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글들을 읽다보니 오늘 KTF의 패배의 원인을 김정민, 변길섭 선수 쪽으로 모는 경향이 좀 있더군요.

뭐..직설적으로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케텝의 테란라인이 좀 약하다.

케텝에 새로운 강한 테란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서지훈선수를 영입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들이 제가 맨 처음 말한 것과 뭐가 다르단 말입니까?


저도 케텝의 팬이고 오늘의 패배에 아쉬워하는 같은 케텝팬분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말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쓸데없이 엉뚱한 선수들에게 패배의 원인을 돌리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조건 좋은게 좋다고 모든 걸 감싸기식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케텝의 모든 선수들 수고했다.

오늘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졌다.

다음을 기약하자.

오늘 못한 선수들 하나 없고 전부 다 잘 싸웠다.


이런 말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런 내용 밝힐려고 제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닙니다.

보나 마나 뻔한 글 같으면 제가 첨부터 쓰지도 않았죠.



오늘 케텝의 패배와 티원의 승리의 요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째는

티원의 주훈감독님이 정말 엔트리..기가 찰 정도로 잘 예상하셨더군요.

경기시작전 양팀 엔트리 공개되는 거 보고서 케텝팬인 저로서 주훈감독님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엔트리 보고나서부터 전 케텝이 패배할 꺼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뭐..엔트리문제는 이쯤해서 그만두고요...

제가 엔트리때문에 이 글 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두번째..

이게 가장 중요한 원인이고 제가 글을 쓴 목적이기도 한데..


박정석, 강민 두 선수 모두 졌다는 겁니다.

케텝의 중심추인 두 선수 모두 졌다는 겁니다.

케텝의 가장 빛나고 두드러지는 핵심멤버가 다 졌다는 겁니다.



케텝에 이 두선수 말고도 김정민,변길섭,조용호,홍진호 등등...기라성 같은 다른 선수들도 있지만

그래도 케텝하면

현존최강양대플토인 박정석, 강민 두선수로 대표되는 최강플토라인으로 특화된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케텝의 중심세력인 박정석,강민 두선수가 모두 나와서 모두 졌다.



그렇다면 오늘 케텝의 패배를 박정석,강민 두 선수에게 돌려야지

왜 애꿎은 케텝의 테란선수들한테 돌리나요?


뭐..이렇게 반박하는 분도 있겠지요.


패배의 원인을 테란선수들에게 돌리는게 아니라 케텝의 전반적인 팀전력상의 균형유지 차원에서 그런 말 할 수도 있지 않느냐?


고 말입니다.



물론 그 말 맞습니다.

케텝팬으로서 케텝에 애정을 가지고 그런 말 할 수도 있는거죠.


하지만 말입니다.


케텝이 시즌 중에 전승무패가도를 달리고 있을때는

변길섭,김정민 선수 잘한다고 그렇게 추켜세우더니


왜 하필

오늘 케텝이 지고 나니까

그딴 소리가 나오냐는 겁니다.


케텝이 시즌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에 케텝의 테란라인이 약하니 뭐니..그런 소리가 나왔다면 전 아무 말 안했을겁니다.


하지만


케텝이 시즌 전승하는데 이 두 테란선수들의 역할도 컸을텐데 오늘 결승전에서 한번 졌다고 두 테란선수에게 패배의 원인을 돌리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사고가 아닌가요?


오늘 케텝은 에이스인 박정석, 강민 두선수 모두 졌고

티원은 에이스인 박태민, 박용욱 선수 모두 이겼고 거기다가 전상욱선수 마저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럼 더 이상 말할 필요없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케텝이 진 거죠..뭐 별 꺼 있습니까?



오늘 총 3개의 개인전 중에서

케텝은 테란 한명이 졌고 플토 두명이 졌습니다.


종족상만으로 따져보면

케텝에서 보완해야할 약한종족라인의 초점은 테란보다는 오히려 플토에게 돌려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이렇게 본다면 케텝은 테란보다는 플토선수를 더 보강해야함이 순리라고 보네요.


그런데 이게 참 아이러니 하죠?


그 보완해야할 플토 두 선수가 플토중의 플토..최강플토들이니 어떻게 더 이상 보완하자는 말이 나올 수가 없지요.


그러니 다소 만만한 케텝의 테란쪽으로 화살이 돌려지는 거겠죠.


정말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변길섭, 김정민이라는 두 테란선수가 플토라인이 특히 두드러지는 케텝의 특성상 조금 묻혀지는 것이지

다른 팀으로 간다면 에이스급 선수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결승전 상대였던 티원의 테란라인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티원보다 조금 약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티원을 제외하고서는 어느 다른 팀의 테란라인과 비교해봐도 더 나으면 나았지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결승전경기에서도


케텝테란이 1패, 케텝플토가 2패 했는데


그래서 케텝테란라인이 약해서 보완해야 한다구요?


더군다나 변길섭선수의 상대는 보통 저그도...그냥 좀 잘하는 저그도 아닌....최강저그 박태민이었습니다.

김정민,조용호 팀플의 상대도 역시 박태민,김성제선수였구요.


그래도 케텝테란라인이 약하다구요?



어째서 케텝원투펀치인 박정석,강민 두 플토의 패배에 아쉬워하는 글보다는 김정민,변길섭 두테란의 패배를 아쉬워하는 뉘앙스의 글과 리플들이 더 많은 것입니까?


박정석, 강민선수의 패배는 그 패배가 별로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그 상대선수가 막강해서 그렇습니까?

그래서 별 말이 없는 겁니까?


그렇게 따지면

김정민, 변길섭선수의 패배도 그 상대선수를 보면 역시 패배가 별 이상없고 당연하다고 보는데요?



그런데도 오늘 케텝패배의 원인을

케텝테란라인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건..



흠...아무리 생각해도 전 수긍이 안갑니다.





케텝팬으로서 오늘 케텝의 패배가 저도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패배의 원인을 엉뚱한데 돌리지 말고 좀 똑바로 찾아 봤으면 좋겠네요.



오늘의 케텝의 패배는 저번 프로리그 케텝과 KOR의 결승전을 다시금 연상케 했습니다.

그때도 시즌전승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결승전에서 패배했죠.


그 결승전에서도 박정석, 강민 선수가 어땠습니까?

두 선수 모두 졌죠?


오늘 티원과의 경기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케텝의 가장 믿을만하고 핵심라인인 박정석,강민 선수가 진다면 그 팀경기는 패배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케텝을 좋아하는 것은 오로지 박정석,강민이라는 최강플토 두명이 함께 한팀에 있어서인데 그들이 제몫을 못하면 케텝의 승패가 기울어질만큼 두플토가 케텝에서 얼마나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저번 KOR과의 결승전에서도....오늘 티원과의 결승전에서도 여실히 증명해 보여줬습니다.






오늘 케텝의 패배...

케텝팬으로서...그리고 케텝두플토의 팬으로서.....두 플토의 전패가 참 아쉽습니다.



오늘 케텝을 처참히 무너뜨린...특히 박정석, 강민 두 선수 모두를 그냥 넉다운시킨 얄미운^^ 티원..티원팬분에게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아..정말 티원 무섭네요..

최연성 선수가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티원의 전력에 기스 하나 안나는거 보면 정말 막강합니다.






이상입니다.