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요즘들어 부쩍 PGR 에 이성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저도 그 글들을 보면서 재미도 있었고, 공감 또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들더라구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도 여자친구 문제입니다. 부디 읽으시면서 염장글이라고 하시지 마시고

저에게는 나름대로 꽤 심각한 문제이니 좋은 명쾌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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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다되어가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제가 대학교 2학년때 확 고백했죠)

저 보다 한살 아래이고 그녀가 대학교 들어오자마자 반해서... 고백했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정말 남 부럽지 않게 멋진 연애도 많이 하고 이제는 서로의 부모님

과도 스스럼 없이 한 가족처럼 대해 줄 정도로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년을 함께한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있습니다.(99년 PKO 부터니 맞죠?)

제가 뭐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거의 모든 대회의 스타크래프트 관련 VOD 경기는

99% 봤다고 확신합니다..(게임큐, 크레지오, ITV 등등...)

또한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합니다... 아니 어쩌면 저는 프로게이머들을

정말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윤열 선수에게 삼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일단 스타 얘기는 여기까지..

그런데 제 여자친구(참 순진하고 이쁜 사람입니다^^;;)는 제가 이렇게 스타를 좋아라

하는 줄 모릅니다 ㅜㅜ (아니 몰랐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별로 티를 안냈기 때문에~

제가 스타에 약간 관심이 있고 가끔 밥 먹다가  우연히 TV키면 스타 보는 줄 압니다 ㅜㅜ

(실은 밤에 집에 와서 VOD로 모두 싸그리 다 보죠^^)

왜 티를 안냈냐고 하시면... 그냥 여친에게 게임매니아로만 비쳐지기 싫어서..

또 세상에 여친에게 처럼  열정적으로 관심을 주는 대상이 저에게 있다면 혹시

서운해 할까봐 ㅜㅜ(이건 그냥 제 추측입니다^^)

그런데... 제 여자친구가 한 1년 전 부터 스타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저랑 여친집에서 밥 먹을 때 제가 마치 우연히 TV 돌리다가 스타 방송 본 것처럼

"어? 이거 스타방송인가? 이거 좀 봐볼까?" 이랬죠...(양심없는 놈 ㅜㅜ)

원래는 좀 계획적이었지만은 ^^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제 여친도 이제 왠만한 프로게이머 들 거의 다 알고

몇몇 선수의 스타일까지 분석하고 있더라구요 ㅜㅜ

그런데...

제가 예전부터 방송을 봐온 관계로 전 모든 프로게이머들을 다 좋아라 하지만

특히 임요환 선수를 비롯한 T1 팀에게 2g 정도 더 이기길 바라는 팬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점점 스타 방송에 흥미를 붙여가던 여친 왈

"오빤 게이머들 중에서 누가 젤 좋아?"

물어보는 거드랬죠..

전 태연하게... 마치 여친하고 비슷한 정도로 스타방송 본 사람 처럼

"글쎄.. 내가 보기에는 난 다 좋드라 선수들 다 멋져" 이랬죠...

골수 팬인것을 감추기 위해 ㅜㅜ

여친 왈

"그래? 오빠 좋아하는 선수나 팀 있음 나 그팀이나 선수 팬할라고 했는데 잘됐다

오빠도 KTF 팬해~ 난 박정석이랑 강민이 젤 좋더라^^"

이러는거 있죠!!!!!!!!!!!!!(쇼크였습니다.)

당연하죠~ KTF라면... 제가 넘 좋아하는 T1팀의 강력한 라이벌!!! 그중에서도

박정석과 강민(죄송합니다. 선수 호칭 잠깐만 생략... 심정에 있던 말을 꺼내다 보니)

이라면~ 임요환 선수의 중요한 경기 때마다 발목을 잡던 선수들이 아닌가!!!

(제가 그렇다고 강민 선수와 박정석 선수를 싫어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 자체에서

임요환 선수를 많이 이겨서... 저도 모르게 임요환 선수랑 그 두 선수 경기를 하면

더욱 불타 오르면서 임요환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죠)

그리고 여친 왈

"난 오늘 부터 KTF 팬이다~ "

하더니 갑자기 그 다음 부터 모든 경기에서 KTF 선수들만 보이면 TV앞에서 앉아서

"KTF 화이팅!! 이겨라!!" 귀여운 모션 까지 곁들이며... 하고 있는 겁니다.

