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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22 13:49:41
Name 산적
Subject 가을이라서 그냥 책두권 소개. ㅡ.ㅡ;;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도 하고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는 가을이 왔습니다. 전 말띠도 아닌데 가을이 되니깐 인체면적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 가는군요. ㅜ.ㅜ


뭐 제가 특별히 독서광은 아니지만 가을이고 하니 그냥 느낌이 와서(강민이냐? ㅡ.ㅡ;;) 만화책 두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 만화 무지하게 좋아라 합니다. 물론 만화 싫어하실 분들이 거의 없으시겠지만, 어쨌든 추리,명랑,스포츠,격투,무협,공상과학,환타지...... 심지어 순정만화까지(강풀의 순정만화를 의미 하는 건 아님 ㅡ.ㅡ) 좋아라 합니다.
오늘 추천하는 만화는 위에서 말씀드린 장르의 만화와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른 작품들 입니다. 제가 사촌 동생이나 조카들이 좀 많은 편인데 이녀석들이 중학교 들어갈때 쯤에 선물로 종종 사주었던 책이지요.


첫번째 만화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나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아들이 아우슈비츠(유대인 학살의 대표적인 수용시설)의 슬픈 아픔을 경험으로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취재하는 형식으로 진행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의 아우슈비츠 관련 문학작품들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작가가 전후세대가 느끼는 세대차이를 아주 담담하게 그렸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아버지 세대가 전쟁의 아픔을 겪은 것은 분명 불행한 일이라 인정하지만 그 전쟁의 강박증으로 인해 자식세대에게 까지 불편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표현 하지요.
이런 솔직한 표현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등을 거치면서 세대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니 깊은 공감이 생기더군요.
제 사촌동생이나 조카들에게 이 책을 권한 것도 유대인 학살이라는 아픈역사를 통해 배우는 교훈도 있겠지만 서로다른 시대를 살았기에(특히 너무나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다른 시대를 살았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세대차이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물론 그걸 바라는 저는 세대차를 잘 이해하느냐? 꼭 그렇지만은 않....ㅜ.ㅜ)
이 책이 인상 깊었던 또하나의 이유는 각 민족이나 국민들을 동물로 표현한 것이였죠. 유대인은 쥐, 독인인은 고양이, 폴란드인은 돼지, 미국인은 개, 등등...... 상당히 적절한 표현들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쿨럭)


두번째 작품은 '우주소년 아톰'과 '밀림의 왕자 레오'로 유명한 데스카 오사무 화백의 '붓다'입니다.

이 책은 제가 무척 어렸을때 본 책인데 90년 초가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고등학교때 까지는 제가 경제적 능력이 없어 사촌들에게 선물 보다는 제가 읽던 책을 돌려보게 해줬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돌려 본 책이지요.(지금은 누구에게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ㅜ.ㅜ)
책 제목에서 짐작 하셨겠지만 이 책은 부처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그러기에 딱딱한 내용이 될 수도 있지만 데스카 오사무 화백의 뛰어난 그림실력과 간간히 보이는 만화적 유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떤 특정 종교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과거에 살았던 위대한 성인이 사회와 그 사회속에 고통받아 살아가는 인간들과 그리고 그들과 함께 숨을 쉬는 자신에 대한 수많은 번뇌와 고민들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의미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요즘은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어 이 책도 선물을 해볼까 생각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출판사도 바뀐 것 같구 책 권수도 늘었더군요.(책을 얇게 만들어서 권수를 늘린 모양입니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아우~ 그냥 생각나는데로 적다보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가을이라 그냥 느낌이 나서(넌 강민이 아니래도!!) 주저리 주저리 적어 봤습니다.
여러분들도 댓글로 책추천 한번 해주시길, 가을이지 않습니까. 자신이 느끼는데로 한번?^ ^


ps.특히 두 책이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책들을 선물로 주고 나서 숙모님들이나 형님 누님들에게 혼났던 기억이 있어서 입니다.

