. 제가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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