전 그때마다 차마 티는 못내고... 속으로

("전상욱 이겨라!!, 박태민 이겨라!!, 최연성 이겨라!!, 임요환 화이팅!!)

하면서... 여친보며서 미소를 지으면서 "KTF 이겨라!!" 하는 저의 이중적인 모습에

OTL 했드랬죠....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터져 버렸죠.. 무슨 사건이냐고요?

다들 아시다시피 SKY 프로리그에서 공교롭게도 SKT1 VS KTF 라는 매치가 ㅜㅜ

남들은 대박 결승이네... 뭐 명승부 나오겠다, 진짜 재미있게다.. 등등 환호했지만..

저는..ㅜㅜ (차라리 이럴때 티원이 지오에게 졌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응원은 못하겠고..)

저의 속도 모르는 제 여친 왈

"이야~ 오빠 KTF 전승으로 결승갔어~!! 이번 토요일 꼭 나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응원하자!" 이러는 겁니다.. 에휴.. "그래^^" 기분 좋은 듯 웃고 고민 한가득

대망의 결승전...

여친과 결승 보는 내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첫 경기 제 여친이 그렇게 목소리 높여 응원하던 박정석 선수 벙커링에 gg..

전 속으로 (이야~ 전상욱 나이수!!)

제 여친...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고.."힝....박정석 졌어 오빠..."

하길래 전 "이제 겨우 한경이야" 라는 가식적인 위로로 여친 달래주기에 여념이 없고..

속으로는 좋아라 하지만..

두번째 팀플... 제가 생가한는 결승 최고의 경기!!

하지만 고개를 돌려 여친을 보니 ㅜㅜ 여친 이제 완젼 좌절 모드....

완전 KTF  쪽 유닛이 죽을 때마다 안타까워 하는 모습에 팀플이 끝나더니..

완전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엉엉.... 왜 오늘 KTF 다지는 거야..ㅜㅜ"

저로서도 거의 OTL 이죠... 맘 놓고 SKT1 좋아라 응원할 수도 없고

제 여친 3경기 변길섭 선수가 선전하다가 지더니 갑자기 TV 끄더니 왈

"엉엉... 오빠...SK회사가 3:0 으로 이견..ㅜㅜ엉엉" 하는 겁니다.

(참고로 그때 제 여친 7전 4선승제인 걸 몰랐나 봅니다^^)

저 왈

"아냐 이제 부터 4경기 연속으로 잡으면 되! 다음에 박정석 홍진호 조합을 믿어보자!"

라는 말도 안되는 위로로 간신히 여친 눈물을 그치게 했습니다.

(말해 놓고도.. 제가 그 말이 씨가 될까봐 화장실 가서 혼자 취소하고 왔드래죠 ㅜㅜ)

제 걱정은 현실이 되어... 박정석 홍진호 선수 조합이 시종일관 유리 모드..

끝내 고인규 윤종민 선수 조합을 이기고 다음은 광동렬...

저는 속으로는 완전 불안 모드... 여친 보니 언제 울었냐는 듯 들떠서 이젠

강민 나왔으니 분명 마지막 경기까지 갈거라고 신나합니다 ㅜㅜ

저도 어설픈 미소에 맞장구 치며

"봐! 오빠 말이 맞지? 박정석과 홍진호가 한 건 할거랬잖아~" (이런 죽을 놈 ㅜㅜ)

이렇게 말해 놓고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습니다.

마지막 5차전...

강민 선수 정찰이 엉뚱한 곳으로 가자 제 여친 쓰러지고(조금 과장)

박용욱 선수가 강민 선수의 마지막 러쉬를 막아내자 ... 여친 다시 실신 모드 ㅜㅜ

전 여친 부축하느라... 속으로 T1 응원하랴,, 여친 걱정에, 경기 내용에 속으로 좋아하기.

아주 바빴죠...

결구 제 여친 결승에서 패배한 경기 멍하니 보더니 다시 엉엉...

"후반기 리그는 반드시 KTF 가 우승할거야.." 라는 가식적인 위로까지..

프로리그 결승 두번 보면 저 완전 죽겠습니다. ㅜㅜ

다시는 KTF 와 SKT1 결승에서 좀 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진심)

PGR 님들은 연인이나 가족, 친한 친구끼리 응원하는 팀이 다른 경우일 때

어떻게 합니까? 좀 예기가 길어졌지만...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