'쥐'의 경우엔 중간에 작가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작가가 겪었던 정신적 충격을 표현한 쪽만화가 있었는데(제목이 '지옥 혹성의 죄수' 입니다.)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가 뚝뚝 흐르는 작품이었지요.

'붓다'의 경우엔 그당시 인도의 복식이 그러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만화 속에서는 거의 모든 여인들이 반라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여기에 흥미를 느껴 책을 구입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절대....... 하~ 안믿는 분위기다. ㅜ.ㅜ) 그래서 야한 만화를 동생들에게 줬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지요. ㅜ.ㅜ

물론 둘다 결국은 제가 만화 좀 다 읽어 보고 판단하시라고 간곡히 부탁드린 덕분에 모든 오해가 해소 되기는 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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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_Rei
05/09/22 13:53
수정 아이콘
'쥐'는 상당히 좋은 만화죠..
'붓다'도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05/09/22 14:03
수정 아이콘
'쥐'는 고등학교 도서실에서 빌려다본 기억이 나네요. 지금 동네 도서관에도 있던거 같은데..무서우면서도 서글픈 만화였어요.
05/09/22 14:04
수정 아이콘
사실 이글을 올린 이유는 다른분들의 책추천을 보고 싶어서......
밑의 분들 부탁 드립니다. *^ ^* (안어울리게 왠 이쁜 짓이냐? ㅡ.ㅡ;;)
[NC]...TesTER
05/09/22 14:09
수정 아이콘
만화책은 잘모르겠습니다. 걍 아주 옛날 만화 책들만 기억에 납니다.
박봉성의 신의 아들이나 이재학의 촉산객 정도. 이현세의 유리턱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 책으로는 우리문화 유산 답사기를 다시한번 읽고 싶군요. 그곳을 따라 여행가보는게 소원이였는데 끝내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간다면 책내용과 많이 틀릴 것 같아 좀 주저하게 되네요. 그래도 남도기행은 꼭 한번 하고 싶습니다. 또하나 기억 남는 작품은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입니다. 특히 20,21살 되시는 피지알 식구분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옛날 대학생활의 로망과 애틋한 사랑, 철학적 고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05/09/22 14:21
수정 아이콘
이문열 님의 작품은 대부분 추천입니다.. 98년 이전 작품들.. 특히 장편보다는 중단편류 추천입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체로 쉽게 흉내내지 못할 작품을 쓰셨죠.. 이런 면이 이문열 님의 대중성에 한 몫 한 것이라 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선택'에서 실망하고 '아가'에서 절망해버렸습니다만..
Go2Universe
05/09/22 14:22
수정 아이콘
만화책은 헬로우 블랙잭을 추천해드립니다.
최근 끝난 암병동 이야기는 PGR에도 많은 것을 시사해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좀 복잡한 연상작용을 거쳐야하기는 하지만 말이죠)
휀 라디엔트
05/09/22 14:25
수정 아이콘
책 추천을 말씀하시기에 한권 권해드립니다.
영도님의 최신작 '피를 마시는 새'를 추천하고 싶네요
판타지 소설이라는것은 이미 다 아실테고 저는 다른 관점에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박스세트 구입후 4번째 읽고있는데 읽을 때마다 새롭네요
처음 읽을때 의미없이 지나간 부분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 복선이였고 미끼였던 것입니다
어느하나 그냥 넘길 내용이 없이 나중에 다 결과로 환원되어 나오는 작가의 구성력에 일단 감탄하구요
또한 상황 표현력과 수사법에 다시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현재 국내의 판타지 작가들중에서 상황묘사에 가장 뛰어난 작가라고 단언하고 싶네요
사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이 이해시킨 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일 인지는 글을 써본 사람만이 압니다
작가의 표현력과 사용가능한 단어의 깊이가 이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런점에서 동류의 소설들중에선 최고의 수준과 질을 보여줍니다
충분히 독서권장소설의 목록에 들어갈만한 문장력을 보여줍니다
이미 읽어보셨더라도 다시 읽으신다면 '아. 이런내용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몇번이고 하실 것입니다
다만 끝맺음이 확실한것을 좋아하신다면 비추천입니다
결말을 독자들 몫으로 남겨줘버린 작가의 매정함에 치를 떠실테니까요
05/09/22 14:31
수정 아이콘
이문열님은 문체도 좋아하고 작품도 좋아하는데...... 작품활동에 좀 더 매진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에궁에궁)
본호라이즌
05/09/22 15:33
수정 아이콘
'피를 마시는 새' 의 결말은 정말~ 낭만적이면서도 환상적... 이었죠~~ 저도 이영도님의 소설 전부를 강력하게 추천하겠습니다.
05/09/22 15:38
수정 아이콘
붓다... 제가 대략 초등학교 3학년시절에 본것이니.. 최소한 93년이전이네요 후훗;;
저도 역시 가을엔 드래곤라자 열두권 천천히 읽어주는 센스가 ^^;;
마법의 가을 신봉자 이거든요 ^^

