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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31 15:19:23
Name 지나가던
Subject KTF style

+++ 이제 지겨우실만한데 죄송합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해피'에서 주인공 미유키는 자신의 뼈와 근육을 혹사시키는 테니스를 합니다. 그녀의 코치가 이렇게 말합니다. 내 선수는 그렇게 힘든 테니스를 한다고. 매 경기 경기마다 온 몸을 다 쓰고, 온 몸의 힘과 감각을 극한까지 끌어내고 그렇게 해서 경기를 이긴다고.

KTF가 본선 전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면서, 그 힘겨운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미유키가 떠올랐습니다. 대부분의 경기 스코어가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3:2. 어쩌다 출발이 순조로우면 3:1인 적도 있었지만, 3:0은 절대 없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KTF는 강한팀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선 두 시즌을 전승으로 달리는 팀인데 3:0이 나오지 않기도 참 힘들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결승전 상대가 T1이 정해지고 난 뒤부터, KTF가 왠지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KTF가 상대 전적도 훨씬 앞서고 있고, 가만히 따지고 보면 T1에 천적으로 내밀 수 있는 카드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도 왠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1은 강합니다. T1은 KTF와 다르게 장기를 바라보고 강약을 조절할 줄 알고, 흐름을 탈 줄 알고, 낮게 엎드려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초강수의 찌르기를 할 줄 아는 팀입니다. KTF처럼 장기간을 바라보지 않고, 매번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힘들고 거칠게 이겨온 스타일에게 가장 두려운 스타일의 팀입니다. 물론 결승전 상대가 누구든지 KTF에게는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본선 경기 하나하나 맞아오면서 힘든 단거리 경주를 해 온 KTF에게 결승점이라는 골인 지점 앞에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KTF같은 팀이 가장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마지막이겠지요.




"그러니까 KTF는 이제 장기를 보고 페이스 조절을 하세요."
"그런 스타일로는 우승은 꿈도 꿀 수 없으니까 체질 개선 하세요."
"우승을 위해서, 본선에선 힘을 비축해두세요."




하지만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KTF style'이 아니니까요. " KTF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눈 앞에 닥친 경기에서 자신의 뼈를 깎고, 피를 토하면서 힘든 모험을 하면서 앞으로 전진해 주세요.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면, 다른 팀 스타일이 아닌 더욱 더 KTF 스타일로 개조하세요." 이것이 KTF의 드라마틱한 승부를 계속 보고 싶은 제 욕심에서 하고 싶은 말입니다. 하지만... .... 그렇다면 우승은? 저는 당장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싸운다면 언젠가는 끝에 다다르지 않을까요?


힘들게 한 시즌을 싸워온 선수들 수고 하셨습니다.
"아직 끝이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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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앞선
05/07/31 15:23
수정 아이콘
이제 겨우 시작일뿐입니다.^^
05/07/31 15:30
수정 아이콘
창단한지가 몇년인데 이제시작은 아니죠;;
05/07/31 15:31
수정 아이콘
요즘본것중에 가장 고도의 까 리플이네-_-;;;위에분..
김홍석
05/07/31 15:36
수정 아이콘
아우~ 좋은 글이네요. 정말 공감합니다.
전 KTF를 보면 순수를 느낍니다. 그게 아픔으로 되돌아 올지라도 그렇기에 그들인겁니다. 어제 경기를 보며 또 저의 우려대로 예상이 적중해가면서 실망보다는, 승부를 떠나 참 멋진 녀석들이구나..(죄송.. 어제만큼은 선수보다는 괜히 친근한 동생들같아서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찌르기 보다 한껏 힘겨루기를 원한 그들만의 순수.. 그래서 늘 당해오면서도 다른 샛길은 없다는 식의 우직함..
승패를 떠나 당신들은 영원한 우리 가슴속의 우상입니다. 항상 길은 열려있는거구요, 늘 그랬듯이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최고를 향한 바램이 아닙니다. 그저 당신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을 뿐이니까요. 당신들의 최선을 향한 순수.. 변치마십시오.
전 T1의 팬입니다. 그러나 이번 리그를 통해 또다른 애정을 느꼈습니다. ^^ 서로다른 라이벌이 있다는거.. 그것이 서로의 존재를 높이고 동기를 부여하리라 믿습니다!!

외람댄 말씀을 올리면.. 양팀 주장의 성향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승전이랄까요.. KTF주장이 여전히 김정민 선수 맞나요? ^^;; 날카로움과 우직함.. 어제는 날카로움이 더 빛을 발한 하루였을 뿐입니다. 전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쪽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yurayura
05/07/31 15:37
수정 아이콘
KTF주장은 홍진호죠..;;
05/07/31 15:43
수정 아이콘
주장은 강민선수아닙니까?
yonghowang
05/07/31 15:46
수정 아이콘
케텝 주장은 홍진호 선수입니다..프로리그 1라운드 들어오면서 강민선수

에서 바뀌었죠..
제일앞선
05/07/31 16:04
수정 아이콘
hs님 리플 의도는 ?^^
수영지연
05/07/31 16:10
수정 아이콘
스갤이었으면 저리플을보고 떡밥이 상했<<< 나왔을듯-_-;
05/07/31 16:44
수정 아이콘
지난 조지명식에서였나요? 홍진호선수가 했던 말이 기억나는군요.

'아직 시간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프로게이머를 계속 하는 이상은요.'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팀리그, 프로리그 합쳐서 세번의 준우승... 너무나도 아쉽지만, 아직 시간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승컵을 손에 쥘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05/07/31 17:04
수정 아이콘
저는 케텝에게 우직함도 좋지만,,,날타로움, 그리고 유연함이 더 갖추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정말 최고의 팀이 될겁니다. 케텝 힘내세요~!
아케미
05/07/31 18:42
수정 아이콘
KTF 파이팅!!
05/07/31 23:17
수정 아이콘
누가 뭐래도 그대들을 믿습니다.
KTF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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