만화책말고 그냥 소설로 추천드리고 싶은건 무라카미 류 의 소설 69 입니다.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소설인데요.. 그의 평소 작들과는 좀 다른 분위기라 밝게 읽을수 있습니다.
가을바람 맞으며 기분좋게 읽어볼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D. N anzel
05/09/22 18:25
수정 아이콘
69라.. 성인물 같음...에구에구
아몬드
05/09/22 18:33
수정 아이콘
69 식스티 나인! 성인물;; 하하. 무라카미 류의 1969년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에요. 그래도 제목이 69 식스티 나인이구요.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책도 재미있고, 영화도 재밌어요.
개인적으로 학생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중 한권입니다.
05/09/22 19:04
수정 아이콘
피마새 강력 추천입니다!!! 물론 눈마새는 필수 도서 목록!!! 그 외에는 일본 소설 중에 GO와 퍼레이드, 만화책은 허니와 클로버를 정말 감명 깊게 읽었네요.(69는 영화로도 나왔죠)
05/09/22 19:36
수정 아이콘
단권류 말고...여러권으로 된 소설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1. '은하영웅전설'
2. '대망'

1 은하영웅전설은 수능 끝나고 학교 다닐 때까지 대략 3개월 딩굴때 동네 책 대여점에서 빌려봤는데요. 완벽한 독재와 불완전한 민주를 재미있고 실감나게 그린 소설입니다. 10권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장기간 뒹굴어야 하는 분이라면 한 번 집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2. '대망'은 일본 에도 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에 놓고 에도 막부 시대의 탄생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군대 있을 때 1권 2권 이렇게 사서 보다가 20권 다 사서 보고 제대할 때 집에 부쳤습니다.-_-;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사는 사람의 특수성과 모든 인간의 보편성을 각각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죠.

아는 형이 조정래씨 소설을 읽어보라는데 이것 역시 너무 길어서 직장 다니면서 볼 엄두가 안 납니다...흑...
이상현
05/09/22 20:06
수정 아이콘
대망 .. 지금 읽고 있죠.. 12권 완결짜리 읽고 있는데 책 두깨가 장난이 아니라 아직 4권째 읽고 있습니다... 이에야스가 주인공인데.. 전 노부나가가 더 맘에 든다는 ^^
05/09/23 00:00
수정 아이콘
전부 소설 계통이군요..
인문학쪽으로..

"인간은 왜 악에 굴복 하는가"
라는 책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일종의 심리. 사회학적 연구논문 같은 작품입니다만.
도발적인 제목 보다는 진지하고, 머리가 얼질할 정도로 어려운듯 한데 손에서 떨칠 수는 없었던 책입니다.
05/09/23 00:46
수정 아이콘
저는 얼마전에 봤던 "푸코의 진자 - 움베르토 에코"
개인적으로 다빈치 코드를 보고 조금 실망을 했었는데, 이걸보고 완전 반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을 보셨던분이라면 완전 초강추

물론 엄청난 페이지수의 압박과 에코 특유의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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